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제목은 Annie Laurie(애니 로리)지만 애니나 로리 따위와는 진짜 아~무런 상관이 없다!!!
스코틀랜드의 고전 포크송 가운데 한국에 가장 잘 알려진 곡.
코리스가 부른 <Annie Laurie>.
사실 이 곡은 스코틀랜드에서 그다지 인기가 있는 곡은 아니다. 스코틀랜드 포크 음악계의 압도적이고 독보적인 최종보스라 할 수 있는 코리스의 앨범에 한 번 나오긴 하지만 주요 곡은 결코 아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이상하게 인기가 좋은데, 그 이유는 음악 교과서에 많이 수록되어 있기 때문(...) 실제로 한국 음악 교과서에 '스코틀랜드 민요(고전 포크송을 지칭함)'라고 수록되어 있는 곡들 가운데 거의 대부분은 스코틀랜드에서 인기가 있는 곡이 아니다. 대중 음악의 한 분야로서의 스코틀랜드 포크 가수들 사이에서는 더더욱...
엄밀히 말해 이 곡은 '민요', 곧 작자 미상으로 민중들 사이에서 구전되어 내려오는 노래라 할 수는 없다. 1834년 또는 35년에 작곡가인 앨리시아 스코트(Alicia Scott, 1810~1900) (또는 레이디 존 스코트(Lady John Scott))가 작곡한 가곡이기 때문. 가사는 윌리엄 더글러스(1672?~1748)라는 귀족 청년이 17세기 말에 지었으며, 이 곡에서 다루고 있는 여성인 애나 로리(Anna Laurie, 1682 ~ 1764)는 실제로 윌리엄 더글러스가 사랑했던 여자의 이름이다. 물론 애나 로리는 윌리엄 더글러스와 결혼하진 못 했다. 충공깽인 것은 애나 로리의 남편 이름이 알렉산더 퍼거슨(Alexander Ferguson)이라는 것!
참고로 숭실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를 모두 설립한 윌리엄 베어드 선교사의 부인 이름도 애니 로리 애덤스 베어드(Annie Laurie Adams Baird)라고 한다.
윌리엄 더글러스는 스코틀랜드 남부 덤프리스의 귀족인 로버트 로리의 딸 애나 로리를 사랑했다. 그런데 대부분의 드라마나 영화에서 나오는 뻔한 스토리 그대로, 로버트 로리는 윌리엄과 자기 딸이 결혼하는 것을 반대했다. 거기에 대한 이유는 세 가지였다.
1. 애나가 너무 어리다. 대략 10살 터울이었다고 한다.
2. 윌리엄의 성질이 너무 터프하다.
3. 아마도 이것이 결정적인 이유였을 것이다. 윌리엄이 재커바이트, 곧 명예혁명으로 영국 왕위에서 쫓겨난 제임스 2세를 지지하는 정치적 입장을 취하고 있었기 때문. 귀족들 사이에서 정치적인 이유로 결혼을 하거나 하지 않는 것은 흔한 일임을 고려하면 아마 1번과 2번은 그냥 핑곗거리였을 가능성이 높다.
아무튼 이루어지지 못한 사랑에 대한 절박하고 애절한 감정이 담겼기 때문인지 가사 자체의 분위기가 정말 환상적이고 우아하며 찬란하게 잘 묘사되어 황홀함 그 자체다. 가사의 아름다움을 유독 강조하는 까닭은 음악 교과서에 이 곡이 수록이 될 때 영어 가사를 그대로 쓰지 않고 한글 가사를 붙여서 수록을 하는데 대부분이 직역은 커녕 의역도 아니고 초월번역으로도 모자라서 아예 새로운 가사를 창작을 해 가지고 이 좋은 곡을 완전히 망쳐 놓고 있기 때문이다. 분명히 강조하지만 시는 완벽하게 번역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2 가사
Maxwelton's braes are bonnie, Where early fa's the dew, Twas there that Annie Laurie Gi'ed me her promise true. Gi'ed me her promise true Which ne'er forgot will be, And for bonnie Annie Laurie I'd lay me down and dee. Her brow is like the snaw-drift, Her neck is like the swan, Her face it is the fairest, That 'er the sun shone on. That 'er the sun shone on, And dark blue is her e'e, And for bonnie Annie Laurie I'd lay me down and dee. Like dew on gowans lying, Is the fa' o' her fairy feet, And like winds, in simmer sighing, Her voice is low and sweet. Her voice is low and sweet, And she's a' the world to me; And for bonnie Annie Laurie I'd lay me down and dee. |
3 해석
맥스웰튼 산비탈은 찬란하구나, 이슬이 일찍 내려와 있는! 그리고 그 곳은 애니 로리가, 나와 참된 약속을 맺은 곳이지. 무슨 일이 있어도 절대로 잊혀지지 않을, 참된 약속을 맺은 곳. 그리고 사랑스러운 애니 로리를 위해서라면, 나는 엎어져 죽을 수도 있어! 그녀의 이마는 마치 눈더미처럼 하얗고, 그녀의 목은 고니 목처럼 희고 길구나. 그리고 그녀의 얼굴은 찬란하게 빛나지! 지금까지 햇빛에 빛났던 그 어떤 것보다도. 지금까지 햇빛에 빛났던 그 어떤 것보다도 그리고 그녀의 눈은 짙은 파란색이야! 그리고 사랑스러운 애니 로리를 위해서라면, 나는 엎어져 죽을 수도 있어! 데이지 위에 맺혀 있는 이슬처럼, 그녀가 요정 같은 발을 내려놓지. 그리고 속삭이는 여름 바람처럼, 그녀의 목소리는 낮고 감미로워! 그녀의 목소리는 낮고 감미로워, 그리고 그녀는 내게 온 세상과도 같아! 그리고 사랑스러운 애니 로리를 위해서라면, 나는 엎어져 죽을 수도 있어! |
4 내용
대단한 문학적 비평 가치를 갖는 곡은 아닌 것이, 가사 전체를 보면 전부 다 사랑하는 애니 로리의 아름다움을 극찬하는 내용밖에 없다(...). 그러한 극찬의 정도가 번역해 놓은 것을 보면 알겠지만 거의 제 정신이 아닌 사람 같다! 사랑의 멋짐을 모르는 당신은 불쌍해요 짤방과 아주 적절한 조화를 이루는 내용.
