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aith Of Our Fathers
미국 볼티모어의 대주교이자 추기경 제임스 기본스(James Gibbons, 1834~1921)가 1876년에 가톨릭 교리와 그에 대한 호교론을 서술하여 출판한 책이다.[1] 당시는 물론 지금까지도 팔리는 가톨릭 교리 관련 서적계의 롱 런 베스트셀러 중 하나. 대한민국에서도 가톨릭출판사가 국역 3판까지 찍어냈으며, 이것은 한국 실정에 맞게 천주교 서울대교구 윤형중 마태오 신부(1903~1979)가 일부 내용을 추가한 수정본이다.
1 저자 소개
저자 제임스 기본스 추기경의 부모는 아일랜드 공화국 출신의 이민자로, 그의 독실한 가톨릭 신앙에는 부모의 영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2] 이사람 이력을 보면 상당히 흠좀무한 것이, 26살에 신부로 서품되어 34살의 나이로 노스캐롤라이나 대목구장 주교로 서품이 된 그야말로 먼치킨스러운 인물이라는 점이다. 당시 미국 가톨릭교회의 위상이 선교지역임을 감안하여도, 대체로 해당 지역에 정착하여 안정궤도에 오른 교회의 주교 서품 나이가 빨라야 40대 이상인 상황에서 30대 주교는 당시나 지금의 교회나 그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다. 제1차 바티칸 공의회에도 참석했으며 이 때 당시 그는 최연소 주교로 이 공의회에 참석했다.
당시 제1차 바티칸 공의회(1869-70)에서는 근대화의 물결 속에서 교황권을 중심으로 그 일치구도를 더욱 공고히 하고 내외정세에 대해서 입장표명을 하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기본스 추기경의 눈에 미국 내의 개신교들의 자기분열은 신앙에서 한참 멀어진 것으로 생각했고 더불어 개신교의 종특이나 다름없던 가톨릭 까기에 대한 설명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또한 처음 그가 주교로서 사목하던 노스캐롤라이나는 가톨릭 신자가 겨우 700명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개신교 강세인 지역이었고, 주변의 개신교 예배당을 뛰어다니며 근성으로(...) 많은 개신교인들을 가톨릭 신자로 개종시켰다. 그러나 기존의 서적들로는 갓 입교한 개신교 출신의 가톨릭 신자들을 이해시키기가 어렵다고 생각하여 저서 <교부들의 신앙>을 쓰게 된다.
2 내용
개신교가 가톨릭에 대해서 무의식처럼 열을 올리는 비난의 강도에 비해 가톨릭은 사실 '대꾸할 가치도 없다'는 식으로 반응이 조용했다. 오히려 그럴 시간에 기도를 더하고 미사를 더 드리면서 우리끼리나 잘하자는 반응이 컸다. 사실 개신교에서 일삼는 각종 가톨릭 비난에 남들이 보기에 무대응에 가까운 건 예나 지금이나 같다. 죽음의 권세조차 교회를 무너뜨리지 못한다는 등 워낙 교회론적 확신이 강한 데다가, 어차피 말해서 들을 것도 아니고 오해만 더 생기므로 반응을 안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은 처음부터 이런 공격을 겨냥하고 반박하는 목적에서 쓰였으며 그 대상 역시 프로테스탄트 즉, 개신교로 명확히 규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개신교에서 공격하는 모든 가톨릭 교리들의 설명이 녹아들어가 있으며 가톨릭에서 찾아보기 힘든 상당히 강렬한 어조의 개신교 반박서 겸 가톨릭 호교서로 명성을 떨쳤다.
현대 천주교계에서는 대(對) 개신교 호교론서로 매우 유명하다. 개신교계에서 천주교를 공격할 때 사용하는 상투적인 방법을 겨냥하여 서술되어 있는데, 인터넷상에서 가톨릭 신자들이 개신교인들의 공격에 맞서는 방법이 모두 이 책에 기반한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교부들의 저술과 성경 본문 등을 인용하여 가톨릭 교리를 차근차근 설명하기 때문에 반박서뿐만 아니라 신자들의 재교육 서적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그러나 현대 가톨릭보다 성향이 훨씬 강경한 당시 상황 때문에 어투나 교리 해석이 상당히 공격적이다. 이 책이 나온 1870년대는 근대의 반동으로서 교황권이 매우 강조되던 시기로, 제1차 바티칸 공의회 역시 자연스럽게 매우 보수적이었으며 호교론적이며 강한 어조로 개신교를 비판함은 무리도 아니었다. 미사의 기준도 트리엔트 미사이고 개신교를 '이단'에서 '갈라진 형제'로 달리 인식하게 된 계기인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관점이 빠져 있어서 현대 천주교인이 이 책을 읽으려면 보충교육이 필수다. 현대의 최신 성서학이나 역사학을 공부한 학자 계층에서 옛날과 전혀 다른 방법과 다른 시각에서 논쟁하는 데 반해 천주교의 반박이 상투적이 될 우려도 있다.
한국어판은 한국 내의 현지 사정에 관한 내용이 윤형중 신부 등에 의해 추가되었으며, 특히 33장 이후서부터는 모두 윤형중 신부가 추가했다. 또한, 한국어판 번역자가 장면이란 것도 재미있는 사실. 바로 제2공화국 국무총리를 지냈던 장면 맞다. 실제로 장면은 매우 독실한 '재속(在俗) 프란치스코회' 회원으로 가톨릭 신자였으며 5.16 군사정변 당시에도 수녀원에 들어가 숨었을 정도로 정계에 유명한 가톨릭 인사였다. 또한 김수환 추기경이 동성고등학교에 다닐 당시, 동성고 교장까지 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