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라이더

1 야구의 구종

야구의 구종
패스트볼커브볼슬라이더스크류볼체인지업너클볼자이로 볼

1.1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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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투수의 그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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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칼튼의 슬라이더


맥스 슈어저의 슬라이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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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르빗슈 유의 슬라이더

조금 과장을 섞어 말한다면, 투수가 자신과 같은 손 타자를 상대하기 위한 최종병기. 아직까지는 완전히 신뢰할 정도로 정확한 스탯은 아니지만, 세이버메트릭스의 통계 중 피치 밸류, 구종 가치는 리그 단위로 측정했을 때 '어떤 구종이 삼진을 가장 많이 잡고 타자를 가장 많이 아웃시킨 위력적인 구종인가' 정도를 볼 때 쓸만하다. 그리고 슬라이더는, 2007년 이래 단 한번도 메이저리그 전체 구종가치 1위의 자리에서 내려온 적이 없다. 스플리터가 처음 등장했을 때에 슬라이더를 꺾고 1위의 자리를 몇 년 유지하기는 했으나 타자들이 스플리터에 익숙해지자 금세 슬라이더가 다시 그 자리를 차지했고, 슬라이더의 변형이라 할 수 있는 커터가 또 슬라이더의 자리를 위협했으나 커터도 슬라이더의 순위를 빼앗지도 못했다. 즉 메이저리그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가장 많은 삼진을 잡아내고 가장 많은 아웃카운트를 잡아내는 구종.

횡변화를 강조하는 변화구이다. 물론 수직 변화량 또한 작지 않다. 단순히 자연 낙하에 의한 횡변화 뿐만이 아니라 완전히 90도로 팔을 세워서 던지는 오버핸드 투수가 아니라면 슬라이더를 구사할 때 자연히 종방향에도 어느 정도 공의 회전을 투자하게 되어 있다. 반대로 수직 방향의 변호를 강조하는 변화구들 역시 수평 변화량이 작지 않다. 하지만, 슬라이더가 야구의 모든 구종을 통틀어 횡변화를 가장 강조하는 구종임에는 틀림없다.

상박을 몸 안쪽으로 45도 정도로 돌려 팔꿈치와 손날이 약간 몸 안쪽을 보게 하고 그대로 던지면 된다. 속도는 커브보다 빠르며 패스트볼처럼 날아가다 홈 플레이트 전방 60cm앞에서 45도 정도 고속으로 날카롭게 꺾이게 된다. 우투수가 던졌을 경우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휘고 좌투수가 던졌을 경우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휜다. 꺾임이 날카로울수록 좋은 공이 된다. 다만, 너무 꺾임을 강조한다면 속도도 느려지고 꺾이기 시작하는 구간이 빨라져 간파되기 좋다. 제구가 잘되면 매우 강력한 구종이지만[1] 때때로 꺾이는 정도가 밋밋한 '행잉(Hanging) 슬라이더'가 나오고 이러한 공은 여지없이 통타당해 장타가 되기 쉽다. 때문에 막 이 구종이 유행할 시점에 홈런이 양산되었다.

슬라이더가 커브보다 빠른 이유는 손목 힘을 어느 정도는 추진력에 사용할 수 있기 때문. 노아 신더가드 마냥 95마일 슬라이더를 누구나 던질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같은 투수의 커브와 슬라이더 사이에는 분명한 속도 차이가 존재한다. 슬라이더의 강력함은 여기에서 나온다. 커브보다 빠른 속도와 횡 변화. 커브는 느리기 때문에 추적이 보다 쉽고, 스트라이크 존이 세로로 더 긴 데에서 알 수 있다시피 야구의 타격 자세는 공을 쳐 내는 게 가능한 범위, 대처 가능 범위가 위 아래로 좀 더 긴 편이다. 또한 예상했던 것 보다 아래로 더 떨어지는 종변화는 스윙 자체를 변화시켜서 대응하는 게 아니라 상체의 각도나 손목 각도 등, 스윙의 각도를 변화시켜서 어느 정도 대처할 수 있지만, 예상했던 것 보다 더 바깥쪽으로 빠져나가는 횡변화는 팔 뻗는 것 이외에는 대처 방법이 없는 것도 하나의 이유다. 물론 종변화도 낙폭이 크다면야 스윙의 각도 변화 정도로 대처할 수 없긴 하지만.

