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퍼 드래곤(Copper Dragon)은 TRPG 시스템 《던전 앤 드래곤 시리즈》에 나오는 드래곤 종족이다. 코퍼 드래곤이라고도 표기한다. 번역명으로 불릴 경우 구리용…이겠지만 어감이 구리(…)니까 그다지 쓰이지 않고 적동룡 정도로 번역되는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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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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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 5th 일러스트
혼돈 선 성향의 드래곤으로, 그 이름대로 비늘이 구리 색깔인 메탈릭 드래곤이다. 슬로우 주문 효과가 있는 가스 혹은 산성 브레스. 산성에 면역이다.
카퍼 드래곤은 입만 살은 놈으로 악명높다. 브라스 드래곤과 마찬가지로 주먹보다 입이 먼저 나간다. 브라스 드래곤이 밑도 끝도 없는 수다로 상대 혼을 빼놓는 스타일이라면, 카퍼 드래곤은 톡 쏘는 재담과 말재주로 상대를 농락하는 타입이다. 본바탕이 드래곤인 만큼 육체적인 능력이 약한건 아니지만 싸우는 스타일이 매우 더럽다.
2 전투
카퍼 드래곤은 적을 도발하고 놀리고 성가시게 구는 달인이다. 입으로. 우선 전투에 들어가면 먼저 상대방이 닿기 어려운 위치(예 : 절벽 위)에 훌쩍 올라가서는 자리펴고 앉은 뒤 온갖 더럽고 추잡한 농담과 모욕과 조롱을 퍼붓는다. 재치가 날카롭고 말재간이 엄청 좋은데, 그 재주를 고스란히 농담과 헛소리와 넋을 빼놓는 모욕으로 전환해서 상대를 입으로 농락한다. 적당한 위치가 없으면 바위를 조작하는 종족 특성 마법 능력으로 장소를 만든다. 월 오브 스톤으로 벽을 만들어서 가둬놓기도 하고, 벽타는 능력을 이용해서 큰 동굴 천장에 달라붙어서 칼 안닿는 위치에 기어올라가서 내려다보며 도발을 한다. 돌을 진흙으로 만드는 능력을 이용해서 상대를 진창 속에 가둬놓은 다음, 기어나오는 놈을 도로 밀어넣고 지저분하다고 흉본다거나 등 온갖 창의적이고 짓궂은 수법으로 농락한다. 그럴만한 환경조차 아니라면, 상대를 낚아채서 날아오른 다음 고공에서 놔버리고는 쫓아내려오면서 추락하는 기분이 어떻냐고 물어본다든지, 구사일생으로 나뭇가지를 잡고 매달리면 어이쿠 손이 미끄러졌네 하면서 슬쩍 밀어버린다든지 하는 식으로 계속 괴롭히면서 입으로 농락한다. 이쯤 되면 슬로우 브레스가 왜 있는지는 설명 안해도 알것이라 본다(......)
차라리 직접 드잡이질을 하면 때리고 맞고라도 하겠는데, 이런 식으로 치사하고 아니꼬운 모욕과 괴롭힘을 받다보면 상대는 진짜 내가 더러워서 피한다고 돌아서거나, 아니면 진짜 열받고 흥분해서 날뛰게 되는데 그게 바로 카퍼 드래곤이 노리는 것이다. 상대는 그냥 피하거나 아니면 흥분하거나 하는데 둘 다 전술적 어드밴티지를 준다.
이러한 전투 스타일을 높이 산 패스파인더 RPG 제작진에 의해 그레이트웜급 카퍼 드래곤은 하루에 한 번 너무 재밌어서 들으면 죽는 농담을 할 수 있게 되었다. (...) 룰적으로는 그냥 하루에 한 번 파워 워드 킬을 쓸 수 있다는 것이지만.
3 다른 드래곤 종족과의 관계
건조한 온대성 기후의 산악, 구릉 지대에 주로 산다. 레드 드래곤과 생활 환경이 겹치는 일이 자주 있는데, 전투력은 카퍼 드래곤이 약하기 때문에 항상 카퍼 드래곤 쪽에서 피하지만, 레드 드래곤은 카퍼 드래곤을 보면 결사적으로 쫓아내거나 싸워서 죽이려고 애쓴다. 사실 이들을 대하는 카퍼 드래곤의 전술은 육체적 접촉은 피하되 죽지 않는 한도 내에서 최대한 레드를 능멸한다는 것이라서, 레드 드래곤 입장에서는 카퍼 드래곤은 반드시 죽이거나 물리쳐야만 할 대적이다.
한주먹 감도 안되는게 주변에서 얼쩡거리면서 온갖 음해와 헛소문을 퍼트리고 신경을 긁으면 한대 패주고 싶은건 드래곤이나 사람이나 같으니까. '날 보고 도망갔네, 살려달라고 빌었네, 저 놈 해츨링때 내 빵셔틀이었음' 운운 하면서 깐죽대는 입만 살은 카퍼 드래곤을 보면 당연히 때려주고 싶어진다. 그게 수백년동안 반복돼서 근처 다른 레드 드래곤들이 그 소문을 다 들었을 정도라면, 사방 팔방에 쫙 퍼지는 자신에 대한 온갖 스캔들에 시달려 노이로제로 반쯤 미쳐버릴 지경이라면? 이게 다 카퍼 드래곤 때문이다.
