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이

비이(러시아어로 Вий, Viy Vij). '뷔이'라고도 표기하기도 한다.
슬라브 민담을 원형으로 하는 니콜라이 고골 원작의 단편소설과 그 소재가 되는 상상의 동물. 국내 번역제목인 마녀의 관으로 알려져 있다.

1 소설 비이

1.1 개요

니콜라이 고골이 1835년에 발표한 단편 모음집 《미드고르드》에 나온 단편 소설이다. 이 작품집이 꽤 인기를 끌면서 이름없던 작가 고골이 좀 이름을 알리게 된다.

마녀의 관이라는 제목으로 80년대에 국내 출간되었으며 2007년에 완역판으로 생각의 나무 출판사에서 나온 오월의 밤에 포함되어 정식 출간되었다. 참고로 오월의 밤의 삽화는 이애림이 맡았는데, 비이의 삽화들이 우노 아키라(Uno Akira)가 그린 삽화를 참고한 것 같긴 하지만 표절이나 트레이싱과는 거리가 멀다. 기본적으로 두 삽화가의 그림 스타일이 확연히 다르며, 이애림의 작풍이나 만화를 보면 그런 소리는 하기 힘들 듯.(한마디로 원래 스타일이 기괴하며 음산했다;;) 출판사도 작풍을 알기에 삽화를 요청했으리라는 짐작이 든다.

과거 1980년 초반에 출간된 교육출판공사의 소년소녀종합도서관 문고판(그 밖에도 여러 곳에서 짝퉁으로 마구 비슷하게 펴냈다)은 일본어 중역이 틀림없는데[1] 삽화로는 우노 아키라의 그림이 쓰였다. 지금 보면 좀 덜할 지 모르지만 꽤나 공포스러워서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다.(마녀의 관 관련 포스팅/더 많은 삽화 표지가 있는 곳)

만화가 형민우도 어릴 적에 이 마녀의 관에서 아기 피를 빨아먹다가 아기 엄마를 노려보는 장면(위에 삽화 표지가 있는 곳 참조)을 보고 무서워서 잠을 못 잤다고 회고할 정도로 삽화가 인상적이다.

1.2 줄거리

슬라브 민담을 기반으로 한 이야기. 대략적인 흐름은 전설의 고향에 가깝다.

신학교 학생인(말은 그렇지만 인격이며 행동거지가 개차반;) 호마 부르스터(<오월의 밤>에서의 표기는 호마 부르트)는 두 친구와 함께 방학을 맞아 여행을 하다가[2] 어떤 노파가 사는 집에서 하룻밤을 보내게 되는데,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몽중에 끌려나와 너른 골짜기와 들판을 미친 듯이 내달리게 된다. 어쩌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아까의 그 노파가 자신의 등에 단단히 무등을 타고 있는데 알고보니 노파는 마녀였고 그녀의 주술로 인해 허공을 휭휭 날고 있었던 것.

이대로는 마녀에게 홀려서 밤새 달리다가 죽을 것 같다고 판단한 호마는 몰래 기도문을 외워 주술이 약해진 틈을 타 노파를 바닥에 내동댕이친 다음 마구 때려서 죽이고 마는데, 죽음의 순간에 노파는 아름다운 처녀의 모습으로 돌아온다. 기절초풍한 호마는 그 자리에서 정신없이 달아났다.[3] 그런데 얼마 뒤, 신학교로 어떤 사람들이 찾아왔는데 그들은 인근 지역에 사는 부자인 한 영주의 심부름꾼으로 그들을 따라 가보니,[4] 영주의 말인즉 자신의 딸이 알 수 없는 이유로 비명횡사했는데 그녀의 유언이 '신학생 호마를 불러와서 자신의 임종 기도를 올려달라'고 했다는 것이다.

이미 눈치챘겠지만, 죽은 영주의 딸은 아까의 그 마녀...그녀는 절세미녀였지만 마을의 남자를 홀려서 죽이거나 갓난아기마저 잡아먹는 추악한 마녀였다. 피해자는 물론 목격자도 많았기에 당연히 마을 사람들은 오래 전부터 영주의 딸이 마녀임을 알고 있었으나, 그녀의 아버지에게 있어서만큼은 곱디고운 딸이었기에 진실을 밝힐 수가 없었고, 게다가 영주라는 절대적인 권력 때문에 감히 항거하지도 못하고 있었다.

결국 호마는 영주의 강압에 떠밀려 홀로 교회에서 사흘밤을 새며 임종 기도를 하게 되었는데... 관 속에 누워있던 마녀의 시신(그러니까 마녀의 관)이 일어나서, 공포스러운 모습으로 호마의 영혼을 갈기갈기 찢어놓으려고 매일밤 그의 주위를, 이를 갈며 맴도는 것이다.충공깽[5]

호마는 정말이지 달아나고 싶었지만 영주의 위협과 감시의 눈길 때문에 그럴 수 없었고, 결국 호마는 매일 밤마다 몇년치의 수명이 단축되는 고통을 겪으며 팍삭 늙어간다.[6] 그리고 마지막 밤에는...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7]

단순한 호러 소설이 아니라, 권력에 의하여 벌어지는 압제에 대들지 못하는 무력한 이들의 풍자를 포함하고 있어 고골의 다른 작품인 《감찰관》이나 《》, 《외투》, 《악령》같은 다른 풍자 소설과 비슷한 부분이 있다. 마을로 쳐들어가 갓난아기를 죽여 피를 빨아먹는 마녀가 영주의 딸임을 알고도 대들지 못하는 마을 사람들의 모습은....

