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기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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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도구를 사용했던 기간 중 하나

인류역사의 구분
선사 시대
청동기시대철기시대고대

1.1 개요

鐵器時代. 철기를 사용했던 시대.

청동기 시대 이후, 의 가공법이 보급되어 퍼지기 시작한 시대. 현대에도 철은 가장 주요한 금속 자재 중에 하나이므로, 넓은 의미로 보면 아직도 철기시대라고 할 수 있다. 물론 현대에는 순수한 철만 쓰지 않지만[1] 그건 인류가 금속을 사용한 이래로 언제나 마찬가지였으므로 철이 아직도 '산업의 쌀'이라고 불리는 현대는 아직 철기시대라고 불리기에 손색이 없을것이다. 물론 현 시대를 규정하는 물질은 고분자 합성수지, 쉽게 말해 플라스틱이기에 후세엔 후기 철기시대를 플라스틱 시대라고 부를지도 모르고 플라스틱을 비롯한 현대의 중요 자재 대부분이 석유에서 나오니 석유 시대라고 부를지도 모른다.

인류가 가공한 최초의 철기는 기원전 21세기(기원전 2,000년) 히타이트가 있던 중동의 아나톨리아 지방에서 발견되는데, 본격적인 초기문명의 철기시대는 바다 민족이 청동기 시대를 붕괴시킨 후인 기원전 1,200년대부터 시작된다고 학계에선 보고있다. 고대 지중해의 무역로가 붕괴되면서 주석의 수입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고, 흔한 금속인 철을 사용해야만 했던 것이다. 그러나 이 당시는 아직 청동기의 사용이 더 우세한 시대였다. 생산되는 철기가 기술 부족으로 인해 주조철기가 대부분이었는데, 주조철기는 청동기에 비해 딱히 강도에서 유리한 게 없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기원전 1세기에 들어서야 철제무기는 청동제 무기를 능가하게 된다. 어쨌든 중동에서 나타난 최초의 철기는 점차 주변국으로 확산되는데, 대체로 메소포타미아지방은 서기전 13세기, 이집트는 서기전 12세기, 이란은 서기전 10세기, 유럽은 이보다 약간 늦은 서기전 9~8세기경에 철이 보급되었다

동양에서는 중국(中國) 은(殷)대의 유물로 날부분을 철로 쓴 청동도끼가 가장 오래된 예가 되는데, 철기가 나타나는 것은 춘추전국시대(春秋戰國時代)이고, 본격적으로 보급되는 것은 진(秦), 한(漢)대에 이르러서이다.[2]

우리나라의 철기시대는 기원전 5세기(기원전 400년) 중국의 철기문화가 점차 도입되면서 조금씩 나타난다. 이때의 한국 철기는 중국과 마찬가지로 주조철기 위주였으며, 위만조선부여가 건국되던 시점인 기원전 2세기경부터는 주조틀이 발굴되어 본격적인 자체 철기 생산을 했다고 추측된다. 이후 점차 중국의 철기문화와는 독자적인 단조철기가 나타나기 시작했고, 2세기 말 한사군이 설치되던 시점에서는 한반도 전역에서 대규모의 철 생산 유적이 발견되고, 중국이나 일본 등지로 철을 수출하기도 했다. 이런 철 수출은 삼국시대 초기까지 이어졌다.

1.2 철기의 특성

철은 청동에 비하여 경도가 높고, 매장량이 많으며, 가공하여 다양한 성질을 만들어 낼 수 있다. 그럼에도 철의 용융이 청동에 비하여 훨씬 높은 온도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당장 구리의 용융점은 약 1030도. 모닥불 정도의 온도에서도 녹일 수가 있다. 하지만 철의 용융점은 1560도. 일반적인 불보다 4-500도 정도가 높은 온도에서야 녹는다. 이런 이유로 인해 역사만화에서는 둘의 차이를 쉽게 두기 위해 청동은 모닥불/아궁이, 철은 용광로에서 녹인다고 묘사한다.