블루 드래곤과도 생활 환경이 겹치곤 하는데, 어떤 불운한 블루 드래곤은 가끔 카퍼 드래곤 영역과 브라스 드래곤 사이 영역에 끼여 살기도 한다.햣햐, 수다 지옥에 온걸 환영한다!!
한편 브라스 드래곤과도 생활권이 겹치기도 하는데, 둘 다 선한 드래곤인 만큼 싸우지는 않지만 일단 만나면 브라스 드래곤이 수다를 퍼부어서 질식사시키려고 하고 카퍼 드래곤은 온갖 디스질과 야유로 침몰시키려고 하는 판타지 세계의 역사 속에 남을만한 장대한 랩 배틀이 벌어진다. 둘 다 곱게 양보할 생각은 없는 관계로, 이 둘의 랩 배틀은 어떻게 보면 골드 드래곤과 레드 드래곤이 벌이는 선과 악의 거대한 전쟁에 비견될만한 폭풍을 부르는 대 혈투(?)다. 분명 둘 중 하나는 질질 짜면서 다음에 두고보자 울면서 도망가는 꼴이 벌어지게 된다. 그래서 서로 안마주치되, 마주치면 끝장을 볼 각오를 하는게 좋다.
실버 드래곤하고도 마주치는 일이 있는데, 대개 실버 드래곤이 피한다. X가 더러워서 피하지 무서워서 피하냐.
4 습성
기본 성격은 메탈릭답게 선한 편이지만, 혼돈 선 성향 치고도 좀 탐욕스럽고 이기적인 면모가 있다. 탐욕이야 드래곤 기본 탑재 성격이니 그렇다 치고, 거기에다 농담이나 독설이 강하다고 보면 된다. 기분 좋을때는 재밌는 농담이나 이야깃거리를 꺼내놓고 수수께끼 같은 지혜 겨루기를 매우 좋아하지만, 적대하는 경우 그 지혜가 전부 상대를 괴롭히는데 총동원된다.
일단 농담, 재담이라는 것이 한사람이 말하면 다른 사람은 웃는, 혹은 한사람이 보케를 하면 다른 사람이 츳코미를 넣는, 즉 서로 주고받는 형태의 것이다. 그렇다보니 다른 사람이 슬슬 피하게 만드는 브라스 드래곤과는 달리, 카퍼 드래곤은 매우 사교적이며 사회적이다. 다만 동족끼리는 함께 지내지 않는 것이 좋다. 왜냐면 얘네들은 지들끼리 모여있으면 일단 한마디씩 농담을 툭툭 던져서 간을 본 다음에, 누가누가 농담따먹기를 잘하나 하고 겨루다가, 상대방의 농담(을 가장한 디스질과 씹기)에 슬슬 열받기 시작해서, 점점 독기어린 심한 말이 나오더니, 결국 쉴 틈 없이 다투다가 폭발한 한쪽이 '두고보자 이 모욕 (입으로) 갚아주고야 말겠다'고 맹세하면서 물러나게 된다. 이런 다툼이 실제 폭력으로 이어지지는 않지만 어떤 면으로 보자면 더 치열하고 저열하며 당하면 굉장히 열받는다. 이에 이르는 과정이 본능적이다보니 (누가 농담을 건네면 츳코미를 넣지 않고는 견딜 수가 없다!) 카퍼 드래곤들은 되도록 짝짓기 철이 아니면 동족끼리 만나는 일은 피하는 편이다.
하지만 타 종족의 경우 카퍼 드래곤을 드래곤 치고도 꽤 괜찮은 친구들이라고 받아들일수 있다. 드래곤 특유의 오만함도 적은 편이고, 나름 다정다감한 성격에다가 말빨도 좋고 힘만 앞세우지도 않고, 이야깃거리와 농담을 주고받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덩치 크고 만만하지 않지만, 잘 사귀면 재밌고 의외로 다정한 친구"가 되기에 딱 좋다. 카퍼 드래곤은 다른 조건 따지지 않는다. 카퍼 드래곤은 자신을 웃겨주는 이성을 좋아한다! 카퍼 드래곤도 구애할때 음식이니 보물이니 하는 걸로 분위기 트긴 하지만, 제일 중요한건 유머센스이지 외모나 재산이나 신분이 아니다. 말재간만 좋다면! 인간일지라도 카퍼 드래곤 암컷하고 사귈수 있다. 허나 단기적이기 쉬운 호감과 호의로 부부 생활이 시작되다보니 결혼하더라도 관계가 오래 지속되지 않는 편이다. 자식이 성장해서 독립하면 헤어지는게 일반적. 물론 결혼 후에라도 상대를 잡아놓을 말재주와 위트가 있으면 더 오래 지속될 수 있다.
