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카 합중국 헌법

1 개요

미국 헌법은 본문 7개조, 수정조항 26개조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 중 원래의 헌법은 본문 7개조뿐이다. 본문 7개조는 국가 구성에 필수불가결한 요소만 간단하게 넣어서 만들었고, 실제 어쩌네 저쩌네 하는 부분은 대부분 수정조항이다. 이 수정조항이 미국 헌법의 특징인데, 어떤 헌법 조문이 개정되면 구 조문은 삭제되는 우리나라의 헌법과는 달리 미국 헌법은 무효화된 조항도 사라지지 않고 남아있다. 대표적인 예는 수정 21조에 의해 무효화돼버린 금주에 관한 내용을 담은 수정 18조. 이 외에 연방법원의 판례도 불문헌법으로 통용된다. 1787년 미합중국 헌법 제정자들을 가리켜 Founding Fathers(건국의 아버지들)라고 표현한다.

2 주요 조항

2.1 전문(前文)

우리들 연합주(The United States)의 인민은 더욱 완벽한 연방(Union)을 형성하고, 정의를 확립하고, 국내의 안녕을 보장하고, 공동의 방위를 도모하고, 국민의 복지를 증진하고, 우리들과 우리들의 후손에게 자유와 축복을 확보할 목적으로 미국(The United States of America)을 위하여 이 헌법을 제정한다.

We the People of the United States, in Order to form a more perfect Union, establish Justice, insure domestic Tranquility, provide for the common defence, promote the general Welfare, and secure the Blessings of Liberty to ourselves and our Posterity, do ordain and establish this Constitution for the United States of America.

첫 문장인 "We the People of the United States…"는 몹시 유명하다. 대한민국 헌법 전문의 영문판도 "We, the people of Korea…"로 시작한다.

2.2 조항

미국 국립문서기록관리청 홈페이지에서 원문을 볼 수 있다.# 한국어판의 경우 한국미국사협회의 번역을 참고하자. 미국 헌법 원문은 저작권이 없지만 번역문에는 저작권이 있으므로 취급 시 주의. 미국 헌법 문서인데 정작 헌법 원조항 문단이 부실하다.

2.3 수정 제1조

1791년 12월 15일 비준

Congress shall make no law respecting an establishment of religion, or prohibiting the free exercise thereof; or abridging the freedom of speech, or of the press; or the right of the people peaceably to assemble, and to petition the government for a redress of grievances.

연방 의회는 국교를 정하거나 또는 자유로운 신앙 행위를 금지하는 법률을 제정할 수 없다. 또한 언론, 출판의 자유나 국민이 평화로이 집회할 수 있는 권리 및 불만 사항의 구제를 위하여 정부에게 청원할 수 있는 권리를 제한하는 법률을 제정할 수 없다.

표현의 자유. 세부적으로는 언론 및 출판의 자유와 집회 및 청원의 권리에 관한 수정 조항이다. 아마도 가장 유명하고 가장 많은 판례가 나온 헌법 조항. 보통 영어로는 First Amendment to the United States Constitution이라고 하고 통칭 The First Amendment (또는 Amendment I)이라고 한다.

덧붙여 미국 수정헌법 제 1조는 어떻게 해서 이 조항이 만들어졌는지, 누가 제안했는지 등에 대해서 어떠한 자료도 남기지 않았다. 이 수정 헌법 제 1조가 만들어진 배경이나, 제안한 사람, 찬성한 사람들을 알게 되면 유권해석을 해서 다르게 해석할 여지를 줄 수 있기 때문에 모든 자료를 완전히 소멸시켰다고 한다. 그래서 지금은 수정헌법 1조가 어떠한 경로, 혹은 배경으로 만들어졌는지 알 수 없다. 이 정도로 철저하게 언론의 자유를 무려 200년 전에 생각했다니, 흠좀무.

