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만 슈드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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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Taman Shud or Taman Shud Case
(Mystery of the Somerton Man)

1948년 12월 1일, 오스트레일리아 애들레이드에서 벌어진 사건. 호주 역사상 가장 미스테리한 살인사건으로 꼽힌다.

1 서머튼 해안의 시신

1948년 12월 1일, 애들레이드경찰은 신고를 받고 애들레이드 서머튼 해안으로 출동했다. 신고자는 존 라이넬스라는 남성으로 그는 전날 저녁 부인과 함께 서머튼 해안을 산책하다가 방파제에 기대어 있는 문제의 남자를 봤지만 그저 술에 취한 사람으로 생각하고 무시해버렸다. 그러나 다음날 새벽에 다시 해안에 나와본 존 라이넬스는 전날 저녁에 본 남자가 똑같은 자세로 그대로 있다는것을 알게 되었다. 무엇인가 이상하다고 느낀 그는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이 출동해 남자를 들여다보자 그는 이미 사망한 상태였다.

당시 시신의 사진. 딱히 잔인한 건 아니지만 사람에 따라서 혐오감을 유발할 수 있으니 주의할 것.[1]
(사진 사이즈가 작은 편이 아니다...밤에 불 끄고 보면 안 돼요)

발견된 시신은 40대 초중반의 영국계 남성으로 외상이 없이 마치 잠들어 있는 것처럼 발견되었고 사망한지 얼마 안 되어서인지 부패도 진행되지 않아서 신원을 파악하지 못할 이유가 전혀 없어 보였다. 그래서 처음 경찰은 질병을 가진 남성이 갑자기 해안가에서 지병이 악화되어 사망한 것 정도로 생각했다.

경찰은 애들레이드 대학의 명예교수인 존 버튼 클리랜드경에게 부검을 의뢰했는데, 클리랜드경의 부검 소견은 경찰을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멀쩡해보이던 남성의 겉모습과는 달리 내부 장기가 손상되어 있었던 것이다. 비장이 정상인의 3배가량 커져 있었고, 위장에서 출혈이 있었으며, 몸 곳곳에 울혈이 발견되었고, 안구의 동공은 확장되어 있는 상태였다. 이는 피해자가 무엇인가 약물이나 독극물에 의해 사망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였고, 부검자인 클리랜드 경 역시 몸에 흔적이 남지 않게 빠른 시간내로 분해되는 독극물로 인한 살해일 것으로 소견을 내놓았다.

피해자의 위장에서는 사망하기 서너시간 전쯤에 먹은 것으로 보이는 고기 파이가 있었지만, 고기 파이에는 독극물이 검출되지 않았다. 클리랜드경은 결국 독극물이나 약물의 흔적을 찾아내지 못했고, 그저 심정지로 사망했다고 할 수밖에 없었다. 참고로 이 남성의 몸에서는 주사바늘 흔적도 발견되지 않았다.

더 이상한 것은 피해자의 사망 추정 시간이었다. 법의학자는 피해자가 12월 1일 새벽 2시경에 사망한것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문제는 존 라이넬스가 처음 이 남자를 목격했던 시점인 11월 30일 저녁에도 이 남자는 방파제에 기대 있는 채로 있었다는 것.

경찰의 탐문을 통해 존 라이넬스 외에도 이 남자를 목격했다는 사람들을 찾아낼 수 있었다. 존 라이넬스가 이 남자를 술취한 사람으로 생각하고 떠나간 뒤 7시 30분경과 8시경쯤에 몇몇 남자들이 이 남자를 목격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목격자들은 한결같이 이 남자가 방파제에 기대어 있는 상태였다고 진술했다. 만약 그렇다면 이 남성은 존 라이넬스가 처음 목격했을 때 이미 죽어 있었다는 추론이 가능하지만, 클리랜드 경은 남성의 사망 시각을 12월 1일 새벽 2시로 판정했기 때문에 경찰은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2 수사의 진행

경찰은 이 남성의 신원을 파악하기 위해 노력했다. 특이하게도 이 남성은 고급스러운 의류를 착용하고 있었는데 문제는 이 의류들에는 통상 붙어있어야 할 태그가 전혀 붙어있지 않고 철저하게 제거되어 있었다. 태그를 떼낸 사람이 피해자인지 범인인지는 알 수 없었고, 또한 소지품 중에선 애들레이드에서 헨리 해변으로 가는 기차표와 애들레이드에서 서머튼 해안 인근의 글래널그로 가는 버스표가 발견되었다. 그리고 싸구려 담배케이스가 나왔는데 이상하게도 케이스 안에는 어울리지 않게 비싼 담배들이 들어있었다.

