인도의 소설가 비카스 스와루프의 장편소설 슬럼독 밀리어네어[1]의 주인공. 이름이 워낙 길고 특이해서 상황에 따라 ‘람’, ‘모하마드’, ‘토머스’ 등으로 줄여서 서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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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개요
인구가 억소리나게 많은 인도에서도 흔치 않은 이름을 가지고 있는 작중 주인공. 다라비[2]의 불법 주택 단지에서 거주하면서, 멀리 떨어진 싸구려 식당 '지미스 바 앤드 레스토랑'에 열차로 통근하며 웨이터로 일하는 청년. 어느 날 B급 영화 배우 프렘 쿠마르가 사회자를 맡은 <누가 10억의 주인이 될 것인가?>, 이하 W3B라는 퀴즈쇼 광고를 보고 출연, 열 두 문제를 모두 맞춰 10억 루피(2015년 7월 31일 기준 환율로 우리돈 182억 9천만원 하지만 인도 서민층에게 그 값어치는 그 20배는 넘는다!)라는 역대급 상금을 획득하게 된다.
그러나 촬영분이 방송되기 전, 체포 영장 없이 집에서 갑작스럽게 체포되어 경찰에 의해 모진 심문과 고문을 받는다. 빈민가 거주 중인 싸구려 식당 웨이터 주제에 그 어려운 문제들을 모두 풀고 우승할 리 없다는 게 체포 이유.
그런데 W3B 측에서 주인공을 기소한 근본적 이유는 우승자에게 지급할 10억 루피가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W3B 기획 이전부터 있었던 <백만장자가 되고 싶은 사람 없습니까?>[3]는 최고 상금이 100만 루피라는 상대적으로 적은 액수의 금액을 걸었는데도 대흥행했는데, W3B는 10억이라는 엄청난 상금을 걸면 더 큰 흥행을 노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당장 10억 루피라는 상금이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제작 및 방송을 시작한 W3B는 적어도 8개월이 지난 뒤에야 우승자가 나오도록 모든 것을 조작하고 있었다. 그런데 단 8번째 도전자인 주인공이 10억 루피라는 상금을 타게 되었으니 W3B측에선 당황할 수밖에 없는 것. 그래서 W3B는 상금을 지급하지 않기 위해 람을 사기 혐의로 체포하게 만든 것이다. 취조관 고드볼로부터 모 천하의 개X놈이 떠오르는 온갖 악랄한 수법으로 고문당하다가 자백서에 강제로 서명하기 직전, 변호사 스미타가 등장해 람을 구해내 가까스로 고문에서 벗어난다.
스미타가 변호사를 자처해 자신을 구해내고 밥까지 든든하게 챙겨주어 람은 고마움을 느꼈으나, 한 편으론 스미타도 자신이 부정 행위를 저질러 상금을 탄 것이라 생각하고 있지 않을까 의심했다. 결국 스미타가 자신의 말을 모두 믿어주겠다고 약속하고, 자신도 모든 진실을 이야기할 것을 약속한 뒤에야 퀴즈쇼의 열 두 문제를 모두 맞추게 된 진실과 람의 과거사가 밝혀지게 된다.
2 과거사
소설에서 주인공의 과거사는 유년기부터 지금까지 시기순으로 서술되고 있지 않다. 1번 문제를 풀 때 어떤 기억을 떠올렸고, 그 시기에 있었던 일에 대해 스미타에게 설명하는 식으로 서술되어 있다. 해당 항목에선 주인공 람 모하마드 토머스의 유년 시절부터 차례대로 서술한다.
2.1 성당에서 보낸 유년기
W3B에서 주인공 람이 2번째 문제를 풀 때 떠올린 기억과 연관된 에피소드이다.
2번째 문제 출제 전 사회자 프렘 쿠마르는 람이 문제를 조금 더 오래 풀게 하여 시청률을 확보하고자 했다. 그래서 촬영 전 람에게 문제를 알려주는데, 원래 문제는 "FBI의 약자는 무엇인가?"였다.[4] 람은 답을 몰랐고, 쿠마르는 문제를 쉬운 걸로 바꿔주겠다고 제안한다. 바뀐 문제는 "십자가에는 어떤 글자가 새겨져있는가?"
