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추풍령 고개
구름도 자고 가는 바람도 쉬어 가는추풍령 굽이마다 한 많은 사연
흘러간 그 세월을 뒤돌아 보면
주름진 그 얼굴에 이슬이 맺혀
그 모습 흐렸구나 추풍령 고개.남상규 - 추풍령 (1965)
충청북도 영동군과 경상북도 김천시 사이에 위치한 고개. 소백산맥에서 제일 낮은 곳이다.
해발 고도는 약 400m 정도로 높은 편은 아니라서, 조령이나 죽령에 비해 넘어가기 수월하다. 하지만 난기류가 심해 경상도 상공을 거치는 항공기들에게는 장애가 된다고 한다. 추풍령 고개에서 바람도 쉬어간다는 위의 가사는 거짓말이었다
도로중에는 대표적으로 경부고속도로와 4번 국도가 이 고개를 통과하는데, 경부고속도로의 경우 고속도로임에도 불구하고 터널 하나 없이 추풍령 고개를 그대로 타고 넘어간다. 흠좀무.[1] 과거 김천으로 이어지는 옛 고갯길 구간은 경사도와 커브가 상당히 심하여 사고다발구간으로 악명을 떨쳤으나, 2000년 7월 14일 수학여행 차량이 대형사고를 일으킨 것이 본격적인 계기가 되어 왕복 6차선 확장 및 선형개량공사가 시작되었고, 구간이 이설되면서 2006년 추풍령대교가 개통되어 현재는 경사도도 완만해지고 직선화 되어 도로안전도가 높아졌다.
추풍령의 정상에 있는 추풍령 휴게소는 국내 최초의 고속도로 휴게소로, 위치상 대략 서울과 부산의 중간쯤이며 수도권+충청권과 영남권을 가르는 경계에 위치하기 때문에 경부(京釜)간 중간점으로도 유명하다. 휴게소 규모가 워낙 커서 심지어 동물원도 있다. 경부간 중간점 비석 및 경부고속도로 준공 기념비가 세워져 있다. 추풍령IC는 휴게소 내에 있기 때문에 여기서 나갈 경우에는 일단 휴게소로 들어가서 나가면 된다.
경부선 철도 역시 이 고개를 넘어가지만, 부설된 지 100년이 넘다 보니 비교적 최근에 건설된 경부고속도로에 비해 선형이 좀 안습[2]... 전체적인 구배를 보면 한참 전인 직지사역에서부터 남쪽 골짜기를 따라 구비구비 돌아가며 경사를 오르는 선형이다. 추풍령휴게소처럼 경부선에는 추풍령역이 있으며, 무궁화호가 소수 정차한다.
경부고속선은 여기를 직접 지나가지는 않고, 바로 남쪽에 있는 황악산을 통과한다. 또 도로가 발달한 오늘날은 영남권과 서울 직행 노선의 경우엔 엔간해서는 대전을 거칠 필요가 그닥 없기 때문에 추풍령을 쓰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 전통적인 영남대로도 원래 문경새재(조령) - 중부내륙고속도로를 넘는 곳이고... (이 때문에 전통적 기준에서 추풍령은 좌로가 된다. 죽령은 우로.)
'행복추풍령' 이라는 감자탕 체인점이 유명해서 추풍령에도 감자탕집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데, 정작 추풍령이 있는 영동군엔 이 체인이 들어와 있지 않다.(...)[3]
영동군에 추풍령면이 있다. 소백산맥의 지류인 백화산맥이 지난다.
원로 가수 남상규는 이 곳을 주제로 하는 동명의 노래 '추풍령'을 1965년에 취입하여 오랫동안 대표곡으로 활동했다. 특히 이 노래가 나온 시점이 경부고속도로가 건설되는 시대적 분위기와 맞물려 상당한 인기를 끌었고, 오늘날 까지도 중장년층들에게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명곡으로 분류된다. 상단에 적힌 구절이 바로 이 곡의 가사인데 시구절 마냥 꽤 유명해서 추풍령을 소개하는 글에서는 십중팔구 등장한다.
참고로 4번 국도 추풍령 구간에서 충청북도와 경상북도의 경계 지점에 이 노래의 가사를 기록한 노래비가 세워져 있다고 한다.
기타 매체에서의 등장(?)으로 둘리 일당이 고길동 선생님의 엉덩이(…)에다 장난감 차로 장난질을 하면서 "추풍령 고개를 못 넘어!"라는 드립을 펼쳤다가 거하게 두드려맞은 전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