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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이닝(inning)을 먹는 사람(eater)". 말 그대로 이닝을 잘 먹는 투수를 일컫는 말이다. 선발 투수로 뛰면서 긴 이닝을 소화해 주며 불펜의 과부하를 막는 투수들을 가리킬 때 주로 쓰인다.
불펜투수 중에도 많은 이닝을 던지는 이닝이터 타입의 선수가 있는데, 미국에서는 보통 Rubber Arm(고무팔)이란 용어를 쓴다. 한국에서도 강철팔, 고무팔 등의 용어를 쓰기도 하며 주로 노예라는 표현을 쓴다. 그리고 이건 지나치게 자주 나오는 계투에게 쓰는 말이고, 출장이 일정하고 이닝을 많이 소화하는게 기본인 선발 대상으로는 거의 쓰지 않는다. 선발이어도 이 분이나 이 분 정도면 노예 맞다
2 역사
초창기의 야구에서는 구원투수라는 개념이 없고 선발 투수가 끝까지 던지는 경우가 많았으며, 야수들의 전체적인 수준차가 컸기 때문에 투구수 관리가 쉬워 선발이 많은 투구를 하기 용이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타격의 상향평준화와 보직 분업화로 선발 투수가 경기를 끝까지 책임지는 모습은 점차 보기 어려워지고 있다. 정확한 잣대는 없지만 팀이 가진 경기 수(즉, 규정이닝) 1.5배 이상에 해당하는 이닝을 던진 경우 이닝이터로 보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이렇게 계산하면 5선발 체제인 한국과 미국에서는 경기당 7.5이닝을 소화해야 하며, 6선발 체제로 운용되는 일본프로야구의 경우 평균 9이닝에 가까운 피칭... 즉, 전 경기 완투를 할 각오로 던져야 해야한다... 시즌 전체로 보자면 162게임을 치르는 MLB의 경우 243이닝이라는 충공깽스러운 수치가 나온다. 게다가 현 MLB 사이영 컨텐더들이 대체로 220~240이닝 사이로 던진다는걸 생각하면 1.5배라는 수치는 현대야구에서는 지나친 조건이라 보는게 맞다. 최근엔 이닝이터들이 워낙 줄어들다보니 MLB에서는 규정이닝의 1.25배인 200이닝을 던지면 이닝이터로 대접해주는 편. 예를 들어 2012년에는 200이닝 투수가 MLB 전체에 31명이었는데, 이는 한 팀당 한 명 꼴이란 말로 곧 한 팀의 에이스 노릇을 했다고 할 수 있는 수치다. 물론 ERA 등의 비율스탯을 파고들어가면 꼭 그런 건 아니지만.
게다가 200이닝이라는 기준도 쉬운게 아니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에이스급 선발 투수라도 출장할수 있는 경기는 최대가 35경기다. 그나마 이건 이론상이고 부상이 없다고 해도 실제로는 30경기 전후, 많아야 33경기 정도다. 이런 상황에서 200이닝을 넘었단 소리는 출장한 경기에서 적어도 6이닝 이상씩 던졌다는 소리다. 게다가 선발이라도 초반부터 대량실점을 하면 내릴수 밖에 없으니 실점 역시 어느정도 억제해야 한다. 즉, 한 시즌동안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으면서 전경기 퀄리티스타트를 할 정도로 던져야 한다는 것. 퀄리티 스타트의 최소 조건인 6이닝 3자책점은 경기 하나만 놓고 보면 현대야구 기준으로 선발 투수로써 평균, 본전정도의 경기 내용이긴 하다. 다만 어떤 날은 약한팀 만나서 완봉도 하지만 어떤날은 강타선을 만나 평소보다 많은 피안타와 실점을 기록할 때도 있는식으로 경기마다 경기내용이 얼마든지 달라질수 있는 선발투수의 특성상 이러한 본전치기를 시즌내내 계속한다는건 분명 어려운 일이다. 그렇기에 이닝이터 소리를 듣는 투수는 스터프의 부족으로 인해 에이스(1~2선발)는 못 하더라도 선발 투수로 뛰는데는 부족함이 없는(3~4선발) 투수라고도 할 수 있다.
