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란드 사가의 등장인물.
욤의 전귀(戰鬼). 토르핀 카를세프니의 아버지. 욤 전사단의 네 대대장 중 가운데서도 가장 강했던 전사.
과거에는 노르웨이의 전왕 시그발디의 휘하에서 싸웠던 전사였다. 추리고 추린 강자들만 모이는 욤 전사단에서도 전귀라고 칭해질 정도의 전사. 욤의 수령 시그발디는 그를 마음에 들어해서 딸인 헬가를 아내로 주었고, 그를 차기 수령으로 삼을 생각이었다. 헬가와의 사이에서는 딸인 율바와 아들 토르핀이 태어났다.
시그발디의 동생이자 또 다른 대대장 중 한명인 '꺽다리' 토르켈과는 막역한 친구 사이로서 함께 무수한 전장을 누볐다. 토르켈은 그의 강함을 마음에 들어했고 언젠가 그를 죽이는 것(전사로서 그에게 승리하는 것)은 자신이라고 다짐했다.[1]
그러나 토르즈는 딸 율바를 얻은 이후 모종의 이유[2]로 더 이상 전투를 즐기는 노르드 전사일 수 없게 된 그는 노르웨이의 히요른가바그 해전에서 중장비를 걸친 채 바다에 빠졌다. 사람들은 그가 죽었으리라 생각했지만 이는 그의 위장이었고, 그는 아내 헬가와 아직 젖먹이었던 딸 율바를 데리고 욤 전사단을 떠나는 것에 성공한다. 이 과정에서 우연히 토르켈과 마주하지만 그 전투광 토르켈을 죽이지 않고도 간단히 제압하는 인간 같지 않은 능력을 보여준다(...). 어쩌면 토르켈의 약점인 턱을 알고 있었을 지도 모른다. 오랜 전우였으니 말이다. 하지만 약점을 안다고 해도 토르켈을 제압하는 건 결코 쉽지 않을 일임은 분명하다.
이후 토르즈는 아이슬란드의 작은 마을에 가족과 함께 숨어 살았다. 토르즈는 노예를 사지 않았는데, 옆마을의 유력자 하프단의 노예가 도망쳐왔을 때도 다 죽어가는 그의 자유를 사기 위해 여덟마리의 암양을 지불했다. 결국 이 노예는 앓다가 얼마 못가서 죽는다.
마을 사람들은 그의 과거에 대해서는 과거에 전사였다는 사실 정도만 알고 있었고, 그는 마을의 사람들과 교류하며 차차 따스하고 넉넉한 성품으로 변해갔던 것으로 보인다. 마을에서는 그는 유명한 항해가인 레이프 에이릭손과 함께 서쪽의 신대륙으로 이주할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그러나 토르핀이 열살 남짓 될 무렵 토르즈가 살아있다는 사실이 발각되었고, 플로키가 이끄는 욤 전사단의 일대가 마을로 찾아와 토르즈에게 전사단으로 돌아올 것을 강요했다. 그는 마을 사람들에게 피해[3]를 주지 않기 위해 자신이 끄는 한 척의 군선과 그 배를 움직일 최소한의 인원[4], 그리고 레이프 에이릭손이 운항하는, 마을의 청년들을 다시 돌려보낼 작은 배 한척만을 가지고 출항했다. 이때 토르즈는 자신의 과거를 후회하고 있었고, 자신의 죄에 책임을 질 때가 왔다고 느끼고 있었다.[5]
그러나 플로키는 자신의 강력한 정치적 맞수가 될 수 있는 토르즈가 욤 전사단으로 귀환하길 바라지 않았고, 아셰라드를 시켜 그를 암살하도록 한다. 이것은 그의 정치적 입장 탓만이 아니라 그를 정면상대할 경우 욤 전사단에 변명할 수 없는 정도의 손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정말로 그랬다.
아셰라드가 이끄는 병단이 토르즈의 배를 습격하자, 그는 검을 쓰지 않고 맨손으로 한 척의 군선에 탄 서른명의 전사를 모두 전투불능 상태로 만들었다. 광전사의 버섯을 먹은 비요른마저 간단히 침묵시키는 그를 보고 아셰라드는 일종의 기대감을 느꼈다. 전사들을 제압한 토르즈는 대장인 아셰라드를 단번에 지목해 결투를 신청했다.
