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 6월 25일 공개된 동명의 영화를 원작으로 만들어진 새턴의 대표적 실사게임으로 당시 발매된 수많은 실사게임 중에서도 최신기술이 사용된 명작이다. 원래는 새턴과 동시발매될 예정이었으나 모종의 이유로 세 달 늦은 1995년 2월 24일에 발매되었다. 새턴이 발매되기 전 플레이스테이션보다 더욱 발전된 2D기술과 동영상 재생기술을 활용하고자 기획전부터 다수의 제작사들과 협의를 거쳤는데 그 중 대표작으로 세가 제작의 RAMPO가 선정된다.
에도가와 란포가 주인공인 이 게임은 오세이 등장(お勢登場)과 화인환희(化人幻戯)라는 단편소설을 베이스로 시나리오 자체는 완전 오리지널. 참고로 오세이 등장에서는 에도가와 란포가 경영하는 하숙집에서 일어나는 살인사건, 그리고 화인환희에서는 오오가와라 공작의 대저택에서 일어나는 살인사건을 다룬 소설이다. 사실 이 두 소설은 실제로 연계된 부분이 없으나 게임에서는 파트1에서 파트2로 넘어가면서 오세이가 오오가와라 공작의 대저택 사용인으로 들어가는 내용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이 게임은 몽견관이라는 비슷한 장르의 게임에서 많은 아이디어가 차용되었다. 시스템이나 진행방식, 화면구성 등 대부분이 몽견관과 비슷하며 제작방식 또한 별 차이가 없다. 원래는 100% CG 랜더링으로 기획했으나 좀 더 현실성을 살리고자 실제 배우를 캐스팅해 이들의 연기를 게임에 담는 방식으로 변경했다. 참고로 RAMPO에서 쌓인 노하우을 이용해 그 다음 만들어진 게임이 바로 100% CG랜더링 게임 월화무환담 - TORICO가 되시겠다. RAMPO의 주요 시스템은 아래 항목을 참조바람.
참고로 타이틀명이 RAMPO임에도 람포가 아닌 란포라고 읽어야 한다. 이는 작가 이름인 에도가와 란포(江戸川 乱歩)의 란포가 가끔 람포로 읽히기 때문.
1 특징
실사게임이긴 하지만 100% 실사는 아니다. 주요 등장인물은 카메라로 찍은 실사그래픽이 등장하며 주위 배경에는 CG랜더링 그래픽이 쓰였다. 여기까지 들으면 여타 어드벤쳐식 실사게임과 그리 다른 점이 없을 것 같지만 RAMPO는 등장인물, 배경 CG가 자연스럽게 움직이는 구조로 되어있다. 즉, 애니메이션을 생각하면 이해가 빠른데 모든 등장인물들의 동작이 카메라로 촬영되어 주인공의 선택과 움직임에 반응하며 CG배경 또한 그에 맞게 동시에 움직인다. 최종적으로 등장인물과 그에 맞추어 만들어진 배경이 합성되어 아래와 같은 장면이 연출된다.
배우, 이불 빼고는 전부 CG랜더링 그래픽이다. 이불이 하늘에 떠있는 것 처럼 보이는 건 기분탓
발매된 공략집에 의하면 각 배우의 촬영과 CG 배경의 제작을 동시에 진행했으며 콘티에 맞추어 그 각도에 맞게 액션을 촬영했다고 한다. 배우의 촬영기간은 약 1개월, CG제작에는 약 10개월이 소요되었다. 전제적인 제작기간은 약 2년.
게임에는 UI라 부를 수 있는 그래픽이 전혀 없으며 아이템 선택화면 또한 아이템만 덩그란히 보인다. 자칫 불편하게 보일 수도 있지만 사용하는 버튼이 워낙에 적어서 한 두번 눌러보면 UI가 전혀 필요없다. 오히려 이로인해 현장감이 대폭 올라갔다.