람 모하마드 토머스는 12월 25일 델리의 J.J 여성병원 산부인과에서 태어났으나, 탄생과 동시에 길거리에 버려진다. 부모가 그를 버려야만 했던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다. 다행히 인근 성모 마리아 성당에 들어가 가까스로 목숨은 건진다. 이 성당은 고아원과 입양 사무소를 겸하고 있었기에 주인공도 입양 대상에 올랐지만 아무도 그를 데려가려고 하지 않았다. 아무튼 2년 간 성당에서 지내면서 이름 없이 그냥 '아가'라고 불리며 살았다.
그래도 입양 기회가 아예 없었던 건 아닌데, 델리에 거주 중이던 토머스 부부에게 입양될 뻔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부인이 남편과 아기를 버리고 재단사와 불륜을 저질러 도망쳤고, 그 남편은 분노해서 주인공을 다시 성당에 내던지고(...) 가버렸다. 결국 티모시 신부가 주인공을 떠안게 되었고, 성당에서 지내게 해 주면서 '조지프 마이클 토머스'라는 이름도 지어주었다. 그런데 엿새 뒤 '종교초월위원회'라는 단체의 사람들이 와서 이름을 바꾸라고 설득하는데, 인근 지역에서 기독교 배척 운동이 거세게 일어나고 있는데 아이를 개종시켰다는 논란이 생기면 성모 마리아 성당도 불탈 위험이 있다는 것.[5] 주인공은 사실상 이름만 토머스지 무종교나 다를바 없었는데 이름을 영국식으로 지어줄 경우 개종시켰다는 오해를 일으킬 수 있다고 하여 신부는 이름을 바꾸기로 한다. 그런데 힌두교를 믿는 단체 관계자는 '람'이라고 바꾸자고 하자 이슬람교 신자인 다른 사람은 모하마드로 바꾸자고 서로 말다툼을 시작한다.(...) 종교 초월이라면서 자기 종교 관련 이름을 붙이려고 한다. 이뭐병 결국 티모시 신부의 중재로 세 이름을 모두 붙인 람 모하마드 토머스라는 이름을 얻게 된다. 시크교도인 다른 한 사람도 같이 올 뻔했는데 그랬으면 이름이 더 괴랄해졌을 듯... 주인공도 안 와서 다행이라고 서술한다.
아무튼 티모시 신부의 보살핌 속에서 토머스는 다른 아이들처럼 무난하게 성장해갔다. 세례는 받지 않아 공식적으로 기독교 신자는 아니었으나 성당을 좋아해서 자주 들락날락했다. 그런데 신부가 설교할 땐 졸다가 먹을 걸 줄 때 깨어났다는 묘사를 보면 성당을 좋아하긴 했지만 기독교 교리에 대해선 관심도 없었고 지루하게 느낀 듯 하다. 당장 부모님 손에 이끌려 교회나 성당에 다니는 아이들을 떠올려보면 납득이 간다. 아무튼 토머스는 성당 제단 위 십자가에 못박힌 그리스도상과 거기에 새겨진 INRI[6]라는 글자, 성모 조각 등 여러 종교 조각을 보며 성장했고, 티모시 신부에게 영어도 배운다.
얼마 뒤 성당에 존 리틀 신부가 새로 부임해오면서 토머스의 성당 생활과 더불어 성당 전체에 불길한 기류가 흐르기 시작한다. 존 리틀 신부는 성직자라기보단 권투선수 같았다는 작중 언급에서 알 수 있듯 인상이 나빴는데, 토머스는 입이 좀 거칠긴 하지만[7] 종교 영화도 보고 나쁘지는 않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문제는 그 영화가 엑소시스트였고(...) 소녀가 빙의되서 날뛰는 장면을 본 뒤 놀라서 뛰쳐나간 뒤 그런 생각은 싹 접었다. 심지어 침대 밑에 숨겨놓은 온갖 게이 잡지까지 목격한다.[8] 사실 존 리틀 신부는 신앙심은 1%도 없는 동성애자에 마약 중독자였다. 성당에 들어온 이유는 확실히 밝혀지진 않았는데, 중범죄를 저질러 근신하고자 성당을 택한 게 아닌가 추측된다. 밤중에 성당에 마약을 가진옛 동료를 불러 약도 하고 남자와 그렇고 그런 짓을 하기도... Ang 이 때 아직 세상 물정 모르는 어린아이였던 토머스는 마약을 땀띠 가루, 게이 잡지를 행복해보이지 않는 벌거벗은 남자들이 나오는 잡지라고만 생각한다. 그래도 토머스는 존 신부가 하고 있는 짓이 성직자가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이라는 것만은 이해했기에 고해실에 들어가 티모시 신부에게 자기가 본 것들을 모두 이야기한다. 티모시 신부는 분노하여 존 신부를 질책하고, 이 때부터 성당 분위기는 극히 험악해지기 시작한다.
