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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배경
2011년 서울특별시 광진구 구의동에서 발생한 존속살해 사건. 고등학교 3학년인 아들이 자신의 모친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사건이다.
범인 A군의 어머니는 그녀가 중학교 3학년일 때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 편부가정에서 자랐는데 평소 그녀의 아버지는 아들만을 편애하고 자신을 무시했다고 한다.
그런 환경에서 성장한 탓인지 A군의 어머니는 신혼 초부터 이상 행동을 보여왔다. 남편에게 면도칼을 들고 자살협박을 하기도 했으며 "나는 소중한 존재이니까 찬물에 손을 담그면 안 된다. 당신이 밥을 차리고 빨래를 해라", "보통 차를 사면 남들이 무시한다. 고급 차를 사라" 고 강요했다. A군의 아버지는 이런 아내가 부담스러워 집 밖을 겉돌다가 결국 가출하고 말았다. 이후 A군의 어머니는 자식 교육에 극단적으로 집착하게 되었다.
범인 A군(18세, 고3)은 초등학교 3학년 때 16시간 동안 한 자리에서 공부하기도 했으며 초등학교 6학년 때는 토익 900점을 넘기도 했다고 한다. 중학교 때는 전국 석차가 4,000~5,000등에 들 정도로 성적이 우수했다고 한다.[1]
하지만 5년 전 부모가 별거하면서 과중한 학업 스트레스를 받게 되었다. A군의 어머니는 평소 "서울대 법대를 가라. 너 잘 되라고 하는 소리",[2] "전국 1등을 해야 한다" 고 강요하였고 성적이 떨어지거나 공부를 하지 않으면 저녁 식사를 주지 않았으며 야구방망이나 홍두깨로 A군에게 체벌을 가하기도 했다. 살해되기 전날에도 10시간 동안 엎드려 뻗쳐를 시키고 잠을 못 자게 하면서 골프채, 야구방망이로 폭행을 가했다고 한다고 범인 A군이 증언했다.
A군의 아버지는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아들이 7살 때 한여름에 긴팔 긴바지를 입었기에 걷어보니 온몸에 퍼렇게 멍이 들었더라. 아내가 나에 대한 증오를 아들에게 표출한 것 같다" 는 증언을 하기도 했다. 그 외에 고모는 "조카가 '엄마한테는 나밖에 없다' 고 생각한 것 같은데 그런 와중에 이틀을 굶기고 잠을 안 재우니 '엄마가 없어야 내가 산다' 고 순간적으로 비정상적인 생각을 한 것 같다" 며 "엄마가 이혼 소송을 하면서 심리적 불안감이 더해져 아들에 대한 집착이 심해졌던 것 같다. 조카에게 엄마는 거역할 수 없는 존재였다" 며 "교육열이 강한 줄만 알았지 그렇게 극단적으로 애를 학대할 줄 몰랐다" 고 말했다.
하왕십리동 방화 살인 사건이 일어난 지 1년 만에 다시 일어난 끔찍한 존속살해 사건이었고 그 피해자가 가정 폭력을 행사했던 점까지 닮았던지라 세간에서는 문자 그대로 가정이 무너지고 사회가 무너지고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편 범인 A군의 요청으로 재판은 국민참여재판으로 이루어졌으며 3년형을 받았다. #
이은석과는 너무나도 비교되는데,[3] 적어도 이 사건의 가해자는 뒤늦게 자신의 살인을 후회하는 모습을 보였다.[4] [5] 거기다가 이은석 사건과는 달리 이 사건의 아버지 쪽은 그래도 조금이나마 자식을 이해해주는 모습을 보였다.
2 범행
2.1 존속살해
3월 14일이 '학부모 방문의 날' 이라 어머니가 학교에 오기로 되어있었는데 A군은 학부모 회의나 상담을 하면서 전국 4,000등을 한 것을 62등으로 고쳐놓은 것이 들키면 더욱 무서운 체벌을 받게 될 것을 두려워했다. 전국 4000등이 절대로 낮은 성적이 아닌 것을 생각해보면 얼마나 공포에 시달렸는지를 알 수 있다.
