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마 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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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roma key



영화 포세이돈의 오프닝 시퀀스 제작 과정. 크로마 키의 사용예와 스태프들의 노가다를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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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으면서 대표적인 이용 사례를 꼽는다면 뉴스에서 매일 보는 일기예보.

1 개요

화면 합성 등의 특수 효과를 이용하기 위해 이용하는 배경. 흔히 초록색과 파란색을 사용하여 그린 스크린, 블루 스크린이라고도 한다. 촬영 과정에서 배우가 단색 배경 앞에서 연기를 하고 후편집 과정에서 같은 색으로 찍힌 부분을 다른 배경으로 바꾸면 바꾼 배경에서 연기한 것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

2 역사

크로마 키의 시초는 촬영 시 필름의 일부를 가리고, 나중에 가림막을 때고 동일한 필름으로 가렸던 부분에 들어갈 영상을 찍었던 매트 기법이다. 이후 프랭크 윌리엄스는 검은색 배경 앞에서 배우들이 연기를 하고, 이 필름의 대비를 높여 배우들의 실루엣을 만들어 매트로 사용하는 '이동 매트 (travelling matte)' 기법을 고안해내고, 이 기법은 오늘날 크로마 키 기법과 유사한 효과를 낼 수 있었다.

하지만 이동 매트 기법에는 배우의 그림자나 윤곽이 잘 드러나지 않는 단점이 있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조명을 이용해 배경을 파란색으로, 배우를 노란색으로 강조한 뒤 매트를 만드는 더닝 기법(Dunning process)과 삼원색 테크니컬러 필름을 이용한 블루 스크린이 이때부터 등장했다. 그러나 이 기법 역시 제작 과정이 오래 걸린다는 점과 윤곽에 파란색이 계속 비친다는 고질적 문제점을 갖고 있었다.

그러다가 1950년대에 페트로 블라호스가 시간을 대폭 줄이고 영상의 질도 높일 수 있는[1] 나트륨 등을 이용한 옐로우 스크린 기법을 창안하면서 디즈니 영화를 필두로 널리 쓰이게 된다. 그런데 이 기법에도 문제가 있었으니, 바로 사용 가능한 카메라가 전세계에 한대 뿐이었다는 점. 바로 이때 벤허를 제작중이던 MGM 스튜디오는 블라호스에게 조언을 구했고, 블루 스크린을 이용하여 삼원색의 혼합 정도별로 12개의 마스크를 제작해 색감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킨 블루 스크린 기법이 등장하게 된다. 이 기법은 50년대 후반에 개발되어서 90년대까지 쓰일 정도로 엄청난 인기를 구사했으며, "블루 스크린"은 크로마 키의 대명사가 되었다.

이후 매트와 마스크 등을 실시간으로 입힐 수 있는 디지털 후편집 시스템이 등장하고, 블루 스크린은 그린 스크린에게 자리를 내주게 된다. 디지털 카메라에서는 녹색이 더 밝게 잡히고[2], 녹색 배경에는 조명도 많이 필요하지 않으며, 파랑과는 달리 흔히 보이는 하늘이나 바다 등과 색이 겹칠 일도 없기 때문. 또한 짙은 파란색은 화면의 전체적인 색상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 쓰다보면 알겠지만, 파란색의 경우 검은 색과 완벽하게 구분해서 걷어내기가 어렵기 때문에 아무리 섬세하게 파란색만 걷어내려 해도 웬만하면 검은 색까지 일부분 걷어내진다.

3 기타


크로마 키 전문회사의 포트폴리오나 광고를 보면 여지껏 봐온 영화와 미드의 실상에 큰 충격을 받을 수도 있다. 생각보다 굉장히 많은 미드, 영화가 비용의 절감 때문에 '이런 것까지도?' 하는 데에서 크로마 키를 사용한다. 미국은 워낙 땅 덩어리가 넓어서 이동하는데 시간이 많이 드는 것도 큰 요인중 하나다.[3] 예를 들어서 캘리포니아에 스튜디오가 있는데 주인공이 잠깐동안 뉴욕 도심을 걷는 씬을 찍어야 한다면, 제작진들을 데리고 대륙횡단을 해야하며 그 과정에서 하루는 낭비될 것이며 시간도 엄연히 비용에 포함된다. 제작자 입장에서는 그 씬 하나때문에 하루를 버리느니 차라리 CG로 해결하고 보는 것이다. 스튜디오 근처의 도심에서 찍는다 해도 크로마 키 촬영이 많다. 왜냐하면 시 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하고 관중들 통제해야 하는 등 문제가 많기 때문이다.

