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오프

Book-Of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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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일본중고품 체인점.

헌책방에서부터 시작해서 현재는 만화책, 게임CD,영화나 애니DVD 등의 문화 전반에 걸친 중고 물품을 취급하는 대형 업종으로 변화했다.

일본의 헌책방 체인점 중에선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며 그에 수반해 점포 수가 상당히 많다. 2008년 3월 기준으로 전국 점포 수는 1,093개. 규모 자체가 그냥 헌책방 수준이 아니라 무슨 대형 마트만한 크기인 경우도 많다.

여러가지 물품을 취급하지만 가장 중한 취급품은 만화책. 전반적으로 책 상태가 깨끗하다. 가격도 신간의 절반 수준, 크게는 5분의 1 수준인 경우도 있어서 꽤나 좋은 편. 시리즈물의 경우 자체적으로 이빨을 맞춰놓기도 한다. 기본적으로 신간은 그다지 들어오지 않는 편이고 나와도 순식간에 팔려나가지만 그래도 신간도 꽤 있는 편이라 운 좋으면 신간을 싸게 사는 것도 가능하다.

그런 의미에서 일본을 여행하는 한국의 오덕이라면 한 번쯤 들리면 괜찮은 관광지(??)라고도 할 수 있다.

여담으로 만화책 매각가 참 빌어먹게 헐값인 걸로도 유명. 대략 권당 50~60엔 정도로 그다지 녹녹치 않다. 하지만 다른 중고서점도 사정은 마찬가지라 뭐 별반 다른 대안은 없다. 그래도 버리는 것보단 나은지라 북오프에 책을 매각하는 사람은 상당히 많다.

자체 사이트에서 온라인 판매도 하고 있으며, 야후 옥션에도 입점해 있다.

프랑스에도 북오프가 존재한다! [1]

2 일본의 만화 시장 파괴 문제

북오프는 중고물품을 거래하는 곳, 즉 헌책방이다. 헌책방은 대부분의 국가나 사회에서 용인하고 있는 행위이기도 하지만 북오프의 경우는 이게 굉장히 커져버린데다, 하나의 시스템화 되었다는게 문제.

만화책을 구입해서 바로 독파하고, 바로 북오프에다 도로 팔아버리고, 다시 중고 서적을 구입하고 다시 되파는 리사이클이 북 오프 내부에서 자연적으로 반복된다. 이 경우 일어나는 차익이나 금전적 비용은 도서대여점과 체감적으로 크게 다르지 않다.

또한 반납,연체에 대한 자유로움이 있고, 보다가 자신이 맘에 들면 반납할 필요 없이 바로 소유해버리면 된다는 편이점도 있다.

거기다 2007년 일본에선 대여권법이 본격 적용되어 서적류의 대여에는 저작권료를 지불해야하게 되었지만 북 오프는 중고니까 대여가 아니라는 이유로 저작권자에게 저작권료를 지불하고 있지 않다.

또한 본의아니게 서서 읽기를 조장하고 있기도 하다. (자세한 건 서서 읽기 항목 참고.)

거기다 전국의 1000개의 북오프만 이러면 모르는데 이런 중고서점 체인이 한 두개가 아니니까 문제. 다 합치면 수천개가 넘어가버린다. 인터넷 옥션 같은 곳에서도 중고 거래는 성행하고 있다. 그리고 당연히 그 저작권료는 작가에겐 한 푼도 돌아가지 않는다. 이로 인해 일어나는 시장 피해는 업계에서도 집계를 반쯤 포기할 정도.[1]

그래서 한국 내에서 작가들이 도서대여점을 규탄하듯 일본에서도 상당 수의 만화가, 게임 제작사, 영상물 유통사들이 북오프를 비롯한 중고품 체인을 규탄하고 있다. 나아가선 중고 물품 거래에 제한을 걸어달라는 요청도 하고 있으나 실제로 실행될지는 미지수. 일부 대형 만화 출판사들이 북오프의 지분을 점점 매수하는 방법으로 조금씩 북오프 측에 압박을 걸고있긴 하다.

어떤 의미에선 일본판 대여점 책임론 같은 경우이다. 아이러니하게도 한국의 도서대여점 책임론에선 일본의 이런 상황은 그다지 언급되지 않지만…….