경찰은 언론을 통해 남성의 신원에 대한 제보를 받았고 12월 5일, 글래널그 인근의 한 호텔 직원이 그 남자가 10월경부터 호텔에 투숙하고 있던 남자 같다고 제보했다. 그는 63세의 벌목공 로버트 월시로 당시 실종상태였다. 그러나 로버트 월시와 발견된 남성 시신은 일치하는 점이 없었기 때문에[2] 경찰은 로버트 월시가 아니라고 결론내렸다.

해가 넘어가 1949년 1월 14일, 애들레이드역 사물함에서 경찰은 이 남성의 여행가방을 찾아냈다. 하지만 희한하게도 가방안에는 돈이란 6펜스 은화[3]밖에 없어서 과연 이 사람이 여행객이 맞는 것인지 의문이 들었다. 다만 여행가방 안에서 발견된 각종 물건들은 상당한 고급제품들이 많았고 미국산 제품들이 많이 섞여 있었다고 한다.

경찰은 발견된 소지품들을 근거로 이 남성이 애들레이드역에서 헨리 해변으로 가는 기차를 타려다가 무슨 이유에서인지 타지 않고(또는 타지 못하고) 대신 글레넬그로 가는 버스를 타고 가서 서머튼 해안에서 내린 뒤 고기 파이를 사 먹고는 죽었다는 것 말곤 알아낼 수가 없었다.

3 의문의 종이 쪽지 타만 슈드

그런데 남성의 소지품을 면밀하게 조사하던 중 희한한 물건이 나왔다. 남성의 바지 주머니 속에서 발견된 시계줄에 감겨진 종이 쪽지를 발견했는데 그 종이쪽지를 펴보니 "Taman Shud"라고 적혀 있었던 것이다.

이 말은 페르시아어로 "끝, 종결"이라는 의미였다. 조사 결과 이 종이 쪽지는 페르시아의 유명한 수학자, 천문학자, 철학자인 오마르 하이얌의 시집 루바이야트에서 나온 것으로 드러났다. 에드워드 피츠제럴드가 1859년 영역한 루바이야트 초반본에서 오려냈다는 것.

이 의문의 타만 슈드 쪽지가 발견된지 몇달후 애들레이드 경찰서에 한 남성이 찾아왔다. 놀랍게도 이 남성은 문제의 그 1859년판 루바이야트 영역본 초판을 경찰에게 내밀었던것. 경찰 조사 결과 이 책에서 타만 슈드 쪽지를 뜯어냈다는 게 밝혀졌다.

루바이야트를 들고 온 남성의 진술에 의하면 자신과 처남이 글레넬그에 있었는데 잠시 차문을 열어놓고 나갔다가 돌아와보니 차안에 이 루바이야트 초판본이 있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이 책이 발견된 시점이었다. 남성은 자신의 차에 루바이야트 초반본이 들어있던 시점이 서머튼 해안에서 남성의 시신이 발견되기 1주일에서 2주일 전이라고 진술했던 것.

어쨌든, 경찰은 책을 면밀하게 조사했고 책의 뒷장에서 의문스러운 암호문을 찾아냈다. 이 암호문은 다음과 같았다.

WRGOABABD

MLIAOI
WTBIMPANETP
MLIABOAIAQC
ITTMTSAMSTGAB

경찰은 이 암호문을 해독하려 애썼고 오스트레일리아 국방부에 암호해독을 요청했다. 그러나 국방부의 암호전문가들은 해독할만한 방법이 없다고 밝혀 사실상 암호해독은 실패로 돌아갔다.

그러나 암호문의 밑에 숫자가 적혀있었는데 그것은 전화번호라는 사실을 알아냈고 전화번호를 추적한 결과 제시카 톰슨(Jessica Thomson)이라는 간호사의 전화번호라는 사실을 알아냈다. 하지만 제시카는 사건과 관련이 없다고 극구 부인했다.