며칠 뒤 성당에 영국 출신의 이언이라는 소년이 와서 지내게 되고, 토머스는 이언과 친해진다. 이언은 토머스보다 나이가 많아 형이라 불렀는데, 가족 관계에 대해 물어보자 영국의 요크 출신이고, 어머니는 10년 전 오토바이 사고로 세상을 떠났으며, 데라둔에 있는 가톨릭 학교 선생으로 근무하는 아버지를 만나러 왔다고 대답한다. 그런데 얼마 뒤 존 신부가 정신을 못 차리고 이언을 방에 끌고 가 겁탈을 시도한 사건이 발생하고, 토머스가 티모시 신부에게 알려 이언을 구해낸다.
다음 날 아침 티모시 신부와 존 신부가 다투던 중 존 신부가 권총으로 티모시 신부를 쏴 죽이고 자신도 권총자살하는 참극이 벌어진다. 토머스는 자기의 아버지와 같았던 신부의 죽음에 눈물을 흘렸고, 이언 역시 오열한다. 이언은 자신의 친아버지에 대해 가톨릭 학교 교사라고 말했었는데, 이는 거짓말이었고, 티모시 신부가 이언의 친아버지였음을 토머스에게 밝힌다.[9] 이언은 신부의 죽음 이후 영국으로 돌아갔고, 토머스는 고아원으로 보내진다.
두 번째 문제의 정답은 2번 INRI.
2.2 소년원으로, 그리고 살림과의 만남
1만 루피가 걸린 네 번째 문제와 관련 있는 에피소드다. 네 번째 문제는"맹인 시인 수르다스는 어떤 신을 찬송했는가?"
티모시 신부의 죽음 이후 갈 곳이 없어진 토머스는 투르크만 게이트에 있는 델리 소년원으로 옮겨가게 된다. 수용 가능한 인원의 두 배나 많은 아이들이 열악한 환경 속에서 밥도 제대로 못 먹고 수용되어 있는 델리 소년원은 성당과 비교하면 그야말로 현세에 구현된 작은 지옥. 원장은 나쁜 사람은 아니었지만, 지나가다 아이들이 눈에 거슬리면 막대기로 때리고 다니는 천하의 개쌍놈 부원장 굽타가 진짜 실세였고, 시설 교사들은 직책만 교사지 수업 시간에 아무것도 안 가르치고 놀기만 했다. 식당 조리장은 지원받는 재료 중 닭고기 같은 비싼 재료는 식당에 팔아치우고 아이들에겐 검게 탄 차파티에 질 나쁜 채소같은 영국 음식이 만찬으로 보이게 만드는 음식이라 부를 수 없는 것들만 지급했다. 그마저도 적게 지급했고 더 달라고 하면 때렸다. 그야말로 막장. 심지어 부원장 굽타는 밤중에 아이를 불러 성추행을 한다는 의혹도 있었다! 존 리틀도 그렇고 가는 곳마다 이상한 동성애자들이 꼬인다...
아이들이 소년원에 들어오게 된 사연도 딱하기 그지없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막장부모에 의해 가정폭력을 당한 경험이 있었고, 집에서 쫓겨나거나 도망쳐 거리로 내몰린 아이들을 보호했어야 할 경찰들에게 붙잡혀 소년원에 들어오게 된 아이들이 상당수였다. 아이들에게 이 이야기를 들은 이후로 토머스는 경찰을 신뢰하지 않게 된다. 아이가 못생겼다는 이유만으로 붙잡아 소년원에 보내는가 하면 열병에 걸려 길에서 죽어가는 아이들마저 병원이 아닌 고아원으로 보내버리니 경찰을 신뢰할 수 있을리가...
