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 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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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련에서 만들어져 버려진 방사성 동위원소 열전기 발전기

우주탐사선의 전력원으로 사용되는 방사성 동위원소 열전기 발전기(RTG: Radioisotope Thermoelectric Generator)가 대표적인 원자력 전지이다. 구조는 간단하게 방사성 동위원소 물질 덩어리와 여기에 부착된 열전쌍(thermocouple)으로 이루어져 있다. 방사성 동위원소가 붕괴하면서 발생하는 열이 열전쌍에 전달되면, 열전쌍을 이루는 금속들 안의 전자들이 열운동을 하면서 온도차에 의한 제백 효과에 의해 전류가 생겨 전력이 생산된다. 온도차가 클수록 많은 전력이 생산되므로 방열판 등 폐열을 배출할 수단이 필요하다. 차세대 방식으로 발전 효율과 출력을 높이기 위해 열전대 대신 스털링 엔진을 이용하여 기계적으로 발전기를 돌리는 방식도 쓰이고 있다.

RTG는 주로 태양 빛이 약해서 태양전지를 쓸 수 없는 태양계 외곽의 우주 탐사선의 동력원으로 쓰인다. 파이어니어 10호, 11호보이저 1, 2호, 카시니 등 화성 보다 먼 행성을 탐사하는 각종 우주탐사선에 쓰였다. 그 외에는 아폴로 계획에서도 달 표면의 관측장비들의 전원으로 쓰였고 화성 탐사선 바이킹 1,2호와 2012년 8월 6일 화성에 착륙한 큐리오시티도 원자력 전지를 동력원으로 하고 있다.

특히 화성탐사선 큐리오시티에 원자력 전지를 쓴 이유는 작은 태양전지로는 소비전력이 커서 감당이 되지 않고 원자력전지의 폐열을 탐사선 자체의 온도유지 난방에 써서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쓸 수 있기 때문이다. 화성은 태양빛은 충분해 스피릿과 오퍼튜니티 등 종래의 화성 탐사선은 태양전지를 사용하기도 했는데 태양전지판에 먼지가 쌓여 출력이 점차 저하되기도 하고 또 모래폭풍 등 화성의 기상이나 계절 변화 때문에 운영이 중단되기도 하는등 문제도 적지않았다.


장기간 안정되게 열을 공급해야 하므로 적당한 길이의 반감기를 가져야 한다. 반감기가 너무 짧으면 당연히 수명이 짧고, 너무 길면 단위시간당 에너지가 적어진다. 또한 경량화를 위해 가능한 얇은 차폐막으로 방사능 차폐가 가능한 것이 바람직하다. 이러한 기준에서 플루토늄 238(위 사진의 빨간색[1] 물질)이 가장 흔하게 쓰이고 있다. 플루토늄 238은 실로 RTG최고의 연료로, 알파선만 방출하여 몇밀리미터만 차폐시키면 되는 편리한 연료이면서 반감기 88년 정도로 상당히 많은 에너지를 수십년 정도 장기간 일정하게 발생시킬 수 있다. 플루토늄238은 핵무기의 재료로 쓰이는 플루토늄239 와는 다른 물질이어서 핵무기 제조에는 쓸 수 없지만 만드는 과정은 비슷하게 둘다 우라늄 원자로의 재처리로 추출해낸다.

NASA의 우주탐사선용 원자력전지도 대부분 플루토늄 238 을 연료로 사용해 왔는데 이게 생산시설의 유지비가 비싸서 미국은 1988년 이후로 생산을 중단해 재고가 거의 없다. 지금은 원자력 전지 2대 만들기에도 좀 부족한 양 밖에 남아있지 않다. 당분간 생산 재개도 쉽지않고 러시아도 생산을 중단해 수입도 어렵다. 그래서 2011년 발사된 주노(탐사선)는 목성 탐사선으로는 최초로 원자력 전지 대신 커다란 태양전지를 사용하고 있다. 지구보다 5배 더 태양으로부터 먼 목성궤도에서의 태양전지 출력은 지구궤도에서의 출력의 4% 밖에 안된다. 그나마 목성이 만만(?)해서 망정이지 똑같은 문제로 토성보다 멀리 천왕성, 해왕성 너머로 떠나겠다는 탐사선들은 전지 문제 때문에 죄다 예산도 못받고 보류되는 형편이다.

위에 버려진 것처럼 보이는 원자력 전지에는 스트론튬 90이 들어가 있다. 스트론튬 90은 베타선을 방출하여 X선을 부산물로 내놓기 때문에 방호벽이 좀 두껍다. 출력은 용도에 따라 다르지만 수십 와트 정도이다.

출력비(출력 대 무게 비, W/kg)가 리튬 이온 전지의 100분의 1 수준이니까 그리 효율적인 전력원이라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화학전지와는 달리 어떠한 조건에서도 반감기가 될때까지 수십 년 동안 안정된 전력을 공급해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다만, 시간이 지날 수록 붕괴된 동위원소의 양이 증가하면서 발생하는 열이 감소하며, 열전대도 망가지기 때문에 시간이 갈수록 서서히 출력이 떨어진다. 예전엔 페이스메이커용으로도 사용된적이 있다. 2003년 이 페이스메이커를 차고 다니는 사람이 50~100여명이 남아있다. 현재의 페이스메이커의 전력원은 리튬 전지.