4 용의자와의 관계

하지만 이 제시카와 사건의 연관성이 없다고 보기엔 수상한 부분이 많았다. 우선 이 제시카가 사는 곳은 글레넬그로 그녀의 집은 남성의 시신이 발견된 서머튼 해안에서 북쪽으로 불과 400여미터밖에 떨어져 있지 않았다. 게다가 그녀의 알리바이를 조사한결과 남성이 해안에서 목격된 11월 30일경에 그녀는 집에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게다가 그녀의 이웃은 수상한 남자가 전화로 그녀에 대해 물었다는 진술을 하기도 했다. 경찰이 죽은 남성의 데스 마스크를 보여주자 그녀는 매우 놀란 표정을 지었다. 이로서 경찰은 제시카가 그 남자를 알고 있을것이라 짐작하고 추궁한 끝에 결국 그녀에게서 진술을 받아냈다.

제시카에 의하면 그 데드마스크는 자신이 아는 알프레드 복살(Alfred Boxall)이라는 군인과 닮았고 자신이 루바이야트를 복살에게 선물했다는 진술을 했다. 경찰은 시신의 신원을 마침내 찾았다고 생각했으나....알프레드 복살은 멀쩡하게 살아있었다. 그녀가 복살에게 루바이야트를 선물한건 맞았지만 복살은 그 루바이야트를 멀쩡히 가지고 있었던 데다 1859년 초판본이 아닌 1924년 영역판이었으며, 타만 슈드 부분도 찢어지지 않고 멀쩡하게 남아있었다.

결국 경찰 수사는 벽에 부딪혔다. 그 간호사가 의심스러웠으나 제시카는 끝내 입을 다물었고 증거가 없는 이상 그녀를 더 추궁할 방법도 없어서 결국 경찰은 사건을 해결하지 못했다.

5 장기 미제 사건으로 남다

의문의 남성은 1949년 6월 14일, 구세군 목사와 애들레이드 경찰들이 참여한 조촐한 장례식을 치르고 애들레이드 웨스트 테라스 묘지에 "HERE LIES THE UNKNOWN MAN WHO WAS FOUND AT SOMERTON BEACH 1ST DEC 1948.(1948년 12월 1일 서머튼 해안에서 발견된 신원 미상의 남자 여기서 잠들다.)"라는 묘비만 남기고 쓸쓸히 매장되었다.

남성이 묻힌 이후 애들레이드역 건너편의 스트라스모어 호텔에서 이상한 사람이 21호실에 투숙했다는 진술이 나왔다.이 사람이 체크아웃한후 호텔 직원이 방을 청소했을때 검은색 의료기구 케이스에 주사기가 담겨져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것이 사건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는 끝내 밝혀지지 않았다.

한편 사건 조사가 한창이던 6월 9일 서머턴 해변에서 20km 떨어진 지점에서 며칠 전 아버지와 함께 실종됐던 클리브 마그노손이란 남자아이가 아버지와 함께 발견되었다. 남자아이는 사망한 상태였고, 아버지는 살아있었지만 몸이 약해진데다가 정신이상 증세를 보여 정신병동에 수용됐다. 문제는 클리브 마그노손의 사인이 서머턴 해변의 남성처럼 독으로 추정되지만 정작 독극물은 발견되지 않았고 발견 당시 서머턴 해변의 남성처럼 누워있었기에 두 사건의 연관성이 의심받았다. 거기다 아이의 어머니인 로만 마그노손 역시 이 사건이 서머턴 해변의 사건과 연관성이 있으며, 아들과 남편이 실종된 직후 누군가에게 협박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동시에 서머턴 해변의 남성이 남편의 직장 동료 카를 톰프슨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아이의 어머니는 정신감정 결과 정신이상이 의심된다는 결과가 나와 증언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외에도 1945년 6월 싱가포르 출신 유대인인 요셉 사울 하임 마샬이 시드니 교외에서 살해된 채 발견된 적이 있었다. 이 사건 역시 사인이 독에 의한 것인데다가 요셉이 루바이야트를 소지하고 있었는데 해당 판본이 나름 희귀한 판본임이 확인되면서 훗날 서머턴 사건과의 연관성이 제기되었다. 하지만 이 사건 역시 확실한 연관성은 밝혀지지 않은 채 미제로 남았다.

