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공명주생중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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死孔明(能)走生仲達[1]

1 개요

삼국지연의에서 등장하는 '죽은 공명이 산 중달을 쫒아내었다.'는 이야기.

오장원 전투에서 제갈량이 죽고 촉한군이 퇴각하자 사마의는 드디어 공명이 죽었으니 기회가 왔다고 판단, 추격하여 격퇴하려 했으나 제갈량이 죽기 전에 파놓은 계책으로 인해 놀라 퇴각하게 되었고 이로 인해 이 이야기가 생기게 되었다.

유래가 되었던 중국 본토는 말할 것도 없고, 역사속 조선이나 일본의 문서나 기록에서도 자주 인용되는 문구. 또한 현대에 이르러서도 꽤 자주 언급되는 편이다.

2 상세

삼국지연의에서는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언급된다.

(전략)
사마의는 정탐을 나갔던 하후패에게서 이야기를 들었다.
"촉군이 군사를 물리고 있습니다."
그러자 사마의는 무릎을 치며 말했다.
"과연 공명(제갈량)이 죽었구나. 이를 놓치지 않고 얼른 쫓아가서 격퇴해야 한다."
사마의는 몸소 군의 앞에 나서서 촉군을 추격했다. 그 순간, 도망치던 촉군이 피리와 징을 울리며 되돌아왔고, 거기엔 '한나라 승상 제갈량'이라는 깃발이 보였다. 사마의가 속임수겠지, 하고 촉군을 휘둘러보니 과연 제갈량이 수레에 앉아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2] 그걸 보자 사마의는 크게 놀라며 외쳤다.
"너무 서두르다가 이런 화를 당했구나. 얼른 퇴각하라!"
그 소리에 위군이 혼란에 휩싸인 채 퇴각했다. 사마의가 너무 정신없이 도망치자 뒤따라온 하후패가 말했다.
"진정하십시오. 충분히 멀리 왔습니다."
그 때 사마의가 자기 목을 매만지며 말했다.
"내 목이 제대로 붙어 있느냐?" (후략)

결국 사마의는 겁에 질려 영채에 틀어박혀 있다가 한참 후에야 제갈량이 정말로 죽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는 이야기. 사마의의 대사 때문에 사공명주생중달 자체보다는 '내 목이 붙어 있느냐'로도 자주 사용되곤 한다.

삼국지연의 버전이 유명하긴 하지만 이 이야기는 당대에도 이미 널리 퍼져 있었다. 즉, 나관중에 의해 재가공되어 연의에 넣은 것이다. 원래 정사에 있던 역사적 사실을 기초로 작성된 창작으로, 실제로 정사 삼국지에서 제갈량 사후 촉군이 군을 정돈하고 퇴각하자 사람들이 사마의에게 급히 알려 사마의가 바로 추격했는데 촉군을 이끌던 강유와 양의가 북을 울리고 마치 공격할 것처럼 대응하자 추격하던 사마의가 군사를 바로 물리고 감히 촉군을 핍박할 생각을 하지 못했고 이에 촉군이 죄다 후퇴한 뒤에야 후퇴한 촉군의 영채를 살펴보며 '과연 공명은 천하의 기재였다'라고 말했다는 짧은 언급을 기반으로 한다. 이후 사람들이 그 사실을 알고 죽은 공명도 이기지 못했다면서 사마의를 비웃자 사마의는 '산 사람의 계책은 헤아릴 수 있지만 죽은 사람은 어쩌겠는가.' 말했다는 얘기. 이 얘기를 나관중이 마지막까지 연의 공명의 지혜를 돋보이게 하려는 취지(덩달아 사마의를 그런 계책에 휘말려 바보짓을 한 걸로 보이게)로 부풀린 것이다.

또한 나관중 말고도 많은 사람들에 의해서 다양하게 재가공되었는데, '사분율행사초비(四分律行事凩批)'와 '사분율행사초간정기(四分律行事凩簡正記)'에서는 목상을 태운 수레가 아닌 자신의 시신 밑에 흙을 담은 그릇을 두고 거울을 마주보게 하여 점을 쳐본 사마의가 '공명이 흙을 밟고 거울을 보고 있으니 아직 살아 있구나.'라고 착각하게 만들었다는 이야기도 등장한다.

