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고할미

애니메이션 고스트 메신저의 등장인물은 마고할미(고스트 메신저) 항목으로.

1 개요

마고(麻姑)할미는 한국 신화에서 전해져 내려오는 여신 또는 창세신, 거인신이다. 마고할망, 마고할미, 마고 할머니, 혹은 마고선녀 등으로도 불린다. 엄밀히 일컫자면 본명마고.

여성의 지위가 남자와 비등하거나 높았을 적에는 한국 무속에서 창세신 위치에 있었으나, 무속의 힘이 약해지고 남성의 지위가 높아지면서 위상이 축소될 대로 축소되어, 현재 시점에서는 그냥 일개 여신이 되었다. 그러나 지금도 한반도 각 지방의 마고 관련 전설, 그리고 그녀를 모시는 사당은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서낭단노고당의 별칭이 할미당이며, 할미당에서 모시는 여신이 대지모신이라는 이야기로 미루어보아 이 역시 마고와도 관련이 있는 듯 하다. 전래동화 을 열심히 읽은 착한 어린이라면 의외로 친숙할지도 모르겠다.

2 내용

전승에 따르면 마고할미는 하늘도 없는 세상에서 을 자면서 를 골다가 하늘을 내려앉게 해서 카오스 상태를 만들고, 깨어나면서 하늘을 밀어서 갈라지게 만들어 이 생기게 하고, 땅을 긁어서 을 만들고, 큰 홍수를 막고, 마지막으로 무당에게 자신의 힘을 내려주고 자신은 승천했다고 한다. 이 같은 역할은 세계 각지 신화의 거인신,(특히 중국의 반고) 특히나 제주도의 선문대 할망과 유사하다. 물론 스케일은 이쪽이 훨씬 크다. 또한 이름만 다르고 비슷한 모습을 보이는 여신들의 사당도 우리나라에서 여럿 찾을 수 있다.#

3 설화

워낙 임팩트가 크기 때문인지 각종 설화 속에서 계속 등장하는데, 예컨대 바리공주의 전승에서 바리 공주에게 빨래를 시키는 할머니도 마고할미라고 한다.

마고할미가 거한 산은 천태산, 지리산 등. 거제도에는 그녀가 쌓은 성이 남아 있다는 전승도 존재한다.

할미로 불리고 있지만 사실 무속 등지에서 젊은 미녀의 모습을 하고 있는 경우도 흔하다. 사실 우리나라의 신화에서 ~할매(혹은 할미), ~할배는 나이를 기준으로 언급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찬양하기 위한 느낌(일종의 권위를 주는 호칭에 가깝다)으로 쓰인다. 할미란 말은 지금 쓰이는 할머니의 뜻이 아니라 한+어미, 즉 大母였다. 이 대목에서 구석기에서 신석기에 걸쳐 숭배되던 가슴과 엉덩이가 유난히 강조된 여신상을 떠올려 보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북한 평양시 강동군 남쪽 구빈마을에는 마고할미에 대한 전설이 하나 내려온다. 최창조 교수가 남북교류가 활발할 때 북한에 가서 채집한 설화인데, 다음과 같다.

단군이 거느리는 박달족이 마고할미가 족장인 인근 마고성의 마고족을 공격했다. 싸움에서 진 마고할미는 도망친 후 박달족과 단군의 동태를 살폈는데, 단군이 자신의 부족에게 너무도 잘해주는 것을 보게 된다. 마고는 단군에게 진심으로 복종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단군은 투항한 마고할미와 그 아래 아홉 장수를 귀한 손님으로 맞아 극진히 대접했다. 아홉 손님을 맞아 대접한 곳이 구빈(九賓)마을이고, 마고가 항복하기 위해 마고성으로 돌아오면서 넘은 고개를 왕림(枉臨)고개라고 한다.

출처 : 조현설 저, <우리신화의 수수께끼>, 한겨레출판

왠지 부도지스럽지만 그려려니 하자. 애초에 현존 부도지 만든 사람도 북한 출신이니... 뭐, 부도지가 한국 설화를 적절히 뒤섞어놓은 책이니 부도지의 저자가 위 이야기에서 모티브를 따온걸지도 모른다. 혹자는 이 설화가 조선의 사회가 모계사회에서 부계사회로 넘어감을 표현했다고도 한다. 고대 한반도에 모계사회가 존재했다는 주장과도 연관되어 재밌는 부분. 다만 역시 진지하게 생각하지는 말자.

마고할미가 자신의 능력을 시험하거나 창조의 과정에서 최후를 맞는다는 설화도 여럿 전해져 오는데, 이 역시 여성 지위 하락의 영향으로 보여진다. 즉, 남성신에게 창세신의 자리를 넘겨주면서 소외되는 과정이 죽음이라는 형태로 나타났다는 것.

마고할미의 변형으로 보이는 설화가 여럿 있다. 제주도의 선문대할망은 제주도를 창조한 거인이지만 다리를 놓는데 실패하고 물에 빠져 익사했다. 경기도 양주에는 노고할미 설화가 전해지는데 오줌발이 엄청나게 세어서 바위를 부술 정도였으며 산성을 쌓았다고 한다. 한편 강원도의 서구할미는 아이들에게 홍역을 옮겨 죽게하고, 미녀로 둔갑해 남자를 홀리고, 행인들을 습격해서 제물을 뺐었다. 나라에서도 손을 못쓰는데 효심이 지극했던 효자가 나서 서구할미의 머리에 쑥뜸을 놓자 '효자가 벌을 주는데 받겠다'며 한 다음 며칠 후에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이들은 모두 같은 뿌리를 공유한다. 선문대할망은 위에서도 언급된 여신의 지위의 추락으로 결국 물에 빠져 익사했고, 노고할미는 세찬 오줌력은 생식력을 표현하므로 창세의 여신이었겠지만 그 지위를 잃고 그저 그런 거인이 되어버렸다. 서구할미는 창세신의 지위를 완전히 잃고 요괴의 이미지가 덧씌워졌는데 이는 민간 신앙을 억악합 조선시대 유교의 이념이 들어가있으며, 서구할미가 효자에게 퇴치되는 것은 그 증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