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랍

方臘(? ∼1121)
북송 말기의 반란 지도자. 그리고 중국 고전소설 수호지의 등장 인물.
우리나라에선 읽는 방식의 차이로 인해 '방납'이라고도 알려져 있다.

1 실제 역사

휘종 시기에, 화석강으로 대표되는 지배층의 수탈로 민심이 흉흉한 틈을 타 1120년 농민들을 규합해 반란을 일으켰다. 영락(永樂)이란 연호를 쓰고 항주, 목주를 공격하며 세력을 확대해 나갔다. 송나라 조정은 요나라를 공격하기 위한 병력을 돌려 진압에 나섰고, 결국 1121년에 진압되었다. 이 반란으로 송은 큰 타격을 입었고, 결국 정강의 변으로 인해 북송은 멸망하고 만다...

2 수호지에서

수호지에서는 그야말로 최종보스격 존재. 전호, 왕경을 토벌한 후 등장하며 세력이 특히 강대하다는 언급이 나온다. 그 후 당연하다는 듯 송강이 병사들을 이끌고 토벌에 나서는데.. 이후의 전개가 말 그대로 충격과 공포 수준. 요나라, 전호, 왕경과의 싸움에서 한명도 죽지 않았던 양산박 두령들이 (108명이 모인 후 항복해 온 장수들이 몇명 죽기는 했다) 갑자기 우수수 쓸려나가기 시작한다.. 두령들 중 59명이 전사하고[1], 10명이 병사하고 방랍 토벌 전에 조정에 남았거나(소양, 황보단, 김대견, 악화) 중도에 불려갔거나(안도전) 은거(공손승)한 사람, 토벌전 이후 도를 깨달아 승천했거나(노지심), 벼슬을 단념하고 절에 남거나(무송) 중도에 떠난 사람(이준, 연청, 동위, 동맹)도 있어서 토벌 후 온전히 동경으로 귀환한 두령은 27명이었다.

그러나 두령들이 죽어나가는 와중에도 송강과 노준의는 꾸역꾸역 반란을 진압해 나가고, 방랍은 결국 본거지가 함락되고 숨어다니다가 노지심에게 사로잡힌다.

사실 싸우는 건 방랍의 친족을 비롯한 부하들인 방걸, 석보, 등원각, 포도을, 정표, 여사낭, 두미, 방만춘, 왕인이었고, 정작 방랍은 소설중에 그다지 등장하지 않는다. 그래도 반란의 우두머리라 이름이 많이 회자되기 때문에, 독자들의 뇌리에는 최종보스격 존재로 기억되고 있다.

3 기타 창작물

1996 43부작 및 2011 86부작 수호지 중국 드라마에서는 어째선지 방랍이 무예의 본좌로 등장한다. 이문열 평역 수호지에서는 방랍이 칼을 쥐는 대목조차 아예 없다. 즉 방랍의 무예에 관련된 대목은 아예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중국 드라마에서는 방랍의 무예가 거의 최고급이다. 어느 정도인고 하니 방랍이 맞짱을 뜬 상대가 다름 아닌 무송이다.

원래 수호지 원전 내용에 의하면 무송이 한 팔을 잘린 것은, 방랍의 부하 포도을과 싸울 때 포도을의 현천보원검 때문이었다. 하지만 유물론을 신봉하는 공산주의 국가답게 중국에서는 드라마, 영화에 도술, 요술 관련 건은 일절 등장시키지 못한다는 규정이 있기 때문에 해당 내용을 변경시켜야 했고 더불어 입운룡 공손승의 활약상이 많이 축소되고 고렴은 거의 얼굴만 보이는 수준이며 나진인, 교도청,[2] 포도을 등의 인물은 아예 등장하지 않는다. 아무튼 드라마에서 무송의 팔을 자르는 인물이 바로 방랍으로 설정된다.[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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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 43부작 수호지 드라마에서 방랍은 아들 방천정, 부하들을 거느리고 갑옷과 투구를 입은 채 최후의 일전을 벌인다. 1994 삼국연의 84부작 드라마에서 왕평 역을 맡았던 배우가 여기서 방랍 역을 맡았다. 방랍은 언월도를 든 상태로 이규, 완소칠, 연청 등과 맞붙어 매우 잘 버텨나간다. 그러다가 아들 방천정이 비겁하게도 뒤에서 찌른 노준의의 창에 가슴이 꿰뚫리고, 무송이 양손에 든 계도로 방천정을 찌르는 참담한 광경을 목격한다. 분노한 방랍은 무송에게 질주하고 순식간에 언월도를 휘둘러 계도를 쥔 무송의 한 쪽 팔을 그대로 잘라 버린다.