2 시스템
몽견관과 거의 비슷한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 방향키 : 주인공의 이동, 아이템 선택
- A, C 버튼 : 아이템 선택
- X, Y, Z 버튼 : 아이템 선택화면
- B 버튼 : 취소, 등장인물의 행동이나 질문에 대한 부정. Yes/No의 NO에 해당된다. 등장인물이 어떤 행동을 한 후 약 2-3초 정도 움직임이 멈추는데 이 때 아무 버튼을 누르지 않으면 Yes, B버튼을 누르면 No라는 표현이 가능하며 그에 맞는 리액션들이 모두 준비되어 있다. 단 시나리오에는 분기가 거의 없는 일자 외길이기에 각 등장인물들의 리액션을 즐기는 용도가 메인이다. (시나리오에서 딱 두 군데, No를 하지 않으면 진행이 안되거나 다른 루트로의 분기가 있다.) 게임을 클리어하면 마지막에 5가지 단계로 평가가 매겨지는데 (수, 우, 미, 양, 가) No를 많이 하면 할수록 수를 받을 확율이 높아진다. 아래 사진에 있는 乙가 수에 해당.
모든 등장인물은 방에 있거나 어딘가에 숨어있다가 주인공이 해당 장소로 이동하면 주로 옆에서 튀어나오는 식으로 등장한다. 대부분 문을 두들겨서 나오게 하거나 해당 포지션에 도달하면 알아서 문열고 나오는 식. 이야기 끝나고 사라질 때도 같은 방식으로 진행된다. 재미있는 점은 모든 문이 자동문이라는 점. 아무래도 문여는 연기까지는 어려웠나 보다.
대충 감이 오겠지만 이런 식의 게임이 대부분 그렇듯, 해당 타이밍에 해당지역으로 가지 않으면 시나리오 진행이 안된다. 그나마 이동할 수 있는 포지션이 적어서 다행이지만 몇몇 부분에서 헤매기 시작하면 답이 안나올 정도로 진행이 안될 때가 있다. 특히 두 번째 파트 동상에 물 붓는 트릭은 곳곳에 힌트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처음에는 정말 어려운 부분이다.
3 등장인물
이 게임의 주인공. 꽤나 잘나가는 추리소설가이지만 그의 소설이 실린 잡지가 판금을 먹으면서 슬럼프에 빠지게 된다. 요코미조가 란포에게 닥달하러 간 날이 공교롭게도 하숙집 월세를 받는 날. 이 날부터 무언가 수상한 일들이 일어나게 된다.
이 게임의 주 조연. 란포가 게재하는 잡지, 소설 등의 편집장 역할을 맡고 있으며 란포의 이런저런 사적 관리도 하고 있다. 실제 이 분도 란포와 마찬가지로 매우 유명한 소설가로 꽤나 유명하며 다수의 인기작을 써낸 인기 소설가이다.
게임에서는 주로 파트1과 엔딩 직전에 출연하며 특히 파트1에서는 사건을 해결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힘 쓰는 것들은 주로 이 분이 다 한다). 공략집 인터뷰에 의하면 카가와 테루유키 본인도 게임을 매우 좋아하며 연기할 때에는 게임의 특성에 맞게 일부러 과장된 연기를 했다고 한다. 실제 게임을 해보면 드라마, 영화와 달리 약간 더 과장된 연기를 볼 수 있으며 그것이 오히려 게임을 더 살릴 수 있는 포인트가 되었다고 볼 수 있겠다.
파트1, 파트2에 걸쳐 등장하는 캐릭터. 자신의 외도에 의해 남편이 살해당한 후 오오가와라 대저택의 사용인으로 들어간다. 이 글 위 이불 위에 앉아있는 사진이 그녀가 바람피는 장면이 되시겠다. 오세이의 전체적인 시나리오가 꽤나 충격적인데 간단하게 정리하면,
란포 하숙집에서 바람핌 -> 남편 살해됨 -> 바람핀 상대 잡혀서 경찰서 -> 란포가 오세이만 용서(모른척) -> 오오가와라 대저택으로 취업(도망) -> 란포 부름 -> 란포가 사건에 휘말림
으로 작정하고 만든 스토리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충격적인 전개가 이루어진다.