결국 범인 A군은 2011년 3월 12일 토요일 오전 11시쯤 범행을 결심했다.[6] 부엌에서 흉기를 가져온 A군은 안방에서 낮잠을 자고 있던 어머니의 왼쪽 눈을 찔렀으나 어머니가 저항하자 목을 졸랐다.
어머니는 "XX야, 이러면 너 정상적으로 못 살아" 라는 말을 했으나 A군은 "엄마는 몰라, 엄마는 내일이면 나를 죽일 거야" 라고 하면서 다시 흉기를 집어들고 어머니(51세)의 목을 두 번 찔러[7]그 자리에서 숨지게 했다.
기사마다 살해 방식 묘사에 차이점을 보인다. 왼쪽 눈을 찔렀다라는 건 그 잔인성 때문인지 기입되지 않은 기사가 많으며 목을 칼로 찔러서 살해했다는 건 기사마다 내용이 동일하다.
2.2 시신 유기
A군은 어머니의 시체를 그대로 안방에 방치했으며 여름이 되어 구더기가 일고 냄새가 나자 공업용 본드로 안방의 문 틈새를 완전히 봉인하고 밀폐하여 냄새가 새어나오지 않도록 해버렸다.
A군은 어머니의 시체를 안방에 놔두면서도 평소와 다름없이 행동하였기 때문에 누구도 범행을 눈치채지 못했다. 이웃과 친지들에게는 '어머니도 가출했다' 고 둘러대고 있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평소와 다름없진 않았다. 살해 후부터 집에서 자면 악몽을 꾸는 것이 두려워 학교에서 자는 둥 학업에 급 소홀한 모습을 보여 여자친구를 걱정케도 하였다. 집 안은 살해 후부터 전혀 치우지 않아 쓰레기더미였고 불규칙적인 생활을 보냈다고 한다.
이렇게 8개월 동안 A군은 시체를 숨겼다. 활달한 성격의 A군은 교우관계가 원만하여 범행 후에도 친구들을 불러오기도 했고 집에서 함께 라면을 끓여먹기도 했다고 한다. 하지만 범행 후에는 어머니가 계속 꿈에 나와서 죄책감과 고통에 시달리기도 했다고 증언했다. 여자친구를 사귀기도 했으나 '네가 나를 안 만나면 난 너 앞에서 죽어버릴 것' 이라는 섬뜩한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비정상적인 행동을 했다. 앞서 나온 어머니의 신혼 시절 행동과도 닮아있다.
변호사는 여자친구를 사귄 후 어머니와 자주 여행을 갔던 강릉에 둘이서 함께 여행을 갔던 점을 지적하기도 하였다.
A군은 그대로 평범하게 지내면서 201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까지 보았으며 가채점 결과에선 일부 영역이 예상 1등급, 5등급 등으로 나와 평균 3등급 정도의 점수를 받았다.
여기서 수능을 본 것은 고모의 증언에 의하면 "수능을 본 것도 뻔뻔해서 그런 게 아니다. 수능을 며칠 앞두고 학교에서 '수험표를 안 받아갔다' 며 아버지한테 전화가 왔다고 한다. 아버지가 다그치니 어쩔 수 없이 시험을 치러 간 것" 이라 말했다.
2.3 범행이 드러남
한편 A군의 아버지는 별거 이후 월 100만원 가량의 생활비를 보내오고 있었다. 2011년 6월 무렵 아버지는 A군에게 전화를 걸어 어머니의 행방을 물었지만 A군은 다른 이웃과 친지들에게 알렸듯이 '가출했다' 고 둘러대서 당시 상황을 모면했다. '해외여행을 갔다' 고 둘러대기도 했다.
하지만 11월 초 이혼 소송을 진행하고 있던 아버지가 어머니의 출입국 기록을 떼어보면서 2004년 이후로 해외에 나간 적이 없다는 것을 알고 수상하게 여기게 되었다.
평소 왕래가 없던 아버지는 5개월이 지난 11월 22일에 집을 찾아왔다. 이상한 악취를 느끼고 A군이 당황하여 문을 걸어 잠그고 나오지 않고 안방 문은 본드로 막혀있어서 수상하게 여긴 아버지는 119 소방대에 연락하여 문을 열고 들어갔다. 결국 현장에서 B씨의 사체를 발견하게 된다. 이때 A군은 아버지에게 '아빠, 무슨 일이 있어도 나 안 버릴 거지?' 라고 말했다.