그러나 이 종교 및 표현의 자유에 대한 수정헌법 1조의 조항에 대한 내용의 발생에 대한 미국 사학계의 주도적인 의견은 당시 미국의 데모그라픽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 당시 대개 유럽의 국가들은 주류 종교를 대상으로 한 국교 방식의 기독교적 정치체계를 가지고 있다 보니 헌법상의 종교의 자유가 명시하는 것은 사실 제한적으로 기독교 분파면 어느 분파를 막론하고 믿어도 될 권리를 명시했다는 것. 예를 들면 네덜란드계와 독일계가 믿던 개신교가 교파가 달랐고, 프랑스계 등은 가톨릭이었기 때문에 생기는 종교 갈등에 대해서 그딴걸로 싸우지 마라. 니들 유럽에서 실컷 싸웠잖아?라는 의미로 만들어진 조항이라는 것이다. 이것이 모든 종교의 자유로 확대된 것은 점점 아시아나 중동계 이민들이 늘어나면서 생긴 현상이다. 그 이전에 이런 헌법을 가지고도 원주민들을 거리낌없이 학살할 수 있었던 것은 사악한 샤머니즘을 믿는 이교도라고 생각했기 때문. 실제로 원주민들에게도 개종이 강제된 역사가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해서 종교의 자유가 초반에는 모든 종교를 포용한다고 볼 수는 없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며 실제로 미국법의 해석도 그랬다가 1950년대 이후에는 이것이 모든 종교의 자유로 보편화되었다고 보면 된다. 헌법은 일반법의 법원리를 제공하는 단서이기 때문에 가타부타에 대한 해석은 나중에 정해지는 경우가 많으며 이도 마찬가지였다. 즉, 실제로 1950년대까지는 기독교 경전이 제시한 원리에 반한다는 이유로 인종 간 결혼을 불허한다는 주법원의 판결이 있었고 이는 나중에 연방법원에 의해서 뒤집혔지만, 미국식 종교의 자유가 어떤 상황이었는지를 보여주는 가장 극명한 예시.

언론 출판의 자유 부분을 보자면, 미국 언론의 역사는 이 수정헌법 1조 해석의 역사라고 할 정도로 이 조항의 영향력은 막강했다. 그러나 이 부분도 약간의 흑역사는 배제할 수 없는데, 바로 매카시즘의 시대가 그것이었다. 공산 독재를 비판하는 흐름으로 가면서 내부 모순을 없애기 위해서인지 이 표현의 자유에 대해서 매카시즘 시대가 지난 이후에는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잘 보장하게 된 것도 사실이며, 그 보장에 대해서 실질적으로 미국사에 큰 획을 그은 사건이 터진 것도 사실이다. 워터게이트 사건이 바로 그것.

미국은 현재 이 조항에 의거해 세계에서 가장 광범위한 표현의 자유를 인정한다. 고인 드립, 패드립, 나치즘 찬양, 아돌프 히틀러 찬양 등도 허용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어린이가, 무고한 사람이 죽었는데 그 앞에서 잘 죽었다고 패드립을 해도 처벌할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이 수정 1조 때문이기도 하다.[1] 게다가 먼저 언급한 바와 같이 워터게이트를 비롯하여 클린턴 섹스스캔들 등 미국사에 있어서 이 언론자유의 영향하에 벌어진 역사적 방향의 전환점은 생각보다 많았다. 때문에 사실 미국내의 동향은 주류 언론사들 외에도 수많은 독립언론, 지방방송이 활동하고 있고 이들 역시도 상당히 정치적 근거를 가지고 있는데, 바로 그것이 이 수정헌법 1조인 셈이다.

"거침없이 말하라, 그것은 권리다"

2.4 수정 제2조

1791년 12월 15일 비준

A well regulated militia being necessary to the security of a free state, the right of the people to keep and bear arms shall not be infringed.

"잘 규율된 민병대(militia)는 자유로운 주의 안보에 필수적이므로 무기를 소장하고 휴대하는 인민의 권리는 침해될 수 없다"

저 유명한,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무기 소지권 조항이다.