6 의문의 남성은 누구인가?

경찰은 의문의 남성에 대해 거짓말을 한 제시카를 의심했지만 끝내 증거가 없어 그녀를 놔둘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사건의 미스테리를 추적한 이들에 의해서 제시카의 의문스러운 점들이 하나둘씩 드러나기 시작했다. 제시카는 사건 당시 2살된 아들과 단둘이 살고 있었는데 경찰 조사에선 자신이 기혼녀라고 진술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정작 그녀가 결혼을 한건 이듬해인 1950년이었다. 게다가 그녀는 자신의 아들 성을 재혼한 남편 성으로 바꾸기까지 했다. 멀쩡히 살아있던 에드워드 복살을 죽었다고 한다던지 루바이야트에 대한 거짓말도 그녀가 이 사건과 모종의 연관이 있지 않나라는 의구심을 지울수 없게 했다.

그녀는 호주 언론들에게 많은 취재요청을 받았으나 끝끝내 취재를 거부하고 죽을때까지 침묵을 지켰다. 그녀의 본명이 드러난건 사건이 일어난지 한참 지난 2002년에 이르러서였다. 이때문에 그녀가 의문의 남성과 불륜관계에 있다가 살해한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그녀의 아들이 가진 유전적 특성이 살해된 남성의 유전적 특성과 유사한 부분이 있어서 더욱 의문을 증폭시켰다. 살해된 남성은 선천성 무치증을 앓고 있었고 귀의 구멍이 백인들 중에서도 1~2%만 나타나는 형태인 귀의 윗쪽 구멍이 아래쪽보다 더 큰 희귀한 특징을 가지고 있었는데, 조사 결과 그녀의 아들도 이 두가지 특징을 다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제시카 톰슨의 딸인 케이트 톰슨이 충격적인 주장을 펼쳤다. 케이트 톰슨의 주장에 의하면 어머니가 러시아어를 잘 구사했으며 공산주의자였다는 것이다. 그래서 케이트는 살해된 의문의 남성이 공산주의 운동가이거나 소련스파이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케이트는 어머니가 그 남자에 대해 "그는 경찰보다 더 높은 사람이다"라고 말하는 걸 들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사건에 엉뚱하게 연루되었던 알프레드 복살도 1977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죽은 남성이 소련 혹은 외국의 스파이일 것이라는 추측을 내비쳤다. 남자의 시신이 발견된 서머튼 해안에는 미군기지가 있었기 때문에 충분히 그럴싸한 추측으로 보였다. 죽은 남성의 신원을 알 수 있는 아무런 단서도 없다는 점, 루바이야트 초판본에서 발견된 의문의 암호문등도 그가 소련의 스파이로 스파이 활동을 하다가 발각되어 제거된 게 아니냐는 주장에 근거로 제시되기도 했다.

그러나 만약 그가 스파이라면 왜 그 시신을 사람들의 눈에 잘 띄는 해변에 두었는지 납득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피해자가 경찰에 발견되기까지 시간이 있었다는 걸 감안한다면 얼마든지 안 보이는 곳에 시신을 처리할수도 있었을텐데 자칫 스파이로 탄로날 수도 있는 시신을 그대로 둔 이유가 납득이 안간다는 것.

이런 점들을 종합해서 사건에 대해 추정해보면



1. 남자는 공산주의자이거나 소련의 스파이로 애들레이드를 오가면서 스파이 활동을 하고 있었다.
1. 제시카 톰슨은 남자의 조력자로 역시 스파이 활동에 가담했다.
1. 무슨 이유에서인지 이 남자는 루바이야트 초판본을 통해 암호문과 "타만 슈드"라는 쪽지 메시지를 받았다. 이는 이 남자에 대한 경고였을 수도 있다.
1. 경고대로 남자는 제거되었다.
1. 제시카 톰슨은 남성의 살해에 가담했거나 혹은 적어도 남성의 죽음에 대한 전모를 알고는 있었지만 죽을 때까지 침묵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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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 모든 건 추정에 불과하며 뚜렷한 증거도 없다.