따라서 고온을 얻기 어려운 초창기의 철기는 철을 녹이는 대신에 직접환원법을 통해 약 섭씨 900도 정도의 온도에서 처음부터 고체인 해면상 괴철로 제작되는 경우가 많았다. 문제는 철은 산화서열이 높아서 이정도 온도에서도 철광석은 구리 광석에 비해 환원시키기 어려웠다. 영국에서 16세기 말경, 중국에서는 송대에 석탄 제철법이 등장하기 이전에는 다량의 목탄(숯)을 때워 일산화탄소를 만들어 산소를 빼는 방법을 썼다.

덕분에 철기 시대는 청동기 시대에 비해 상당히 뒤쳐져서 나올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일단 보급되기 시작한 철 야금술은 빠른 속도로 세계에 전파되어, 그 많은 매장량에 힘입어 일상 도구 대부분에까지 사용되었다. 그리고 철기의 강력한 강도에 힘입어, 인류의 생산량은 이전 시기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정도로 발전하였고, 전투력 역시 무시무시하게 증가하였다. 정확히 말해서 중국의 경우 무기는 청동기이지만 농공구는 철기를 쓴 경우가 많다. 이는 철기가 성능보다는 대량생산할 수 있는 금속기라는 면에서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고 보는 것이 옳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초창기의 철기는 액상의 철을 녹이는 것이 아니라 고체 상태의 해면철을 얻는 것이었다. 문제는 이렇게 얻은 해면상 철괴는 내부에 기공이 많고 맥석 등을 함유하는 경우가 많았으므로 미칠듯한 망치질을 통해 이런 기공을 눌러서 도로 접합시켜 붙여야만 제대로 쓸 수 있었다.[3] 이 과정에는 많은 노동력이 소모되었다. 이렇게 얻은, 탄소함유량이 매우 낮은 철을 Wrought Iron이라고 한다.[4]

그러므로 가급적이면 액상의 철을 얻어서 주괴를 만드는 것이 훨씬 유리한데, 이러한 고온을 얻기 위해서 용광로와, 용광로에 바람을 불어넣어 고온을 만드는 풀무가 개발되어야 했다. 문제는 이렇게 얻은 철인 무쇠[5]는, 연료 및 환원제로 사용했던 탄소가 액상의 철에 과량 함유되기 때문에 강도는 높아도 연성·전성이 낮아 소성가공(망치로 두드려서 모양을 잡는 것)이 어렵고 쉽게 부러진다는 문제가 있었다. 따라서 처음에는 용광로로 만든 무쇠와, 직접환원법으로 얻어진 시우쇠는 서로 다른 용도로 별개로 사용되었다. 주로 무쇠는 고성능을 요구하지 않지만 값이 싼 일상용품과 농기구 등에 쓰였다.

철에 탄소를 약간 포함시키면 구성조직의 변화에 따라 강도가 높은 강철이 되는데, 처음에는 무쇠로부터 탄소를 제거할 방법이 없었으므로 강철은 직접환원법으로 얻어진 Wrought Iron으로 된 철괴를 침탄시켜서 얻었다. 침탄과정은 철괴를 탄소가 풍부한 환경에서 수백도의 고온으로 가열하여 몇주간이고 기다려야 하는 엄청나게 연료낭비적인 값비싼 과정이었다.

무쇠로부터 탄소를 제거하기 위해 공기중의 산소를 불어넣으면 된다는 것은, 서구에서는 중세에 발견되었고 동양에서는 한대에 발견되었다. 여기서 문제는 무쇠는 비교적 낮은 온도인 1200도에서 녹지만, 무쇠로부터 탄소를 제거한 강철은 1500도 수준에서 녹는다는 점이다. 따라서 무쇠를 공기와 접촉시켜 어느정도 탄소를 산화시키면 곧 굳어져서 탈탄작용이 멈췄다. 이렇게 해서 얻어진, 탈탄과정에서 생긴 기포 및 슬래그가 다량 함유된 고체상태의 강철괴에 대하여 다시 미칠듯한 망치질로 내부 조직을 다듬어서 쓸 수 있는 강철괴를 얻을 수 있었다. 이러한 강철은 직접환원법과 침탄으로 얻어진 강철에 비해 성분을 조절할 여지가 적어 품질은 낮았다. 동양에서는 한대에 개발된 초강법이 여기에 해당된다. [6]

