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초의 신부
곰 같은 마누라
웅녀(熊女)는 말 그대로 '곰 여자'라는 뜻으로, 단군신화에 나오는 환웅의 아내이자 단군의 어머니를 가리킨다.
1 설명
한국 최초의 모에화!!
신화에 따르면 웅녀는 본래 곰으로, 호랑이와 함께 인간이 되기를 바라서 환웅을 찾아갔다. 환웅이 시키는 대로 동굴에 들어가서 21일 동안 쑥과 마늘을 먹고 인간이 되었다. 호랑이는 도중에 도망쳐서 인간이 되지 못했다.[1]
이이화는 곰은 농사를 짓던 부족을 상징하고 호랑이는 사냥하던 부족을 상징한다고 가정했다. 신화에 대입하자면, 유입 세력과 곰 부족이 결탁에 호랑이 부족이 밀린 것이다.
'곰이 변신한 여자'라 하여 '웅녀'라는 이름이 붙었고, 환웅과 결혼하여 단군을 낳게 된다. 환인 및 환웅과 마찬가지로 이후의 행적은 나타나지 않는다.
사실 호랑이 입장에선 조금 억울할 수도 있는 게, 애초에 곰은 잡식동물이고 호랑이는 육식동물이니 당연히 곰이 더 유리할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곰은 아프면 알아서 약초를 주워먹는 습성이 있어서(…)
2 신화학적 해석
신화적인 내용으로는 그렇고 학술적으로는 토테미즘과 관련된 것으로 보고 있다. 가장 유력한 학설로 이병도의 학설이 존재하고 있는데, 간단히 설명하면 환웅은 다른 곳에서 이주해 온, 하늘[2]을 숭배하던 세력을 상징하고, 웅녀는 곰 토템을 숭배하던 토착 부족을 상징하며, 호랑이는 호랑이 토템을 숭배하던 토착 부족을 상징한다는 것이다. 호랑이 부족은 환웅이 이끄는 신세력과의 융화에 실패하고 몰락한 반면 곰 토템을 숭배하던 부족은 성공적으로 융화하여 발전된 사회를 이루게 된다는 내용이다. 여기에는 천손 신앙(선민사상)과 지모신 신앙이 담겨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동예(東濊)는 호랑이를 숭배했다고 한다. 그래서 몰락한 호랑이 부족이 옮겨가서 세운 나라라고 보는 견해도 있다. 물론 이걸 단군신화의 파편이라고 보기에는 너무 근거가 없어서 무작정 연결짓기도 어렵다. 흥미로운 건 사실이지만.
위의 설에서 부연되는 주장에 의하면, 쑥과 마늘은 신세력이 배포한 율령이나 그들이 파견한 관리였을 거라는 주장을 하기도 한다. 혹은 쑥과 마늘이 벌레를 쫓는 효과가 있고 잡신을 쫓는 효과가 있다는 전승 또한 있다는 점에 착안해, 이를 제의적 의미로 해석하는 경우도 있다.
또 다른 해석으로는 쑥 자체가 북방 유라시아 지역과 아메리카 지역의 영초였고 쑥이 부인병[3]에 효험이 있는 만큼 여성성을 나타내고 있다는 해석도 존재한다. 또 마늘 20개에서 굳이 20개인 이유는 손가락과 발가락의 개수를 모두 합치면 20개로 사람을 나타내는 수라고 한다. 결국 쑥과 마늘을 종합적으로 본다면 여성성과 사람을 상징한다는 해석. 또 한편으로 고려 시대까지만 해도 한반도에 마늘이 들어오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잘 알려진 '마늘'이 실제로는 같은 산(蒜)으로 표현되는 달래라는 설도 존재한다.
엄연히 인간이 된 거니 수간과는 다르다.
외국인이 좀 더 직설적으로 신화를 해석한 그림도 있다. 깨알같이 웅녀의 이름을 국립국어원식 한국어 로마자 표기법대로 썼다.. 이쪽은 곰이 사람으로 변한 게 아니라 곰의 가죽을 찢고 나온(!!) 걸로 그려졌다. 탈피?!
3 관련 신화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신화인 단군 신화에 등장. 그 외에도 몇몇 신화나 전설에서, 동명이인(?)이 등장한다. 주목할 점은 단군신화 외의 신화에선 웅녀의 취급이 좋지 못하며 사실 단군신화에서도 소원을 이루긴 했지만 상당히 수동적인 역할이란 점이다.
어떤 남자가 나무하러 갔다가 암콤에게 잡혀 굴에서 동거한다. 몇 해 동안 남자와 곰 사이에 새끼 2마리가 태어난다. 자식을 낳은 후 안심하고 곰이 굴을 비운 사이 도망쳐 배를 타고 강을 건넌다. 뒤늦게 알게 된 곰이 따라와 자식을 죽이겠다고 위협하지만 남자는 가버린다. 곰은 두 자식을 물에 던지고 자신도 몸을 강물에 던진다. 곰이 죽은 후부터 배가 뒤집히는 일이 자주 일어난다. 사당을 지어 곰을 위로해 주자 그런 일이 그쳤다.출처 |
다음은 영남지방의 봉화산 암콤이란 전설이다.
봉화산 꼭대기 커다란 소나무 아래 암콤이 살고 있었다. 암콤은 사람이 되는 것이 소원이어서 백일 기도를 올려 예쁜 소녀가 된다. 이 웅녀는 사냥할 때 곰으로 변신할 수 있는 능력이 있었는데, 길을 잃고 쓰러진 사냥꾼을 구해준다. 웅녀의 강요로 둘은 굴 속에서 동거한다. 1년 후 웅녀의 경고를 무시하고 사냥꾼은 처자식이 그리워 도망친다. 사실을 알게 된 웅녀는 사냥꾼을 찾아 헤매다가 소나무 아래 목을 매 죽는다. |
어찌 보면 해피 엔딩을 맞은 건 환웅과 결혼한 웅녀밖에 없다….
4 기타
이후 절치부심하던 호랑이 일족도 마침내 신라 말기에 인간으로 변신하는 도술을 터득하게 되나, 비극으로 끝났다.(삼국유사 '김현감호(김현이 호랑이를 감동시키다)'의 내용). 호랑이 일족의 인간 동경은 끊이지 않았는지, 조선시대에는 자신이 동생이라고 주장하는 나무꾼에게 사기당하는 사건까지 발생하였다
웅진의 옛 지명인 곰나루에 얽힌 전설 역시 인간과 암곰 사이의 결합에 대해 다루고 있다. 여기에서는 변신하지 않은 곰이고 비극적으로 끝난다. 다만 이 전설이 단군신화와 어떤 연관성이 있는가에 대해서는 이렇다 할 증거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