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 빛공해 논란

IE001233349_STD.jpg

1 개요

대한민국에서는 교회 십자가 등 종교 상징물의 조명에 대해서는 특별히 규제하고 있지 않다. 그래서 LED 조명을 단 십자가의 밝은 조명이 인근 주택까지 비쳐서 주민들이 불면에 시달리는 등 빛공해로 인한 고통을 겪고 있다.

뿐만 아니라 도시의 미관을 해치는데 크게 일조하고 있는데, 밤에 드라이브를 하거나 아파트 옥상 등지에서 내려다보면 도시 곳곳에 달린 붉은 십자가의 모습은 마치 공동묘지를 연상시킨다. 오죽했으면 한국에 처음 온 외국인들이 밤에 도시 곳곳에서 붉게 빛나는 십자가를 보고 한국에는 공동묘지가 왜 이리 많냐(...)며 기겁하더라는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유머가 돌았을 정도.[1]

2 이력

개신교 신자인 이명박 대통령 재임기간인 2008년과 2012년에 옥외광고물 등의 인공 조명에 대한 법률 및 시행령이 개정되었지만, 여기에서 종교 시설물은 빠진 것이 원인이다. 2008년 7월 9일 통과된 <옥외광고물 등 관리법 시행령> 개정안에서는 '종교시설에서 비점멸 전기를 사용해 설치하는 종교 시설물'을 옥상간판의 허가범위에 넣어서, 십자가에 깜박이는 조명만 달지 않는다면 어떤 조명이든 설치할 수 있게 되었다.[2]

2011년 4월, 이만의 당시 환경부 장관은 '밤하늘에 개신교 예배당 십자가만 가득 보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발언하였다. 이에 보수 개신교 교단들은 '십자가를 끄는 것은 교회를 부정하는 것'이라면서 강력하게 반발하였다.[3][4] 보수 개신교계를 대표하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엄신형 당시 대표회장은 '십자가 불빛을 제한하겠다는 것은 기독교를 희미하게 만들겠다는 속셈이기 때문에 한국 교회의 이름으로 법제정 반대운동에 나서겠다'라는 입장을 밝혔다.[5] 반면 진보계 개신교 단체인 '새로운기독교운동연대'에서는 '예수의 모습처럼 빛도 이름도 없이 조용히 실천해야 한다'면서 이 법안의 원안통과를 지지하는 논평을 발표했다.[6]

4년 후인 2012년, <인공조명에 의한 빛공해 방지법> 시행령이 제정되었다. 그러나 여기에서도 개신교 예배당의 십자가와 첨탑은 제외되었다. 환경부에서는 개신교 예배당 십자가를 '광고 조명'으로 보고 시행령에 개신교 예배당 십자가를 포함했지만, 행정안전부 측에서 개신교 예배당 십자가는 광고물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법률 해석을 내려 개신교 예배당 십자가의 조명을 허용한 것이다. 행안부 측에서는 십자가가 교회 명칭 등 특정한 종교 시설을 나타내는 것이 아닌 상징물이므로 광고라고 볼 수는 없다고 주장하였다[7].

결국 개신교 예배당 십자가에서 얼마나 밝은 불빛이 나와서 얼마나 많은 주민들이 피해를 입던, 행정적으로 제재할 수 있는 근거가 사라진 것이다.

3 피해 사례

파일:VBLd2al.jpg
번쩍
서울 서대문구 북가좌동에 있는 장로회 소속 G교회는 거대한 LED 조명 십자가를 옥상에 설치하여 반경 10~20 미터까지 밝은 불빛이 비치는 실정이다. 사진으로만 봐도 눈아프다

4 합의 사례

안양시 기독교연합회에서는 안양시청과 함께 협력 사업을 펼치고 있다. 밤 11시부터 새벽 4시까지 교회 십자가 조명을 자발적으로 끄는 방안을 채택한 것이다. 연합회 관계자는 '교회 간 경쟁을 피하고 기독교 본래의 정신으로 돌아가자는 취지'라고 밝혔다.[8]

