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전대 zbv의 등장인물. Kampfgruppe zbv의 지휘관.
Kampfgruppe zbv의 알파요 오메가. zbv는 그와 함께 시작 했고 그와 함께 끝났다.
책표지에 고글과 장교모, 그리고 코트를 입까지 올린 채 얼굴에 깊은 명암을 가지고 엄청난 포쓰를 뿜어 내며 독자를 노려보는 사람이 바로 이 양반이다.
하지만 첫 등장하는 전투에서는 장교모가 아닌 M-43 야전모를 쓴채 나온다.
장교모를 쓰고 나오는 것은 두번째 에피소드부터이다.
때는 1941년 11월.
모스크바 전투의 대실책이 이 사람의 운명을 완전히 뒤집어놓았다.
러시아의 동장군이 독일군을 신나게 쥐어패고 있을 때. 당시 독일군의 최선두 에 있었던 연대의 지휘관 슈타이너 대령은 소련군의 맹렬한 공격에 겁을 집어먹고 적전 도망을 했버린다...때문에 지휘관을 잃어버린 연대는 병력의 절반을 상실 하고 패주해 버리고 만다.
높으신 분들들은 이 병크를 은폐하기 위해 이 연대를 기록에서 지워버렸고 슈타이너는 소령으로 강등된다.
게다가 모난 놈 옆에 있다가 벼락맞는다고 죄도 없는 부르크하이드 중위를 비롯한 연대의 잔여 병력은 재편되어 부대이름은 Kampfgruppe Zbv로 개명된다.
그 후 zbv는 완전히 다른 용도로 쓰이게 된다...
강등된 이후 백의종군 하여 다시금 부대로 복귀하나 이제 그의 부대는 더 이상 이전의 부대가 아니었다.
그리하여 그는 자신의 과오를 씻기 위해 임무수행을 위해서라면 어떤 짓이든 마다하지 않는 냉혈한으로 변해버린다. 게다가 과거의 일에 대해 트라우마로 인해 "임무의 완수"라는 것에 엄청난 집착을 보인다.
그래서 그런지 그의 상관인 사령관이 내리는 임파서블 급의 미션도 절대 거부하지 않고 실행한다. 다만 흠좀무한건 이런 임무들을 zbv의 피해는 막심하나 전술적으로는 성공시킨다음 계속해서 불쑥 사령부에 나타나서 "임무를 완수했다"고 보고하는 그의 모습 때문에 사령부 사람들은 "제발 좀 죽어줬으면" 하는 눈치다.
하지만 그의 군사적 재능은 대단한 것도 아니고 그냥 평타 치는 수준이다.
일단 주어진 물자와 병력으로는 절대로 소련군의 인해전술을 제대로 막아낼수 없기 때문에 머리를 굴리고 굴려서 작전을 짜는게 아니라 "그냥 막어" 냅두면 지들이 알아서 필사적으로 싸우니 지휘관은 그냥 뒤에서 관전하다가 시계 보고 "이쯤 됐다" 싶으면 철수하는게 전술이다. 만약 일반 보병부대를 가지고 이 따위로 작전을 펼치면 해당 지휘관은 바로 모가지에다가 좌천이고, 그리고 병사들의 사기에 안좋은 영향을 주겠지만 어차피 zbv는 괴멸되어도 별로 상관없는 그런 부대인지라 이런 막나가는 방식이 가능한 것이다.
덤으로 후퇴라는 것은 용납 못하며 도망치는 자는 직접 나서서 사살한다.
그의 얼굴은 작중 단 한번도 전부 드러나지 않는다.
항상 코트의 옷깃을 세우고 있는 것 때문에 아슈는 목이 연결 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라고 하고 코왈스키는 모자를 벗지 않는 이유는 머리가 절반이 없어서라고 농을 치치만, 딱 한번, 아군을 배신때리고 지원하지 않은 부하를 처형했을때 눈과 얼굴이 드러났다.
게다가 자신에게 충성을 바치는 사람에게도 비정한 모습을 보인다.
방금 전까지 러시안 룰렛을 당하고 소련군 지역을 목숨을 걸고 탈출해온 부르크하이드 일행에게
"님 싸울준비하셈" "우리 쫌만 쉬면 안되겠음요? " "휴식은 죽은 다음에 하도록". |
이라고 하는걸 보면 그에게 있어 인명이란 임무완수를 위한 부속품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전쟁기계한테도 단 한 줄기의 양심은 있었다.
메멜 전투에서 소련군에게 밀리고 밀린 끝에 석호에서 바지선을 타고 탈출 하려던 와중, 적 전차부대가 교두보까지 밀고 들어온다. 아직 배에 타지 않고 무릎까지 올라오는 물 속에서 번쩍이던 섬광들을 말 없이 바라보던 슈타이너는 배로 다가와 이렇게 말한다.
"장교들은 모두 내려라. 대전차 전투준비." |
타고 있던 위관급 이상의 장교들은 전원 판처슈렉이나 판처파우스트를 들고 내리고 부르크하이드 역시 중위였던지라 명령에 따라 하선한다.
그런데 병사들은 전혀 고맙지 않은듯. 장교들한테는 내리라고 윽박 지르기나 한다. 유일하게 아슈만이 부르크하이드의 이름을 부른다. 물론 애초에 부대에 들어온 것부터 강제로 끌려온 것이며, 자신들을 사지로 몰아댔으니 마지막에 딱 한 번 츤데레 짓 해준다고 그게 바뀔리가 있겠냐만...
그리고 슈타이너는 루거 한자루 만을 든 채 장교들과 함께 어둠 속으로 사라진다.[1] 죽음을 피할 수 없는 상황에서 태연하게 전투에 나서는 모습을 보다가 당장 1941년 모스크바전에서 그가 도망치는 바람에 자신과 부대가 요모양이 됐다는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의미심장한 부분. 그의 성격과 인격이 변화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보면 되겠다.
그리고 다시 한번 지휘관을 잃은 부대는 현장에서 해체되었고, 남은 병력은 집결지에서 다른 부대에게 흡수되면서 그 누구의 기억 속에도 남겨지지 않은채 영원히 사라진다.
냉철한 지휘관인 동시에 대인배이기도 하다. 한 예로 부하 장교와 코왈스키가 그를 대놓고 앞에서 '살인마'라고 부르며 하극상을 하는데도 그냥 슬쩍 쳐다보기만 할뿐, 별 말 안 한다. 동시에 코왈스키 덕분에 목숨을 건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