수많은 매체나 역사만화에서 나오는 것과는 달리, 그렇게까지 큰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니다. 공격 무기로선 어차피 청동으로 치나 철로 치나 돌도끼로 치나 사람은 죽거나 다칠 수 있고, 아동용 만화에 나오는 것처럼 철검으로 청동검을 박살내는 것은 검술이 아주 뛰어난 사람이 아니면 불가능하다. 방어력 측면에선 가죽으로 만든 방어구도 청동기뿐만 아니라 철기에게도 여전히 유효한 방어수단이고, 청동 갑옷은 당연히 철기가 뚫지 못했다. 그러나 철의 주요한 강점은 철광석의 매장량이 구리보다 월등하다는 것이다. 허나, 철의 매장량 이외에 범용성이나 강도 등의 면에서도 압도적으로 차이가 난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 청동기로 철기를 뚫는다는 것은 그 무른 특성에 따라 더더욱 어려운 일일터.

제조에 필요한 시설비는 구리보다 조금 많이 들지 몰라도, 원료비에서 압도적으로 적게 든다. 따라서 같은 자산이면 철 무구를 쓸 경우 청동무구의 경우보다 갑절에 달하는 병력을 무장 시킬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당장 구리는 지금도 상당히 귀한 축에 드는 금속이다. 하지만 철은? 학교 운동장 모래 퍼다가 자석으로 슬슬 긁거나 물로 일면 물론 불순물이 많긴 하지만 시커멓게 사철들이 쏟아진다.

같은 이치로 농기구 역시 철로 만드는 것이 기존의 나무나 돌로 만든 것보다 성능도 훨씬 좋으면서 값도 그리 비싸지 않으니 농업 생산량도 늘어난다. 교과서적으로 말하자면 청동 농기구는 사용되지 않았다. 청동기시대항목 참조. 게다가 강철이 대중화되면서 강철이 강도가 더 세니까 철이 구리보다 훨씬 유용하다. 따라서 철이 본격적으로 쓰이니 구리를 쓸 이유는 점점 없어졌다.

비슷한 이치로 역시 철기시대 이후의 발명품이다. 제대로 뜸을 들인 밥을 만드려면 무겁고 열에 잘 버티는 솥을 만들어야 하는데 청동기 시대엔 그것이 불가능하기 때문. 철기 시대 이전에는 곡물을 갈아 반죽해 시루에 쪄먹거나 죽을 쑤는게 일반적이었다. 무쇠가마솥이 생기면서 적당히 수분을 심층부까지 머금은 밥을 조리할 수 있게 되었다.

1.3 시대 구분

다만 현대 고고학에서는 문명을 석기-청동기-철기로 나누는 것을 지양하는 분위기이다. 일단 이런식의 시대 구분은 3시기법으로 불리며 처음 만든 사람은 19세기 후반 덴마크 코펜하겐 박물관 학예사 크리스티안 위르겐센 톰센(Christian Jürgensen Thomsen, 1788~1865)이다. 이 사람이 이런 구분을 한 이유는 박물관에 효율적으로 유물을 전시하기 위해서였는데, 이걸 시대구분에 사용하면 좋을 것이라는 논문을 내면서 이후 석기-청동기-철기라는 용어를 사용하다가 프랑스의 러복에 의해 석기가 구석기와 신석기로 나뉜 것이다.

이후 유럽에서는 프랑스 무스떼리아에서 르발루아 기법을 이용한 무스떼리안 석기가 등장하면서 중석기도 추가하게 되지만 이는 전세계에 공통되는 현상이 아니라서 적용이 불가능했다. 게다가 한국의 경우도 삼시기법을 60년대 들어 북한의 도유호 때문에 적용하게 되는데, 최근 들어 각종 문제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의 전체적인 양상 특히 신석기-청동기-초기철기는 각자 시대를 부르기에 민망할 정도로 각자 시대를 대표해야 할 유물들이 아주 적다. 즉 신석기에는 타제석기가 대부분이고 청동기에는 무려 1천년 동안 청동기가 100개 약간 넘는 정도며 초기철기시대 대표 유물은 세형동검과 다뉴경이며 오히려 초기철기시대에 청동기가 무진장 많이 나온다.