아카마츠 켄러브히나를 자유롭게 다운로드 할 수 있도록 풀어버려서 중고 시장에서 돌던 러브히나의 씨를 말려버리는(…) 일이 있기는 했지만 이런 것은 특이한 예.

문화 컨텐츠 시장에 미치는 악영향이 분명하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든 압력을 피할 수 없다. 일단 명분 자체가 희박하기 때문. 중고 거래에 대한 사회적 통념을 무기로 삼지만 이렇게 대형화, 체계화, 동시 다발적인 중고 매매시장이 크게 활성화되면 관련 종사자들의 생계가 위협당한다. 그렇게 되면 컨텐츠 제작 업계에 직접적으로 타격이 가해지고, 시장 자체가 축소되거나 망해버린다. 문화 시장의 불황이 중고 거래 탓이 아니라는 주장도 있지만 문화 시장 자체의 파이 수요 자체는 꾸준히 유지되는 것을 생각해라. 애시당초 수요 자체가 크게 늘거나 줄지 않는다는 소리다. 그런데 이 고정적인 수요층이 대규모로 중고 거래를 택한다면 신규 컨텐츠는 제작되지 못한다. 그렇게 되면 기업의 도산 -> 관련 종사자들의 업종 전환 -> 시장 소멸 뿐이다.

다만, 전자책 시장의 활성화로 헌책방이 대대적으로 몰락하면서 이제는 그 전에 북오프가 망할지도 모른다.(...)

3 한국의 북오프

2014년 4월 2호점인 신촌점이 폐점되며 한국의 모든 북오프가 사라졌다. 이게다 알라딘 중고서점 신촌점 때문이다.

3.1 운영 현황

북오프는 한국에서도 점포를 운영했었다. 2006년 3월 31일 서울역점을 개점하고 한국에 진출하여, 당시 일본 서브컬쳐에 관심을 가진 마니아들을 끌어모았다. 3년 후인 2009년 9월 신촌점을 연 이래 두 개의 점포를 운영하였으나 2011년 1월 30일 서울역점을 폐점한 후에는 신촌점만이 살아남았다가 2012년 하반기에 강동구 리사이클링 센터 매장 내부에 독립매장 형태로 고덕점이 문을 열었다.[2] 그러나 2013년 11월에 다시 철점. 그리고 지금은 신촌점도 문을 닫았다.

한국의 북오프는 일부 일본 하위문화 마니아들이 주로 찾을 뿐, 일반인들 사이에서 중고 서점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는 못했다. 북오프 한국 지사의 고전 원인으로는 북오프의 거래 방식 자체가 한국인들에게 익숙치 않았던 점, 초기에 개설된 점포의 경우 일본인 점원을 고용하고 방문객에게 일본어로 인사를 하는 등 지나치게 일본 체인점임을 부각시켰던 점[3] 등이다.

가장 결정적으로 알라딘 등 국내의 대규모 중고 서점과 달리 매입, 판매 전 과정을 전산화하지 않아 온라인, 매장내 재고 검색이 힘든 점 등이 실패 원인으로 지적된다. 이는 직원의 업무능률이나 매입가격 책정등 서비스 수준 전반에 악영향을 미친다. 당장 재고가 즉시 파악되지 않아 특정 도서를 찾는 고객에게 즉답을 해 줄 수 없는 점은 고객 입장에서나 직원 입장에서나 가장 큰 문제다. 또한 같은 책을 여러 권 가진 얌체 고객이 매장에 여러번 왕래하면서 같은 도서를 한권씩 꾸준히 주기적으로 매각하면서 방 정리를 하지만 결과적으로 매장 내에 같은 책이 수십권 재고가 쌓이는 사태도 생긴다. 이래저래 여러 폐단이 많았으나 본사에서는 고치려고 생각을 하지 않은 것 같다. 또한 대형 유통망과 전산화 시스템을 갖춘 알라딘 중고서점이 전국 각지에 생기면서 타격을 입은 것도 컸다.

신촌점은 2014년 2만권 이상의 재고가 남았다며 1월부터 라노벨 매입을 중지하다가 2월 28일 모든 매입을 중지했다. 그리고 4월에 폐점한다는 공지가 올라왔다. 해당 점포는 무려 2016년 9월까지 북오프 간판을 단 채 그냥 비어 있다.

