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커맨

1 고대에 있었다고 전해지는 인신공양 제단

위커맨이란 버드나무(wicker) 가지를 엮어 만든 거대한 사람 모양의 허수아비로, 이 안에 살아있는 사람과 짐승 등을 가두고 불에 태우는 인신공양 제의를 말한다.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갈리아 전기'에 따르면 이 허수아비는 켈트 족의 사제인 드루이드들이 사용했다고 하며, 버드나무 가지를 엮은 거대한 허수아비 안에 제물이 될 사람과 동물을 넣고 불에 태워 제의를 올렸다고 한다. 카이사르 이외에도 키케로 등 로마의 저명한 인사들이 그들의 눈에 비친 '야만인'의 인신공양에 대한 기록을 남긴 바 있지만, 이 위커맨에 대해 기록을 남긴 것은 카이사르와 '스트라보'라는 지리학자 두 사람뿐이다.

하지만 이러한 기록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유물이 발견된 바가 거의 없으며, 현대에 들어서는 위커맨은 실존하지 않았고 그에 대한 기록은 켈트족과 자주 충돌했던 그리스나 로마 인들이 악의적으로 서술한 것이라 보는 견해가 있다.

현대에는 스코틀랜드의 일부 지방에서 억새 태우기 같은 축제의 일부로서 시행된다. 물론 안에는 아무것도 없이 위커맨 혼자 태워진다. 특유의 기괴한 성격 때문에 아래의 영화같이 창작물에 영감을 주기도 한다.

페이트 그랜드 오더에서는 쿠 훌린(캐스터)의 보구로 나온다.

2 영화 The Wicker Man

상위항목 : 컬트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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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3년작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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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작 포스터.

2.1 개요

The Wicker Man. 1973년작. 영국 영화이다.
데이비드 핀너(1940~ )가 1968년에 쓴 Ritual라는 소설이 원작이며 각본은 안소니 쉐퍼, [1] 감독,공동각본은 로빈 하디[2] 주인공 닐 하위 역에 에드워드 우드워드, 영주 서머아일 경은 크리스토퍼 리가 연기했다. 크리스토퍼 리는 제작에도 참여했다. 드루이드교를 다룬 영화 중에서 가장 컬트적이고 큰 인기를 가지고 있는 영화다. 개방적인 성풍속과 고대 원시 종교 특유의 이상한 풍습들을 덤덤하게 다루고 있어 전체적으로 기괴한 분위기를 자아내는데, 이 점에 반한 팬들도 많다.

축제를 즐기듯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이교도 특유의 일상적인 모습들이 많이 비춰지는데다가 서정적인 음악들도 특유의 괴이한 분위기를 배가시키는 데 한 몫을 했다. 참고로 이 영화에 삽입된 음악들은 옛날부터 전해 내려오는 노래들[3]과 함께 기독교가 전파되기 이전 고대 유럽의 문화에서 힌트를 얻어 작곡된 포크송들이 주를 이룬다. 하지만 서정적인 멜로디와는 달리 가사 내용은 제법 음란한 것들이 많다고 한다(…). 삽입곡 중 유명한 것은 여관 주인의 딸 윌로우가 주인공 하위를 유혹하는 장면에서 부르는 'Willow's Song'.[4]

원래 러닝타임은 120분이었으나, 나중에 99분으로 잘리고 개봉시에는 87분까지 잘리는 굴욕을 겪었다. 나중에 95분까지 복원되기는 했지만 나머지 네거티브 필름은 어느 도로에 묻혀있다는 소문이 있었다. 그러다가 2013년에 위커맨의 현재 판권을 가진 스튜디오 카날에서 나머지 네거티브 필름을 발굴했다고 발표했는데 많은 이들의 기대와는 달리 120분짜리 완전판이 아니라 95분짜리 판본이라고 한다. 복원한 버전은 영국에서 상영 직후 DVD 및 블루레이로 출시됐다.

