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지태

• 신암행어사의 등장인물 아지태(신암행어사) 항목 참조.

1 후고구려 궁예의 신하

阿志泰

생몰년도 미상

청주 사람.

본래 아첨하기 좋아하고, 간사하고 악독한 성격을 가진 사람이었다. 궁예가 평소 남에게 참소(讒訴)하는 짓을 좋아 하는것을 알고는 궁예에게 마음을 얻기 위해 같은 고을 사람인 입전(笠全), 신방(辛方), 관서(寬舒) 등 세 사람을 참소하였으나, 해당 관청에서 수년 동안 판결이 나지 않자, 913년 왕건이 흑백을 가려 아지태의 자백을 받아냈고, 사건을 판결했다는 짤막한 기록이 전한다.

2 태조 왕건

이 드라마에서는 위의 기록에 언급된 사건과 왕건과의 관계가 재해석되어, 궁예에게 패도정치를 추구하도록 부추겨 결과적으로 궁예가 타락하게 만든 조연급 악역으로 거듭났다. 배우는 전작인 왕과 비에서 효령대군 역할을 맡은 원로배우 김인태. 아지태 등장 직전에 궁예는 미향의 사망, 신라왕실에 대한 분노 등으로 인해 마음이 흔들리고 있었는데, 그 아지태의 감언이설이 궁예의 약해진 마음을 사로잡으면서 궁예는 엇나가기 시작한 것이다.

44회 때 첫 등장. 전국 순행 중이었던 궁예가 청주 근처를 지나자 지역 호족들과 미리 마중나와 청주에 한 번 들려달라고 호소하면서 처음 모습을 드러낸다. 본래 청주 방문 계획이 없었던 궁예는 그들의 간곡한 호소에 마음을 바꾸어 청주로 향했고, 아지태는 궁예를 상대로 열심히 프레젠테이션을 하는데 성공해 궁예의 마음을 완전히 사로잡는다. 옆에 같이있던 왕건과 은부도 "아지태 쟤 쓸만한데요? 보통 인물이 아닌 듯 ㅎㅎ"하며 감탄하는 분위기였다.

궁예의 신임을 얻게 된 아지태는 중앙에 진출하게 되었고, 이 자로 인하여 이전까지 성웅으로써 잘 나가던 궁예가 본격적으로 엇나가기 시작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전까진 검소한 생활로 민심을 사로잡던 궁예에게 북벌, 즉 중원을 도모할 것을 부추기며 그의 마음에 들었다. 나아가 패서 호족들의 거점인 송악을 대신하여 철원으로 천도할 것을 권하고, 그 대대적인 공사에 앞장선다. 이 과정에서 자신의 사람들인 청주 사람들을 대규모로 동원했고, 도중에 종간과 은부가 획책한 암살 시도에 휘말리기까지도 했으나(65회)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뚝심있게 작업을 완수한다. 다행히도(?) 아지태는 전치 보름 정도의 중상에 그쳤고, 암살을 시도했던 자는 궁예 앞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그러나 궁예는 이미 누구의 음모인지 대략 눈치는 채고 있던 상황이었고, 은부에게 "아지태를 잘 보살펴라. 문제가 생기면 경에게 책임을 묻겠다."라며 경고를 했고 아지태는 병상에 누운채 은부를 향해 씩 웃었다. 이를 본 은부는 당연히 부들부들....

이후에는 주요 관직에 청주 사람들을 대거 등용하도록 하여 권력을 굳혀 나간다. 아지태와 궁예가 대화를 나눌때는 기존의 고구려계 신료들을 멀리하고 자신의 청주계를 가까이 할 것을 이야기 한다. 또한 궁예에게 화려한 모습을 갖추도록 종용해 철원 천도, 전쟁 등으로 국고를 탕진하게 만들었다. 게다가 자신의 정책으로 생긴 문제를 뻔히 알면서 궁예에게 이를 숨기는 간신의 면모도 적극 보인다.

그러나 아지태가 뻐꾸기를 날려대며 밀어 붙이던 북벌은 성과는 지지부진하고, 탕진된 국고로 인해 백성들이 굶어 죽는 일이 생기는데다 그 북벌 훈련장에는 어거지로 끌려온 노인들만 그 자리에 있고 젊은이들은 진작에 다 도망친 걸 궁예가 직접 목격하게 된다.