5 다른 종교의 사례

우선 절이나 성당은 교회보다 수가 적은 점[9]도 있지만(하지만 신도 수에서 불교는 개신교보다 많고, 천주교도 나날이 신자 수가 늘어난 상황이긴 하다.), 이들 건물은 그렇게 십자가 논란 및 다른 조명으로 문제시 되는 경우가 그리 없다. 성당도 야간 조명을 켜지만 이 항목에 나오는 예배당들처럼 문제시된 경우가 없다. 애초에 성당에서는 십자가를 성당 건축물의 일부 장식으로 볼 뿐 개신교 교회처럼 십자가 자체를 네온등이나 LED로 만드는 경우가 없다. 기껏해야 성당 건물 일부에 야간 조명을 켜거나 주위에 가로등을 세워두는 정도가 고작. 명동성당, 전동성당 등 그 자체가 사적지이고 관광지인 곳은 야간에도 방문객을 위해 어느 정도 조명을 켜 놓지만, 야간에 일반 지역 천주교 성당에 가 보면 불 켜진 데라고는 성당 마당에 반드시 있는 성모상 정도로, 다른 곳은 불을 다 꺼 놓아 컴컴해서 무섭기까지 하다. [10] 그 밖에 이슬람이나 다른 소수 종교같은 경우에는 모스크라던지 해당 건물에 야간 조명이 설치되어 있지만 역시 이 점으로 문제시된 경우는 없다. 국내에 모스크가 몇 개나 있겠나?

6 비슷한 사례

북한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서는 평양에 김일성과 김정일의 조형 동상과 주체사상탑같은 북한 정치의 핵심이자 사이비 종교화된 주체사상관련 조형물들이 몇 군데 있는데 이런 곳은 북한의 정말 엄청나게 열악한 전기 공급 상황에도 불구하고 1년 365일 그 없는 살림에도 당연하게도 주민 인권은 집어치운 독재왕조답게 일반 주민들이 전기를 못쓰더라도 여기에만큼은 추가로 돈을 들여 예비 발전기까지 구매, 비축시켜놓고 매일 하루도 빼놓지 않고 수십년동안 야간에는 잠시라도 조명 불빛이 꺼지지 않게 유지한다고 한다. 몇초라도 꺼지는 경우가 생기면 관계 책임자는 숙청(아오지)행 확정이기 때문이다.

  1. 먼나라 이웃나라 한국편에도 이 유머가 등장했었다.
  2. ‘십자가 불야성’ 이명박 정부 출범 뒤 합법화 - 한겨레
  3. 사실 '십자가를 끄는 것은 교회를 부정하는 것이다'라는 발언은 기독교 교리를 생각해보면 다소 안타까운 말이다. 예수가 직접 교회를 세우면서 어떤 악한 힘도 교회에 미치지 못하리라고 약속했는데, 겨우 십자가 조명 하나 끈다고 교회가 부정당한다니 예수가 얼마나 슬퍼하겠는가.(…) 십자가를 숭배하는 것인지 하나님을 숭배하는 것인지 모를 노릇.
  4. 그리고 애초에 개신교에서 십자가는 그냥 교단을 나타내는 상징 마크일 뿐이다. 가톨릭과 정교회에서도 십자가를 예수 그 자체로 여기지는 않고 다만 십자고상을 보며 예수의 죽음과 부활을 묵상하는 정도인데, 이런 개념을 우상숭배라며 부정하는 개신교가 십자가 조명에 집중하는건 자기 모순이다. 그리고 정작 가톨릭과 정교회에서는 십자가에 LED를 다는게 싼티 난다며 싫어하는게 함정(...)
  5. 한밤의 ‘십자가 빛’ 규제 논란… 이만의 환경 ‘제한’ 시사 - 국민일보
  6. 교회십자가 야간점등, 빛 공해 대상으로 제한은 당연 - 새로운기독교운동연대
  7. 야간 인공조명 규제대상에서 교회십자가 제외 - 연합뉴스
  8. 환경과 통계 꺼지지 않는 십자가 - 데이터뉴스
  9. 일단 절은 도심지보다 산에 많이 있고, 성당은 교회처럼 목사만 되면 누구나 만들고 십자가 세울수 있는 게 아니고 교구청에서 신자 인구 비례해서 철저히 성당 신축 숫자를 제한하므로 개신교 예배당처럼 난립할 수가 없다.
  10. 그나마 마지막 미사나 행사 끝나고 정문을 닫는 자정 이후 심야에는 불 다 끄는 성당이 많다. 사용하지 않을 때 쓸데 없이 불을 켜는 것을 전기료 낭비로 보기도 하며, 환경보호를 이유로 자원을 아껴쓰라고 말하는 입장이라 제법 철저하게 절전, 절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