결국 이 남성의 정체에 대한 미스테리는 지금까지도 풀리지 않고 있다. 설령 풀려고 해도 이 사건의 증거들은 알 수 없는 이유로 파기되어버렸다. 의문의 루바이야트 초판본은 1950년에 사라져버렸고 남자의 갈색 여행가방과 소지품들도 더 오래 보관할 가치가 없다는 이유로 1986년에 파기되어버린 것. 따라서 남성의 정체를 알 방법은 지금에 와선 사라져 버린 것으로 보인다.

다만 2011년에 서머턴 해변의 남성의 신원에 대해 신빙성 있는 주장이 나왔는데. 1차대전 당시 수병으로 참전했던 영국인 호레이스 찰스 레이놀드(Horace Charles Reynolds)라는 인물이[4]서머턴 해변의 남성과 굉장히 닮았다는 주장이 나온 것이다. 실제로 사진을 비교해본 결과 두 사람은 상당히 닮아 있었으며 특히 귀가 닮은 것으로 판명되었다. 서머턴 해변의 남성은 영국계로 추정되었는데 레이놀드 역시 영국인이었으므로 이 사실이 일치했고 특히 1918년 2월 25일에 발급한 그의 수병 ID카드를 보면 당시 만 18세였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 사건이 일어난 1948년 12월의 레이놀드는 만 48세가 되는데[5] 이 사건에서 죽은 남자의 연령대도 40대로 추정되었으므로 가능성이 매우 농후해 보였다. 그러나 H.C 레이놀드는 몇 년 후 1953년에 사망했다는 사망신고서가 발견되면서 서머턴 해변의 남성과 연관이 없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진짜 도대체 당신 누구야?

7 암호문의 의미

그런가 하면 2004년에 퇴직한 형사 게리 펠터스(Gerry Feltus)가 암호문의 일부를 풀었다고 한다. 그가 풀었다는 구절은 바로 마지막 구절인 "ITTMTSAMSTGAB"라는 구절이다. 그는 이 구절에 적힌 글자들은 모두 각 단어의 첫 글자를 딴 이니셜로 만들어진 암호문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내놓은 "ITTMTSAMSTGAB"의 의미는 "It's Time To Move To South Australia Mosely Street To Greet Alfred Boxall(알프레드 복살을 만나러 남부 호주 모슬리 스트리트로 이동할 때이다.)"였다.[6] 그리고 모슬리 스트리트는 이 사건과 깊은 관련이 있는 제시카 톰슨이 살았던 곳이었다.

만일 서머튼 해안의 남성과 제시카 톰슨이 소련의 스파이였다면 또 위 해석이 맞다면 이 암호문은 누가 보낸 것이고 왜 알프레드 복살을 만나러 가라는 지시를 했을까? 제시카 톰슨이 서머튼 해안에서 발견된 남자의 이름을 알프레드 복살이라고 거짓 증언한 점과 타만 슈드 구절이 있던 루바이야트를 복살에게 선물한 점을 고려하면 혹 이 남자의 신분을 알프레드 복살로 세탁하기 위해 만나러 했던 건 아닐까?

암호문을 해독하면 사건의 실체가 더 뚜렷해 보일 것이다. 그러나 의외로 이 암호문이 별 의미가 없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게리 펠터스의 이 같은 시도는 꽤 의미 있다고 볼 수 있다.
  1. 일반적으로 혐오스러울 정도의 사진은 아니다. 머리가 헝클어지고 눈을 가늘게 떠서 약간 검은눈처럼 보이는 듬직해 보이는 남자의 얼굴이다. 물론 혐오감은 사람마다 다르고 그래도 시체사진이니 볼때 약간은 주의하자. 나무위키에서 가끔식 발견되는 아이씨 깜짝이야 에 준하는 수준이라고 보면된다.
  2. 전술했다시피 살해된 남성은 40대 정도로 추정되었고 신체 노동의 흔적이 보이지 않았다.
  3. 호주 6펜스가 아닌 영국 6펜스였다고 한다.
  4. 구글에서 검색해보면 알겠지만 이 인물의 국적은 영국인데 미국 해군에서 복무했다.
  5. 레이놀드는 1900년 2월 8일 생이다.
  6. G의 의미는 아직 완전히 밝혀지진 않았는데 AB가 알프레드 복살을 의미한다는 건 거의 굳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