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 파실 혁명군

은하영웅전설의 등장인물 프란체스크 롬스키가 일으킨 신흥 정치세력 엘 파실 혁명정부의 실전 군대로서 탄생한 군사조직.

자유행성동맹군 원수 양 웬리가 총사령관을 맡고, 역시 구 동맹군 양 함대(제 13함대) 시절부터 그를 보좌해온 각급 지휘관들과 참모진들이 조직 중추에 앉아 신 은하제국군과의 실전을 통괄했다. 사실 깨놓고 말하면 양 웬리 함대가 이름만 탈바꿈한 격이다(…).

카이저 라인하르트의 재침공에 의해 자유행성동맹이 멸망의 위기에 처하자, 정치적 이상가들이 엘 파실 성계의 독립과 엘 파실 혁명정부의 탄생을 선언하긴 했지만 그들에겐 어떠한 힘도 없었다. 막말로 붕괴 직전의 동맹정부라 해도 지방 경비부대를 보내 진압할 수 있었을 정도였다.
그러던 중 그들은 양 웬리 원수 모살미수사건으로 도망자 신세가 된 양 웬리의 소식을 듣고, 그를 군사 지도자로서 극진히 모시겠다는 공식 발표로 양 일행을 붙들어놓는 데 성공한다. 사실 양은 여러 가능성을 열어둔 상황이었으나 결국 자금이 바닥나서 더 이상 활동하기가 어렵자 동료들의 의견에 따라 엘 파실에 합류하였다.

그 후 예전에 양이 지혜를 발휘하여 꼬불쳐둔(…) 인적, 물적 전력을 되찾고, 더군다나 말기 동맹의 상태에 실망한 동맹군 내의 일부 무리들이 양의 명성에 기대어 속속 엘 파실로 합류하면서 나름대로 그럴 듯한 군사력이 갖추어지게 된다. 그리고 다시 손에 넣은 철옹성 이제르론 요새를 근거지로 하는 총 함정수 2만 8천여 척 이상의, 규모로만 따지면 양 웬리가 지휘했던 군대 중 최대 규모의 군대, 그것이 바로 '엘 파실 혁명군'인 것이다!(…).

그러나 실상은 병력들은 그야말로 어중이떠중이들의 총 집합. 3만 척까지도 바라보는 우주함정의 대부분은 변두리 경비용 소형함이나 막 건조가 끝나서 시험운항도 안 한 함선 또는 곧 스크랩할 수준의 노후함이 대부분이었다. 실제 함대전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는 상태 괜찮은 순양함 이상의 주력함들은 2만 척 약간 넘는 정도였고. 비텐벨트-파렌하이트 함대를 격파한 다음엔 2만 척을 밑돌았다고 한다.
이런 녀석들이 마술사 양 웬리의 능력과 그 휘하의 참모진들의 보정에 힘입어, 멀쩡한 주력함만 20만 척 규모로 이제르론 회랑에 쇄도해온 제국군을 잘 막아내었을 뿐 아니라 신제국의 공신급 제독을 둘이나 전사시켰으니 대단한 일이다. 제대로 된 함대 규모만 비교해도 1:10인데...

아무튼 후에 양과 롬스키가 지구교에 의해 살해당한 후, 엘 파실 혁명정부가 냉큼 해체되자 마찬가지로 혁명군도 해체의 길을 걷게 된다. 그러나 양을 중심으로 굳게 뭉쳤던 '양 사단'의 멤버들은 포기하지 않고 자신들이 중심이 되어 이제르론 공화정부의 깃발을 다시 내걸기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