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U-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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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공군의 전기톱

A-10과 함께 탄생한 30mm 7연장 개틀링 중기관포. 어떻게 보면 A-10의 존재이유 그 자체일 정도로 A-10의 상징이 된 물건이다.
그 특징을 살펴보자면...


GAU-8과 폭스바겐 비틀의 커플샷(?)

매우 크고 아름답고, 무겁다. 구경에 걸맞게 자체 무게만 해도 약 281kg정도. 그리고 여기에 급탄 시스템과 드럼을 장착하고 최대 장탄수에 맞추면 1.8톤에 달하는 무게를 자랑한다(...)


기내 공간을 정말 더럽게도 잡아먹는다(…). 비행기 동체의 1/4를 차지할 정도.
GAU-8의 총열에 자리를 뺏긴 랜딩 기어는 결국 기수 정중앙이 아니라 오른쪽으로 밀려나버렸다. 역으로 GAU-8의 총열도 왼쪽으로 약간 밀려나긴 했지만 랜딩기어에 비하면 약과. 이래서 조종사들은 전투기를 타는 게 아니라 기관포를 타고 날아가는 느낌을 받는다고 한다. 자주비행기관포 비행기에 기관포를 단 게 아니라, 기관포날틀을 달았다는 말도 이래서 나왔다. 미국에서는 기관포에 비행기를 탑재합니다!

개틀링 건이라는 특성상 30mm 열화우라늄탄을 분당 4,200발[1][2]이라는 속도로 퍼부어버릴 수 있다. 그리고 탄환이 초음속으로 날아가기에 총소리를 들을 때쯤이면 넌 이미 죽어있다! 이래서 '침묵의 총'이라는 별명도 붙었다. 물론 상당수의 권총탄이나 유탄 등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총포류 탄약은 초음속, 그것도 마하 2~3을 넘나드는 수준이지만 말이다. 그래도 이 기관포의 포탄은 결코 느린편이 아니다! 날탄같은것이 아니면 이 기관포탄이 빠르다.



전차에 사격영상
서방세계와 동구권의 전쟁이 벌어질 경우 이 기관포로 무수한 소련제 전차의 뚜껑을 딸 예정이었다. 그래서인지 A-10 관련 선전물에서는 반드시 등장한게 GAU-8의 화력시범이었고, 덕분에 실전에서의 활약 여부와는 무관하게 그 인지도는 매우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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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차에 대한 A-10 실사격 실험 결과[3]

유명세와는 달리 이미 80년대부터 대전차 무기로서의 효용성을 잃었다. 30mm PGU-14/B API의 관통력은 500m에서 균질압연강판 69mm, 1000m에서 38mm를 뚫는 수준에 불과하다. 그러나 시속 250노트에서 발사하는 동일한 탄의 관통력은 30도 경사 균질압연강판을 기준으로 500m에서 71mm, 1000m에서 59mm이다. 전차의 상면 장갑이 얇긴해도 CAS 진입시의 입사각 때문에 이곳을 관통하기는 무리지만, 2세대 전차의 경우에는 측후면이라면 무력화되고 3세대 전차라도 솔직히 방심할수 없는 수준이다. 대부분의 전차가 그렇듯이 후방 엔진데크 부분은 거의 장갑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에[4] 후상방에서 쏠 경우 더 위험하다. 장갑과 주포, 승무원은 멀쩡한데 엔진만 나가버릴 수 있다. 완전격파가 안되더라도 외부에 부착된 장비와 궤도, 심하면 주포에 손상이 가서 전투불능 상태에 빠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 사실 이쯤 되면 접근도 위험한데 격파는 운빨이라 실전에서 확실한 수단만 쓰는 것이 당연하지만... A-10도 이대로 퇴역 시키기엔 아까운 지라 계속 개량되서 지금은 AGM-65 셔틀로 활용되고 있어서 GAU-8을 이용한 공격은 차선책이며, 여전히 경장갑차량등에는 매우 위력적이다.