이것은 위커맨이 당시 열악한 상황때문에 다양한 판본과 상영시간으로 편집되어 여러 나라와 다른 루트를 통해 각각 유통된 데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그러한 판본조차 망실된 사정에 기인한 것이다. 이번에 발굴한 것은 1977년에 미국 극장용으로 편집된 95분짜리 편집본으로 당시 상당한 인기를 끌었는데도 그 편집본조차 망실되었는데 이번에 그것을 발굴했다는 말인듯.

영화 제작 당시 여러모로 여건이 상당히 좋지 않은 상황이었다고 알려져 있다. 당시는 영국 영화계에 있어서 최대의 위기라고 불릴 만큼 제작여건이 열악했는데, 제작 예산이 상당히 빠듯하게 잡힌데다 빠른 시일 내에 작품을 완성하라는 회사 측의 압력까지 있었던 탓에, 작중의 배경은 초여름인데 정작 촬영은 가을에 하는 웃지 못할 일이 생겼다. 게다가 제작사인 브리티시 라이온은 본작이 개봉되기도 전에 EMI에 매수되기까지 했다.

크리스토퍼 리는 당시 드라큘라 역으로 큰 인기를 모으면서 이미지가 그 쪽으로 고정되었는데, 본인이 특정 캐릭터로 이미지가 고정되어 버리는 것을 상당히 싫어했기 때문에 연기의 폭을 넓히고자 기존에 연기한 적이 없었던 전혀 새로운 역할을 맡아 출연한 것이 바로 이 영화라고 한다. 덧붙이자면 노 개런티로 출연했다고 한다.

2006년에 미국,독일, 캐나다 합작으로 닐 라부티 감독 [5], 니콜라스 케이지 주연의 리메이크작이 개봉되기도 했으나 관객들 사이에서 호불호가 많이 갈렸고, 현지 평론가들 사이에서도 혹평이 쏟아졌던 졸작으로 평가되었다. 무엇보다 4천만 달러로 만들어져 전세계에서 3880만 달러 흥행에 그쳐 실패한 가장 큰 원인은 원작 특유의 기괴함을 제대로 살려내지 못해서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며, 극이 진행될수록 초반의 긴장감과 스릴러다운 분위기가 점점 희석되고 전개가 지루해지는 점도 평가를 깎아먹은 요인이 되었다. 결국 그해 골든 라즈베리 어워드에 작품상과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그런데 리메이크작 중간에 나오는 "Not the Bees!!(벌만은 안돼애애애!)"나, "How'd it get Burned!?"라는 대사는 이 영화의 명대사로, 영화 존재 자체가 잊혀진 현재까지도 미국에서 합성요소로 쓰이고 있다. [6]

주연을 맡은 니콜라스 케이지의 연기에 대해서도 평이 엇갈린다. 그런대로 봐줄만 하다는 의견도 있는 반면 일부 관객들은 코미디 연기를 하는 것 같다며 거부감을 보이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한편 리메이크 영화가 공개될 당시, 후속작으로 'Cowboys for Christ'라는 로빈 하디가 직접 쓴 소설이 발매되었고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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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엔 당시 83세 노령인 하디가 직접 메가폰을 잡고 각본도 같이 써 위커 트리라는 제목으로 영화화되었으나 평은 좋지 않다. 그리고 이게 그의 유작이 되었다.

2.2 내용

2.2.1 1973년

주인공은 스코틀랜드경찰 닐 하위. 일개 순경 주제에 비행기까지 몰줄 아는 먼치킨(…)이다.[8] 또한 독실한 가톨릭 신자이면서 철저한 금욕주의자. 어느 날 그는 한 소녀가 실종되었다는 내용이 담긴 익명의 편지를 받게 되고, 소녀의 행방을 찾기 위해 외딴 섬 서머아일로 향한다. 하지만 서머아일 섬은 고대 드루이드교 신앙을 믿는 주민들이 모여 사는 곳이었고, 소녀의 행방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와중에 섬의 기괴한 풍습들[9]을 하나씩 마주하면서 주민들과 종교적인 문제로 갈등을 빚게 된다.

