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S Changer

틀:캡콤


캡콤에서 1994년에 발매한 가정용 게임기. MVS와 AES의 관계처럼 캡콤의 아케이드 기판인 CPS1과 동일한 성능을 지니고 있다. 롬 카트리지나 CD를 이용하던 당시의 다른 콘솔과는 달리 게임 기판을 사용하는 비범한 모습을 보여 준다. 게다가 게임을 플레이하는 데 필요한 하드웨어적 준비가 콘솔 자체에 갖춰져 있는 게 아니라 CPU고 뭐고 다 기판에 들어 있다. 정확히 말하면 이 제품은 구 JAMMA 규격을 변환해 주는 컨버터라 할 수 있으며, 이름이 Changer가 된 것도 이 때문이다.

AES가 잘 나가는 것을 보고 자극받아 만든 물건이긴 한데, 대여로 시작해 일반 판매까지 호평을 받은 AES에 비해 이쪽은 결과가 좋지 않다. 사실 생각해 보면 이게 잘 팔릴 거라고 기대하기가 더 힘든데 하지만 높으신 분들이 기대를 했으니 나왔겠지... 우선 94년이면 이미 오락실에선 캡콤의 주력기판이 CPS2로 넘어간 시점이고, 가정용은 새턴플레이스테이션 같은 32비트 기기가 발매 준비 중이던 시기이다. 같은 컨셉의 네오지오 쪽은 32비트 기기로도 조금 아쉬운 이식도를 보여주었기 때문에 꾸준히 수요가 있었지만, 이쪽은 더 이상 호환 기판으로 게임이 나오지 않는 데다가[1] 이미 나온 게임도 캡콤의 뛰어난 이식력으로 원작보다 평이 좋은 이식작들이 나와 있는 상황. 팀킬 쩔어 게다가 기판을 통째로 파는 것이니 가격도 비쌀 수밖에 없고[2], 여기에 홍보 부족까지 겹치면서 의지의 문제 망했어요.

자체 컨트롤러가 없이 슈퍼 패미컴의 컨트롤러를 사용하도록 되어 있다. 판매 초기에는 캡콤에서 발매한 슈퍼 패미컴용 조이스틱인 CPS-파이터 동봉판도 있던 모양. 재고 처리 앞서 말했듯이 구JAMMA 규격의 컨버터이기 때문에 물리적으로 연결만 할 수 있으면 일반 아케이드 기판에서 슈퍼 패미컴의 컨트롤러를 사용하는 데 쓸 수도 있다고 한다.

발매된 게임은 다음과 같다.

천지를 먹다 II
어드벤쳐 퀴즈 캡콤월드 2
캡틴 코만도
파이널 파이트
나이츠 오브 더 라운드
머슬봄버
머슬봄버 듀오
스트리트 파이터 2 대쉬
스트리트 파이터 2 대쉬 터보
킹 오브 드래곤즈
스트리트 파이터 제로

...이게 다다. 그래도 나름 명작으로만 모은 듯. 혼자 CPS2 출신인 스파 제로는 훗날 CPS2의 프로텍트를 푸는 열쇠가 되어 최초의 CPS2 에뮬레이터인 파이널 번 개발에 결정적 열쇠가 됐다. 진짜 팀킬 쩐다.
  1. 아예 안 나온 건 아니고 4, 5개 정도가 나오긴 했다.
  2. 기판의 가격이 일괄적으로 1개 20,000엔, 2개 38,000엔, 3개 55,000엔. 예외로 스파 제로만 35,000엔이었다. 참고로 94년 말에 발매된 새턴의 발매가가 44,800엔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