그래서 이미 1960년대 한국에 유학와 있던 일본 고고학자인 서곡정은 신석기 시대를 즐문토기시대로 청동기시대를 무문토기 시대로 부르자고 주장했는데 현재 청동기 시대만큼은 한국 고고학계에서 무문토기시대라고 부르는 경우가 꽤 많다.

게다가 위에 언급한 곳 외에 다른 지역에도 공통되는 문제점이 있다.

  • 청동이 그 분포 지역이 한정되어 있어 완전히 청동기와 관계없이 발전한 문명이 있다.
(ex. 이집트 문명, 남아메리카 원주민 문명, 짐바브웨 문명).
  • 철기의 발달과 문명 수준은 비례하지 않는다.
실제로, 철기를 가진 '야만인'들이 문명국가를 침략하는 일은 바다 민족을 비롯해서 고대사에서 상당히 자주 있었기 때문에, 이 의견은 어느 정도 타당성을 가진다고 하겠다. 철기는 없었지만 흑요석 무기 등의 도구를 만들며 웬만한 철기문명 수준으로 발전한 남아메리카 원주민들도 있고.

현대는 철기시대를 넘어 반도체등이 중심이 되는 새로운 개념의 석기시대라는 의견도 있다. 반도체의 재료인 실리콘모래에서 추출되기 때문.

청동기와 달리 철이 상대적으로 부식에 약하기 때문에 세간에 알려진 것보다 더 오래전부터 철기를 썼을거라는 주장도 있다. BC 1500년인 고조선 시대의 비파형 동검과 AD 300년인 가야 시대 철검 사진을 비교해 보자. 철검 쪽이 훨씬 더 오래 된 물건처럼 보일 것이다. 물론 국사교과에서 나오는 것마냥 비파형 동검이 기원전 1500년이라는 근거는 현재 없다. 실제 고고학계의 현황에서는 현재 빨리 나와봐야 기원전 10세기 또는 8세기고 그나마도 하가점 상층문화. 환빠나 환까들의 주장과 달리 하가점문화를 비롯한 요하지역과 한국과의 관련성은 딱 부러지는 답이 나온 상태가 아니라, 아직 학계에서 논의중이다. 하지만 그걸 감안해도 가야 시대 철검보다는 당연히 오래되었다. 청동기시대항목 참조. 여담으로 청동기 시대 최대 유적지가 발견된 춘천 중도에서 원삼국시대로 추정되는 대규모 환호가 발견되었다. 또 중도냐?

그러나 철을 녹이는데 필요한 노심을 만드는데 필요한 인력, 재력 등을 고려하면 세간에 알려진 시대 이전에 철기를 만든다는 것은 무리였을거라 보는 시각이 많다. 그리고 철은 부식성이 큰 금속이기에 옛날이나 지금이나 관리가 안되면 금세 녹슨다.

  1. 균질압연장갑만 하더라도 니켈 등이 들어가며, 이후 등장하는 복합장갑은 말 다했지 뭐...
  2. (고고학사전, 2001. 12., 국립문화재연구소)
  3. 이런 기공들은 하나하나가 파단의 시발점으로 되기 때문에 기공이 많은 철을 그대로 썼다간 뽀각...
  4. Wrought는 고대 영어에서 Work(일하다)의 과거분사형이다. 즉 일(work)을 가한 철이라는 뜻. 일반적으로 Wrought Iron은 시우쇠라고 번역하나, 한국과 서구권의 전통제철법은 차이가 있으므로 이 둘이 완전히 같은 것은 아니다.
  5. 무쇠 = 물 + 쇠 - ㄹ
  6. 무쇠로부터 강철을 용이하게 제련하기 위해 액체상태의 강철을 얻을 수 있을 만큼 고온을 달성한 것은, 서구권에서는 반사로가 개발된 18세기중엽에 들어서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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