참고로 와타나베 노리코는 드라마 고교교사(高校教師 1993)에서 주인공 교사를 배신하는 약혼자 역으로 유명하다.
오오가와라 공작의 세 번째 부인. 그녀가 오오가와라 공작의 개인 컬렉션을 발견함으로써 오오가와라 공작의 운명이 갈리게 된다. 그녀 나름대로 치밀한 준비를 했으나 결국엔 란포에 의해 모든 사실이 밝혀진다.
공략집 인터뷰에 의하면 처음 캐스팅에 응했을 때는 자신이 게임에서 소닉처럼 달려야 하는 것인 줄 알았다고 한다. 하지만 실제 촬영에 들어가면서 일반 드라마 촬영과 거의 다름없는 것을 보고 안심했다고. 하지만 드라마와 달리 항상 카메라를 보면서 연기해야 했기 때문에 그 점이 가장 어려웠다고 한다.
참고로 이 분은 여왕의 교실이라는 드라마에서 주인공의 엄마역으로 유명하다.
이 게임의 숨겨진 승리자. 오오가와라 공작의 첫 번째 부인의 딸로 세 번째 부인을 매번 시즈코 어머님이라 딱딱하게 부를 정도로 시즈코와 그리 사이는 좋지 않다. 실제로 시즈코가 모든 상황을 마이코에게 불리하도록 꾸미고 마이코 또한 그 상황을 즐길 정도로 둘의 사이는 막장 그 자체라 할 수 있다.
마지막 마이코가 란포에게 보낸 편지는 이 게임이 가진 반전 중 최고의 반전이자 백미.
참고로 이 캐릭을 연기한 후지와라 마유카는 3년간의 중국유학 후 현재 드라마 조연이나 무대에서 활동중이다.
- 오오가와라 공작(大河原侯爵) - ??
두뇌게임을 위해 란포를 자신의 대저택으로 부른 장본인. 란포와의 두뇌게임을 위해 일부러 란포를 자신의 대저택으로 부르고 그 앞에서 멋지게 계획을 성공시킬.. 생각이었으나 자기 꾀에 자기가 넘어간 꼴이 되어버렸다. 란포가 대저택에 도착했을 때에는 공작이 명목상 출타중이었기 때문에 실제 그를 만날 수는 없었으나 란포는 실루엣으로나마 그의 낌새를 알아차리게 된다.
게임에서도 그의 실제모습은 나오지 않으며 과거 비디오에서 그의 젊었던 모습을 볼 수 있다.
4 그 외 에피소드
1. 오래된 흑백 비디오 촬영을 위해 일부러 아주 오래된 홈비디오 카메라를 어렵사리 준비했으나 당일 그것이 고장나는 바람에 결국엔 최신 카메라로 찍을 수 밖에 없었다고 한다. 이 때문에 화질이 너무 좋아져버려서 일부터 CG작업을 거쳐야 했다고.
2. 파트 1에서 현관문 왼쪽에 있는 방에 들어갈 수 있으며 방의 구석구석을 볼 수 있는데, 원래는 또 하나의 에피소드가 이 방을 중심으로 만들어졌었으나 CD용량의 한계로 마지막에는 뺄 수 밖에 없었다고 한다.
3. 후시녹음과 동시녹음의 음질, 음량의 차이로 실제게임에서 어떤 부분이 후시인지 동시인지를 바로 알 수 있다. 이 또한 CD용량의 제한으로 어쩔 수 없었다고 한다.
4. 오오가와라 공작이 죽인 전부인을 벽에 묻는 장면이 있는데 이 때 사용된 벽은 스티로폼, 시멘트는 크림을 사용했다. 공략집을 보면 스티로폼을 벽 모양으로 깎는 장면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