그러던 중 하위는 섬의 수장인 서머아일 경으로부터 섬에 얽힌 이야기를 듣게 된다. 본래 서머아일 섬은 기독교를 믿던 곳이었으나, 서머아일 경의 할아버지 대에서 흉년이 계속되자 기독교 신앙을 버리고 옛날부터 믿어 왔던 고대 원시종교 의식으로 회귀하였고, 그 이후로 섬에는 다시 풍요가 찾아오고 서머아일은 사과의 명산지가 되었다는 것.

한편 섬 주민들은 곧 다가올 5월 축제 준비로 분주한 가운데, 하위는 사라졌다는 소녀가[10] 축제의 인신공양 제물로 희생되었든지 아니면 이번 축제에서 희생될지도 모른다는 의문을 품게 되고, 흉년이 든 해의 축제에서는 희생제의가 거행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마침 그 해는 섬에 흉년이 찾아온 터라 하위는 소녀가 인신공양의 희생 제물이 될 지도 모른다는 것을 확신하고 소녀를 구하기 위해 분투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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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스카라망가 크리스토퍼 리...아니, 사루만의 모습은 여기서 나오는 것이다(!)
참고로 이 스틸샷은 엄청난 스포일러를 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임팩트 때문에 위커맨하면 반드시 나오는 스틸샷이 되었다. 위커맨과 크리스토퍼 리가 너무 인상적이어서 그런데, 위커맨 몸체를 자세히 보면 주인공 하위가 갇혀있는걸 알 수있다.

결국 하위는 행방불명되었다던 소녀를 구하기는 했으나, 서머아일 경은 인신공양의 제물이 될 사람은 하위였다며 이 모든 것은 그를 섬으로 끌어들여 제물로 바치기 위한 함정이었다고 털어놓는다. 축제의 제물은 어린 소녀가 아니라 아래와 같은 조건을 갖춘 사람이어야 했는데,

동정이며 올곧은 마음가짐의 소유자이고, 독실한 이교도[11]여야 하며, 왕(여왕)의 대리인으로서 스스로의 의지로 이 섬에 와야만 한다.

즉 하위는 이 조건들을 모두 만족시키는 최고의 희생제물이었던 셈. 그는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서 신앙을 위해 동정을 지키고 있었고, 고지식한 사고방식과 신앙 탓에 섬 주민들의 이교 신앙과 마찰을 빚었다. 또한 경찰, 즉 정부의 공무원이라는 그의 신분이 여왕의 대리인임을 입증하며, 사라진 소녀를 찾기 위해 자신의 의지로 섬을 찾아왔기 때문이다.

결국 이들의 함정에 걸려든 하위는 나무를 엮어 만든 거대한 허수아비 안에 갇혀 불타 죽게 되고, 섬 주민들과 서어마일 경은 불타는 허수아비를 바라보며 노래를 부른다. 하위는 그 와중에도 하느님을 찾으면서, 서머아일경과 마을사람들을 저주하며 죽어간다. 허수아비 안에 갇혀 끝까지 찬송가를 부르고 성경 구절을 외치는 하위의 모습과 불타는 허수아비를 바라보며 명랑한 곡조의 영국 민요 'Sumer Is Icumen In'을 부르는 마을 사람들의 대조가 섬뜩함을 배가시키는 장면.[12] 이 엔딩은 만화 자살토끼에도 패러디된다.

결말은 여기서 감상 가능하다. 6분 부터 사루만서머아일 경의 기도 후 불타는 장면이 나온다.

2.2.2 2006년작

형사 에드워드는 고속도로 순찰 도중 교통사고 현장을 목격하게 되는데, 이 때 차 안에서 불에 타 죽어가던 어느 모녀를 구해내지 못한 일로 인해 죄책감으로 괴로워한다. 그러던 중 전처 윌로우로부터 딸 로완이 사라졌다며, 사라진 딸을 꼭 찾아달라는 편지를 받고 지난날의 과오를 만회할 기회라고 생각해 그녀가 살고 있다는 서머아일 섬을 찾는다.