토머스는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고도 소년원 아이들의 리더가 된다. 이유는 시설 내에서 영어를 사용할 수 있는 유일한 아이였기 때문. 덕분에 소년원 교사들도 토머스를 무시하지 않았다. 체육 교사로부터 크리켓 투구 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특권도 부여받았고[10] 음식물 쓰레기밥도 두 배나 더 받을 수 있었으며, 부원장실에 불려가는 일도 없었다. 아프다고 하면 신속하게 격리 병동에 수용되는 등 차별적인 대우는 계속되었지만 다른 아이들에게 시기를 받았다는 묘사는 없다.
어느 날 토머스는 격리 병동에 수용되었을 때, 이후 주인공의 최고의 친구가 되는 살림을 만나게 된다. 풀네임은 살림 일랴시. 살림이 처음 소년원에 들어오게 되었을 때 곧바로 격리 병동에 옮겨져 치료를 받았는데, 그 사연이 토머스 못지 않게 안타깝다. 찢어지게 가난한 집에서 살고 있던 살림의 가족은 이슬람교도였는데, 마을의 하누만 신전의 원숭이상이 훼손된 사고에 무고하게 휘말려 가족을 잃게 되었다. 신전 승려가 이슬람교도 청년들이 훼손했다고 진술하는 바람에[11] 힌두교도 신자로 구성된 폭도들이 발생해 이슬람교 신자가 사는 집을 무차별 습격한 것. 살림 가족의 집을 불태우고 가족들을 다 죽이자 살림은 혼자서 겨우 탈출, 기차를 타고 델리로 가서 노숙 생활을 하다가 열병에 걸려 죽어갈 때 경찰 눈에 띄어 소년원으로 오게 되었던 것이다.
아무튼 이 만남으로 토머스와 살림은 최고의 친구가 된다. 이 때 살림은 힌두교도들에 대한 트라우마가 남아 있었기 때문에 토머스는 자기 이름을 모하마드라고 소개했다. 살림의 외모는 모하마드에 비해 피부도 희고 잘생겼다고 묘사되는데 그 외모가 소년원의 부원장 굽타 눈에 띄는 바람에 밤중에 불려가게 된다. 아이들은 굽타 방에 불려가서 어떤 일을 당하는 지 잘 몰랐기에 모하마드가 굽타의 비밀을 밝혀내자고 살림에게 제안, 모하마드도 몰래 따라가게 된다. 그리고 역시나 굽타는 살림을 겁탈하려고 했고, 동성애자에 의한 성폭행을 일전에 목격한 적이 있던 모하마드는 깜짝 놀라 소리를 질러버린다. 이 사건으로 살림은 몸을 다치진 않았지만 게이에 대한 인식이 극도로 나빠졌고(...)[12] 굽타는 주인공을 철천지 원수로 여기게 된다. 졸지에 아웃팅을 당한 굽타 부원장
이후 국제비정부단체의 후원으로 고아원 아이들 전체가 델리 곳곳을 놀러다닐 수 있는 기회가 오고, 놀이기구를 탈 10루피를 받았는데, 살림이 자칭 세계적으로 유명한 수상가[13]한테 손금 봐달라고 하자고 모하마드에게 제안한다. 모하마드는 저런 사람들은 다 사기꾼이라고 말리지만 결국 살림은 손금을 보고, 운명선이 좋으니 유명한 배우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물론 이런 사람들이 하는 말이 다 그렇듯 즉석에서 지어낸 립서비스. 그런데 살림은 뛸 듯이 기뻐하더니 모하마드에게도 손금을 보라고 강요한다(...). 이번엔 수상가가 모하마드의 손바닥을 들여다보는데 앞으로 인생 살기 팍팍하겠다고 말하며 돈을 더 내면 인생 피게 해준다고 꼬드긴다. 물론 동심이라곤 존재하지 않는 모하마드는 사기꾼한텐 안 속는다며 자리를 나서려고 하는데, 수상가가 다시 모하마드를 불러서 행운의 1루피짜리 동전을 쥐어준다. 훗날 주인공이 선택의 기로에 섰을 때 나아갈 방향을 일러주는 중요한 물건이 된다. 동전은 받자마자 효력을 발휘해 10루피 지폐를 벤치 아래에서 주워 아이스크림을 사 먹게 만들었다. 이후로 살림에겐 영화배우라는 꿈이 생긴다. 모하마드에겐 꿈도 희망도 없다.
