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기름

참기름의 영원한 라이벌

참기름과 함께, 한국에서 예부터 이어져 오는 식재료 중 하나.

들깨를 짜서 만드는 기름으로 그래도 들기름이 참기름보단 저렴하다고 생각될 수 있지만 마트 등에서 막상 구입하려고 보면 참기름이 더 저렴한 경우가 많다. 국내산 참깨로 직접 짠 소위 방앗간 기름이 아닌 대량생산 참기름의 경우, 일부 프리미엄급 제품을 제외하면 저렴한 수입산 참깨를 원료로 하기 때문에 비싸지 않고, 들기름보다 소비량이 많아 판매량 자체가 참기름이 압도적으로 많다. 그래서 거의 항상 (메이커만 돌려가면서) 세일, 가격행사 중인 참기름이 있다. 반면, 들기름은 행사상품에 잘 나오지 않아 참기름이 더 싼 경우가 많다. 예전에는 쉽게 산패되기 때문에 필요할 때 그때그때 짜서 식용했다.[1]

올리브유와 비교하며 건강식으로 띄워준 적이 있지만, 참기름에 비하면 사먹는 사람은 영 적은 편이다. 다만 지역에 따라서는 들기름을 참기름보다 고급으로 치는 동네도 존재하긴 한다. 식물성유 중에서 오메가 3 지방산 함량이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져있으나 이것이 산패가 빠른 원인이기도 한데 팁으로 참기름을 8:2 정도의 비율로 혼합해서[2] 입구가 작은 병에 밀봉하고(스윙캡 병같은 것을 쓰면 편리하다) 냉장보관하면 그나마 산패를 늦출 수 있다. 다만 냄새가 심하다는 이유로 냉장보관을 거부하는 사람도 있다.

향이 강렬하고 참기름에 비해서는 약간 취향을 타는 향이다. 기본적인 사용법은 계란후라이용 기름으로 식용유를 대체하여 쓰는것.[3] 대체로 조리를 시작할 때 넣는 것이 들기름(볶음, 국, 탕 등), 조리가 끝난 후 넣는 것이 참기름(나물, 비빔밥 등)이다.

두부구이를 할 때 이 기름을 쓰면, 맛의 차원이 달라진다. 묘사하자면 구수한 들기름이 두부에 스며들어 안 그래도 고소한 두부가 구수한 맛이 배어들어 차원이 다른 구수함을 느낄수 있다. 여기에 마늘과 파를 다져 넣은 간장을 올려먹으면 왜 사람들이 미식에 환장하는지 쉽게 공감할수 있다. 물론 속까지는 잘 스며들지 않는다...[4] 요약하면 들기름의 구수함이 밴 탄력있는 겉부분+두부본연의 고소하고 부드러운 속부분+심심한 간을 맞춰주면서 자극적인 양념장. 경우에 따라선 아예 두부를 제조할 때 들기름을 몇 방울 넣어주는 경우도 있다.

미역국 끓일 때 참기름이 아닌 들기름을 넣으면 꽤 어울린다. 김을 구워먹을 때도 들기름을 발라 구우면 풍미가 독특하고 좋다.

몸에 좋기 때문에 올리브유처럼 한숟갈씩 그냥 섭취하는 사람도 많다. 요즘은 올리브유에 비해 대중적으로 덜 알려진 편이지만 옛부터 몸에 좋은 기름으로 많이들 먹어왔고 민간요법으로도 많이 쓰였다. 요즘도 꾸준히 섭취하는 사람들이 많고, tv등지에서 오메가-3의 대표주자로 많이 나오면서 먹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최근에는 일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신종 한류 일본에서 오메가 3 지방산 함량이 높은 것을 강조하며 홍보하자 판매량이 100배 가까이 뛰어올랐다고 한다.

옛날에는 방바닥에 바르는 코팅용 기름으로도 많이 쓰였기 때문에, 오히려 부잣집 사람들은 들기름 냄새를 '공업용 기름 냄새'라고 느껴 피했다고 한다. 또한 나무 공예품에 먹이는 기름으로도 자주 이용되었다. 나무도 단단해지고, 습기에 강해지고 윤기와 결이 잘살아나기 때문. 옻칠에 비해 매우 저렴한지라 이것으로 처리된 나무 공예품을 잘 볼 수 있다. 바니시가 개발된 이후 사양세를 타는 듯 했으나 최근 들어 다시 잘 쓰이게 되었다. 옻칠이나 니스는 아닌데 윤기가 있고 짙은 밤색을 띠는 공예품은 거진 이것으로 처리된 물건이다.
  1. 사실 짜내는 걸보면 기름 자체가 잘 나오질 않는다. 실제로 같은 양의 깨로 기름을 짜는 경우 들기름쪽이 적다.
  2. 참기름에는 항산화성분이 포함되어있어 산패가 덜 일어난다고 한다.
  3. 집밥 백선생에서 아주 잠깐 만드는 장면이 나왔다. 정말 즉흥적으로 만들었고, 지나가듯 나와서 기억하는 사람도 많지 않을 듯. 시도해 보면 알겠지만, 후라이를 하는데 기름에서 거품이 인다. 맛이 나빠지는 것도 아니고 거품이 더러운 것도 아니지만 처음해 본다면 약간 놀랄 수도 있다. 또 들기름 특유의 향이 계란에 첨가된다.
  4. 방법이 없지는 않다. 두부를 가능한 얇고 넓게 썰어주고, 물기를 헝겊이나 휴지 등으로 닦아서 적당히 말린 다음 부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