그러나 에드워드가 찾아간 섬은 전통적인 모습을 간직하고는 있지만 어딘가 기묘하고 기분나쁜 분위기를 풍기는 곳이었고, 섬의 주민들은 에드워드의 수사에 비협조적인 태도를 취하면서 그를 못마땅해한다. 마을 사람들의 비협조로 수사가 난항을 겪는 와중에 에드워드는 로완의 행방을 쫓으면서 섬에 얽힌 끔찍한 비밀과 마주하게 되는데....

사실 엔딩에서 니콜라스 케이지는 불타 죽은게 아니라 고스트 라이더가 되었다고 카더라[1][13]

2006년판의 엔딩장면 바로 전 장면.. 주인공 에드워드가 잡혀서 위커멘 안에 넣어지기까지의 과정이 나와있는데, 중도에 망치로 다리를 부러뜨리는 장면이나 머리에 그물망 모자 씌워놓고 벌떼를 안에 집어넣어 중독시키는 장면 등이 있는데 이런 거 못 보는 사람들은 안 보는게 좋다.[14] 덤으로 에드워드가 갇힌 위커맨에 불 던지는 아이는 다름아닌 실종되었다는 아이 로윈. 아이가 불을 던지면서 에드워드를 올려다보고 웃는 장면이 소름끼친다.

2.3 기타

라디오헤드 Burn the Witch 뮤직비디오에서 영화 내용을 요약했다. [2]
  1. 1926~2001,알프레드 히치콕프렌지슬루스로 유명하다.
  2. 1929~2016년 7월 3일 타계.
  3. 한 예로 엔딩에서 서머아일 경과 마을 사람들이 부르는 'Sumer Is Icumen In'은 중세시대부터 전해 내려온 영국 민요.
  4. 여담으로 윌로우 역의 브릿 에클랜드는 바로 다음 해 영화 '007 황금총을 가진 사나이'에서 본드걸 '메리 굿나잇'으로 출연하는데, 이 영화의 악역을 크리스토퍼 리 경이 맡는다.
  5. 너스 베티나 남성 전용 회사 등으로 유명하다.
  6. 이런 리믹스도 있다.(...) 원곡은 "Higedriver - 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
  7. 단 소재만 동일할 뿐 위커 맨 본편하고는 크게 상관없다. 누설 보면 불가능하다 기독교 신자인 미국인 가수를 주인공이며 작중 배경은 에딘버러.
  8. 하지만 외국에는 자가용에 준할만큼 소형 경비행기가 흔하고 비행학교도 많아서 비행사 자격을 따는 것이 우리나라와는 달리 상당히 쉽다. 미국같은 경우에는 자가용 비행기로 출퇴근하는 사람들도 드물지 않을 정도.
  9. 감기에 걸린 아이에게 살아있는 개구리를 입에 넣었다 빼게 하거나, 처녀 생식을 위해 알몸의 소녀들이 춤을 추며 모닥불 위를 뛰어넘어 다니는 등
  10. 그동안 섬 주민들은 하나같이 소녀가 이 섬에 없으며, 이미 죽었다고 말해왔다.
  11. 즉 섬 주민들이 믿는 원시종교 이외의 종교를 믿는 자
  12. 이 장면에서 하위가 섬 사람들에 맞서 부른 찬송가의 가사는 시편 23편(영화에서는 첫머리의 '주님은 나의 목자 나는 무서울 것이 없어라' 까지만 나왔음)이다.
  13. 참고로 이 부분에서 섬 주민들이 "The drone must die"라는 말을 반복해서 외치는데, 이는 작중의 배경이 되는 섬에서 남자들의 취급이 수벌과 동급이거나 그 이하 수준으로 시궁창이기 때문이다(drone이 수벌이라는 뜻).
  14. 특히 벌떼가 얼굴에 들러붙는 장면이 꽤 징그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