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기름

식용유 종류 중 하나.

시중에서 가정용으로 가장 쉽고 싸게[1] 구할 수 있는 식용유로 그냥 슈퍼가서 그냥 식용유를 달라고 하면 주는 수준이다. 이름 그대로 에서 추출한 기름으로 참기름보단 못하지만 고소하다는 냄새를 풍긴다. 오래 전에는 가정용 식용유 업계를 문자 그대로 독차지했던 적도 있지만 웰빙 바람이 불고 올리브유 , 카놀라유, 포도씨유 등 다른 기름들이 속속들이 들어와 이제는 보급형이라는 느낌이 더 강해 졌다.

콩기름은 참기름이나 들기름 짜듯 고압으로 압착 추출하지 않고, 콩을 갈아서 유기용매(주로 헥세인)에 녹여 지용성분을 추출한 후 용매를 증발시켜 순수한 기름을 얻는다. 잔류 용매는 기준치 이하로 관리되므로 걱정할 수준은 아니다. 콩은 뿌리에 서식하는 박테리아가 공기 중의 질소를 고정시켜 단백질을 만들기 때문에 다른 종자(씨앗)류와는 달리 단백 성분이 많아 압착하게 되면 불순물이 많고 추출이 잘 되지 않기 때문이다.

콩기름은 아무래도 콩이 주재료이기 때문에 콩비린내가 있어 드레싱 등으로 부적합하다. 그리고 한국에서는 이상하게 식용유를 비교할 때 건강을 주된 이유로 비교를 하지만 기름을 통한 건강 효과는 거기서 거기다.

콩기름은 역사도 짧은 편이다. 1920~30년대에 들어서 만들어지기 시작했고, 처음에는 식용으로 쓰지않고, 공업용으로만 사용했다. 물론, 지금 콩기름을 식용으로 사용하는 이유는 가격때문이다. 버터마가린같은 관계. 한중일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에서는 전후 상황 이후로 저렴한 가격때문에 식용유라고 하면 콩기름을 떠올리지만, 북미나 유럽에서는 콩기름에 대해 전혀 인식이 다르다.

국내 시장점유율에서는 CJ제일제당의 백설 콩기름이 근소하게 1위이고 사조그룹 사조해표의 해표 콩기름이 근소하게 2위이다. 1997년 외환 위기 이전에는 오히려 사조해표의 전신 신동방의 해표 콩기름이 더 인기가 높았지만[2]

옛날에는 들기름마냥 장판용 종이나 문종이, 나무 공예품에 먹이는 용도로 사용되기도 했고, 단청대용으로 나무의 내수성을 키우기 위해 바르기도 했다. 뭐 현재는 들기름에게 완벽하게 밀렸지만.

한편, 다가불포화지방산 함유율이 58%로, 해바라기씨유에 이어서 2위다. 물론 일반적인 식용유들이 냄새를 없애고 보존성을 높이는 고온수소첨가처리를 거치기에, 그 과정에서 불포화지방산은 하늘나라로(..) 계란 노른자, 간 등에 많이 함유되어 있는 레시틴 또한 제법 들어있지만 이것도 상업적인 유화제 추출목적+상품의 물성을 나쁘게 하기 때문에(기름이 끈적해진다.) 분리해버리므로 별 좋은 성분이 남아있진 않다.

또한 발화점이 257℃로 가장 높아서 조리 도중 화재의 위험이 가장 낮다.[3] 그래도 불을 쓸 때에는 조심하자.

콩에서 기름을 추출하고 남은 것을 탈지대두라 하는데, 기름만 빠져나가고 단백질은 남아있기 때문에 이걸 가축 사료의 단백질 보충제로 쓰기도 하고 두부, 간장 등을 만드는 원료로 사용하기도 한다. 좀 싼 간장(만두 살 때 덤으로 주는 작은 비닐에 담긴 간장 같은)을 보면 원료에 탈지대두라고 적혀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또한 시중에서 파는 싸구려 두부도 이것으로 만드는데, 기름을 쪽 뺀 것으로 만들기 때문에 퍽퍽한 느낌이 든다. 즉, 순수한 콩으로 만든 두부가 마블링이 된 고기라면 탈지대두로 만든 두부는 퍽퍽한 살코기인 셈.
  1. 저렴한 것으로 치면 라드나 팜유 등이 더 싸지만 가정용으로 파는 물건이 아닌지라..
  2. 2000년도 당시 한국에 식용유 광고를 보면 해표 제품은 '한국의 대표 식용유'라고 광고했고, CJ 백설 제품은 '국내 판매 1위'라고 광고했다. 그러나 외환위기 이전이나 1980년대 당시에는 한국에서 식용유 하면 해표 제품을 연상시킬 정도로 인기가 더 높았다.
  3. 참고로 식용유 중 가장 발화점이 낮은 건 버터. 150℃만 돼도 불이 붙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