얼마 뒤 '세티', 혹은 마만이라고 불리는 사람이 아이 하나를 입양해가기 위해 소년원에 찾아온다. 세티는 소문상으로는 부유한 보석상 혹은 뭄바이에 있는 어떤 학교의 학교장인데 가끔 소년원에서 아이 하나를 발탁해 키워주는 선행을 베푼다고 알려져 있었다. 살림은 잘생긴 외모 덕에 세티의 눈에 띄고 입양될 기회를 얻게 되는데, 살림은 절친 모하마드와 함께 입양되고 싶었고 모하마드도 데려가달라고 부탁한다. 그런데 세티는 한 아이만 데려갈 예정이었고 주인공은 살림에 비해 궁색하게 생겨서(...) 별로 반기지 않았는데, 주인공을 싫어하던 굽타가 더이상 꼴보기 싫어서 공짜로 덤으로 얹어주겠다고 제안해서 살림과 모하마드 둘 모두 세티에게 입양되게 된다. 모하마드와 살림은 지옥 같았던 델리의 고아원을 떠나 뭄바이로 떠난다.
그런데 마만은 사실 아이들을 장애인으로 만들어 길거리에 내몰아 구걸을 시켜 돈을 버는 천하의 악질 인간 쓰레기였다. 그 와중에 살림은 마만이 자신을 영화배우로 만들어 주겠다고 음악 선생까지 데려와서 자길 가르치는 걸 보고 좋은 사람이라고만 생각한다. 모하마드는 불구인 채로 밖에 돈을 벌러 다니는 아이들 몇 명을 만나고 대화를 나누면서 탈출 계획을 미리 구상하기 시작한다. 애가 험하게 굴러서 영악하기가 어른 못지않다. 그리고 한 쪽 다리가 없는 아이로부터 인근에 사는 늙은 여배우 닐리마 쿠마리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다. 모하마드는 이 무렵 아교에 중독된 아이를 만나고 처음으로 환각 물질 흡입 경험을 한다. 그리고 악몽을 꾸고 다시는 손 안댄다.
주인공은 노래 실력은 영 좋지 않았지만 살림은 노래를 정말 잘 불렀고, 초빙된 음악 선생이 수르다스의 성가를 가르쳐준다. 수르다스는 여신 크리슈나를 찬양하는 노래를 수천 곡이나 작곡한 맹인 가수였다. 음악 선생이 살림에게 굳이 맹인 가수 수르다스의 노래를 가르친 이유가 있었는데, 살림을 장님으로 만들어서 노래를 부르게 시키려고 했던 것이었다. 눈이 먼 잘생긴 아이가 맹인 가수의 노래를 부르면 더 짭잘한 수익을 얻을 것이라 기대한 것. 이걸 알게 된 모하마드는 살림을 설득해 탈출을 계획한다. 여전히 마만을 반신반의하던 살림을 설득할 때 행운의 동전을 던지는데 '탈출한다'를 건 앞면이 나오고, 한밤중에 마만의 경비원들에게 잡히기 직전 가까스로 탈출에 성공, 닐리마 쿠마리의 집으로 향한다.
네 번째 문제의 정답은 2번 크리슈나.
2.3 닐리마 쿠마리와의 만남
W3B의 열 번째 문제와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 시기이다. 열 번째 문제를 풀기 전 도전자에게 두 개의 선택지가 주어지는데, 도전을 멈추고 누적 상금을 받아갈지, 아니면 계속 도전할 지 결정해야 했다. 그러나 계속 도전하다가 문제를 틀릴 경우 누적 상금은 0원이 되어 빈털터리로 돌아가게 되는 위험 부담이 있었다. 현재까지 누적 상금은 100만 루피.
