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네덜란드 노르트홀란트 주의 도시 Haarlem
매 짝수 해마다 할렘 야구 대회가 열린다. 인구 약 15만명으로 노르트홀란트 주의 주도이지만 이 주에는 수도인 암스테르담도 있다. 2번 항목의 명성을 의식해서인지 외래어 표기법 상으로는 '하를럼'.하렘을 종종 할렘이라고 번역하거나 쓰는 경우가 있는데 철자부터 전혀 다르다.
2 뉴욕 맨해튼의 한 지역 Harlem
맨해튼의 북부 지역으로, 보통 센트럴파크보다 북쪽 지역을 말하며, 다시 동서로 잘라서 웨스트할렘과 이스트할렘으로 나뉜다. 보통 말하는 "할렘"은 웨스트할렘.
미국 식민지 개척 초기에 뉴욕에 자리잡고 있던 네덜란드 이주민들이 1의 지역에서 이름을 따서 지은 것이 시초. 19세기만 하더라도 상당히 전원적인 분위기의 상류층 주거지였지만, 19세기 후반 농장 생산성이 떨어지고 1901년 발효될 예정이던 새로운 주택법안을 피하기 위해 급속도로 개발되었다. 처음에는 폴로 경기도 열리고 오페라 하우스도 열리는 등 상당히 괜찮은 지역이었지만, 주택의 과다공급으로 인해 주택가격이 폭락하면서 흑인들이 급속도로 몰려들었다. 그래도 1950년경까지는 아직 상당수 백인이 주거하는 중산층 거주지역이었으나 그 이후로 1990년대 초까지 할렘은 흑인들의 주 주거지역으로서, 그리고 범죄의 온상으로서 악명을 떨치게 된다...
요약하면 뉴욕의 어두운 그림자 이다. 오죽하면 런던 보이즈가 'Harlem Desire'라는 노래를 냈을까.
그 악명 덕분에 '~의 할렘' 이라는 관용구는 게토나 슬럼을 의미하는 또다른 표현으로 쓰이기도 한다.
한편으로는 소외받던 흑인들이 대거 몰려들면서 지금의 흑인 문화를 키워낸 온실과도 같은 존재가 또한 할렘이다. 1920년대에는 흑인 예술이 '할렘 르네상스'라는 단어를 만들어낼 정도로 발전했던 곳, 80년대 이후 전 세계를 휩쓴 지금의 흑인 문화를 길러낸 곳, 그리고 1960년대 말콤 X가 활동했던 시민 불복종운동의 산실 중 하나였던 곳도 바로 할렘. 문자 그대로 'Black America'의 정신적 문화적 수도다.
최근에는 줄리아니 시장이 90년대 초부터 의욕적으로 벌인 범죄 퇴치정책, 흑인 문화의 심장이라는 브랜드, 정부의 재개발 계획, 그리고 땅값이 비싸 갈데 없어진 뉴요커들(...) 등등 여러 요소 덕에 다시 재개발되는 중.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퇴임후 사무실도 할렘에 있다. 요즘은 웬만한 할렘 중심부는 오히려 브루클린이나 브롱스보다도 안전해지고 이제 많은 백인들이 들어와서 땅값도 많이 올랐다.[1]게다가 2010년대 들어서는 젠트리피케이션이 급속도로 진행되면서 우범지역이라는 말은 정말 옛말이 되어가고 있다. 할렘에 유입되는 백인들이 늘고 흑인이 줄면서 이제는 밤중에 바에 가도, 흑인 음식점에 가도 타인종이 더 많이 보인다. 그리고 외국 이민자들도 할렘에 집을 얻기 시작했다.
이스트할렘의 경우 흑인 외에도 중남미나 카리브해출신들 이주자가 많이 몰려 들어서 "스패니쉬 할렘"이라고도 하는데, 재개발 사업이 웨스트할렘보다 더디다 보니 아직도 범죄의 온상 이미지가 그대로 남아있는 별천지. 낮에는 안전하지만, 저녁이나 밤일 때는 여행자라면 웬만하면 접근하지 않는 것이 이롭다. 밑에 언급되는 히스패닉 소사이어티 오브 뉴욕이라는 스페인 미술관은 이스트할렘에 있고 근처 중국집이 방탄유리 치고 영업할 정도로 위험한 곳이다.
할렘의 왼쪽에 있는 모닝사이트 하이츠는 유명한 컬럼비아 대학의 재개발 주도에 의해 지금은 할렘이라는 이미지가 많이 희석된 상황. 매우 힙한 동네가 되었고, 상당히 어퍼 웨스트 사이드화 되었다고. 요즘은 그렇게 위험한 동네는 아니고 약간 가난한 동네 수준이다. 차라리 브롱스가 옛날의 할렘 가 이미지.
'데모크라시 프랩 스쿨'이라고 할렘에 우리나라식 교육법을 채택해서 대학진학률이 뉴욕시 1위의 기염을 토해낸 곳이 있다. 읽어보자. 그래도 야자는 없겠지
할렘가의 주거 건물들은 191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거의 해체되지 않고 그냥 남겨진 경우가 많다. 새 건물 지어봤자 남는 이득이 없던 탓이기도 한데, 그 탓에 지금 와서는 오히려 1910년대 건축의 마스터피스는 할렘에 많단다.
고우영 화백은 1970년대 뉴욕에 여행을 갔다가 이곳에서 참담한(?) 일을 당할 뻔한 적이 있다. 현지의 지인과 함께 자가용을 타고 시내 드라이브를 하는데, 하필이면 할렘 거리 내에서 고우영은 급한 설사로 괴로워했다. 하지만 화장실을 발견하지 못하는 건 둘째치고 할렘에서 하차했다간 뭔 일이 일어날지는 뻔한 일이라.....동승한 지인도 '시트 더럽히는게 배에 구멍나는 것보단 나아요!'라고 말할 지경. 다행히 한국인이 운영하는 가게를 찾아서 겨우 수습할 수 있었다고 한다.
2.1 가볼만한 곳
- 아폴로 극장 : 제임스 베이커나 제임스 브라운 등, 수많은 흑인 예술가들이 걸쳐갔던 유명한 극장.
- 125가 : 할렘의 중심가. 아폴로 극장이나 호텔 테레사, 유명한 흑인음식 식당인 실비아가 이곳에 있다. 이제는 밤이라도 상당히 안전할 정도로 변해버린 할렘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곳. 주변에 재즈클럽도 많다.
- 히스패닉 소사이어티 오브 뉴욕 : 할렘 북쪽에 자리잡은 스페인 미술관. 미술관 자체는 아주 크지 않지만, 스페인 바깥에서 가장 유명한 스페인 예술작품을 많이 소유하고 있다고 할 정도로 막강한 미술관이다. 고야, 엘 그레코, 무리요, 벨라스케스 등의 유명한 스페인 작가의 그림을 무료로 볼수 있는 박물관이다.
- ↑ 물론, 올라간 땅값과 월세를 감당하지 못하는 많은 저소득 흑인들은 브롱스로 떠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