1절을 보면 갑자기 맥스웰턴 산비탈 이야기가 나오지만 그것은 본론으로 들어가기 전에 잠깐 지나가는 이야기일 뿐. 그 곳이 아름다운 이유는 바로 화자가 애니 로리와 함께 참된 약속을 맺은 곳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참된 약속이란 17세기 당시 상황으로 봤을 때 약혼이라는 것에 대해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코러스를 보면 화자가 얼마나 애니 로리를 사랑하는지가 단적으로 드러난다. 애니 로리를 위해서라면 엎어져 죽을 수도 있다는 극단적인 표현까지 동원할 정도.
2절을 보면 애니 로리의 얼굴을 진짜 온갖 수사법을 다 동원하여 묘사하고 있다. 이 정도로 시적으로 묘사하는 것만으로도 화자가 애니 로리를 얼마나 사랑했는지를 알 수 있을 것. 애니 로리의 얼굴이 지금까지 햇빛에 빛났던 그 어떤 것보다도 더 아름답다고 했다. 태양계가 창조된 이후 46억 년 동안 태양이 빛을 비췄던 그 어떤 것보다도 애니 로리의 얼굴이 더 아름답다는 것은 애니 로리가 문자 그대로 최종보스라는 뜻. 도대체 얼마나 사랑하면 이런 표현이 나오는지 궁금해질 정도이다. 애니 로리의 눈이 짙은 파란색이라는 말이 나오는데, 실제 애니 로리 초상화를 보면 그렇게 되어 있다.
3절은 아마도 데이지 핀 풀밭에서 애니 로리와 데이트하는 상황을 묘사하고 있는 것 같다. 데이지 핀 풀밭을 따라 걸어가는 애니 로리의 발은 마치 요정과도 같고, 화자에게 속삭이는 애니 로리의 목소리는 낮고 감미롭다며 아주 우아하고 서정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시상은 'And she's a' the world to me' 에서 절정에 달한다. '그녀는 나에겐 온 세상과도 같아!' 만수르 전 재산을 준다고 해도 그녀와는 바꿀 수가 없다, 뭐 이런 뜻이다. 몰라 뭐야 그거 무서워...
5 특징
한국에 가장 널리 알려진 스코틀랜드 고전 포크송. 앞서 말했다시피 음악 교과서에 실려 있기 때문에 스코틀랜드 본토에서는 별로 유명한 곡이 아니지만 널리 알려지게 된 곡이다.
개신교 찬송가에는 애니 로리를 패러디한 찬송가가 실려 있다. 하늘 가는 밝은 길이 문서 참조.
여기 위키러들 가운데 이 곡을 아는 사람도 꽤 있을 것 같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음악 교과서에서 배운 <애니 로리>는 이 <Annie Laurie>의 선율만 빌려다 쓴 완전 짝퉁이라는 것이다! 음악 교과서에 실려 있는 한글 가사들은 원곡 가사의 서정적인 아름다움을 단 1%도 담아내지 못 하고 있는 문자 그대로 쓰레기 그 자체. 원곡이 17세기 스코틀랜드 영어로 되어 있어서 해석하기가 다소 어렵긴 하지만, 아래 바꿔 놓은 것을 보고서 한 번 제대로 음미해 보자. 정말 아름답고 우아한 곡이다.
Maxwelton's braes are bonnie, Where early falls the dew, It was there that Annie Laurie Gave me her promise true. Gave me her promise true Which never forgot will be, And for bonnie Annie Laurie I'd lay me down and die. Her brow is like the snow-drift, Her neck is like the swan, Her face it is the fairest, That ever the sun shone on. That ever the sun shone on, And dark blue is her eye, And for bonnie Annie Laurie I'd lay me down and die. Like dew on gowans lying, Is the fall of her fairy feet, And like winds, in summer sighing, Her voice is low and sweet. Her voice is low and sweet, And she's all the world to me; And for bonnie Annie Laurie I'd lay me down and die. |
그러니 좋아하는 이성 상대에게 고백하거나 작업 걸 때 부르기 아주아주 좋은 곡이다! 또한 이미 커플이라면 데이트 자리에서, 특히 남자가 여자에게 반드시 불러 줄 것을 강력하게 추천한다! 그리고 커플들이 솔로들을 향해 염장지를 때 주로 써먹는다는 사랑의 멋짐을 모르는 당신은 불쌍해요 짤방에 BGM으로 깔아 주어도 끝내 줄 듯(...) 물론 현재 솔로고 특별히 좋아하는 이성 상대도 없다거나 아니면 아예 연애를 포기해 버린 사람이라고 부르지 말라는 법은 없다. 가사 자체가 하도 우아하고 찬란하기 때문에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다.
6 이야기거리
금영,태진노래방에는 없고 지금은 거의 볼수없는 아싸노래방반주기와 SM브라보에 수록되어 있다. SM브라보에 수록된건 ASSA Dream21곡을 들고와서 그렇다. 번호는 아싸는 2495(Dream21은 30258), SM브라보는 415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