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지

1 乃至

'~이거나' 할때 쓰는 단어. or와도 같은 의미이다.

흔히 물결표 처리하는 수치적 구간 개념도 내지로 표현한다. 가령 1~3은 흔히 '일에서 삼'이라고 말하지만 문어적으로는 '일 내지 삼'이라고도 할 수 있고, 이때 두 표현의 뜻은 동일하다. 원고지 쓰는 법 등을 설명한 책에서는 '에서'보다 '내지' 쪽을 권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법조문에서 사용하는 내지의 뜻은 무조건 후자의 수치적 구간의 의미로 사용된다. 예를 들어 21조 내지 24조라면 21조부터 24조까지, 즉 21조, 22조, 23조, 24조를 뜻한다.

2 內地 (ないち)

일제시대 일본이 자국을 지칭하던 단어. 일본 열도 본토에 해당하는 혼슈, 시코쿠, 큐슈, 홋카이도 등이 내지에 해당되며,[1] 일본이 소유하고 있던 조선, 대만, 기타 식민지들은 내지에 포함되지 않는다. 내선일체의 내(內) 자가 내지를 뜻하는 글자다.

그러나 위와 같은 일제 당시의 규정과 달리, 홋카이도오키나와는 외지에 가까운 취급을 받았다. 물자의 징발, 인력의 징용 및 징병 면에서 조선보다는 낫고 혼슈 등 본토보다는 못한 대접이었다. 그래서 두 섬의 고령자들은 지금도 일제 시대 당시의 피해자적 입장을 기억하고 있고,[2] 만주 등으로 징병당했던 고령자 중에는 한국인에 대해 '같은 피해자'라는 동질감을 갖고 있는 경우도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를 반증하는 것이 '내지'라는 표현. 홋카이도의 사람들은 지금도 혼슈+큐슈+시코쿠(주로 혼슈 한정)를 관습적으로 내지라 부른다. 가령 도쿄에 여행 갔을 때 '내지 왔다!'라고 SNS에 올리거나 하는 식이다. [3] 이는 자신들이 살고 있는 홋카이도는 내지 개념에 속하지 않는다는 의미이기도 한데, 위 용례에서 보다시피 제국주의 당시의 정치적, 사회적 의미는 희석되었고, 마치 촌에서 '읍내 나왔다!'하는 정도의 어감일 뿐이다. 오키나와의 경우 비슷한 맥락에서 '내지'와 함께 '야마토', '본토'라는 표현이 자주 쓰인다. 이쪽은 아직도 내지에 대한 앙금이 많이 남아있다.

홍콩, 마카오에서도 중화인민공화국의 특별행정구 이외의 지역을 가리킬 때 사용한다.
  1. 그러나 가라후토(사할린)는 내지에 포함되었다. 사실 1943년에서야 내지가 되었고 2년밖에 못 갔다 사실 아이누 등 원주민보다 일본인의 인구비중이 훨씬 많았으며 지도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사할린 섬 자체가 일본열도의 연장으로 볼 수도 있다. 따지고 보면 여기나 홋카이도나 제반환경은 크게 다르지 않다.
  2. 특히 개척농민이 많았던 홋카이도의 경우 농사에 쓸 말을 몽땅 군마로 징발당했던 것이 생존문제로 직결되었다. 오키나와의 경우 오키나와 전투로 인구의 1/3이 목숨을 잃었다.
  3. 이는 타카하시 신의 만화 좋은 사람에서도 묘사된다. 삿포로에 사는 주인공 여자친구의 대사를 유심히 읽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