그리고 이 만화에 둘째가라면 서러울 사기캐중 한명인 아셰라드는 일방적으로 밀렸다(...). 단순히 신체능력이나 검술만이 아니라, 아셰라드 최강의 무기였던 수싸움에서 조차 밀렸다. 아셰라드는 처음 단 한번의 기습을 제외하곤 토르즈에게 제대로 칼 한번 휘두르지 못했고, 자신을 압도하면서도 자신을 죽이지 않고 사태를 해결하려 하는, 그리고 자신의 이름을 알고 있다는 사실 하나로 암살의 배후를 유추해낸 토르즈를 앞에 두고 아셰라드는 드디어 자신의 왕을 찾았다고 여겼고, 토르즈에게 자신들의 우두머리가 되어줄 것을 제안했다.
그러나 토르즈는 이 제안에 침묵으로 응했고, 이런 뜬금없는 제안에 분노한 아셰라드 병단 측의 전사 비요른이 어린 토르핀을 인질로 잡자 그는 자신의 목숨과 맞바꿔 다른 사람들을 보내줄 것을 요구했다. 아셰라드는 이 제안에 응했고, 그가 결투에서 승리했음을 진지하게 선언했다. 아셰라드가 오딘의 이름이 아닌 아르토리우스의 이름으로 맹세했을 정도.[6] 이후 그의 시체는 레이프 에이릭손의 손으로 시그발디에게 넘겨졌다. 이는 토르즈가 죽기 직전 부탁한 것으로 자기의 시체라는 물적증거가 없다면 기회를 주었음에도 두 번이나 배신하고 도망친 걸로 판단하고 마을을 공격할 것이라고 생각해서였다.
그의 죽음은 어린 토르핀에게 큰 상처로 남았다. 이후 토르핀은 정당한 결투로 아셰라드에게 복수하기 위해, 레이프 에이릭손과 돌아가지 않고 아셰라드의 병단에 남아 성장하게 되었다.
이름 토르즈는 토르켈과 마찬가지로 토르(Thor)에서 파생된 이름이다.
- ↑ 6권, 과거를 회상하는 토르켈.
- ↑ 정확한 이유가 언급되지는 않는다. 다만 2권에서 마을에서의 몇몇 대화와 아셰라드 패거리와 맞붙었을 때의 대화에 의해, 자식이 생김으로써 생명의 소중함과 인간애에 눈을 떴기 때문에 더이상 사람을 죽이고 싶지 않아 하는듯한 뉘앙스를 읽을 수 있다. 실제로도 아셰라드 패거리와 맞붙었을 때 전부 부상만 입혔을 뿐 아무도 죽이지는 않았다.
키라보살? - ↑ 플로키가 토르즈와 대담하는 동안 플로키와 함께온 부하들이 마을 곳곳으로 흩어져 명령만 떨어지면 일을 벌일 준비를 하고 있었다. 토르즈와 대담을 마친 플로키가 그냥 승선할 것을 명령하자 일부는 아쉬워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 ↑ 아레를 포함한 마을 청년 다섯.
- ↑ 아버지가 전장에 나간다는 사실에 들뜬 토르핀이 아버지의 단검을 찾아내어 그 검신을 보며 황홀해 할 때 토르즈가 검신을 손으로 쥐고는 "이건 사람을 죽이는 물건이라며 이걸로 누굴 죽이려고 하냐"고 묻고는 "적"이라는 대답에 "네겐 적 같은건 없어. 그 누구에게도, 적 같은건 없단다. 다치게 해도 되는 사람은, 그 어디에도 없어."
- ↑ 아셰라드는 자신이 쓰레기라고 생각하는 아버지 쪽의 신인 오딘의 이름으로 맹세할 때는 맹세에 아무런 가치도 두지 않지만, 어머니 쪽의 조상인 아르토리우스의 이름으로 맹세할 때는 정말로 진지하다. 참고로 작품을 자세히 보면 아셰라드는 본래 토르즈와 결투를 하기 전에 맹세를 할 때나, 이후 래그널과의 약속을 할 때에는 오딘의 이름을 걸고 맹세를 하지만, 토르핀이 아버지의 명예를 걸고 결투를 신청할 때만큼은 장난스럽게 받아들이는 것 같아도 항상 아르토리우스의 이름을 걸고 맹세를 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