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dernism
왜 우리가 장식도 없는 단순한 제품을 비싸게 주고 사야 하는 가에 대한 변명
목차
[숨기기]1 모던과 컨템포러리
우리는 Modern을 현대라고 번역하지만 실은 예술문화 용어로 Modern은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를 지칭하지는 않는다. 일반적으로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은 동시대(Contemporary)라고 하며 학술적 의미에서 Modern은 20세기 초~중반의 특정한 시기를 지칭하는 말로 쓰인다.
2 모더니즘
아무런 장식이 없는 건물과 여백 속에 글자 몇 개만 덩그러니 있는 책, 이해할 수 없는 추상화, 도형을 잘라 붙인 듯한 형태를 가진 자동차가 나오게 된 이유.
1900년대 초에 장식적이고 화려하기만 했던 과거와 단절하고 기능적 순수함을 추구하며 새로운 아름다움을 가진 문화와 사회를 창조하려 했던 사상을 모더니즘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우리가 알고 있는 "현대"라는 모습을 창조한 주요한 원동력 중 하나이기도 하다.
모더니즘은 20세기 유럽 사회 전반을 뒤덮을 정도로 크고 아름다운 복잡한 사상이었으며 그로 인해 분야별로 다른 특성을 가진 결과들이 나타났다. 그러한 모든 것들의 공통점에는 과거와 단절하고 새로운 것을 추구한다는 정신=모더니즘이 숨어있다. 산업혁명 이후 발달되어가는 기계와 산업구조로 인해 사회의 모습이란 것이 근본적으로 바뀌면서 새로운 시대에 맞는 새로운 문화와 정신을 창조하려고 한 것이다. 이를 촉발시킨 가장 큰 촉매가 바로 마르크스의 유물사관이었다. 마르크스가 빨갱이 대마왕만이 아닌 이유 요약하자면, 인간은 물질의 강력한 영향을 받는 존재고, 새로운 문물이 발명되었다면, 그것은 새로운 시대니까 문화 역시 과거와는 달라야 하지 않겠냐는 생각이 퍼지기 시작한 것.
이에 소쉬르에서 시작된 구조주의에 영향을 받아서 각 분야의 새로운 원리, 구조와 법칙을 제시하는 것도 모더니즘 시기의 특징이다. 대표적으로는 르 코르뷔지에의 현대 건축의 5 원칙 등. 때문에 모더니즘 자신은 그 이전시대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나타내면서도 강력한 원칙을 통해 이후의 것들을 자신과 비슷한 모습으로 구속할려고 하는 특징을 보인다. 훗날 포스트 모더니스트들은 이것을 오만함이라고 깐다.
모더니즘의 정신을 따르던 이들을 모더니스트라고 한다. 그리고 어떠한 분야에 있어서 매우 급진적인 사고방식을 가지고 행동하는 자들을 아방가르드라고 한다. 당시 모더니스트들은 대부분 아방가르드였기에, 사실상 아방가르드는 모더니스트를 지칭하는 말로 쓰이게 된다. 한국에서 미술분야의 용어인 전위예술은 아방가르드들의 모더니즘 미술을 뜻하는 말. [1]
모더니즘은 1960년대 이후 점차 수그러지는 추세고, 포스트 모더니즘에 의해 1972년 7월 15일 오후 3시 22분에 종말을 맞이했다는 사형선고까지 받았었으나 사형선고를 받은 지금에도 그 영향력은 충분히 남아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의 구조는 근본적인 면에서는 20세기의 연장선에 놓여있는 만큼 당분간은 모더니즘의 영향이 사라지는 일은 없을 것이다.
3 모더니즘의 결과
디자인과 건축의 분야에서는 "less is more"라는 명 문구로 요약된다.
- 건축 : 르 코르뷔지에나 발터 그로피우스등으로 대표되는 지극히 기능 위주의 건축을 확립한다. 과거의 장식적이고 형식 위주의 유럽건축의 전통을 끊고, 무장식과 순수한 외관 등을 지향하는 건축이 완성된다.[2] 이는 곧 국제주의 양식으로 발전되며, 20세기의 전세계에 영향을 끼칠 정도로 강력한 위력을 떨친다. 외관이 철과 유리로만 이루어진 고층빌딩[3]이나 콘크리트만으로 이루어진 기하학적인 건축물들은 여기서 나왔다. 현대의 한국에서도 가장 흔한 건축 양식이라고도 할 수 있다. 아파트나 무장식적인 네모백이 건물들은 결국 여기서 갈라져 나온 것들. (물론 그 수준이 높다는 것과는 별개로...)
