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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수목 드라마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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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2002년 7월부터 동년 9월까지 MBC에서 방영한 전 수목 드라마, 총 20부작이다.
연출 : 박성수
극본 : 인정옥
출연 : 양동근, 이나영, 공효진, 이동건, 신구, 이세창, 윤여정 외
전과 2범의 소매치기 고복수(양동근 분)가 뇌종양으로 시한부 판정을 받고, 우연한 계기로 인디밴드 키보디스트인 전경(이나영 분)과 만나 사랑하고 세상을 똑바로 보게되는 그렇고 그런 사랑이야기다.
출생의 비밀, 삼각관계, 불치병 등 아침 드라마 단골로 쓰일 소재를 가지고도 색다른 전개로 폐인 드라마계의 시초라고 불릴만큼 많은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연기자들의 호연도 두드러지는 작품으로, 드라마에서 자주 나온 버스정류장에도 네 멋대로 해라를 추억하는 수많은 포스트잇이 붙여지고 종방 10주년 기념 상영회까지 열릴 정도로 지금까지 인터넷 상에서 자주 거론되는 드라마중 하나, 대부분의 인터넷 사이트에서 한국 최고의 드라마로(물론 90년대 드라마는 열외하고) 연애시대와 함께 자주 꼽히기도 하는 진정한 웰메이드 드라마다. 좀 더 엄밀히 말하자면 웰메이드라기 보다는 작가주의 드라마에 더 가깝다고 볼 수 있다.
2 특징
이 드라마의 주요 특징은 악역도, 선역도 없다는 것인데, 사실 주연 커플들이 돋보여지기 위해서 배치되는 악역 캐릭터는 종종 상대적으로 설득력이 떨어지고, 억지스러운 캐릭터가 되지만 이 드라마에서는 그런거 없다. 삼각관계지만 서로 물고뜯고 싸우지는 않는다. 여주인공은 부잣집 딸이지만 인디밴드 키보디스트에, 담배피우는 여자, 길거리에서 팩소주를 마시는 등 세상의 비주류라고 할 수 있는 캐릭터다. 주인공은 불치병에 걸리지만 죽음에 앞서 울고짜는 신파극을 연출하지 않으며 여주인공과 함께 죽음을 덤덤하게 받아들인다.
완벽한 선역도 없는데, 극의 주인공인 고복수는 일단 소매치기범이고, 전경의 친구가 죽는데 결정적인 원인을 만들었다. 그리고 전경을 만나기 전까지 챙겨준 조강지처인 송미래(공효진 분)를 버린다. 복수 아버지(신구 분) 역시 복수 어머니(윤여정 분)를 자주 때리고 구박하여 결국 이혼하게 되고, 후반에는 결국 복수에게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안긴다. 어머니 역시 복수가 소매치기를 하게 되는데 결정적인 원인이 되었고.. 극중 캐릭터 모두 각자 나름의 상처가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것을 극복해 나가는 전형적인 성장 스토리를 연출하지 않으며, 각자 자기 나름대로 아픔을 견뎌낸다. 드라마에서 복수는 극이 진행될수록 갈수록 구질구질해지고 안 좋은 일만 겪게되는데, 그렇다고 슬프고 우울해지지는 않는다. 별 것 없는 스토리임에도 불구하고 네 멋대로 해라 특유의 대사가 드라마를 울고짜는 신파극이 아닌 쿨한 드라마로 만드는데, 그 특유의 대사가 네 멋대로 해라만의 감성을 만들고 세계관을 만든다, 그 특유의 무언가가 매니아를 만들고, 그 결과 수많은 매니아층을 형성하게 되었다. "사는 동안 살고 죽는 동안 죽어요, 사는 동안 죽어 있지 말고 죽는 동안 살아 있지 말아요", "그 사람이 내 몸속에 깊이 박혀 있어서 그걸 떼어내면 내가 죽을 것 같애.." 등등 인정옥 작가 특유의 시적인 표현이 이 작품을 더욱 특별하게 하는 그 무언가라고 많은 이들이 평가한다.
다만 그것이 호불호를 만들어서 어릴때 봤을땐 참으로 아름답던 대사가 나이를 먹으니 오히려 이해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30대 이후의 사람들은 네 멋대로 해라보다는 연애시대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그렇다고 네 멋대로 해라가 허세라는것은 아니다. 애초에 감자같이 생긴 양동근을 이나영이랑 공효진이 열렬히 좋아해주는 남성향 판타지 드라마이다보니 호불호가 갈릴수밖에 없다.
3 여러가지
- 양동근은 이 드라마에서 다른 중견배우들에 밀리지 않는 최고의 연기를 선보였는데, 이후의 작품선택은 아쉬운 점이 많다. 작품 선구안이 떨어진것도 있겠지만 유행의 흐름이 바뀌면서 양동근같은 배우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점도 있을것이다.
- 이나영 역시 영화 후아유 에서 보여준 가능성을 네 멋대로 해라로 터트리고 난 뒤 아는 여자,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에서 물오른 연기력을 선보였지만 네 멋대로 해라의 전경 캐릭터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평을 받으며 여러가지 색다른 캐릭터에 도전했으나 흥행력이나 배우 본인의 연기 모두 실패하고 있다. 이나영의 연기 스펙트럼이 좁다고 볼 수 있겠지만 이 드라마에서는 이전 커리어에서의 혹평에 비하면 양동근, 공효진 등의 숙련된 연기자들 사이에서 어색함 없이 잘 해냈다. 이후 장진 감독이 전경 캐릭터를 그대로 옮겨 놓은것이 바로 아는 여자의 한이연. 이 영화로 청룡영화제 여우주연상까지 수상했으니 여러모로 이나영의 연기 방향에 도움을 준 드라마다.
- 네 멋대로 해라로 많은 폐인들을 양성한 인정옥 작가는 2년 뒤 이나영, 김민준 주연의 아일랜드란 드라마를 선보이는데, 후반 갈수록 복잡해지고 뒤섞이는 감정선과 작가 특유의 시적인 대사에 일반적으로 볼때 이해하기 힘든 스토리들로 네 멋대로 해라보다 더욱 심한 호불호를 만들어냈다.
- 원래 캐스팅은 주인공 고복수에 차태현에 더해 전경 역에 송혜교였다. 드라마 제목도 네 멋대로 해라 가 아닌 네 멋대로 살아였으며, 불치병에 걸려 일찍 세상을 뜨는 남자 주인공과 그를 지켜보는 여자 주인공 정도로 발표기사가 났던 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