그런데 사회자 프렘 쿠마르는 10번째 문제까지 진출한 주인공을 떨어뜨리려는 계획을 세운다. 두 번째 문제에서 문제를 바꿔 주인공이 도전을 계속할 수 있게 해준 것은 자신의 공이라며, 문제의 답을 알려줄 테니 계속 도전하라고 주인공을 꼬드겼다. 거짓으로 알려준 문제는 ‘인도와 스리랑카 사이 폴크 해협의 거리는 몇 킬로미터인가?’라는 문제였는데, 답을 3번 137km라고 알려줬다. 그런데 카메라 앞에서 주인공이 계속 도전하기를 천명하자 문제를 바꿔버린다. 바뀐 문제는 "닐리마 쿠마리가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해는 언제인가?" 그리고 주인공 보정으로 삽질로 끝났다.
마만과 그의 패거리로부터 도망치는 데 성공한 주인공과 살림은 무작정 닐리마 쿠마리가 사는 아파트로 가 하인으로 써 달라고 한다. 닐리마는 아이들을 하인으로 쓸 수는 없다고 처음엔 거절하지만, 필사적인 주인공 일행이 안타까워서 딱 한 명만 하인으로 고용하기로 한다. 살림은 닐리마의 노모가 이슬람교도 혐오자라 포기해야 했고, 주인공은 닐리마가 이름을 묻자 람이라고 대답해서 하인으로 고용된다. 그래도 고용되지 못한 살림을 위해서 닐리마가 다른 곳에 방을 구해주어 살 수 있게 배려해주었다.
원래 람은 닐리마의 아파트에서 함께 머물며 일을 하기로 했으나 닐리마의 늙은 어머니가 여자만 사는 집에 남자를 어떻게 들이냐며 반대해서 살림과 함께 집단 주택 단지에서 살면서 출퇴근을 해야 했다. 람은 닐리마의 어머니가 잔소리를 시작하면 입만 열면 테이프를 붙여버리고 싶다고(...) 말할 정도로 닐리마의 어머니는 싫어했지만, 집단 주택으로 쫓겨난 건 살림과 함께 살 수 있게 되서 오히려 좋았다고.
닐리마 쿠마리는 한때 유명한 여배우였다. 젊은 시절 여러 비극 영화에 여주인공으로 출연했고 연기자 시상식에서 상도 받는 등 잘나갔지만, 나이를 먹어 할머니가 되어가면서 영화 출연도 뜸해졌고 그저 과거의 영광에 취해 살아가고 있을 뿐이었다. 젊은 시절 항상 비극 영화에만 출연해서 '비극의 여왕'이라 불렸다고. 닐리마는 람에게 침실 옷장을 열어 그동안 출연해 온 영화 테이프들을 보여주며 추억에 잠기는데, 이 때 닐리마 쿠마리에게 여우주연상을 안겨 준 영화 『뭄타즈 마할』 테이프를 보여준다.해당 영화에서 닐리마는 황제 샤자한의 아내 뭄타즈 마할을 연기했는데, 뭄타즈 마할 연기도 좋았지만 아직까진 인생에서 최고의 역할은 맡아본 적이 없는 것 같다고 신세한탄을 한다.
처음에 람은 닐리마가 왜 '비극의 여왕'이라고 불리는지, 그리고 『마지막 아내』[14] 같은 중산층 가정의 슬픈 삶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영화를 왜 보는지(...) 이해가 안된다고 생각했지만[15],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그녀가 왜 비극의 여왕이라 불리는지 이해하기 시작한다. 무슨 표정을 지어도 슬픔이 항상 묻어나온다고 묘사되는데, 어쩌면 더 이상 젊은 시절로 되돌아가 아름다운 여주 연기를 할 수 없게 되어 조울증이 온 게 아닌가 생각된다.