이런 이유로, 횡변화를 강조하는 슬라이더는 커브보다 더 강력한 위력을 발휘한다. 다만 한 가지 조건이 갖추어져야 하는데, 바로 투수와 타자가 같은 손잡이라야 한다는 점이다. 우투가 우타를 상대로 던지는 슬라이더는 우타자의 몸쪽에서 바깥쪽으로 빠져나간다. 즉 '스트라이크인 척하는 볼, 맞추기 쉬운 공인척 하는 맞추기 어려운 공'이다. 반대로 우투가 좌타를 상대로 던지는 슬라이더는 우타자의 바깥쪽에서 몸쪽으로 들어가는, 즉 '볼 인 척 하는 스트라이크, 맞추기 어려운 척 하는 맞추기 쉬운 공'이다. 후자는 가끔 가다가 써먹을 수 있는 깜짝 전략 정도는 될 수 있어도,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전략이 아니다. 기본적으로 '허세'와 다름없기 때문이다.

슬라이더가 가장 많은 삼진을 잡아내고 아웃 카운트를 잡아내는 구종임에도 다른 구종들이 존재하고 필요한 이유는 이때문이다. 슬라이더의 위력은 쉽게 말하면 범용성을 포기한 대가로 얻어낸 것이다. 우투가 우타를 상대로, 좌투가 좌타를 상대로 안정적이고 효과적으로 구사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구종이지만 우투가 좌타를 상대로, 좌투가 우투를 상대로 사용하기에는 다소 안정성이 떨어진다.

물론 어디까지나 '일반적'으로 그렇다는 거지, 반대 손 타자를 상대로 아주 못 써먹을 물건은 아니다. 특히 낙차가 큰 슬라이더를 구사하는 투수들의 경우 반대 손 타자들을 상대로도 슬라이더를 제법 구사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다만 이들의 슬라이더 역시 같은 손 타자들을 상대할 때 위력이 더 커지는 것은 사실이다.

사이드암 투수들은 특히 슬라이더의 위력을 더 배가시킬 수 있다. 사이드암 투수의 경우 공이 우타자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크게 뻗어나가게 된다. 즉, 타자입장(우투우타 기준)에서는 보통의 패스트볼도 바깥쪽으로 멀어지는 것처럼 보이게 되며, 여기에 슬라이더등을 가미하면 멀어지는 효과가 매우 커지기 때문에 사이드 암, 언더 스로우 투수들은 거의 기본적으로 슬라이더계열의 변화구를 장착하는 경우가 많다. 다만 좌타자를 상대할때 사이드암 투수의 팔 궤적이 잘 보인다는 단점과 함께 슬라이더의 경우 타자 몸쪽으로 들어오기 때문에 타이밍상 배팅볼에 가까울 정도로 불리해지는 단점이 있다. 사이드암 투수에게 싱커나 투심 패스트볼, 서클체인지업 같이 타자 바깥쪽으로 떨어지는 구종을 요구하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프로선수면 누구나 슬라이더는 쓴다고 할 정도로 많이 사용되는 변화구이지만 그만큼 제대로 사용되는 경우가 적고 너무 흔해서 상대적으로 낮은 대우를 받는다. 단적인 예로 매년 KBO에 등장하는 신인 사이드암 투수를 보면 거의 대부분 슬라이더가 주무기일 정도이다.

손목을 비틀어 던지기 때문에 팔에 무리를 준다고 알려졌으나, 사실 제대로 구사만 된다면 큰 문제는 없다고 한다. 손목을 비틀지 않고도 좋은 슬라이더를 던지는 게 가능하다고.[2] 슬라이더 피처들이 팔꿈치 부상을 자주 당한다는 게 속설이었으나 사실 투수들의 부상은 주 구종을 가리지 않고 일어나기 때문에 딱히 슬라이더 피처들이 자주 부상을 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 전성기에 슬라이더가 90마일을 넘나들었던 랜디 존슨도 허리부상으로 고생했지 팔꿈치는 멀쩡했고, 슬러브가 주무기였던 박찬호 선수도 햄스트링이나 허리가 문제였지, 팔은 별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존 스몰츠 같은 경우는 이상하게 팔꿈치 부상이 심하여 마무리로 보직변경을 몇 년간 한 적이 있다. 요새 나오는 이론으로는 구종이 아닌 투구폼이 문제라고 한다. 특히 악명 높은 Inverted-W 딜리버리를 가진 투수들(다만 대부분 슬라이더를 많이 던진 건 사실)이 그렇다.