A군은 23일 체포되었으며 서울 광진경찰서는 A군에게 구속 영장을 신청하여 24일 구속되었다. 유치장에서 A군은 아버지에게 "사식(私食)으로 피자를 넣어달라" 고 말했다고 한다.
2.4 현장 검증
25일 오후에는 40분 가량 현장 검증을 하였다. A군은 태연하게 범행을 재연하였으며 현장에서 위조했다는 성적표와 혈흔이 묻은 바지가 발견되었다고 한다.
2015년에 출판된 유품 정리업체를 운영하는 이가 쓴 책에서도 이 사건이 언급된다. 여하튼 어머니를 얼마나 증오했는지 살인이 이뤄진 방에는 피가 엄청 튀어있었고 오랫동안 방치되어 썩은 흔적과 여러가지를 회고했다.
2.5 판결
징역 3년이 선고됐고, 이 과정에서 재판관이 '어머니로서 피해자를 동정한다' 는 발언을 해서 물의를 일으켰다. 2012년도 여름이 끝나갈 때쯤 항소를 했으나 9월 6일 기각됐다. 검사측도 15년형을 다시 구형했으나 마찬가지로 기각되어 판결이 확정되었는데, 2016년 현재는 출소했을 것이다.[8]
일반살인의 최저형량이 5년인데 박기서 이후 널리 알려진, 살인에 최저형량 미만을 선고한 사례다.
3 A군의 심리상태
아동심리학에서는 부모와 자녀와의 관계에 대한 양면성을 강조한다. 거미줄처럼 질긴 것처럼 보여도 명주실만큼 끊어지기 쉬운 양면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것이다. 부모와 자녀 간의 '감정의 교감' 이 이뤄지지 않고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우세가 지속되면 부모는 자녀를 자녀로 생각하지 않고 자녀는 부모를 부모로 생각하지 않게 되는데 평소에 효자 혹은 자녀를 소중히 여기는 부모처럼 보여도 어느 한쪽이 불의의 사고로 가족 관계에 종말을 맞이하게 되면 정말 깔끔하게 잊거나 끊는다. 타인 이상의 감정이입을 하지 않으며 관계를 단절하는 어떤 이벤트가 생기면 거부하지 않는다.
위같은 상황은 감정 절단의 비교적 소극적인 상황을 말하는 것이고 극단적으로 치닫게 되면 작금의 살인 사건과 같은 처참한 사건으로 이어지게 된다.
한겨레 기자의 사건 재구성 기록을 보아도 범인은 7살 때 온몸이 피멍이 되도록 맞고서도 아프지 않냐고 묻는 아빠한테 "괜찮아" 라고 말했다고 한다. 정신적으로 불안정할 수밖에 없는 처지임은 분명하다. 유독 한국에서는 이런 지속적인 학대가 원인이 되어 벌어지는 패륜사건에 대해 학대받았다는 전력이 불거지면 그렇다고 부모를 해친 걸 정당화하려는 거냐고 이상한 방향으로 끌고 가는데 학대는 원인제공요소일 뿐 정당화라는 사회적 개념과는 무관하다.[9] 뿐만 아니라 A군의 아버지가 방송에 나와서 한이야기에 따르면 3년 6개월 판결에 어떻게 자기에게 이렇게 큰 은혜가 있겠느냐는 심정으로 이야기 했다고한다.
4 국내의 현실
부모에 대한 증오 혹은 자녀에 대한 증오를 토로하는 가정에 대한 상담이나 관찰 시스템 따위 존재하지 않는다. 유교 사회답게 '효' 를 중시하는 풍토가 옛부터 표면적이나마 지속되어왔기 때문에 '가족의 붕괴' 에 대한 사회적인 보완 장치가 처량할 정도로 미비하기 때문.