무송은 엄청나게 비명을 지른다. 잘린 무송의 팔은 여전히 계도를 쥐고 있고, 땅에 쓰러진 방천정의 시신에는 잘린 무송의 팔이 쥔 계도가 박혀있다. 무송은 한 팔을 잃었지만, 그대로 돌격해 방랍을 덮쳐서 결국 사로잡는데 성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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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86부작 수호지 드라마에서의 방랍은 더욱 용맹하다. 마지막 결전 부분에서 방랍은 쫓겨다닌터라 갑옷을 입지는 않는다. 하지만 자신을 추격해 온 채원자 장청과 손이랑 부부를 살해한다.[4] 뒤따라와서 장청, 손이랑 부부의 시신을 확인하고 시신의 눈을 감겨 준 무송. 그리고 건물 안에서 방랍은 무송과 일대일로 붙는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무송과 일대일로 붙어서 어느 정도 버틴 사람은 서문경, 장문신 등등 이후 처음이다. 무송에 의해 다리 부분을 부상당한 방랍은 절뚝거리며 어딘가에 숨는다. 무송은 방랍을 찾으며 두리번거린다. 천려일실 이라던가 그토록 용맹한 무송도 너무나도 갑작스러운 방랍의 일격에 그만 당한다.

무슨 말인고 하니, 방랍은 일단 무송에게 무언가를 던져서 정신 못 차리게 하고, 갈쿠리 같은 것으로 무송의 팔을 찌르고 그대로 기둥에 갖다 박아 버린다. 무송은 자신의 팔을 관통한 갈쿠리 뾰족한 끝이 기둥에 박힌 격이다. 방랍은 호랑이를 잡았다는 무송이 이 정도 밖에 안 되냐며 비꼬면서 절뚝거리며 건물 밖으로 나가려 한다.

무송은 아무리 해도 갈쿠리가 안 빠지고, 방랍은 달아나려고 하고 하자. 그만 자신의 계도를 들어 스스로 팔을 잘라버린다. 그리고 한 팔만 남은 육신을 방랍에게 던져 방랍을 깔아뭉개고 한 팔의 주먹으로 마구 구타한다. 결국 방랍은 실컷 얻어맞아 피떡이 된채로 잡힌다.

묶여오는 방랍. 그러나 그 옆에 있는 무송의 한 팔이 없는 것을 송강, 노준의, 임충, 이규, 화영 등등이 목격하고 분노한다. 송강은 직접 칼을 빼들어 방랍을 죽이려고 하지만 노준의 등이 만류한다. 생뚱맞게 방만춘이 방랍을 구하겠다 갑자기 어디선가 나타나서 달려오는데 이규가 도끼를 들고 달려가는 순간, 임충이 먼저 장팔사모를 던져서 방만춘의 배를 관통시켜 즉사시킨다. 사실 방랍군 휘하 장수 중 본좌는 유성추와 벽풍도를 쓴 석보인데, 수호지 드라마에서는 석보는 안 나오고, 방만춘이 한다.

개봉 동경으로 돌아온 방랍 토벌군에 대한 논공행상이 끝나고, 방랍은 길거리에서 참수되는 장면이 나온다. 사실 방랍이나 송강이나 태생은 똑같은데, 108두령들이 방랍을 치다가 죽은 것은 사실 송강의 판단 착오에 의한 개죽음이라 하지만, 사실 개죽음은 아니다. 애초에 구천헌녀가 송강에게 하늘의 부름에 따라가라고 말한 탓이다. 도입부를 보면 알지만, 송강 등 108호걸은 본래 봉인되어 있던 '마왕'이 인간으로 환생한 존재이다. 그들에게는 마왕의 본성에 따라서 지상을 혼돈에 빠뜨릴 것인가, 그렇지 않으면 천도에 따라서 살 것인가 하는 '운명적인 선택'이 제시되어 있을더러 나진인이 몇몇 이들이 죽어 갈떄가 되었다고 말을 한적이 있다. 즉 천도에 따라서 마왕이 되지 않은 채로 운명적으로 죽은 셈이다. 애초에 방랍의 반란은 실제 역사에서 송강이 진압 한적이 있으니 동족사살은 아니다.

수호지의 스핀오프로서 중국 소설가 왕중문이 쓴 '수호별전'의 1부에서는 이 사람이 일으키는 방랍의 난이 중심소재로 등장한다.

김용의천도룡기에서는 명교의 교주로 언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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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호전 천도 108성에서는 위에 언급된 무장들이 있지만 어째서진 소설에서 크게 활약 한적이 없는 누민중, 표문영, 조사원, 방모가 능력치가 매우 좋게 나왔다. 그래도 송강급은 아니지만 송강 다음에 강력한 세력.
  1. 다만 전사로 분류된 두령들 중 공량, 단경주, 정득손는 조금 애매하다. 살짝 언급하자면 진군 도중에 물에 빠져 익사, 독사에게 다리를 물려 독이 온 몸으로 퍼져 사망한다.
  2. 사실 1996년작이나 2011년작이나 전호나 왕경 토벌 건은 아예 잘렸다. (여담으로 2011년작에선 대 전쟁까지 잘렸다) 때문에 전호 토벌에서 양산박 진영에 합류했던 호걸들은 두 드라마에서 일절 모습을 비추지 않는다. 예외적으로 경영은 2011년작에서 등장한다.
  3. 사실 송사통속연의에서는 무송은 방칠불의 부하한테 팔을 짤린다.
  4. 원전에서는 채원자는 방만춘이 구붕이 살해하자 퇴각하다가 병사들에게 살해 당하고, 손이랑은 욱보사와 같이 두미한테 죽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