메이저리그 선발투수들 사이에서는 패스트볼-커브볼-체인지업 3개만 완성하면 완전체 투수가 될 수 있다고 하지만 대개의 불펜투수들은 커브볼이나 체인지업 대신 강력한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마리아노 리베라로이 할러데이의 성공 이후 선발/불펜을 가리지 않고 유행하기 시작한 커터를 중심으로 레퍼토리를 조합한다. 그 이유는 커브나 체인지업, 스플리터 같은 볼은 떨어지는 성질을 갖고 있기 때문에 폭투가 나올 가능성이 있기 때문.[3]

김병현의 슬라이더는 마치 플라스틱 원반처럼 움직인다 해서 프리즈비 슬라이더라는 별도의 명칭까지 붙기도 했다.현지의 기자가 별명을 붙여줬다는 기사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마무리였던 브래드 릿지도 슬라이더를 능숙하게 사용하는 투수. 아래 설명할 종슬라이더와 더불어 두 가지 슬라이더를 이용해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세르지오 로모의 슬라이더는 마치 야구게임에서 볼법한 무브먼트로 인해 닌텐더 슬라이더라 불리기도 한다.

1.1.1 고속 슬라이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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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 아처의 90마일(144km) 슬라이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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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장의 90마일 슬라이더

구속이 빠른 슬라이더. 일본에서 통용되는 H슬라이더(Hard Slider)는 고속 슬라이더를 가리키는 말. 일본에서 슬라이더를 종횡의 궤적에 따라 H(Horizontal)와 V(Vertical)로 나눈다고 알려져 있지만, 사실 무브먼트를 떠나 평범한 구속의 슬라이더를 H슬라이더라 하진 않는다.[4] 참고로 일본프로야구계에서 하드 슬라이더와 유사한 커터를 따로 분류한 게 2000년대부터인데, 마쓰이 히데키이토 쓰토무의 말에 따르면 일본 투수들이 던지는 커터는 그냥 대부분 슬라이더에 가깝다고 한다.

국내에서 140km/h대의 하드 슬라이더를 구사하는 선수는 김광현과 전성기 시절 배영수, 윤석민,오승환 등이 있고 류현진도 2014년 7월부터 클레이튼 커쇼잭 그레인키의 그립과 메커니즘을 배운 뒤 80마일 후반대의 하드 슬라이더를 구사하고 있다.

2016년 뉴욕 메츠의 토르 노아 신더가드가 95마일 고속 슬라이더를 펑펑 던지며 충격과 공포를 선사했다.

1.1.2 종슬라이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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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키스시절 박사장의 85마일 종슬라이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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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스 슈어저의 종슬라이더

수직으로 떨어지는 슬라이더다. 횡변화구인 슬라이더에 종변화를 주는 것이 아니라 원래 많이 떨어지는 슬라이더에 횡적 변화를 억제시킨 것에 가깝다. 그립상 포크볼과는 분명히 다른 공이다. 포크볼은 타자 앞에 가서 공의 회전이 갑자기 죽으면서 뚝 떨어지는 공이고, 슬라이더는 공의 회전을 엄청 강하게 줘서 휘어지게 하는 공이다. 즉, 포크볼은 '떨어지는' 공이고 슬라이더는 '휘어지는' 공이다. 구속은 포크볼이나 커브보다 빠른 편. 브래드 릿지가 이 방면에서는 정말 제대로 휘어지는 슬라이더를 보여준다.

1.1.3 백도어 & 프론트도어 슬라이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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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규민의 프론트 도어 슬라이더.