사실 궁예도 그를 완전히 믿지는 않았다. 작중 궁예는 한비자의 법가 철학에 깊은 관심을 보이는데 한비자의 이론을 술술 읊으며 압도적인 카리스마로 아지태를 눌러 버리는 장면이 있다. 이때 궁예는 자기 자신을 모르면서 남을 믿는 것은 군주가 절대로 금해야 할 행동이라고 강조한다. 실제로 궁예가 인사 과정에서 아지태에게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게 해준 것도 반역의 미끼를 물도록 유도한 것이다. 막강한 권력을 달라고 하니 주겠다. 그런데도 북벌의 성과가 없다면, 다음에는 네 목숨을 바치라는 의도. 궁예가 정신병으로 인해 의식이 희미한 가운데서도 여전히 예전의 명민함이 죽지 않았음을 알려주는 대목이다. 궁예의 이 의도를 알아챈 아지태도, 종간도 역시 폐하는 폐하라며 독백하였다. 물론 한쪽은 긴장하고 한쪽은 안도하는 반응(...). 아지태도 궁예가 왕으로 있는 이상 자신이 살기 위해서는 뭔가 성과를 내야 함을 잘 알고 있었지만 이미 태봉국의 국력으로는 무엇 하나 쥐어짜 낼 것도 없는 상황인지라, 마침내 청주 출신의 사람들을 규합하여 정변을 꾀하게 된다.

나중에는 궁예를 배반하려는 음모를 꾸미려다 발각되어 처형당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들 중 의형대의 일을 맡고 있던 입전과 신방이라는 사람들이 궁예의 관심법이 두려운 나머지 종간에게 역모를 고변하면서 발각된 것으로 나온다. 실제 사료에서는 아지태가 입전과 신방을 참소하였는데, 드라마에선 반대로 나온다. 역관광

여담으로 정변이 성공하면 자신의 역모에 가담한 강장자도 제거하려 하는 등,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수단이나 방법을 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준다.

죽기 직전에 왕건과 궁예를 이간질하는 발언으로 목숨을 구하려 하지만 궁예가 받아들이지 않았다. 오랫동안 종간을 비롯하여 신료들이 숨겨온 왕건과 황후 강씨와의 정혼 사실을 폭로하였고, 궁예에게 바른 말을 하다 처형당한 법상종의 고승 석총이 왕건이 충주에 있을 적에 만났던 사실도 폭로하였다. 아지태는 왕건을 출세를 위해 자신의 정혼녀를 바친 파렴치한 사람이자, 다음에 올 미륵을 꿈꾸는 반역자로 몰아붙이려 한 것. 즉 혼자 죽긴 억울하니까 다 같이 죽자는 물귀신 짓을 한 셈. 그러나 왕건은 오히려 아지태가 무리한 북벌과정에서 나타난 자신의 잘못만 인정한다면 낙향시키는 벌로만 끝내려 했다. 그렇지만 아지태는 자기 잘못을 인정하면 또 역사 타령을 하면서 오명으로 남게 될 것이라며 거부했고, 죽음을 피하지 못할 바에야 혼자서는 죽지 않을 것이며, 황후도 함께 죽이고 태봉도 멸망시킬 것이라고 왕건을 협박했다. 당연히 궁예 앞에서도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등 끝까지 발악을 하자 결국 왕건이 평결에서 아지태의 죽음을 내린다. 그야말로 확신범.

결국 '바른 말'을 하겠다며 궁예에게 이 미치광이 황제야! 너는 미쳤다. 그래, 이제 바른 말을 하마. 내가 모종의 사건을 꾀했다. 왜냐? 네놈이 미쳤기 때문이야! 그렇지 않았다면은 나는 북으로 갈 수 있었고 너와 함께 역사에 이름을 남길 수도 있었다! 불쌍하구나 황제야, 이제 넌 이미 미쳤다. 제국을 끌어나갈 힘도 없다. 결국은 왕건에게 다 내주게 될 것이다. 이 미련하고 불쌍한 황제여... 라는 돌직구 내지는 폭언을 날렸고, 이어 왕건이 아지태를 처형하면서 이 말은 유언이 되었다. 그간 왕건을 경계하던 종간조차 아지태가 왕건과 이 나라의 미래까지 저승길 동무로 삼으려 든다며 오히려 왕건을 변호했다. 결국 그의 유언대로 궁예는 왕건에게 모든 것을 빼앗긴다. 아지태는 자신이 돌아선 원인과 태봉 막장화의 원인을 전부 궁예의 탓으로 돌리며 발악했지만, 정작 궁예가 그렇게 된 원인을 제공한 것은 아지태 본인이었다.

하지만 궁예는 결국 석총과 아지태의 유언에 계속 얽매이고, 그들의 망령까지 보는 등 점점 더 심신이 망가져가면서 왕건을 의심하게 되고, 결국 장인인 강장자와 황후, 두 아들들까지 의심하여 살해하였다. 단 강장자는 권력욕에다 아지태의 뻐꾸기가 더해지자 넘어가 스스로 명줄을 재촉하긴 했다. 강장자가 아지태와 어울린다는 말을 들은 황후나, 강장자 자신이 권력욕을 드러내는걸 지켜 본 아내조차 그러다 큰일 난다고 만류를 했지만 그대로 밀어 붙이다가 결국 변을 당한 셈으로 이게 연쇄작용을 일으켜 강장자의 아내마저 목숨을 끊자, 황후마저 궁예를 저버리게 되고 결국 셋째 아들인 '순백'을 낳고 나서 기존의 두 아들들과 함께 궁예에게 죽게 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결국 살아서도 죽어서도 궁예는 물론 태봉을 망친 어그로꾼 간신 역할은 톡톡히 한 셈.