닐리마의 노모가 노환으로 사망한 뒤[16] 람은 닐리마의 집에 들어와 살게 된다. 그 뒤 어느 날 집에 도둑이 드는데 이 도둑이 닐리마 쿠마리 광팬이라 닐리마가 경찰에 신고하려다 포기하고 밤중에 신나게 영화 얘기를 한다.(...) 아무래도 자신의 전성기 시절을 기억하고 지금까지 팬으로서 남아주는 사람들을 만나면 그 사람이 누가 되었던 활력소가 되는 듯하다.
얼마 뒤 닐리마는 람을 잠시 집에서 쫓아내는데 람은 이걸 남자친구랑 즐기려고(...) 잠시 자신을 쫓아낸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닐리마의 집에 돌아오니 집안은 난장판이 되어 있고 닐리마는 얼굴 전체에 멍이 들도록 폭행을 당해 울고 있었다. 람은 집 앞을 서성이다 마주친 불량스러워 보이는 한 남자가 그런 것이라 예상했고, 닐리마는 그냥 침대에서 굴러떨어져 다친 거라고 둘러댄다. 그러나 이후에도 같은 인물에 의해 닐리마가 다시 한 번 폭행을 당하고[17] 람은 닐리마를 진심으로 걱정하기 시작한다. 닐리마는 자신이 출연한 비극 영화 얘기를 하면서 둘러댈 뿐 진실을 이야기하지 않았다.
이후 닐리마가 신경질적으로 변한 이유가 나오는데, 사실 영화 출연 섭외 요청은 계속 들어오고 있었지만, 비극 영화가 아닌 코미디 영화라거나, 주인공으로 섭외된 게 아니라 여주인공의 숙모나 할머니 같은 조연으로 섭외되어 거절해왔던 것이었다. 본인은 〈스타 벗기기〉라는 연예 잡지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밝히며, 자신의 커리어가 얼마나 되는데 어떻게 이렇게 모욕적인 일이 있을 수 있냐며 신경질적으로 인터뷰를 끝내버린다. 람은 집에 도둑이 들었을 때의 일을 떠올릴 때 "스릴러 영화가 가족 영화로 끝났다"고 표현했는데, 이 인터뷰가 끝난 뒤엔 "이제 코미디인지 비극인지 갈피를 못 잡겠다"고 표현한다. 닐리마의 히스테리는 점차 심해져갔다.
이후 닐리마는 '참푸 다완' 감독이 제작하는 코미디 영화의 주인공의 어머니 역할도 거절하고[18], 저번에 찾아온 남자에게 똑같이 폭행을 당하자 결국 람도 참지 못하고 분노한다. 폭력을 쓴 남자를 경찰에 넘기라고 설득하지만 닐리마는 괜찮다고만 대답한다. 그리고 고통을 침묵하며 견디는 게 여인의 운명이라며 람에게 브래지어를 벗어 가슴을 보여준다. 야한 얘기 아니다! 엄청 심각한 장면이다. 훤히 드러난 가슴 위엔 남자가 담뱃불로 지져놓은 흉한 상처가 남아있었다. 결국 람은 울음을 터뜨리고 닐리마도 설움에 눈물을 흘리며 람을 껴안아준다. 슬픔을 교감한 뒤 닐리마는 자신의 영화 관련 자료들과 상패를 정리하고, 화장품과 약을 전부 버린다. 딱 하나 빼고. 닐리마의 어머니가 생전에 먹던 진통제는 그대로 남겼다.
람에게 채소 심부름을 보낸 뒤 닐리마는 침실로 들어가 『뭄타즈 마할』 테이프를 재생하고 남은 진통제를 모두 삼킨 채 침대에 누워 생을 마감한다. 한 손엔 여우주연상, 『뭄타즈 마할』에서 뛰어난 연기력을 보여준 닐리마 쿠마리에게 수여함, 1985년이라고 적힌 트로피를 쥔 채. 비극의 여왕이란 칭호대로 그녀의 최후 역시 영화의 클라이맥스처럼 비극적이었다.