백도어 슬라이더나 프론트도어 슬라이더는 구종이 아니라 던지는 방법에 가깝다. 우투수가 좌타자를, 좌투수가 우타자를 상대할 때 타자의 바깥쪽 볼로 보이던 공이 바깥쪽 홈플레이트를 스치듯이 들어와서 스트라이크가 되는 공을 의미하며, 같은 손 타자에게 이런 형태의 투구를 한다면 그건 이미 슬라이더가 아니라 스크루볼이다. 즉 반대 손 타자와 상대할 경우에만 백도어 슬라이더가 성립이 되는 것이다.

우투수가 우타자에게, 좌투수가 좌타자에게 몸쪽 볼로 보이다가 홈플레이트로 빠져나가는 공은 프론트도어 슬라이더라고 한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슬라이더 자체가 같은손 타자를 상대할 때 자주 사용하는 구종이라 프론트도어 슬라이더라는 말은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우리나라에선 한 때 위와 같은 공을 백도어 슬라이더라고 지칭하고 타자의 등 뒤에서 들어오는 공이라는 해석으로 이상하게 전파된적이 있지만 여기서 지칭하는 백도어, 프론트도어는 타자와 바로 마주보는 홈플레이트 면(몸쪽)을 프론트도어(앞문), 반대쪽 면(바깥쪽)을 백도어(뒷문)라고 하는 것이다. 절대 항문이 아니다.

제대로 구사만 된다면 타자의 입장에선 볼로 보이기 때문에 꼼짝없이 당하기도 하지만 제대로 구사가 안됐을 경우엔 한복판에 그대로 꽂히는 행잉 슬라이더가 되어, 제대로 통타당하기 쉬운 위험한 구종으로, 1988년 월드시리즈 1차전에서 당대 최고의 마무리였던 오클랜드의 데니스 에커슬리커크 깁슨에게 백도어 슬라이더를 구사했다가 드라마틱한 끝내기 홈런을 맞은 적이 있다.

비슷한 형태의 백도어 커터를 종종 구사하는 투수들도 있다. 대표적인 선수는 마리아노 리베라이며[5], 2010년 ALCS에서 클리프 리가 양키스의 알렉스 로드리게스를 루킹 삼진으로 잡아냈던 구질도 바로 이 백도어 커터.
김병현도 잘 구사했던구종이다. (영상 추가바람)

2 샌드위치의 일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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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게 먹을 수 있는 작은 사이즈의 샌드위치를 말한다. 모닝빵 또는 비슷한 크기의 을 사용하고 고기 패티가 들어간 '미니사이즈 햄버거'를 가리키는 경우가 많다.

주로 파티 음식이나 도시락 등 간식으로, 또는 애피타이저로도 먹는다.

3 노바2 전용 소형 인간형 다리부품

발에 롤러가 2개씩 붙어 있으며 롤러스케이드 타듯이 걸어가는 게 특징이다. 기존의 오리지널, AR 유저들에겐 특이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나름대로 쓰일 정도로 무난한 아이템 중 하나다.

  1. MLB에서도 슬라이더는 여전히 탈삼진률이 가장 높은 구종이다.
  2. 그냥 슬라이더 그립을 쥐고 손가락에 평소보다 힘을 강하게 준다는 생각으로 눌러서 던지면 슬라이더를 던질 수 있다. 포심 패스트볼을 던질 때와 큰 차이가 없지만 비교적 낙차와 변화폭은 적은 컷 패스트볼, 즉 커터와 비슷하게 된다.
  3. 주자 3루 상황에 와일드피치가 나오면 선발투수는 그냥 1점 내주는 상황이지만 마무리 투수에게는 블론세이브가 기록될 수 있있고 팀의 승패가 결정될 수 있는 위급한 상황이다.
  4. 애초에 현장 용어라기보다는 실황 파워풀 프로야구 등의 게임에서 파생되어 일본야구팬들 사이에 쓰이게 된 용어로, 보통은 고속 슬라이더(高速 スライダー)라 한다.
  5. 사실 리베라는 커터만으로도 갖가지 기상천외한 볼배합을 이끌어낸다. 그런 커터가 무브먼트도 적지 않고 구속도 빠르면서도 코너로만 짝짝 들어가서 배트를 부러뜨리니 타자들은 미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