162경기를 소화하는 메이저리그에서 200이닝이 기준이라면 KBO도 같은 비율을 적용해 볼 수 있는데, 초창기에는 6구단에서 18명이 넘는 팀당 3명의 이닝 이터들이 있었으나 점점 줄어들어서 현재는 팀당 1명 정도다. 다만 외국인 농사를 잘한 팀은 일시적으로 3~4명까지 늘어나기도 한다.(예: 100경기 123이닝, 133경기 164이닝)
3 희귀성
이닝이터가 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절대 많이 던질 수 있다고 이닝이터가 되는게 아니다. 제아무리 강철팔을 지닌 투수라도 투구수가 일정 갯수를 넘어가면 갈수록 구속이든 구위든 현격히 떨어지는 만큼 많은 이닝을 먹으려면 투구수관리가 반드시 필요하다. 물론 로이 할러데이처럼 120구 이상 던지는게 일반적이라는 괴수들도 있지만 그런 선수들도 구위 떨어지는건 어쩔수 없는 일이다. 과거 다니엘 리오스가 9회까지 강속구를 뿌려대자 김성근 감독이 "정상이 아니다. 9회까지 150㎞의 공을 던진다는 게 믿을 수 없다"며 의혹을 제기한 적이 있다. 물론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사실이지만 리오스는 이 다음해 일본에 진출해서는 약물판정을 받았으며, 복용 후 1년 정도는 양성반응이 나오는 특성으로 한국에서도 약물을 사용했다고 여겨진다.
이외에 경기운용능력과 내구성도 중요하다. 제아무리 막 올라온 선발투수라도 대량실점을 하게되면 당연히 내릴수밖에 없다. 바꿔말해 이닝 이터 소리를 들으려면 실점은 해도 대량실점은 피할수 있게 집중타는 안 맞는 요령이 필요하다는 소리. 게다가 제아무리 한 경기에서 많은 이닝을 소화한다해도 경기수 자체가 적으면 시즌 전체의 이닝소화력은 떨어질수 밖에 없으니 한 시즌을 완주할수 있는 내구성과 회복력도 필요하다. 1경기 100구, 4일 휴식의 개념은 현대 야구의 선발운영의 기준중 하나지만 체력이 안돼서 4일 쉬고 나왔을때 100% 회복이 안되면 그런 선수는 장기적으로 팀의 중심 선발이 될 수 없다.
이런 이닝 이터는 당연히 선발에 가장 적합하며 투수를 아끼는 데 가장 도움이 되는 중요한 전력 중 하나라고 볼 수도 있지만, 한편으론 투수를 혹사시킨다고 감독을 까게 만드는 원인이 되기도 하며 선수의 선수생명을 감축시키는 원인이 될 수도 있다.
4 유명한 이닝이터들
4.1 KBO
- 삼미 슈퍼스타즈의 장명부: 1983년 시즌 소화 이닝이 427⅓이닝에 달한다. 당연히 한국프로야구 역대 한 시즌 최다 소화 이닝.
- 롯데 자이언츠의 최동원: 5년 연속 200이닝, 1984년 한국시리즈 5경기 40이닝을 소화했다.
- 롯데 자이언츠의 윤학길: 통산 100완투기록의 보유자. 당연히 이 기록은 통산 최다 기록이다. 또한 200이닝 이상을 소화한 시즌이 6번으로, 이것도 최다 기록이다.
- 한화 이글스의 정민철: 전성기인 1992년 ~ 1999년까지 200이닝 이상을 소화한 시즌이 4번이나 되는 등, 도합 219경기 1,503이닝(경기 당 6⅔이닝)을 소화했다.
- 현대 유니콘스의 정민태: 많이 묻히는 사실이지만, 최동원과 더불어 5년 연속 200+이닝을 기록한 둘밖에 없는 투수다.
- 두산 베어스의 다니엘 리오스: 6시즌 동안 1,242이닝으로 연평균 200이닝을 넘게 던졌고 4년 연속 200+이닝을 투구했다. 하지만 이것은 약의 힘을 빌어 기록한 것이라는 의혹이 있다.