신암행어사의 아지태는 이 왕건에 등장하는 아지태로부터 모티브를 따온 것으로 보인다. 권력자의 마음에 든 것이나, 똘끼나, 나라를 망친 주역이나 여러모로 겹치는 바 있다.

2.1 캐릭터성

요약하자면 허황된 이상만 쫒아 남의 희생을 강요하는 간신배

아지태와 함께 지냈던 사람들(가령 박유라던지)은 아지태를 이상과 현실을 전혀 타협하지 않는 인물이라고 별로 좋게 보지 않았는데, 실제로 아지태는 허황된 이상인 북벌을 주장하며 무리하게 철원 공사를 추진하는등, 현실의 한계를 전혀 고려하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 그 북벌을 추진하는건 궁예이지만, 그걸 처음에 주장한 자는 아지태이니, 궁예나 아지태나 독선적이고 허황된건 마찬가지.

또한 궁예의 북벌에 힘을 보태주는 것처럼 보이나 그의 행동원리의 중심은 언제나 자신이었고, 궁예는 한때 후세에 위인으로 기록되는 자신의 꿈을 이뤄주리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잠시 몸을 의탁했을 뿐이다. 그 때문에 주인을 갈아타는 배신을 저지를 때조차 오히려 당당하며, 궁예가 암살미수 사건 이후 사경을 헤맬 때에는 왕건을 찾아와 그에게 보위에 오르라고 부추기는 모습도 보인다. 게다가 왕건조차 힘이 다하면 거리낌없이 버릴 것이라는 말을 왕건 본인의 면전에서 대놓고 한다. 그러나 왕건이 매번 거절했던 탓에 결국 완전히 적으로 갈라서게 되고, 궁예의 장인인 강장자와 손을 잡고 궁예의 아들들을 보위에 올리려는 역모를 꾸민다. 늘상 자신의 이름을 역사에 남기고 싶어함을 피력하며, 자신은 단순히 권력이나 재물을 추구하는 자들과 다르다고 하지만, 이러니 저러니 해도 결국 그 자신이 권력욕과 공명심에 불타는 간신, 간웅에 불과했다. 왕건이 그를 '간웅'일 뿐이라며 혹평하자, 오히려 몹시도 유쾌한 표정으로 '그거 좋지, 간웅 좋지'라며 흡족하기도 한다.

2.2 인간관계 및 주변 사람들의 평가

말그대로 최악. 사실 이 드라마에서 비중있는 조연들 치고 이렇게 까지 증오받는 인물은 드물다.

사람 볼줄 알았던 종간은 처음부터 아지태의 간신배성을 알아보고는 대놓고 그를 사악한 악당 취급했으며, 아지태가 천도 얘기라던지 북벌 얘기를 계속해서 꺼내서 민심을 흉흉하게 만들고 불안하게 만들다보니 패서호족들이나 다른 관리들 역시 아지태를 궁예를 홀리는 요상한 인물 취급한다.

더욱이 아지태를 일찍이 아지태와 동문수학한 사이로 설정된 박유도 처음 조정에 출사한 직후부터 아지태의 면전에다 대놓고 "앞으로 나의 행보는 자네의 횡포를 막는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고, 종간과의 대화에서 아지태를 못쓸인간이라고 대놓고 깔정도. 박유의 언급을 보면 아지태의 스승마저도 아지태를 위험한 인물로 취급한 것으로 보인다. 심지어 박유는 은부에게 아지태를 제거하고 궁예를 바로 잡기 위해서 왕건과 손을 잡으라고 권한다.

그리고 그 사람좋은 왕건마저도 아지태를 대놓고 싫어한다. 아지태가 궁예를 타락시킨것도 있고, 또한 옥에 있을때 아지태가 반역을 부추긴 것도 있으니, 그 신의와 충의로 똘똘뭉친 왕건이 아지태를 인간말종 취급하는 것도 당연지사. 가령 87화에 아지태가 찾아왔을때 대놓고 불편함을 드러냈으며, 88화에선 아지태가 또다시 반역을 제의하자 왕건은 대놓고 아지태를 비난한다. 그나마 같은 화에서 왕건의 참모인 태평은 아지태를 예사 인물은 아니라고 평가해주긴 했다만.

유일하게 협력(?)한 상대는 강장자이긴 하지만, 강장자는 권력욕에 눈이먼 아둔한 인물이고, 사실 아지태는 강장자를 소모품으로 봤으니 제대로된 협력 관계는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