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R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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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RV; Multiple Independently-targetable Reentry Vehicle 귀엽다 하지만 안에 들어 있는 것은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물건

1 개요

'다탄두 각개 재돌입 발사체'의 줄임말. 쉽게 말하면 로켓에 여러 개의 탄두를 싣고 대기권 밖에서 분리시켜 각각 다른 목표를 동시에 타격시키는 방식이다. 개사기 캐쉬템

주로 탑재하는 탄두는 다름아닌 핵탄두. 그러니까 핵폭탄 여러 개를 미사일 하나에 실어서 날리는 방식이다. 물론 꼭 핵무기에만 사용할 수 있는 방식은 아니고, 일반적인 폭발성 탄두나 화학탄, 생화학탄 등등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그러나 그러기에는 운반체가 되는 ICBM이나 SLBM 등이 너무 단가가 비싼 물건들이라 가성비가 극히 떨어진다. 애초에 이게 나온 것도 전략무기제한협정의 제한을 우회하기 위한 것이 주 목적이라 이걸 쓰는 무기는 핵무기밖에 없다.

2 공격 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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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RV를 탑재한 미니트맨 III의 구조와 발사 과정.
구조
(A) 1단 로켓
(B) 2단 로켓
(C) 3단 로켓
(D) 가속단계후비행체(Post Boost Vehicle) 및 MIRV
(E) 미사일 보호 덮개
발사 과정
(1) 사일로에서 1단 로켓 점화하여 발사
(2) 1단 로켓 분리. 2단 로켓 점화 및 미사일 보호 덮개 분리
(3) 2단 로켓 분리. 3단 로켓 점화
(4) 3단 로켓 분리. 가속단계후비행체(Post Boost Vehicle) 점화
(5) 최대 궤도 진입. 각 탄두에 탑재된 재돌입체(Re-entry Vehicle) 준비.
(6) 탄두 분리. 이때 가짜 탄두나 추적을 회피하는 채프 등 각종 기만기도 전개한다.
(7) 탄두 대기권 재돌입. 이 과정에서 탄두 안에 들어 있는 핵폭탄이 기폭 준비 상태가 된다.
(8) 목표물 타격 시밤쾅

대기권에서 분리시켜서 재돌입하는 물건으로, 기본적으로는 목표를 향해 자유낙하를 하게 된다. 그러나 자유낙하만 하게 되면 약간의 오차나 갑작스런 기상변화에 대처할 수 없다는 문제점이 있다. 대기권에서 약간의 오차가 발생하면 지면에 닿을 때에는 수십에서 수백 km 차이가 날 수도 있고, 갑작스러운 기상변화로 인하여 낙하 궤도가 틀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러다보니 탄두 하나하나가 모두 작은 로켓이나 다름없다. 실제로 핵폭탄이 들어 있는 탄두는 원뿔 중간 부분으로, 윗부분에는 목표물로 유도하는 장치가, 아랫부분에는 재돌입체(Re-entry Vehicle, RV)라는 소형 로켓이 있다. 탄두 분리 이후에는 유도 장치가 탄두의 경로를 보정하는 역할을 하고, 재돌입체 로켓으로 경로를 바꿔가며 목표를 정확하게 타격하게 한다.

그리고 적의 요격을 교란시킬 목적으로 채프를 뿌리고 가짜 탄두를 섞는 등의 기만책을 섞어 놓는다.

3 개발 이유

1971년 체결된 전략무기제한협정 1차 협정의 경우 적의 전략 무기 계산을 단순 숫자로 했는데, ICBM은 미사일 사일로당 하나, 잠수함의 경우 잠수함에 사용된 미사일 발사대마다 핵무기 하나, 폭격기는 한 대에 핵무기 하나 식으로 가정하고 이를 적용해서 무기의 총 수를 맞춰버렸다. 무기들의 질은 전혀 신경 안 쓴 그저 단순한 방법이었다.

이러한 점은 '서로 1,500발씩 들고 있으면 적의 핵 사일로로 다 쏟아부어봤자 서로 이 없어지는 셈이니 쌤쌤.'천잰데?이라는 참으로 정치적인 결론이였다. 사실 1차 협정이 이렇게 단순하게 된 이유는 서로가 핵무기 최신 기술을 공개하기를 꺼려서 단순히 양적으로만 파악하는 방식으로 간 것이다.

그러나 조약이 체결될 무렵, 미국이 새로 선보인 미니트맨 III가 세계 최초로 MIRV를 채택했다. 당연히 문제가 될 수밖에 없었다. 기존의 ICBM의 경우 한 발이 한 곳을 타격할 수 밖에 없지만, MIRV의 경우에는 발사체 하나 당 3~10발의 탄두를 지니고 있고, 이러한 경우 한 발로도 기존의 10발과 비슷한 효과를 지니기 때문에 사실상 전략무기제한협정을 무력화시킬 수 있다는 뜻이였다. 즉 핵의 보복 억지력을 무력화시키면서 핵전쟁의 발발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이야기다.

즉, "나는 150발 써서 적의 1,500발을 무력화시키면 난 아직 1,350발이 있으니 이걸로 계속 핵전쟁을 할 수가 있다."라는 정치적인 논리로 인해 미국-소련 간의 화해무드는 다시금 봉인되고 만다. 이후 제 2차 전략무기제한협정에서는 MIRV랑 기초 핵탄두 등 좀 더 정밀한 계산을 통해 양국 간의 핵 격차를 좁히고, 점진적으로 핵무기를 줄이는 방안으로 합의했다. 하지만 이후 소련이 붕괴하면서......