'부모를 죽이고 싶다' 혹은 '자식을 죽이고 싶다' 라는 극단적인 감정의 발로를 사회적으로 용납하지 않는 상황인데 이런 감정이 돌출되었을 때 적극적으로 기밀성이 유지되는 상담과 개입을 하는 게 이와 같은 패륜 살인의 예방에 중요하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공개적으로 돌출될 경우 기사거리에 목마른 인터넷 언론 매체의 '패륜XX 결국은...' 이딴 식의 먹이감이 되거나 대중에 뭇매를 맞는다. 결국 사회에 고충을 토로하며 도움을 구하지 못하고 푹푹 썩어가며 극단으로 치닫다가 이와 같은 비극적이고 처참한 결과를 맞이한다. 이 사건을 이은석 사건과 비슷하게 보는 사람도 있다. 물론, 이은석 쪽이 피해 강도는 훨씬 심각했고 처벌도 강력했지만.
그리고 더욱 더 안타까운 현실은 이러한 사건이 벌어진 이후에도 여전히 아동학대 처벌강화에 관해서 "애들 싸가지 누가 고치냐"는 식의 논리를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아동학대가 범죄자로 이어지는 경우를 생각하면 그건 결코 올바른 주장이 될 수 없다.
이사건을 보고 다들 어떻게 8개월을 시신을 방치한것도 모자라서 아무렇지도않게 생활할수가 있는걸까 정말 사이코페스 아닌가 하고 생각하지만
전문가들은 아동학대 피해 증후군을 격는 이들에게서 보이는 현상이라고 한다.
여담으로 인디밴드 피버독스의 'Highskool Blues(하이스쿨블루스)' 란 곡은 이 사건을 모티브로 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밴드 자우림의 'Dear mother' 란 곡도 이 사건을 모티브로 하고 있다고 한다. 소설가 정찬의 단편 소설 '정결한 집' 역시 이 사건을 모티브로 탄생한 작품이다.
5 관련기사
연합뉴스
범행 묘사가 생생한(...) 해럴드 생생뉴스
동아일보
국민일보
A군을 의심하는(...) 한국일보 기사. 총기 도검류에 취미가 있다는 것만으로 사이코패스로 의심하는 내용이 압권.
현장검증기사(동아일보)
한겨레 기자의 사건 재구성 기고(미디어스)
국민참여재판 신청 기사 연합뉴스
- ↑ 전국 학생 수는 약 60만명이다.
- ↑ 정작 서울대 법대는 2008년 이후 신입생 모집을 중단했으니 더 안쓰럽다. 그나마도 2017년에는 서울대학교 법학과 자체가 폐과된다.
- ↑ 비록 학대강도는 이은석이 이 학생과는 비교도 안 될 만큼 가혹하긴 했지만.
- ↑ 최후진술에서 어머니가 그립다고 했다.
- ↑ 사실상 피해자가 그동안 범인에게 한 짓을 감안하면 충분히 동정의 여지가 있는 사건인데도 불구하고 A군 스스로 후회하며 어머니가 그립다는 말을 한 것을 보면 정말 안타까운 사건이 아닐 수 없다.
- ↑ 경찰의 재조사에서는 3월 20일에 범행을 저질렀으며 22일이 학부모 회의 날이었다고 진술했다.
- ↑ 가해자가 피해자의 목, 특히 남성이 여성의 목과 얼굴을 찔러 살해하는 것은 그 수법의 잔인성 이상으로 상당한 수준의 원한 관계와 피해여성에 대한 증오를 암시하는 것이다. 가해 남성이 피해 여성의 목과 얼굴을 흉기로 해친 사건들에서, 많은 범죄 전문가들이 주목하는 것도 이러한 수법이 암시하는 대목에 있다
- ↑ 이해하기에 따라서 옳은 판단일 수도 있다. 3년형은 상습 절도범에게 내려지는 판결보다 적은 판결이기도 하다는 점을 감안해보면 법원이 오히려 이 학생에게 보상을 했다고 생각될 수도 있다. 그러나 물론 선진국 기준으론 높은 형량으로, 선진국에선 이 정도면 심각한 인권침해로 판단해 집행유예의 가능성도 있다.
- ↑ 거기다가 이 사건은 범인이 후회하고 엄마가 그립다는 말까지 하는 모습을 보여서 부모를 해친 걸 정당화하냐는 식은 이 사건에서는 헛소리에 불과하다.
- ↑ 덧글을 보면 이해는 간다면서 가해자 어머니를 질타하는 반응이다. 가해자의 어머니를 향해 자업자득이라고 까지 말하는 이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