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시이 마모루가 감독한 기동경찰 패트레이버의 시리즈의 첫번째 극장판.[1] 1989년에 개봉한 작품이며 구 OVA의 연장선으로, 기동경찰 패트레이버 시리즈는 이 극장판이 성공하여 본격적인 TVA로 방영된다.
전체적 내용이 재앙을 막으려는 특차2과의 영웅적 활약을 다루며 간간이 오시이 특유의 개그가 들어가는 등 기동경찰 패트레이버 극장판2에 비해 많이 가벼운 편이지만, 그래도 중간 중간마다 생각할 거리를 던지는 부분이 있다.
처음 부분에 말했다시피 극장판 자체는 TVA나 OVA와 연결되는 일종의 패러렐 월드지만, 신 OVA에서 1소대에 정식채용되는 AV-0 피스메이커의 프로토타입이라 할 수 있는 '영식'이 나오기 때문에 사실상 세번째 극장판과 신 OVA의 중간점이라 쳐도 무방하다.
바빌론 프로젝트가 한창 진행 중이던 1999년, 작업 중이던 레이버가 연달아 폭주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폭주를 일으킨 레이버는 모두 신형 OS인 HOS를 탑재하고 있었지만 HOS를 보급한 시노하라 중공은 어딘지 석연치 않은 태도를 보인다. 사건을 수사하던 특차2과는 시노하라 중공 소속의 프로그래머 호바 에이이치가 자신이 개발한 HOS로 도쿄 전체를 혼란으로 몰아 넣을 계획을 짜고 자살한 사실을 알아내는데…….
줄거리는 이렇게 대충 썼지만 솔직히 대충 쓸 것이 아니다. 중간에 고토의 부탁을 받고 호바의 과거를 쫒던 마츠이 형사가 바빌론 프로젝트에 밀려난 빈민촌의 폐허를 보고 허탈해 하는 장면이라든가, 폐허의 돌더미에 호바가 남긴 시편의 구절이라든가, 하여튼 보면 우울하게 느껴지는 부분이 많다. 누가 오시이표 작품 아니랄까봐 영상도 어둡고 가라앉아 있는데, 그나마 특차2과가 특차2과스럽게 역동적으로 활약하는 후반부가 있어서 넘길 만 하다.
한 남자가 바다에 뛰어 들어 자살하는 장면을 시작으로 섬뜩하고 어마어마한 연출이 곳곳에 있다. 특히 후반부에 HOS에 감염되어 미쳐 날뛰는 영식이 압권. HOS에 감염된 다른 레이버를 손날로 뚫어 제압하다 갑자기 코어가 붉게 변하며 오오타를 향해 고개를 확 돌리거나, 마지막 사투 끝에 영식의 목에 올라탄 이즈미가 내장 컴퓨터를 총으로 날려도 꺼지지 않고 끝까지 발악하는 등, '패트레이버'답지 않은 무시무시한 존재감을 자랑한다.
어쨌든 이래저래 패트레이버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TVA와 이 극장판은 반드시 봐야 한다. 무엇보다 이 극장판은 89년에 개봉한 작품인데 웬만한 요즘 애니메이션보다 작화가 우월하다. 아무리 마크로스와 함께 일본 애니메이션의 절정기를 대표하는 작품이로서니……뭐야 이거? 게다가 제작비는 상당히 싸게 만들어 1억 5천만엔. 기동경찰 패트레이버 극장판2는 제작비가 3억엔으로 두배나 늘어났는데도 작화량, 엔터테인먼트성은 본작품보다 훨씬 줄었고, 대신 안정적인 메카닉, CG비율 증가, 세심한 연출 쪽으로 투자했다.
여담으로 일본에서는 NHK에서 BS채널등을 통해 여름방학만 되면 수시로 재방송한 덕분에 '여름이 되면 보고 싶어지는 애니'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어째 크리스마스만 되면 보고 생각나는 나홀로 집에와 비슷하다?
오시이 감독 작품 중 1989년도 작품임에도 1995년도에 개봉한 공각기동대 극장판 1편에 비해 전혀 손색없는 연출과 작화를 보여준다. 일본 극장판 애니메이션 절정기의 연출과 작화가 녹아있는 작품.
본편에선 나오지 않으나 카사하라 히로코가 부른 이미지 송인 '약속의 토지로(約束の土地へ)'가 상당히 괜찮은 편.
참고로 이 PV는 후에 훗날 발매된 DVD에 추가되었다. 하지만, 사실 뮤직비디오 수준으로 잘 편집된 PV가 이것보다 먼저 나왔었다. 패트레이버 극장판 1½이란 이름으로 발매된 물건에 감독 및 스태프들의 인터뷰, 작품 하이라이트 등이 수록되어 있었는데, 제일 뒤에 나오는 노래다. 위 유튜브와 달리 1절만 하는 짧은 버전이나, 애니 장면과 절묘하게 떨어지는 음악이 백미인 PV지만, 웹이나 이런 곳에선 발견되지 않는다.- ↑ 극장판 부제가 별도로 존재하지 않지만 소설판 부제는 '풍속 40M'다. 작품 내에서 등장하는 태풍의 풍속이 40M로 설정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