람은 심부름을 다녀와 생을 마감한 닐리마의 시체를 보고, 어딘가에 신고조차 하지 않고 아파트를 빠져나와 도망쳤다. 경찰이 자신에게 살인죄를 뒤집어씌워 체포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 살림에겐 해고당했다고 둘러댔고, 닐리마가 미리 내 준 두 달치 집세를 탕진하기 전에 새 일자리를 구하기로 한다. 닐리마의 죽음은 한 달이 지난 후에야 알려진다. 이웃 주민이 악취가 난다고 신고해서 겨우 발견된 것. 람은 이 이야기를 진정한 비극은 이런 게 아닐까?라며 비교적 담담하게 끝맺는다.
프렘 쿠마르가 람을 떨어뜨리려고 문제를 바꾸는 편법을 사용했지만 람은 닐리마와 함께 산 적이 있었기에 문제를 틀릴 수가 없었다. 열 번째 문제의 정답은 4번 1985년. 이걸로 누적 상금은 1천만 루피가 된다.
2.4 가트코파르 집단 주택에서의 생활
가트코파르[19]에서 살았던 경험과 관련된 문제는 총 3개 출제된다.
아르만 알리 이야기와 퇴역군인 이야기는 같은 시간대를 공유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순서와 상관 없이 기재한다. 단, 구디야 이야기는 가트코파르에서의 마지막 에피소드임이 명확하므로 마지막에 기재한다.
2.4.1 살림과 아르만 알리의 이야기
2.4.2 파키스탄과 인도와의 전쟁, 그리고 퇴역 군인의 이야기
2.4.3 구디야와의 짧은 인연, 그리고 도망
- ↑ 원제는 Q & A다. 영화가 개봉하면서 국내판 소설 제목이 이렇게 바뀌었다.
- ↑ Dharavi. 인도의 슬럼가 중 하나.
- ↑ 원제는 Who wants to be a Millionaire. 퀴즈쇼 밀리어네어라고 알려진 실존하는 퀴즈쇼이다.
- ↑ Federal Bureau of Investigation.
- ↑ 이 때 티모시 신부는 토머스라는 이름만 지어주고 세례는 해 주지 않았다.
- ↑ Iesus Nazarenus Rex Indaeorum. 유대인들의 왕 나사렛 예수.
- ↑ 수프 그릇을 존 신부한테 엎어서 욕을 얻어먹고 찍힌다(...). 이 때 바보 같은 고아 녀석이라는 소리를 들었다.
- ↑ 이 작품에서 게이는 아이들을 겁탈하는 사회악처럼 묘사되곤 한다. 작가가 동성애 혐오 정서를 가지고 있는지는 확실치 않으나 독자들 중에 이러한 특징을 나쁘게 평가하는 이들이 많다.
- ↑ 로마 가톨릭 신부는 결혼을 할 수 없다. 그래서 티모시 신부와 이언 모두 가족 관계에 대해 함구하거나 거짓말을 한 것이다.
- ↑ 같이 놀던 아이가 원장실 유리를 깨버려서 없던 일이 되어버리긴 한다.
- ↑ 진범이 누구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 ↑ 살림은 이후에 또 남성에 의한 성희롱을 당한다. 훗날 살림은 힌두교도에 대한 트라우마는 치유했지만 학대에 대한 두려움은 이겨내지 못했다.
- ↑ 손의 형상을 보는 사람이란 뜻. 간단히 말해 손금 봐주는 사람이다.
- ↑ 설정 상 닐리마 쿠마리가 여주로 출연한 영화다. 영화 결말에서 닐리마가 맡은 여주인공은 결국 죽는다. 과연 비극의 여왕.
- ↑ 집단 주택 단지처럼 궁핍한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에서는 조금만 주위를 둘러보면 비극 영화에 나오는 장면 정도는 얼마든지 볼 수 있다고 생각했다.
- ↑ 주인공은 비극 영화가 끝난 것 같이 반가운 일이라고 묘사했다...
고인모욕 - ↑ 담배로 살을 지진 흔적이 있었다고 서술되어 있다!
- ↑ 제작자가 집까지 찾아와 요청했는데 역할을 설명하자마자 집에서 쫓겨나서 "미쳤군! 아직도 자기가 여주인공인 줄 알고 있나? 할머니 역할을 안 준걸 다행으로 여겨야지!"라겨
씹으면서돌아간다. - ↑ Ghatkopar. 뭄바이에 속한 동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