최근 적용되고 있는 New START 협정에 의하면 배치 가능한 핵미사일 발사대(폭격기+미사일)의 갯수는 700기, 배치 가능한 탄두 갯수는 1,550발이다. 이 목표에 맞춰 미국러시아 모두 탄두 갯수를 줄이고 있으며, 최근에는 폭격기를 제외하고 탄도 미사일당 탄두 3기 가량을 할당하고 있다.

게다가 다탄두 발사체는 적의 요격을 피할 목적으로 가짜 탄두를 섞어놓는 일이 일상다반사다. 이는 핵전쟁시 유리함을 더 증가시키는데, 적이 핵미사일을 요격할 기술을 가지고 있어도 원래 가지고 잇던 다탄두 + 모의탄두가 합쳐질 경우 요격목표 선정 및 격추에도 어려움이 있으며 적이 가짜탄두를 요격할 동안 진짜 탄두가 목표물에 명중할 수 있기 때문에 공격하는 쪽의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대박이었다.

그래서 요격하는 입장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하나의 미사일로 여러 탄두를 장착해 탄두를 한번에 요격하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진 것이 MKV(Multiple Kill Vehicle)이다. GMD(Ground-Based Midcourse Defense)와 KEI(Kinetic Energy Interceptor), SM3에 장착될 예정이었다.

요 기능의 향상된 버전으로 MARV(Maneuverable Reentry Vehicle)이라는 것이 있는데 탄두가 재돌입 도중 목표를 변경하는 것이 가능하다. 최신형 ICBM(토폴-M이라거나..)의 경우 이런 기능을 탑재하여 적의 미사일 방어체계 무력화를 꾀하고 있다.

4 국가별 상황

MIRV의 경우 다탄두를 사용해 다수의 목표를 공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이 탄두를 각각 개별 목표로 정확하게 유도하는 기술은 많은 어려움이 있다. 2010년까지도 이 탄두를 정밀하게 적의 목표물에 명중시키는 기술은 미국이 독보적인 것으로 판단되며, 대표적으로 트라이던트, 미니트맨[1], 피스키퍼 등이 있다. 러시아의 경우 90년대 국방력의 붕괴 시절에도 ICBM과 핵 전력에 R&D에 꾸준히 투자했기 때문에 미국에 비해서 크게 뒤쳐지진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RS-24R-36이 있다. 프랑스도 MIRV 형태의 SLBM인 M4, M45, M51을 개발, 배치 중. 미국과 러시아에 비해 부족하지만 적당한 CEP를 가지고 있으나 100Kt급 탄두를 쓰는것으로 보아 대도시 보복에 중점을 두는듯.

중국은 5탄두짜리 DF-31을 실전배치했으며, 10탄두짜리 둥펑 41의 실전배치도 가시권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DF-5[2] 시절에는 명중률도 수량도 다른 핵보유국에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였으나, 시간과 돈을 아낌없이 퍼부어 현대화한 DF-31과 DF-41은 이전보다 정확도가 크게 향상되었다. MISSILETHREAT.COM의 자료에 의하면 DF-31의 CEP는 300m 내외, 혹은 사일로식 100m/TEL식 150m, DF-41의 경우 100~500m 내외로 추정하고 있다. 다만 공식적으로는 ICBM 숫자부터 확연히 딸리는 중국의 핵전력 상, 상대 핵보유국의 핵전력을 선제공격할 필요가 없고 (중국은 마오쩌둥시대부터 "적국이 먼저 중국을 핵무기로 공격하지 않는 한, 중국은 먼저 핵무기를 쓰지 않는다"는 원칙을 천명하고 있다. 물론 이는 미소에 비해 워낙 약체였던 중국의 핵무기가 순수히 방어용이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면도 있다.)대도시 등지에 대한 보복공격만 되면 되는 상황임을 놓고 보면, 이는 중국 입장에서는 그렇게 시급한 문제는 아니다.

미국 존스홉킨스 대학의 북한정보 웹사이트 '38노스'는 북한이란의 탄도 미사일 개발 협력에 관한 2014년 1월 13일자 기고문에서 "북한이란이 무게 80t을 넘는 은하 로켓 이상 규모의 초대형 ICBM 개발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 경우 MIRV 탑재 능력을 갖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주장을 소개했다.[3]

다만 해당 기고문의 저자인 미사일 전문가 제프리 루이스 박사는 "(핵탄두의 소형화 여부는 둘째치고) 북한이 현재까지 확보한 무기급 핵물질의 수량이 제한적임을 고려할 때, 불과 한 개의 미사일에 여러 개의 핵탄두를 올인하는 것은 어리석은 선택"이라면서 회의적으로 평가했다. 오히려 북한의 핵탄두가 기존 탄도 미사일에 탑재하기에도 힘들 정도로 커서, 이를 쑤셔넣을(...) 수 있도록 미사일의 크기를 키우고 있다는 해석이 더 정확할 듯.

이것 때문에 나온 계획이 SDI다.

5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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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아웃 시리즈팻 맨의 일종의 무기로 등장한다. 폴아웃 셸터에서는 최강의 무기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보더랜드 시리즈에선 투척시 여러 개로 분리되는 수류탄 모드로 꾸준히 등장한다.
  1. 탄두 수는 사실 3개로 매우 적은편이다.
  2. CEP 800m로 알려져 있다.
  3. 출처는 미국 워싱턴 타임즈의 군사전문 기자 빌 거츠의 주장. 다만 이 사람은 북한, 중국의 군사위협을 강조하려는 의도에서 다소 정보를 과장하는 성향이 강하다는 점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