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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고사성어 | ||||||
糟 | 糠 | 之 | 妻 | |||
술지게미 조 | 겨 강 | 어조사 지 | 아내 처 |
보통 본처(일부다처제하에서의 첫 번째 아내)를 가리킬 때 쓰는 표현이다. 단어 자체는 '(먹을것이 없어서) 술지게미[1]와 쌀겨를 먹으며 고생을 함께 한 부인'이란 뜻으로 후한 광무제 때의 일화에서 비롯되었다.
2 유래
일찍이 과부가 된 광무제의 누나 호양공주는 광무제의 신하 송홍에게 마음을 빼앗겼다. 그래서 송홍하고 다리 좀 놔달라는 식으로 광무제를 졸랐는데, 송홍은 이미 유부남이었다.
누님의 보챔을 못 이긴 광무제가 어느 날 송홍을 불렀다. 병풍 뒤에 누나를 숨겨두고 송홍과 술을 마시던 광무제는 넌지시 물었다. "사람이 출세하면 아내를 바꾸고 부유하게 되면 친구를 바꾼다는데 자네는 어떠한가?" 이 말에 송홍은 "신은 가난할 때 친했던 친구는 잊어서는 안 되고, 지게미와 쌀겨를 먹으며 고생한 아내는 집에서 내보내지 않는다고 들었습니다(臣聞 貧賤之交不可忘 糟糠之妻不下堂)."라고 대답했다. 그의 뜻을 알게 된 광무제는 슬쩍 누나를 돌아보며 "안 되겠네요, 누님."이라고 허탈히 소근거렸다고 한다.
3 그 외
여성을 비하한다는 말이 있긴 하지만 성차별로 보기에는 해당 고사성어가 생긴 시절에는 여성의 사회진출이 많지 않았음을 고려하면 비하하려는 목적이라기보다는 힘들 때 함께 고생한 부인을 성공했다고 걷어차서야 쓰겠는가라는 의미가 더 강하다.[2] 실제로 동서고금을 통틀어 가난할 때 함께 했던 연인이나 부인을 성공한 뒤엔 내치는 일이 허다하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의미 있는 말일 듯.
한국 같은 유교 문화권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성공 후 이혼하고 재혼, 그것도 젊고 이쁜 여자와의 재혼은 사회생활에 애로사항이 꽃피게 하는 불명예가 될 수 있다. 힘들 때를 같이 한 조강지처를 배신한 놈을 어찌 믿냐는 것. 거기에 더해 색욕에 미친 인간쓰레기라는 평도 덤으로 따라붙는다. 젊은 시절 같이 고생한 조강지처를 위자료 몇 푼 주고 떠나는 것에는 여성보다 남성들의 거부감이 더 크다 한다. 통념과 달리 남성들은 아내에 대한 의리를 매우 중요시한다. 실제로 조강지처를 버렸다가 죽마고우들에게까지도 절교당한 사람들이 많다.[3]
요즘에는 그냥 자신의 아내를 지칭하는 말로도 쓰인다. 아저씨들이 술취하면 우리 아내 나한테 시집와서 고생만 하네… 하면서 한탄할 때 자주 쓴다.
그리고 이런 일이 미담(?)으로 전해져 내려오고 조강지처라는 단어가 널리 쓰이게 된 것은 이 시절에도 어려움을 함께 하던 아내나 연인을 배신하는 일이 많았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요즘은 "조강지처가 좋더라 썬연료가 좋더라" 광고로도 알려져있다. 모 구단의 모 선수에겐 경기를 일으키게 하는 단어라고 한다. 더불어 물 건너 이 선수에게도 구단으로 확대하면 여기도
- ↑ 막걸리를 거르고 남은 찌꺼기.
- ↑ 현대에는 힘든 시절에 애인이나 배우자의 뒷바라지를 하는 데 여자 남자 가릴 시대는 지났으니 남편의 경우에 해당하는 단어도 필요하긴 하다. 2010년대에 접어들면서 아내의 꿈을 위해 스스로 직장을 그만두고 전업주부가 되는 남성이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그리고 과거에도 헌신하던 남편이나 연인을 배반하고 다른 남자에게 가는 여성도 당연히 존재했다. 다만 시대의 분위기가 남존여비였으니 오히려 배신당한 남자가 '오죽이나 못났으면 아내가 도망가?' 하는 식으로 손가락질당했다.
- ↑ 만화가 박광수도 젊은 새 아내와 재혼하겠다고 전 아내와 이혼했을 때 오랫동안 절친하게 지내왔던 친구들이 '네가 그런 놈인줄은 몰랐다'며 거의 다 줄줄이 떠나갔다고 한다. 그리고 만화가로서의 평판도 바닥에 떨어져 몰락했다. 다른 예로, 젊은 예쁜 내연녀랑 결혼하려고 조강지처를 버린 사업가가 친구들로부터 "조강지처 버리는 놈들치고 잘 되는 놈은 본 적이 없어!"라는 질타와 함께 절교당했다고 한다. 그런데 재혼한 그 내연녀가 알고 보니 또 내연남(…)이 있어서 질투심에 눈이 먼 이 사업가가 그만 그 내연남을 살해하고 결국 재산도 다 여자한테 빼앗기고 감옥에 가버린 사건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