북오프의 침체와 국내 중고서점 시장의 약진을 분석한 글. [2][3]

3.2 품목

개점 초기에는 일본에서 들어오는 일본 서적을 주로 취급했다. 한국에서는 상당한 가격으로 거래되는 중고 일서 원서를 비교적 싼 가격에 공급하여 일본 하위문화를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에 화제가 되었다. 그러나 신촌점이 열린 이후에는 국내 서적의 비중을 많이 늘렸다. 이는 중고 매입을 국내에서만 받기 때문에 생긴 현상이다.

원서의 경우에는 일정 기간마다 컨테이너로 일본 북오프에서 재고를 반입하여 배치했다. 그 때문에 최신 원서의 비중은 극히 적으며, 절판되어 판매되지 않는 희귀본이 간간히 눈에 띄기도 했다. 특히 옛날 앤솔로지 코믹은 신촌점, 서울역점을 불문하고 많이 쌓여 있었다.[4] 번역판 라이트노벨도 취급했으나, 종류가 적고 초기작들이 많았다.

2010년부터 만화책과 국내 서적의 양이 줄어들었다. 주로 판타지 서적이 매장에서 사라졌는데, 때문에 판타지나 무협 서적이 없었다. 또 국내 만화책은 거의 없었지만 일본 원서 만화책은 최신간도 운이 좋으면 구할 수 있었다. 또한 책이 없어지는 대신 CD의 구비가 늘어나서, 레어한 국내 미수입 음반을 구하기가 쉽게 되기도 했다. CD의 경우에는 장당 3,300원에 판매하는 코너도 있었는데, 매니악한 음반을 가끔 건질 수도 있었다. 유명 성우의 CD도 구할 수 있었는 듯. 그러나 어디까지나 일본 북오프의 재고와 한국의 매각품을 판매하는 것이기 때문에, 현재 일본에서 대세인 AKB48 같은 가수의 음반은 찾기 힘들다. 반면 The Alfee와 같은 거물급은 거의 전작이 갖춰져 있었기도.

3.3 매입가

당연히 한국의 북오프도 매각가는 거의 헐값이었다. 희귀한 원서라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기간이 지난 잡지의 경우에는 권당 100원만 주기도 했다. 단행본의 경우 A급이 대강 엔가 1배 쳐줬다고 보면 된다. 소설은 몇만원짜리 양장본도 상태가 좋으면 천원. 게다가 그 기준이 2010년 6월 기준으로 더 박해졌다.

음반은 한 장에 300원에서 500원 정도 쳐줬다고 한다. 70장을 가져갔는데 2만원밖에 안 줬다는 후기 등 북오프의 매입가에 대한 불만이 멀티레모니아 등의 일본 음악 커뮤니티에 종종 올라오곤 했다.

사실 단가를 생각한다면 북오프 같은 곳을 이용하기보다 중고 음반이나 서적을 판매하는 사이트에 올려서 직접 판매하는 게 낫고, 어지간하면 북오프에 파는 것보다는 그냥 가지고 있는 게 낫다. 말 그대로 버리려고 마음먹은 것들만 북오프에 파는 게 나았다. 그냥 버리는 것보다야 300원이라도 받는 게 나으니까.
북오프에서 알바했다던 누군가에 말에 의하면 '팔려고 가져가면 안되고 나누려는 생각으로 가져가야한다' 라고 했다 카더라 근데 나눈다는 것 치곤 너무 이익을 남겨 먹었잖아?

뭐 어찌됐든, 망했어요.

  1. 중고판매가 싫으면 소프트웨어처럼 독서권을 판매하는 식으로 가야하는데 제정신인 소비자라면 받아들이지 않을게 뻔해서 우회적으로 중고판매상을 공격하고 있지만 대규모 체인을 막아내도 단일점포나 소규모체인까지 모두 제한하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뻘짓에 가깝다.
  2. 다만 고덕점에는 일서를 판매하지 않는다.
  3. 이 문제는 고덕점이 생기면서 많이 시정되었다. 그러나 내부서류 뿐만 아니라 고객의 책 매각시 작성 서류의 서식까지 모두 일본어로 되어 있다
  4. 한때 일본 동인계에서 인기를 끌었던 카논, 에어, 월희, Fate 시리즈 등의 앤솔로지 코믹이 많다. 여성향으로는 봉신연의 중심. 가끔 메이저로 데뷔한 작가들의 동인시절 작품이 간간히 눈에 띄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