현재 대한민국 몇몇 곳에서 차세대 전지로 연구중. 2020년까지 휴대폰이나 노트북 전지로 사용 가능하게 하는것이 목표. 연료는 주로 방사선 니켈. 그러나 원자력 전지의 경우 효율이 리튬전지보다 더 떨어진다... 효율이 리튬전지보다 더 떨어지는데 개발하는 이유는 리튬전지와 달리 원자력 전지의 경우 어떠한 상황에서도 꾸준히 일정한 전기를 생산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중요한건 원자력 전지를 관리도 안될정도로 마구 뿌리는것도 문제이다. 예전에 소련에서 무인등대를 돌리기 위해서 RTG를 마구마구 만들어냈는데, 그동안 기록누락등으로 인해 기록에서 지워진 RTG들이 생겨났다. 그게 저 사진에 나온 RTG이다.

실험적인 사례로 대형화하여 잠수함용 AIP로도 제안되었지만 도입된 실례는 없다. 원자력 터빈 수준의 출력은 안되고(10노트 정도) 도입하기 위한 정치적 난이도는 정통파 원잠과 비등비등하기 때문인 듯.

서브컬쳐에서의 등장

데즈카 오사무 화백의 대표작인 철완 아톰의 세계관에 등장하는 동력원. 1980년도 부터 사용되었고 계산기(..)에도 사용된다는 설정이다.(..) 작품내에 묘사되는 모습은 그냥 좀 굵은 건전지. 동방몽시공에 등장하는 루코토의 동력원도 이 전지이다.

시즈마 드라이브의 모티브가 아닐까 추정되는 물건.[2]

폴아웃 시리즈에서도 원자력전지가 등장하는데, 폴아웃의 세계관에서는 화석연료가 이미 20세기말에 고갈되는 바람에 대체연료로 원자력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바이오디젤이 더 효율적이지 않을까?[3][4]그탓에 관련기술이 많이 발달한 탓인지 위의 크기와는 비교도 안되게 작아졌는데, 건전지라 부를만큼 작아졌지만, 무게는 꽤 무거운편. 대전쟁 이전 미국에서는 일반가정용 건전지처럼 쓴것으로 추측[5]되며, 게임내에서 사용할수는 없지만, 폴아웃3의 DLC Point Lookout에서는 문샤인의 재료(?!)로 쓰이고 폴아웃: 뉴 베가스의 DLC Dead Money에서는 시에라 마드레 카지노의 칩을 복제하는데 금속부품2개와 전지1개로 조합가능. 여담으로 레이저무기들의 탄약인 마이크로 퓨전셀, 에너지셀, 일렉트론 차지팩도 원자력 전지와 비슷하게 전쟁전에는 건전지대체품으로 보급이 된듯한데, 이쪽이 차라리 더 정상적이다... 또한 파워 아머의 동력원 역시 이 원자력 전지라는데, 도대체 어디에다 꽂는지 알수없다...등짝에다 전지같은걸 끼얹나? 근데 작은 크기라 어디든 장착할 수 있을 것 같기는 하다. 폴아웃 4에서는 파워 아머 후면에 전지를 끼울 수 있는 공간이 생겼다.

소설 및 영화 마션에서는 화성탐사 미션인 '아레스 미션'에서 실제 탐사팀이 보내지기 전에 미리 귀환용 화성상승선(MAV)를 보내놓는데 탐사팀이 올때까지 화성상승선이 자체적으로 기능 유지 및 연료 제조를 위한 동력원으로 플루토늄 원자력 전지를 사용하며, 원래 탐사팀이 도착하면 즉시 매립하도록 되어 있지만 아레스 3 미션에서 낙오한 주인공 마크 와트니가 다시 파내어 장거리 이동시의 보온용으로 사용한다.(로버 전력의 절반을 히터가 잡아먹는다.)
  1. 자기자신의 방사능 붕괴 에너지로 가열되어 달아오른 것.
  2. 여기서는 대형 손전등에 사용하는 네모난 전지 크기정도로 작아졌다. 원자력에 올인한 세계의 기술이라서 그런듯. 하지만 무게는 엄청 무겁게 설정되어있다.
  3. 폴아웃: 뉴 베가스에서는 넬리스 공군 기지에서 부머들이 바이오디젤을 자체적으로 정제해서 쓰긴 한다.
  4. 또한 옥수수의 가격 폭등의 큰 이유중 하나가 바이오디젤인것을 감안하면 석유를 대체할 정도로 바이오디젤을 생산한다면 전지구적인 식량난이 불어닥칠것을 어렵지 않게 예상해볼수 있다.(...) 바이오디젤은 어디까지나 보조용이지 주류로 자리잡기엔 대가가 너무 크다. 실제로 폴아웃에서는 미중전쟁 직전 미국전역에 대기근이 발생하는등 원자제의 공급문제역시 존재한다. 그렇다면 타국이 존재하지 않느냐는 말도 있지만, 폴아웃 세계관에서 유럽과 아프리카, 중동은 미중전쟁이 벌어지기도 전에 핵 전쟁으로 체제가 붕괴되었고 남미는 이미 황폐화된지 오래이다. 결국 방향은 원자력밖에 없었던것.
  5. 폴아웃 세계관의 전등같은걸 보면 원자력 전지가 하나씩 붙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