우리에게는 다행하게도(?), 북한의 경우 구세대 전차를 여전히 대량 보유/운용하고 있는데, 북한이 2,000여대 가량을 보유해 가장 많이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는 전차가 T-55 계열이라 동체 후방(60mm)과 포탑 상면(33~16), 포탑 후면(60mm) 등등은 여전히 관통 될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각 1,000여대 가량을 보유한 T-62, 천마호, 폭풍호 등은 죄다 T-62의 개량 혹은 파생형 정도로 추정되는 지라 포탑 상부(40mm) 나 동체 후면(46mm)등등에 여전히 관통 가능성이 남아 있다. [5][6]

앞서 언급처럼 80년대 이후 개발된 전차[7]들의 경우 장갑 두께가 이 GAU-8 로 관통할 수준을 한참 넘겼지만, 북한의 기갑전력 상당수가 1세대와 2세대급[8]에 머물러 있는지라 만약 근시일내에 한반도에서 전쟁이 터진다면, 제공권이나 지형, 표적의 획득과 표적의 방호력 등을 감안하면 해당 전쟁에서는 GAU-8 크게 활약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9]

사정거리는 GAU-8의 효용성에 대한 의문을 증폭시킨 주범이 되었다. 최대 사거리는 약 3.6km이지만 유효사거리는 약 1.2km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A-10을 최초로 구상할 당시엔 소련군 주력 야전방공체계인 ZSU-23-4 쉴카의 유효사거리 밖에서 기관포를 쏘고 이탈한다는 것이었는데 실질적으로는 이 유효사거리 언저리를 왔다갔다 해야할 판인 셈. 이것도 쉴카의 존재와 위치가 확인된 조건에서나 가능한 상황으로 실전에서는 미처 확인되지 않은 대공화기에 얻어맞는 일이 벌어지곤 했다.[10] 더군다나 소련군 야전방공체계가 ZSU-23-4 쉴카만 있는게 아니라는 것 또한 문제였다. 실제로 걸프전에서 다수의 A-10이 GAU-8쓰겠다고 내려왔다가 스트렐라 같은 SAM에게 격추되었으며 심지어는 이글라 같은 맨패즈에 격추당한 일도 있다. 다만 대공화기가 거의 없다 싶이한 저강도분쟁에서 GAU-8은 여전히 잘만 쓰이고 있다.

그렇다고 해도 30mm 개틀링이 아주 장식용은 아니다. 적 수송차량을 비롯한 경장갑 차량이나 보병들한테는 생지옥확정이니. 폭탄이나 미사일 만으로 모든 게 해결되지는 않기에 어쨌거나 쓸 일은 있다. A-10이 참가한 전투는 아니지만, 실제 사례로 로버츠 고지 전투 당시 네이비 씰 팀과 레인저를 지원하러 출격한 F-16이 LGB[11]를 투하했는데 그 폭발 반경이 너무 넒어서 오히려 아군을 죽일 뻔한 적도 있었다. 결국 그 뒤를 이어서 도착한 F-15E는 M61A1 기관포를 소사하면서 아군 병력을 지원했다. 이래서 미 공군도 GAU-8 사격훈련을 소홀히 하지는 않는다(해병대의 훈련에 A-10이 출장올 때는 GAU-8 사격 훈련이 들어간다). 애초에 근접항공지원(CAS)미사일로만 하려고 들다간 그대로 대참사가 벌어질 수도 있다는 것을 감안해 보면, 제아무리 A-10이 매버릭 셔틀 신세가 되었다곤 해도 어쨌거나 근본적으로 지상공격을 위한 공격기라는 정체성을 지니는 A-10에게 있어 기관포는 반드시 필요한 존재이다. 단지 GAU-8 같은 크고 아름다운 기관포가 A-10에게 과연 실질적으로 필요한 무장인지가 문제일 뿐.

현재 시리아 내전에서도 A-10이 GAU-8로 ISIS의 진지들을 갈아마시고 분쇄하고 다니는 영상들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으며, A-10의 주 무장으로서의 역할을 보여주고 있다.