- LG 트윈스의 봉중근: 2008년부터 2010년까지 매년 170이닝을 소화하며 3년 내내 이닝 순위 5위권에 들었지만, 팀은 3년 동안 비밀번호를 연장했을 뿐이고 봉중근 개인은 3년 연속 윤석민상을 수상했다.
- 한화 이글스의 류현진: KBO 리그 유일무이한 MVP&신인왕 동시 수상자이자 KBO 리그 출신 최초로 메이저 리그에 진출한 류현진의 능력도 능력이지만, KBO 리그 시절의 가혹한 소속팀 때문에 류현진은 이닝 이터가 될 수밖에 없었다.
- 롯데 자이언츠의 송승준 2009시즌 3연속 완봉승에 2008시즌부터 2013시즌까지 매 시즌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을 지키며 150이닝-100탈삼진 이상을 기록했지만 의외로 묻힌다.
- 넥센 히어로즈의 브랜든 나이트: 2011시즌 넥센으로 이적한 이후로 2013년까지 선발 로테이션을 거른 적이 없으며, 소화 이닝이 170이닝 이하로 떨어져 본 적이 없다.
- 전 한화 이글스의 대나 이브랜드: 팀의 안습한 상황 때문에 가려졌지만 의외로 172이닝을 소화했다.
류현진 제 2시즌 - 롯데 자이언츠의 조쉬 린드블럼: 2015시즌 롯데에 외국인 선수로 입단하여 210이닝을 소화하며 이닝수 1위를 기록했다.
4.2 해외
- 일본프로야구의 1선발. 일본 프로야구는 6선발이 기본이기 때문에 6일 간격으로 등판하는 경우가 잦다. 그래서 이쪽은 문화 자체가 1선발의 이닝 이팅 능력이 기본이라고 생각한다. 대표적으로 이쪽의 케이스도 있고 하니…. 거기에 일본의 시즌 최고투수에게 주는 사와무라상의 7가지 선정 기준 중 하나가 한 시즌 10완투였다.[1]
- 뉴욕 양키스의 CC 사바시아
-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의 금강불괴 저스틴 벌랜더 2014시즌까지 8년 연속 200이닝 이상 소화.
-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마크 벌리 2014시즌까지 14년 연속 200이닝 이상 소화했고 이는 그렉 매덕스와 타이 기록이다.
- 前 워싱턴 내셔널스 리반 에르난데스
-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로이 할러데이, 클리프 리
- 시애틀 매리너스의 펠릭스 에르난데스
-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브론슨 아로요
- 그렉 매덕스 커리어 통산 5,008⅓이닝소화, 1991~1995시즌 5년 연속 소화 이닝 1위, 14년 연속 200이닝 이상 소화. 여기서 기준을 190이닝으로 낮추면, 데뷔 3년차인 1988시즌부터 은퇴시즌인 2008시즌까지 21시즌 연속으로 190이닝 이상 소화. 통산 5000이닝을 넘긴 투수들의 경우 300이닝을 소화한 시즌이 한두번은 있기 마련인데 매덕스는 300이닝을 넘긴 시즌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5000이닝을 돌파했다. 더 충격적인 사실은, 1994~1995시즌이 리그 파업으로 인한 단축시즌이라 각시즌에 선발 출전한 경기수가 30게임이 안되는데도 불구하고 두 시즌 모두 200이닝을 넘겨버렸다는 것.
문자 그대로 충공깽 -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애덤 웨인라이트
- 샌디에고 파드리스의 제임스 쉴즈 2014시즌까지 8년 연속 10승 이상 200이닝 이상소화를 달성했다.
- 놀란 라이언 커리어 통산 5386이닝. 27시즌동안 평균 199.1이닝을 던진 것이다! 위 목록에 있는 마크 벌리가 2014시즌까지 던진 만큼 더 던져야 라이언의 통산 이닝에 근접할 수 있다. 더 놀라운 것은 그 엄청난 이닝소화를 하고도 선수 말년[2]까지 150km대의 구속을 유지했다는 것. 그것도 선발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