사실 사마의의 추격은 4차 북벌 당시의 경솔한 판단을 숙고하여 추격한 것일수도 있다(일각의 해석처럼 사마의가 정말 장합을 정치적으로 거슬리는 존재로 보아 일부러 죽이려고 그런게 아니라면) 사마의는 제갈량의 4차 북벌 당시 퇴각 당시 무리하게 추격에 반대하는 숙장인 장합을 보냈다가 패하여 죽게 만들었던 적이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때는 총사령관인 사마의가 직접 추격한 것이라고 볼 수 있는데 강유와 양의가 이끄는 촉군은 오히려 역으로 사마의군을 요격할듯이 보이는 의외의 태세를 취한다.[3] 결국 사마의는 촉군이 급반전하여 돌발적으로 이리나오니 이내 물러나 일단 추격할 생각을 버리고 물러난 이후 조심스럽게 동태를 살핀 것이라 볼 수 있다. 그 자신의 말 따라 '산 사람의 계책은 헤아릴 수 있지만 죽은 사람은 어쩌겠는가.'라는 말이 딱히 틀린말은 아닐것이다.[4]

3 쓰임

조선, 일본의 문서에서까지 기록된 생각보다 잘 사용된 말.

박인로의 '선상탄'이란 가사에서는 뜻을 풀어서 등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사제갈(死諸葛)도 생중달(生仲達)을 멀리 쫓고…'

조선왕조실록에는 '죽은 이순신이 산 왜적을 깨뜨렸다'는 표현이 등장할 정도. 원문 표현은 死舜臣破生倭(사순신파생왜)이며, 해당 기록은 선조실록 선조 31년 11월 27일의 사신 논평에 등장하는 표현이다.

4 기타

SD건담 삼국전 코믹스 3부에서는 최종보스로 등장한 사마의 사자비의 악행을 공명이 죽은 후 공명잔재로 인해 함정에 빠진 사마의가 서로 사이좋게 천옥개를 꺼낸 상열제로 각성한 용제기가무제, 대제현무장의 공격으로 계획을 실패하고 사망하게 된다.

레전드히어로 삼국전에서는 사마의의 신선패를 강탈한 제갈량이 신선패와 융합해 육체가 소멸되고, 그 대신 유비와 융합해 죽어가던 유비를 살려내 사마의와 결전을 치루는 형태로 구현됐다. 그러나 마지막엔 사마의는 죽고 유비가 최후의 승자가 되자 제갈량이 살아나서 완전히 반대가 되었다.

그날 본 꽃의 이름을 우리는 아직 모른다에서는 죽은 히로인이 산 히로인들을 괴롭게 만든다.

명탐정 코난에서도 이 성어가 등장한다.

브라질조석축구만화에서 독일 대 프랑스전에서 사용되었다. 죽은 외질이 산 프랑스를 이기다

스타크래프트2 공허의 유산에서는 죽은 제라툴이 산 아몬을 물리친다.

포뮬러 원 1970 시즌에는 요헨 린트가 시즌 초반과 중반을 압도적으로 지배하여 45점을 벌어 1위를 장악하다 이탈리아 GP에서 프랙티스 중 사망...그런데 이때까지 린트가 벌어놓은 점수와 2위와의 점수차가 넘사벽이었기에 그 누구도 린트의 사후 이탈리아 GP 결승을 포함한 나머지 4경기에서 린트의 점수를 따라잡지 못했다. 그리하여 요헨 린트는 죽어서 챔피언이 되었다...

그리고 2016년, 죽은 후마윤 칸이 살아있는 도널드 트럼프의 발목을 잡았다! 이라크전에 참전했다 전사한 미군 무슬림 후마윤 칸이 단순히 무슬림이었단 이유로 고인드립을 쳤다가 유족 등의 반발을 불렀다.

우스개소리로 자구를 괴악하게 해석하면 죽은 공명이(死孔明)이 뛰어가면서(走) 사마중달(仲達)을 낳았다(生)는 심히 괴랄한 말이 탄생한다. 심지어 문법적으로도 전혀 하자가 없는 해석이다.
  1. 괄호의 능할 능 자는 넣어서 읽기도 하고 빼서 읽기도 한다.
  2. 물론 다들 알다시피 나무로 만든 목상이다.
  3. 굳이 질서정연하게 후퇴하는 촉군을 사마의가 공격할 필요가 없어서 추격하지 않았다는 얘기도 있는데 사마의는 촉군이 단순히 질서정연해서 추격을 안한게 아니라 촉군이 사마의쪽으로 방향을 돌리니 바로 군사를 물려 핍박할 생각을 하지 못했다.
  4. 물론 추격하지 않았으면 이런말이 나올 이유가 없었겠지만 4차북벌도 그렇고 5차북벌도 그러하거니와 사마의가 추격을 고집한건 어떻해서든 퇴각하는 촉군을 공격해 타격을 입힐 필요성을 느끼고 있던것이 분명하다. 촉의 북벌군은 몇년간 관중지방에 상당한 위협을 가했고 따라서 촉군에게 타격을 입혀 농서를 다시 넘보지 못하게 할 필요성이 충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