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러드 다이아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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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red Mason Diamond (재러드 메이슨 다이아몬드)

아마추어(?) 문화인류학자이자, 조류학자이자, 역사학자인 프로 생리학자(?). ...그러나 아무도 이 사람이 생리학자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모두 이 사람을 문화인류학자로 생각한다.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생리학으로 박사학위를 받고 UCLA에서 생리학과 지리학 교수로 재직 중에 있다. 그의 대표작 총, 균, 쇠는 조류학자라는 그의 본업은 떠올릴 수 없을 만큼 지리학에 충실한 모습이다.

1937년 미국에서 출생했으며, 캠브리지 대학에서 생리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캘리포니아 주립대(UCLA) 의과대학에서 생리학 교수로 재직 중이며, 1964년부터 뉴기니를 주 무대로 조류생태학을 연구하고 있는 조류학자다. 생리학으로 과학 인생을 시작한 그는 조류학, 진화생물학, 생물지리학으로 영역을 확장해나갔다.

학문에 대한 열정이 대단한 사람으로 보스턴에서 태어나서 아버지의 뒤를 이어서 의사가 되려고 의학을 공부했지만 일곱 살 때부터 취미였던 새 관찰 때문에 대학교 4학년 때 생태학으로 전공을 바꾸고 대학원에서 생리학을 공부하다가, 언어학자가 되기 위해서 자연과학을 포기할 뻔한 적도 있다. 결국은 생리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고 생리학자가 되었으나...

...포기했다던 새 관찰, 언어학, 지리생태학과 진화생물학에 대한 취미 생활을 계속 이어나가서 본업인 의학 대신에 뉴기니에 눌러 앉아서 조류학자가 되어 버렸다. 그리고 거기에 눌러 앉으면서 새만으로는 성에 안 찼는지 사람에 관심을 가지고 덕질의 목록을 늘린 결과 문화인류학과 역사학까지 섭렵하게 되었다. 거기다 라틴어, 그리스어, 독일어, 프랑스어, 러시아어까지 구사하는 어학능력까지 겸비했다. 이러면서 《디스커버리》, 《네이처》, 《내추럴 히스토리》등 같은 과학잡지에 글을 올리면서 인기 멀티사이언티스트의 반열에 오르고, 이렇게 쌓은 덕력을 폭발시킨 첫 작품 《제3의 침팬지》를 내놓는다.

인간과 동물의 차이, 인간다움에 대해서 논의한 《제3의 침팬지》는 세계적인 인기를 끌게 되고 재레드 다이아몬드는 큰 명성을 얻게 된다.[1] 《제3의 침팬지》로 과학 대중화에 공로한 기여로 영국 과학출판상과 미국 LA 타임스 출판상까지 타게 된다. 여기서부터 다이아몬드의 주 관심사와 편안하면서도 재미있는 글솜씨가 나타난다.

《제3의 침팬지》의 성공 이후에 다이아몬드는 뉴기니인 친구인 얄리가 던진 질문인 "당신네 백인들은 왜 그렇게 많은 화물[2]을 만들 수 있습니까? 우리도 그렇게 될 수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대답으로 다이아몬드 최고의 걸작이라고 할 수 있는 《총, 균, 쇠》를 쓴다. 《제3의 침팬지》가 전공과 약간이나마 관련이 있었고 자신의 여러 관심사를 집대성한 작품이라면 《총, 균, 쇠》는 순전히 문화인류학으로 써서 세계적인 돌풍을 몰고 왔다. 《총, 균, 쇠》로 또 영국 과학출판상에 '97 퓰리처상 일반 논픽션 부분까지 수상했다. 《총, 균, 쇠》의 성공으로 이제 이 부분에서는 누구나 인정하는 본좌가 되었으나 아무도 더 이상 이 사람을 생리학자로 생각하지 않게 되었다. 심지어 《총, 균, 쇠》에서도 본인이 생태학자라고 했으나 뭐... 덕분에 스스로 정체성의 위기를 느꼈는지 어땠는지 모르지만 자신의 전공인 생리학과 관련하여 인간의 성 생태에 대한 내용인 세번째 작품 《섹스의 진화》를 내놓았으나 왠지 공기화 되었다.[3] 거기다 설명의 반은 진화생물학이다.

결정적으로 네 번째 작품 《문명의 붕괴》가 나오면서 생리학자 재러드 다이아몬드는 묻혔다. 《문명의 붕괴》에서는 찬란했던 과거 문명이 왜 멸망했는가를 집대성하면서 역사학까지 건드렸다. 환경 관리에 실패한 문명의 사례와 성공한 사례를 제시하면서 극단주의를 배격하고 환경을 관리하면서 인류가 지속적으로 나아갈 길까지 제시하였다. 이제는 더 이상 아무도 이 사람이 이공계열 학문 전공자 라는 걸 말해도 믿어주지 않을 거다. 거기다 이 작품도 엄청난 내공을 보여주면서 이 분야에서 본좌임을 확실히 보여주었다.