지극히 애매모호한 표현으로 되어 있는데, 사실 여기서 말하는 민병대식민지 치하에서 영국의 통제하에 있는 상비군과 대비되는 개념으로, 미국인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구성된 일종의 의병 비슷한 조직이었다. 그런데 이 조항이 과연 민병대를 보유한 주의 권리인지, 아니면 시민 개개인의 권리인지는 애매모호하다.

2013년부터 샌디훅 사건 이후 이 조항에 대한 많은 토론이 있었는데, 현재 미국법상의 해석은 민병대의 구성과 개인이 생명과 주권, 재산의 보호를 위해 무기를 소지하는 권리는 별개라고 보는 것이 기본적, 즉 민병대 관련 여건이라고 주장하면서 총기 규제를 주장한 쪽이 압도적으로 발리면서(...) 외려 지금의 해석은 민병대 구성권과 무기소지권은 별개이다라는 쪽이 지배적이다. 어쨌건 전미총기협회(National Rifle Association)의 막강한 로비 덕택인지 이 조항은 잘 유지되고 있으며, 미국은 일반인들이 가장 쉽게 총기를 구입할 수 있는 나라 중 하나이다.

또한 현재 미국이 가장 골머리 앓고 있는 내부문제 중 하나이자 FBI의 주적 중 하나인 민병대 문제도 사실 이로부터 비롯되고 있다.

샌디훅 사건 이후 총기규제가 논란화 되면서 다시금 이 법안의 실질성이 논거된 적이 있는데, 그 결과 여러모로 해석된 내용을 보면, 애초에 수정헌법 2조가 다루고 있는 내용은 저항권이다. 달리 말해서 영국의 폭정에 시달린 미국 식민지 주민들이 우리는 무장하고 민병대를 구성해서 폭정(Tyranny)에 대항할 권리가 있다는 주장을 명문화 한 것이고, 따라서 현대적 관점으로 해석되는 방향도 비슷해서 정부가 폭정을 저지르면 시민들이 그것에 항거할 권리를 명문화한 셈이 된다. 조금 더 확장된 개념으로는 연방정부가 꼴통짓 하면 주정부가 항거할 권리를 의미하기도 하는데, 이런 모습을 가장 잘 보여준 최근 사례가 바로 지역 보안관서들의 오바마의 총기규제안에 대한 명령거부, 즉 항명 사건이다. 미국의 경우 지역경찰이 지자체에 의해서 운영되고 이 지자체들이 지역의 사법책임을 가지고 있기 깨문에 연방정부가 법안 시행을 명령하더라도 이런 식으로 항명할 수 있다.

이 법안에 대한 논쟁에서 주목할 점이 있다면 비 백인 보수주의계 이민자들 중에서 수정헌법 2조에 찬성하는 측은 바로 독재국가에서 난민이나 이민을 한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때문에 문명화된 사회에서 총기가 뭔 필요냐 VS 문명화가 되든 안 되든 정부가 미쳐 돌아가면 어쩔 거냐? 라는 논쟁이 대두될 수밖에 없어 사회안전망(Social Safety)과는 좀 다른 개념의 논점으로 가버린 지 오래. 때문에 최근 민주당 측의 총기규제안 주장에 있어서도 중점이 되는 것이 우리는 당신들의 수정헌법 2조 권리를 침해할 의사가 없다는 것이다. 좀 우스운 경우지만, 이번에 총기규제를 하겠다고 하자 반발한 쪽이 중도계층인 리버테리안들이 많았고 헌법권리의 침해라는 주장이 심각하게 대두되었기 때문이다.

아무튼 이는 다른 나라 헌법에서 찾아 보기 힘든 뭔가 독특한 저항권 명시 조항이다.