이렇다 보니 거주지 근처에 유사인간 종족의 마을이 있는 경우도 자주 있다. 마을에 찾아가서 해롭지 않아요라는 확신을 준 뒤, 마을 주민들과 농담따먹기를 즐기기 위해서라고. 물론 카퍼 드래곤과 농담따먹기를 할 수 있는 인간 따위 있을 리는 없고, 노움이랑 하플링 마을이 있는 거다(...). 종족이 마을단위로 놀아주지 않으면 버틸 수가 없는거다
카퍼 드래곤은 먹는 것도 중시하지만 그에 이르는 사냥 절차도 매우 중요한 생활의 즐거움으로 여긴다. 먹는것 자체는 거의 뭐든지 먹고, 금속 광물도 먹을 수 있다. 하지만 카퍼 드래곤이 특별히 좋아하는게 바로 거대 전갈과 기타 독을 가진 생물인데, 이런 독을 품은 생물을 먹으면 카퍼 드래곤은 혀에 독기가 어려서 말재주와 농담이 더욱 날카로워진다고 믿기 때문이다.드래곤인 주제에 이런 미신을 믿는거냐 카퍼 드래곤은 독에 면역은 아니지만, 먹는 독에 대해서는 면역이다. 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레어는 자신의 종족 능력을 살릴만한 좁고 구불구불한 통로에다 수직 벽이나 기둥이 흔한 동굴이나 깊은 계곡 환경을 좋아한다. 도약 능력이나 등반 능력, 천장이나 수직벽에 매달리는 능력이 좋다보니, 지상을 걷는 적은 복잡하고 구불구불한 동굴 속에서 손 닿지 않는 곳에 올라가서 상대를 놀리거나 속여서 열받게 만드는 전법을 좋아하고, 비행능력이 있는 적도 기둥이 많은 환경으로 유인해서 상대를 벽에 충돌하도록 유도하곤 자기는 벽에 매달려서 회피하는 전법으로 상대한다. 이런 기법을 십분 살릴수 있으면 자기보다 강한 레드 드래곤도 물리칠 수 있다.
보물. 창작자의 예술적 감성을 엿볼수 있는 예술품, 특히 금속성 제품과 보석류를 좋아한다. 하지만 사실 이들에게 진짜 보물이라고 하면 물질적인 것이 아니라 자기가 들어보지 못한 희귀한 재밌는 이야깃거리나, 농담, 수수께끼다. 그래서 카퍼 드래곤과의 거래에서는 재치와 신비한 이야기, 특이한 정보가 돈을 대신하는 화폐가 될 수 있다. 카퍼 드래곤에게 좋은 이야기를 들려주고 보물을 받아올 수도 있는 것이다.
5 D&D 4판에서
4판에서도 재치있고 유머감각 충만한 성격은 그대로. 다만 좀 더 교활 하다고 할까, 로그 타입 비슷한 면이 강조되고 있다. 인간 마을에 섞여 사는 것도 좋아하는데, 4판 드래곤들은 기본적으로 인간 변신 능력 같은건 없다보니 예전과는 달리 슬쩍 섞이기 힘들다. 4판 카퍼 드래곤은 우선 해당 인간 도시의 지하 던전 같은데에 숨어들어서 지하에서 이리저리 엿들으면서 그 도시의 정보를 쫙 파악한 다음, 그동네 지배자와 협상하여 적당한 별장 하나 받아서는 "귀족" 행세를 하면서 대접받고 사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4판 카퍼 드래곤의 레어는 외딴 동굴 따위가 아니라, 좀 제대로 된 성채라든지 사원 같은걸 깨끗하게 보수해서 지내는 것을 좋아한다. 특히 인간 같은 문명 종족들 사는 동네랑 가까운 입지 좋은 곳. 식성도 좀 변해서, 인간 같은 종족들이 만든 잘 요리된 음식을 좋아하고 와인도 즐긴다! 이쯤되면 도심형 드래곤 아닌가 싶다.
이게 좋은 쪽으로 가면 왕에게 인정받고 귀족 작위 같은거 하나 꿰찬 다음 입담 좋고 유쾌한 왕의 수호자, 조언자 역할 같은걸 하는 선한 드래곤이 되는데 나쁜 쪽으로 가면 도둑 무리의 배후에서 암약하는 음모를 꾸미는 로그 마스터 드래곤이 돼버린다. 특히 성격이 좀 간교하고 말재주를 살린 거짓말에도 능하다보니 도둑 길드의 비밀 마스터 같은 역할도 능히 해낸다. 물론 다 그런건 아니고, 대체로 요정이나 엘프, 켄타우로스 같은 선한 종족들과 좋은 사이로 지내며 단순무식하고 흉성에 젖은 몬스터 타입은 싫어한다. 레드 드래곤과의 라이벌 관계는 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