많은 배우들이 연기할때 몰입에 방해되는 것중 하나로 꼽는다. 총알이 빗발치는 전쟁터씬에서 배우들이 파란색 타이즈 입고 파란색 천 앞에서 연기를 한다거나, 혹은 멋진 대저택 앞에서 멋진 정원을 보며 감탄하는 장면이 나올때 대저택과 정원 둘다 크로마 키고, 촬영때 배우들은 초록색 벽에 둘러싸인 스튜디오에서 마치 멋진 대저택과 정원을 보는듯이 연기해야 한다. 이안 맥켈런은 영화 호빗 촬영 중 다른 배우들과 떨어져서 아무것도 없는 스튜디오에서 연기를 하는 것에 지쳐 연기를 그만 둘 결심까지 했다고. 크리스토퍼 놀란이 이런 크로마 키 사용에 소극적인 이유도 이런 이유를 고려한 듯. 대신 몸이 죽어난다[4]

영상에서 특정 색을 싹 지워낸 뒤 그 부분에 다른 영상을 씌우다 보니 만약 신체 부위나 옷에 그 색이 있을 경우 그 부분도 날아가게 된다. 특히 서양인들 중에는 눈동자가 파란 색인 사람이 많아 블루 스크린 사용시 주의해야한다. 파이널 컷 프로 등 편집 툴로 파란색 눈동자를 가진 서양인 영상에서 파란색을 걷어내면 배우의 눈동자 한 가운데가 텅 비어 버린다.백안?

월드 오브 투모로우300 같은 영화는 거의 모든 장면에 크로마 키를 이용한 것으로 유명하다. CG를 많이 사용하는 요즘 영화에서는 사용하지 않는 쪽이 오히려 드물다. 무한도전 쪽대본 드라마 특집에서도 12시간으로 제한된 촬영 시간에 쫓겨 현지 로케를 뜰 수 없자 마지막 장면을 이 기법으로 촬영했다. 이런 편법 아닌 편법은 스케일이 큰 미드에서도 흔히 찾아볼 수 있다.

Tunak Tunak Tun인도에서 최초로 크로마 키가 사용된 뮤직비디오라고 한다.

영화 그래비티에선 크로마 키 대신 배경을 투영한 거대 LED 스크린이 사용되었다. 우주복에 비친 배경 색을 처리하기 힘들기 때문에 아예 촬영 과정에서 배경 색을 같이 맞춘 것.

참고로 유튜브에 올라와있는 크로마 키 소스들이 있는데, 이런 크로마 키들을 많이 사용하고 싶다면 "chroma key"라고 검색하지 말고 "green screen"이라고 검색하는 것이 좋다. 유튜브에서는 대부분 "green screen"이라고 부르는듯 하다.

학교 칠판으로도 어느 정도의 크로마 키는 가능하다. 직접 해봤다


(인터넷 방송에 적용된 크로마키. 방송인 '풍월량'은 크로마키 편집으로 자신의 얼굴만 잘라내, 하스스톤의 영웅인것처럼 보이게 해놓았다.)

최근에는 인터넷 방송인들이 애용하기도 한다. 대표적인 예시가 게임 관련 방송인들인데, 크로마키를 설치해서 적당히 굴려주면 방송인 본인의 모습만 따와 화면에 비출수 있다. 즉, 뒤에 깔린 배경을 삭제해 시청자들에게 게임과 방송인의 모습에 집중할수 있게 만들어준다. 트위치에서는 이미 많은 스트리머들이 크로마키를 깔아 방송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간혹 사용하는 방송인들이 있다. 대표적으로 풍월량, 식빵아재, 이민우(PD), 함군, 개복어 등등이 있다.
  1. 배우의 뒷배경을 나트륨등을 이용해 노란색으로 비추는데, 나트륨등은 특정 파장의 빛만을 방출하기 때문에 프리즘을 이용한 추출이 쉽다. 이렇게 분리된 파장의 빛으로 이동 매트를 만들고, 나머지 가시광선 파장으로는 배우의 모습만을 뽑아낼 수 있어서 두 과정을 따로 진행하던 종전 기법보다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었다.
  2. 인간의 시세포 구성을 흉내내서 녹색 감광소자가 가장 많게 촬상센서가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3. 특히 어글리 베티배경이 뉴욕인데 촬영은 LA에서 진행한다.
  4. 인셉션》에 빙글빙글 돌아가는 복도 씬이 있었는데, 세트를 만들어서 진짜로 돌려버리는 탓에 주연이었던 조셉 고든-레빗은 촬영하는 내내 극심한 멀미에 시달려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