1.3 기타 등등

  • 원작을 토대로 만들어진 1967년 러시아 영화가 있다. 90년 초반에 소련과 국교수립이 이뤄지자 정우씨네마에서 소련 고전영화를 많이 냈는데 국내 출시명은 마녀전설이다. 마녀역 배우가 상당히 아름다워 더 인상적이라는 평도 있다. 대체로 원작과 일치하는 전개지만 미묘하게 다른 부분도 있다. 우리나라에선 2000년 초반에 DVD로도 출시되었는데 2012년 현재는 절판. 옛 무성 러시아 호러들이 셔플로 들어가 있어서 고전 호러팬이라면 강추할 제품.
  • 이 작품을 소재로 하여 만든 우리나라 영화로 마녀의 관이라는 단편영화가 있다.비이를 원작으로 극영화를 만드려는 감독의 고충과 그 과정이 주된 내용.


  • 러시아에서 만든 패러디가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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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년 리메이크됐다. 러시아와 독일, 체코...같은 나라 합작으로 그런데 한국 개봉 제목이 충공깽. 사탄의 사자: 망자의 저주...................... 참고로 2015년 8월 18일, 전국에서 달랑 1개 극장에서 개봉하고 얼른 막내린 영화다...2차 매체인 IPTV를 노리고 잠깐 개봉하는 것. 다만.....2014년 영화는 1967년 영화랑 다르게 실제로 캐리비안의 해적 분위기를 내면서도 비이가 나온다! 호러와 판타지, 모험물을 넣어 그럭저럭 볼 만한 영화로 러시아에서는 어느 정도 흥행에 성공한 영화이다.

2 1의 소설에 등장하는 생명체 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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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Y

니콜라이 고골의 단편 소설에 나오는 창작 괴물.
이는 우크라이나인들이, 눈꺼풀이 땅 위까지 내려와 질질 끌리는 모습의 그놈(Gnome, 땅 신령)의 우두머리를 일컫는 말이라고 작중에서 설명되어 있지만, 사실은 고골이 창작해낸 괴물이다. 우크라이나 민간설화에는 비이와 관련된 자료가 한번도 발견되지 않았다.[8]

눈꺼풀이 크고 길며 납덩이처럼 무거워 누군가 들어올려주지 않으면 앞을 볼 수 없으며, 누가 거들어주지 않으면 거동조차 할 수 없다. 하지만 일단 비이가 눈꺼풀을 들어올려 상대와 눈을 마주치면, 설령 마법진 안에 있더라도, 구마기도를 외워도 모든 것이 끝이 난다. 코마(호마 부르트)가 사흘밤 동안 교회 안에서 악령과 마귀들에게서 눈을 피해 구마의식을 마치기 직전에 악령들이 비이를 불러들였고, 비이와 눈을 마주친 코마(호마 부르트)는 결국 잔혹하게 살해당한다. 얼핏 설정만 보자면 마안을 가진 켈트 신화발로르를 연상케 한다.
  1. 예를 들어 할리아바(Khaliava)로 표기되어야 할 선배의 이름이 하리야와라는 이름으로 표기되어 있다!!!
  2. <악마의 관>에서는 신학교가 방학을 맞아 학생들 대부분이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인데 거의 무전여행에 가까운 듯
  3. 고향으로 돌아가기도 어정쩡하고 해서 다시 신학교로 돌아와 있었다.
  4. 말이 '따라간'거지, 실제로는 납치에 가까웠다.
  5. 신학교에서 배운 방법인지, 마녀가 관에서 일어나기 전에 분필로 자신의 주위에 둥근 원을 그려 방어하는데, 마녀는 이 원 안으로 들어오지 못한다.
  6. 하룻밤 만에 머리칼이 새하얗게 변해버린다.
  7. 주인공은 다시금 요괴의 시선을 피하는 마법의 원을 그리고 그 안에 들어가 주기도문을 외우며 마녀와 온갖 마귀들에게서 자신을 보호했다. 그를 붙잡을 수 없어 약이 오른 요괴들은 마지막 밤에 요괴들의 두목인 비이를 데려온다. 비이는 거대한 몸집에 커다란 외눈을 가진 요괴였는데 눈꺼풀이 너무 크고 처져있어서 다른 요괴들이 들어올려 주어야 눈을 뜰 수 있었다. 그러나 비이가 눈꺼풀을 들어올리면 마법의 원 안에 있더라도 보호받지 못한다. 주인공이 필사적으로 주기도문을 외우며 구마의식을 완성하기 직전에, 눈꺼풀을 들어올린 비이가 호마를 가리켰고, 그 순간 사방팔방에서 달려든 온갖 종류의 요괴들에게 끔살당한다. 그렇지만 호마가 절명한 시점에서 너무 시간이 지체되어 새벽닭이 운지 한참 지났던 걸 몰랐던 요괴들은 미친듯이 사방으로 달아나려 하지만 햇살에 전부 끔살당하고 끝난다.
  8. 계몽사에서 1991년에 낸 세계문학전집 니콜라이 고골 편에 나온 설명에 의하면 고골은 친구인 막심 에뚜렌코에게 보낸 편지에서, 비(여기에서는 비로 나온다)에 나온 악령 비를 스스로가 창작한 이야기라고 언급했다. 더불어 국내에 처음으로 나온 <오월의 밤>에서도 '작가 주'로 이것이 창작된 생명체임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