A-10을 다룬 다큐멘터리에서 담당 조종사가 GAU-8 사격을 마치고 나면 화약냄새가 옷에 베어서 고역이라는 말을 한 적도 있다. 심지어 낮에 훈련을 마치고 밤늦게 집에 들어갔는데도 가족들이 냄새를 맡고 사격훈련이 있었다는 것을 바로 알아차릴 수 있을 정도라고 한다.[12]

한편 GAU-8에 비견할 만한 기관포로는 소련의 MiG-27에 장착되었던 GSh-6-30이 있다. 가스식이라 더 가볍고 최대발사속도도 GAU-8보다 훨씬 빨라서 화력 면에서는 앞섰으나 문제는 MiG-27로는 이런 무식한 기관포를 제대로 운용하기 힘들었다는 것. 쏘다가 캐노피가 날아가버리고 기체에 금이 가는 등의 사고가 빈발했다.

모 과학책에 따르면 반동력이 5톤이나 되서(...) 차에다 장착하고 쏘면(물론 부서지지 않는다는 가정하에)속도가 0km/h에서 고속도로 제한속도를 넘어가는 게 3초만에 가능하다![13]
  1. 방아쇠만 계속 당기고 있으면 10초~17초 사이에 1,000여발을 모두 퍼부을 수 있다. 보통은 1~2초 동안 방아쇠를 당기는 'Short burst'로 발사한다. 그래도 그 짧은 시간 동안 70~140발이 발사된다.
  2. 이 발사속도가 실감이 안 나는 분들을 위해 첨언하자면 한국군 제식화기인 M-16K2 자동소총의 발사속도가 대략 분당 700발이니까 이 녀석들의 6배 정도로 더 빨리 탄을 퍼붓는다고 생각하면 된다.참고로 대량으로 제식 채용된 개인화기들 중에서 제일 빠른 연사속도를 가졌다는 FA-MAS가 분당 1000발. 역대 보병용 기관총 중 연사속도 최고를 자랑했던 MG42가 최대 1500발(초당 25발)이다.(...) 다만 여기서는 알아둬야 할 게, 보병용 화기는 명중률 및 탄 보급의 문제로 발사속도를 일부러 저하시킨다.
  3. 실내 사격장에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실전처럼 전차를 세워놓고 A-10이 근접하면서 사격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4. 방열을 위해
  5. 폭풍호의 경우 T-62를 베이스로 T-80 급으로 개량했다는 평가가 있다.
  6. 2차대전때의 일본 뺨치는 북한의 공업 생산 능력은 논외로 일단 설계상...
  7. 3세대 이후 전차. 2세대 전차들은 1세대에 비해 기동성이 크게 보강되었고 3세대는 2세대에 비해 장갑이 크게 보강되었다
  8. T-55는 1세대 취급이다
  9. 북한의 미칠듯한 저고도 방공망 문제상 침투는 조금 어렵고 밀고 내려오는걸 막거나 보급선 차단에는 아직 활약할 여지가 남아 있다.
  10. A-10이 57mm 4발 맞고 기적적으로 살아온 일화가 유명하긴 하지만 그건 매우 특수한 일이라 유명한 것일 뿐이다. 그리고 그 A-10이 57mm 진지를 부순 것도 아니며 그냥 겨우겨우 살아만 왔을 뿐이다. A-10이 확인되지 않은 대공포와 근거리에서 마주치면 곧장 빠져나가야하며 그렇지 않으면 금새 격추될 수 밖에 없다. A-10이 방어력이 높다고는 하나 그 방어력이라는게 두꺼운 철판을 도배해서 기관포를 튕겨내는 방식이 아니라 단순히 여러모로 맷집을 키운 방식일 뿐이라서 A-10은 근거리에서 대공포와 맞상대가 불가능하다.
  11. 레이저유도폭탄. Mk.시리즈에 레이저유도키트를 장착한 폭탄류
  12. 조종석 내부로 들어오는 공기는 기본적으로 엔진의 압축공기 일부를 뽑아서 온도를 적당히 맞춰서 쓰는 것이다. 그렇기에 기관포의 화약냄새가 조종석 안쪽까지 들어오는 것이다. 물론 A-10만 이런것은 아니며 다른 항공기도 기관포의 위치에 따라 화약냄새가 조종석 내부로 들어온다. 단지 A-10의 경우가 훨씬 심할 뿐.
  13. 정확히 말하면 약 45kN으로 이는 A-10기에 달려 있는 TF34 엔진 하나의 추력보다(...)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