- 디자인 : 디자인에서도 이전 시대의 현란한 장식 등을 버리고 순수한 기능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인다. 평면 디자인에 있어서는 장식을 버리는 동시에 의미 전달을 위한 가독성과 단순한 형태와 비례를 통한 아름다움을 찾으려고 추구한다. 대표적인 디자이너인 얀 치홀트가 있다. 그리고 입체를 디자인 함에 있어서도 기능을 해치지 않으면서 단순한 형태와 물질의 있는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살리려고 노력한다. 바우하우스 등이 대표적. [4]
- 미술 : 미술 분야에서는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의 영향에 따라서 무의식의 세계를 추구하는 등의 경향이 강해진다. 표현주의, 미래주의, 다다이즘, 형식주의 등의 감각적, 추상적, 초현실적인 경향의 여러 운동을 가리켜 말한다. 이 외에도 무수하게 많은 사조가 난립하여 하나의 잣대로 묶기 곤란할 정도. 살바도르 달리처럼 무의식의 세계를 그리거나 피카소 처럼 평면에 입체를 재현하는 것 같이 서로 다른 방법론이 쏟아진다. 이러한 개별적인 것들을 하나로 묶는다면, 르네상스 이후 19세기까지 유럽 예술의 근간이라 할 수 있는 "보이는대로 그리는 것"에 대한 반항이었다고도 할 수 있다.
- 미술에서의 모더니즘에 대해서는 다음을 참고. 모더니즘(미술)
- 문학&영상 : 프로이트의 영향을 받아 스토리 텔링에 있어서 일관성을 버리고 무의식적이고 파편화된 흐름을 추구하게 된다. TS엘리엇의 시나 안달루시아의 개 등이 대표적이다. 한국의 시인 이상의 시도 모더니즘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미국의 고전 영화가 굉장히 단순한 스토리를 가지고 있는데 비해서, 유럽의 경우 쉽게 알기 힘들정도로 이야기를 꼬여놓고 상징적인 화면을 가지고 있는 것도 이에 기인한다.
- 문학에서의 모더니즘에 대해서는 다음을 참고. 모더니즘(문학)
- 음악 : 모더니즘(음악)
4 기타
용어에서 지칭하는 시대상이 시대상인지라 21세기 들어서는 오히려 복고풍을 의미할 때도 있다.
포스트 모던을 이해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것이 모더니즘의 이해인데 포스트모더니즘항목보다 모더니즘 항목이 늦게 생긴 것은 아이러니. 그래도 모더니즘 정신에 맞게 포스트모더니즘 항목보다 내용이 적다. less is more
좀 더 개념적으로 이야기를 한다면, 사실 유럽의 모더니즘과 중국의 문화대혁명은 사상적으로 뿌리가 같다. 마르크스의 유물사관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인간은 물질에 지배되는 존재이며, 새로운 문물이 나온 것은 새로운 시대이며, 새로운 문화가 있어야 한다는 논리다. 다만 유럽은 과거와 단절하긴 했어도 과거를 파괴하지는 않았으며, 새로운 문화를 창조했다. 중국은 그저 과거만을 파괴했을 뿐이다. 문화대혁명은 인간이 사상을 잘못 이해하면 어떠한 비극이 나타나는지 보여주는 하나의 예가 되었다.[5][6]
- 이동 ↑ 아방가르드는 프랑스 군대의 앞에 섰던 전위대avant-grade에서 온 말이다
- 이동 ↑ 아돌프 로스의 장식과 범죄에서 영향을 받음
- 이동 ↑ 미스 반 데어 로에
- 이동 ↑ 물론 바우하우스는 모던 건축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 이동 ↑ 모더니즘이 과거와의 단절이라면, 단절할 과거는 있어야 할 것 아닌가? 단절할 과거마저 파괴한 문화대혁명은, 그런 의미에서 큰 잘못이다.
- 이동 ↑ 다만 건축이나 디자인 등에 한해서는 오히려 종교개혁과 관련이 있다는 주장도 있다. 사실 그 심플함 때문에 유물론에서 파생되었음에도 건축적인 부분은 의외로 개신교와 궁합이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