디시인사이드 주식갤러리에 이 조항에 대해 길게 토론한 글이 있다. 본문과 댓글을 읽어보면 어째서 총기가 필요한지 이해할 수 있을듯.
링크

2.5 수정 제 6조

In all criminal prosecutions, the accused shall enjoy the right to a speedy and public trial, by an impartial jury of the State and district wherein the crime shall have been committed, which district shall have been previously ascertained by law, and to be informed of the nature and cause of the accusation; to be confronted with the witnesses against him; to have compulsory process for obtaining witnesses in his favor, and to have the Assistance of Counsel for his defence.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명시한 조항.

2.6 수정 제 9조

1787년 9월 17일 비준.

The enumeration in the Constitution, of certain rights, shall not be construed to deny or disparage others retained by the people.

권리란 헌법에 명시하는 것으로 생겨나는 것이 아니라 원래부터 존재한다고 설명하는 조항. 만약에 이 조항이 없다면 헌법에 명시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상식적으로 당연한 권리도 침해될 수 있다. 사회적 약자의 권리 보장에 필수적인 조항이다.

대한민국 헌법 제37조 1항[2]에도 비슷한 조문이 있다.

2.7 수정 제13조

1865년 12월 비준.

1.Neither slavery nor involuntary servitude, except as a punishment for crime whereof the party shall have been duly convicted, shall exist within the United States, or any place subject to their jurisdiction.

2.Congress shall have power to enforce this article by appropriate legislation.

제1항은 노예나 강제노역 금지, 제2항은 말 안 들으면 때린다!라고 이해하면 되겠다.

노예제의 폐지를 선언했다. 대부분의 주들이 바로 비준했지만 켄터키1976년에 비준해 인류 역사를 100년 정도 늦게 따라오는 꼴통스러움을 만천하에 과시하였다. 그리고 이 켄터키를 압살하는 주가 바로 미시시피주인데, 2013년에 노예제 폐지를 비준#(...)하는 무시무시한 패기를 보여주었다.[3] 여담이지만 정작 미시시피는 흑인 인구가 가장 많은 주 중 하나다. 백인을 노예로 삼기 위함이라 카더라

2.8 수정 제18조

1919년 1월 비준.

Section 1

After one year from the ratification of this article the manufacture, sale, or transportation of intoxicating liquors within, the importation thereof into, or the exportation thereof from the United States and all territory subject to the jurisdiction thereof for beverage purposes is hereby prohibited.

Section 2
The Congress and all of the several States shall have concurrent power to enforce this article by appropriate legislation.

Section 3
This article shall be inoperative unless it shall have been ratified as an amendment to the Constitution by the legislatures of the several States, as provided in the Constitution, within seven years from the date of the submission hereof to the States by the Congress.

제1항은 음료용 주류의 제조, 판매, 운송 금지

제2항은 의회와 여러 주는 입법을 통해 법조항을 강제할 힘을 가진다는 것

제3항은 상정된지 7년안에 비준 되지 않으면 무효화됨을 명시

한 줄로 요약하면 금주법이다. 나중에 수정 제21조에 의해 무효화된다.

보통 권리와 의무 그리고 국가의 기본체계를 다루는 헌법에서 갑자기 금주를 강제하는 조항이 튀어나오기 때문에 아무래도 김이 새는 편이다.
  1. 출처 : "우리가 싫어하는 생각을 위한 자유" -미국 수정헌법 1조의 역사
  2. 국민의 모든 자유와 권리는 헌법에 열거되지 아니한 이유로 경시되지 아니한다. '헌법에 열거되지 아니한 이유'란 '헌법에 없는 이유(헌법에 정하지 않은 사유 = 헌법에 열거한 사유로만 경시할 수 있음)'가 아니라 '헌법에 없는 이유'란 뜻이다.
  3. 미시시피 사람들은 1995년에 이미 비준했지만 국가기록원의 기록이 꼬여서 2013년에 다시 비준작업을 한 것이라고 항변하지만... 1995년 정도로도 위엄은 이미 충분하다 못 해 넘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