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위항목 : 프랑스 요리
300px
해물탕 쏘주 땡긴다
Bouillabaisse
일단 아낌없이 해산물을 쏟아 넣는 것으로 유명하다. 들어가는 해산물의 면면도 모시조개, 새우 십수 마리, 꽃게, 오징어, 대구 or 붕장어 or 숭어 같은 거한 놈 통째로 한 마리씩…. 보면 알겠지만 재료 하나하나가 메인 디시로 써도 손색없는 상당한 스펙의 식재료다. 이걸 몽땅 써서 확 끓여버리는 것. 거기에 토마토, 고추, 마늘, 양파를 듬뿍 넣고 월계수잎, 타임, 오렌지 껍질 등으로 향을 더한다. 그 다음 조개육수와 토마토 소스, 소금으로 간을 맞추고 팔팔 끓여 먹으면 되는 서양식 해물잡탕. 저것들 가격만 봐도 함부로 잡탕소리는 못할거 같지만 말이다 한국에서 이런 식으로 끓이면 어부한테 엉덩이 맞는다 으아아아 국물은 바게트를 곁들여 먹고 냄비에 남은 삶아진 해산물은 마늘을 듬뿍 넣은 마요네즈 등을[1][2] 발라 먹는다. 비싼 레스토랑에 가면 아예 베이스부터 달라져서 콩소메 육수로 끓여버린다.
왜 이런 무시무시한 스펙의 스튜가 탄생했는가 하면 어부들이 잡은 고기를 내다 판 뒤에는 상태가 영 좋지 않은 고기나 잡어 정도만 남을 뿐이라서, 어차피 팔지 못한 물고기니 신나게 먹어나 보자고 몽땅 냄비에 넣고서 끓인 것. 사실 서민 요리에서 출발한 거지만 프랑스 요리는 이와 비슷한 사례가 한둘이 아니다. 뵈프 부르기뇽, 라따뚜이, 에스카르고(달팽이) 등등이 모두 빈곤한 음식 혹은 서민 음식에서 출발했다. 사실 이건 한국에서 레전드급 요리[3]들도 마찬가지니 따지고 들 건 아니다
파리 식과 마르세유 식이 재료가 약간 다른데, 파리 식은 위에서 언급한 해물 외에도 가재나 홍합 등도 사용되고 마르세유 식은 주로 생선으로 승부를 보는 편. 이는 파리 식이 이후 부르주아들에 의해 어레인지된 것임에 기인한다. 비싼 식재료를 넣어서 호화롭게 즐긴 것.
다만 한국의 해물탕과 비슷하다 해서 얼큰하면서도 감칠맛을 기대하고 사먹으면 절대 안 된다! 명물이라며 잔뜩 기대한 일부 한국인들이 블로그 등지에 "이딴 해물탕 먹으려고 20만원(2인분에)이나 쓴거냐"면서 호소하곤 한다. 최근 공중파 사례로는 7인의 식객 프랑스 마르세유편에서 1인분에 60유로나 하는 전문집에 앉혀놓았음에도 불구(게다가 유럽인들의 평가도 상당히 좋은 편인 집이었다.), 열심히 혹평을 날린 적이 있다. 이유는 태생적 한계 때문인데, 대체적으로 짠맛과 비린맛이 원인으로, 더군다나 고춧가루에 무, 마늘까지 팍팍 넣어 비린내를 완전히 제거하고 알싸한 양념맛을 즐기던 한국인들이 갑작스레 양념없는 밍밍한 해물탕을 먹는다 생각해보자. 아예 매운탕을 안 먹어봤다면 모를까, 비리고 짜게 느껴지는건 당연하다. 애초에 서양식 자체가 짠게 맛있다고 생각하기 마련이라 감칠맛을 좋아하는 한국인 입맛에 맞을 턱이 없다.[4] 차라리 20만원짜리 홍합탕 맛을 예상하고 먹는 것이 나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