다이아몬드가 쓴 책을 읽어보면 이 사람의 관심분야가 장난 아니게 넓고 분야마다 이해의 깊이가 예사롭지 않다는걸 알 수 있다. 그야말로 양덕후가 칼을 뽑으면 끝을 보여준다는 좋은 예시라 할 수 있겠다. 축약해서 말하자면 의학, 조류학, 생태학, 언어학, 역사학 등 수많은 학문을 섭렵하고 다국어 능력을 겸비하고 학문으로 명성은 물론 경제적인 성공까지 거둔, 덕질로 모든 학자의 꿈을 이룬 학문 덕후.[4][5][6]

한글 예찬론자이기도 하다. "한글은 독창성이 있고 기호·배합 등 효율성에서 각별히 돋보이는, 세계에서 가장 합리적인 문자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총, 균, 쇠》 서문에서도 "한국인의 천재성에 대한 위대한 기념비"라고 했을 정도. 이는 몇몇 고등학교 국어 교과서에 실리기도 하였다.

1998년 <Discover>지에 발표한 <일본인의 뿌리>라는 논문에서 지금의 일본인은 2400년 전 한반도에서 대량으로 이주한 사람들의 후예이며 일본인과 한국인의 유전적 차이에 비해 일본어와 한국어의 차이가 훨씬 큰 이유는 일본어가 고구려어가 변화된 것이며 한국어는 이와 상이했던 신라어를 이어받았기 때문이란 주장을 했다. 이는 한국에서 화제가 되었는데, 다이아몬드 교수 같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서구 학자가 이런 주장을 직설적이고 단호하게 말한 건 처음이기 때문. 이 논문은 1998년 《총, 균, 쇠》에서 증보판의 형식으로 추가되었다. 다만 야후 재팬의 《총, 균, 쇠》 리뷰를 보면 일본 번역판에는 수록이 되지 않은 것 같다.

2010년에는 제임스 로빈슨을 비롯한 일군의 사회과학자들과 함께 인간 역사에 대한 과학적 탐구가 가능하다는, 총, 균, 쇠에서 잘 드러난 그의 문제의식을 담아 'Natural Experiment of History'라는 논문집을 출간했다. 2015년 '역사학, 사회과학을 품다: 새로운 방법론으로서 자연 실험" 이름으로 번역되었다.

2013년에는 또 한편의 인류문화학 저서인 '어제까지의 세계'를 내놓았다. 이로서 그의 문명 대탐구 3부작인 《총, 균, 쇠》, 《문명의 붕괴》, 《어제까지의 세계》로 완결되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과학 월간지 《네이처Nature》, 《내추럴 히스토리Natural History》, 《디스커버discover》등 수많은 고정란에 기고하는 저널리스트이며 이들 과학지의 논설위원도 하는 등 과학 저술인으로도 활약하고 있다.

  1. 그러나 비관론이 심하다면서 맷 리들리는 《이성적 낙관주의자》에서 깠다.
  2. 그의 책에서 설명하길, 여기서 말하는 화물은 우산, 성냥, 의약품, 청량음료 같은 거라고 한다. 문명의 이기. 아마 이런 게 화물을 통해 뉴기니로 들어와서 이렇게 부르는 듯.
  3. 다만 다이아몬드 본인의 설명에 따르면, 동남아시아인 친구가 "요즘 뭐해?" 하길래 "새도 보고 문명사에 대한 공부도 좀 하고...아 최근에 섹스에 대한 책도 하나 썼는데..."라고 하니 박장대소하면서 그 이야기 좀 해달라고 졸랐다고(...). 그깟 새 그깟 인류 문명
  4. 하지만 몇몇 세계사 연구자, 인류학자, 그리고 사회학자들 사이에선 대표작인 《총, 균, 쇠》가 환경결정론에 빠진 오류 많은 책이라는 비판도 많이 받는다. 또한 유럽중심주의를 비판하는 척하면서 은근슬쩍 전혀 다른 종류의 유럽중심주의를 내세우고 있다는 비판도 받는다. 유럽이 성공한 것은 지리적인 요인이 큰 것이라고 겸손하게 밝히지만, 바꿔말하면 유럽은 앞으로도 장점을 가질 것이며 과거에 그랬듯 지리적으로 불리한 태평양의 섬과 같은 고립된 지역은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문명이 발달하기 어렵다는 지리적 운명론처럼 받아들여질 수 있는 결론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 비판은 총, 균, 쇠가 사실명제를 탐구하는 과학서지 당위명제를 제시하는 책이 아니라는 사실을 망각한 비판이긴 하다.
  5. 유럽의 지리적 우위는 중국 등 처럼 통일되어 있지 않아 혁신경쟁이 촉진된다는 것인데, 세계와 경쟁해야되는 요즘 중국 같은 나라도 정체해 있을 수 없으므로 유럽의 지리적 이점은 사실상 사라졌다고 볼 수 있다.
  6. 다이아몬드는 모든 인종의 창의력이 비슷하다고 주장했고, 환경이 거기 버프나 디버프를 걸어 문명끼리 정복하고 정복당하는 일이 생긴다고 했다. 여기다 대고 환경이 중요하지 않다고 하는 것이야말로 유럽인이 유전자가 잘났다는 자뻑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