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어 : Sturmgeschütz(StuG)[1]
영어 : Assault gun
1 개요
말 그대로 돌격하는 포대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이 주로 운용하던 차종이다.
돌격포는 보병 부대에 배치되어 직접적인 지원 화력을 담당하는 포병용의 장갑 차량을 칭한다. 개발 컨셉부터가 보병을 지원하기 위한 용도로 적 기관총진지 및 지근거리에서 운용하는 보병포 포대를 상대로 한 직접적인 화력투사를 목적으로 하며, 기본적으로는 기갑 병과가 아닌 포병 병과에 속했다. 또한 같은 임무를 맡는 전차에 비해 상대적으로 우수한 장갑의 보유를 요구받았으며, 이 때문에 돌격포는 기본적으로 전차 이상의 방어력을 보유하도록 설계되었다.
그러나 돌격포는 최초 데뷔전인 프랑스 침공에서는 제대로 실전경험을 쌓을 틈도 없었고, 이후 발칸반도 전역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결국 실질적인 데뷔전은 독소전쟁이었는데, 이때를 전후해서 보병 지원용으로 설계된 돌격포가 적 전차와 마주치는 경우가 많아졌다. 게다가 탑재한 화포와 탄약이 보병사단의 일반적인 대전차화기인 37mm나 50mm 대전차포보다 상대적으로 우수한 대전차전 능력을 보여주었기 때문에 대전차 전투에 자주 투입되었다. 이 과정에서 우수한 대전차전 능력이 증명되는 바람에 1942년 가을부터 실전에 투입된 3호 돌격포 F형에 이르러서는 당시 보병사단의 새로운 주력 대전차포로 자리잡고 있던 PaK-40 75mm 43구경장(훗날 48구경장 형으로 개선)이 탑재됨으로서 대전차전을 주 임무로 삼는 경향이 두드러지게 강해졌다. 이후 3호 돌격포 G형에 이르러서는 아예 기존의 보병지원 임무를 위해 105mm 곡사포 탑재형인 돌격곡사포(Sturmhaubitze, StuH)가 따로 등장하게 되었다.
흔히들 독일군의 돌격포는 대기갑전에 어울리는 신형 주포를 탑재하면서 대전차용으로 점차 쓰이기 시작하다가, 스탈린그라드 전투와 쿠르스크 전투, 노르망디 상륙작전 같은 많은 전투를 거치면서 막대한 전차의 손실을 겪은 뒤에 상대적으로 전차보다 저렴하고 제작, 정비가 용이한 점이 인정되어 전차부대의 손실을 대체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그러나 사실은 조금 달라서, 돌격포는 전차대대의 손실보충장비로 공급된 게 아니라 원래 차량화보병사단(훗날의 기갑척탄병사단)마다 전차와 함께 1개 대대씩 배치될 예정이던 것이 전차 수량 부족으로 전차대대가 배속되지 않고 돌격포대대가 전차대대로 이름을 바꿔버린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결국 땜빵처리라는 점은 동일하지만 과정이 다르다는 점을 기억하면 된다.
2 돌격포의 운용 편제
보통 돌격포는 군단급에 돌격포 여단으로 배치되었다. 돌격포 여단의 각 대대는 포병대대로 간주되어, 1개 중대당 4~6량, 1개 대대 12~18량으로 편성되었다. 다음으로는 정예 차량화보병사단 또는 기갑척탄병사단에 대대급, 그러나 이 경우에도 1개 대대당 12~18량이 배치되는 것이 원칙이었다. 그러나 대전차전 임무에 특화되는 경향이 나타나면서 편제도 포병대대에서 전차대대에 준하는 것으로 개편되었다. 또한 이와 같은 임무 전환과 편제 변경은 1943년 후반에 이르러 돌격포는 끝내 포병장비에서 기갑장비로 역종변경됨과 더불어 구축전차 개념으로 연장되고 말았다.[2]
그럼에도 돌격포라는 분류명칭은 종전 때까지 살아남았으며, 3호 돌격포 공장의 가동이 공습으로 몇 주 정지되자 부족분을 메워야 한다는 핑계로 4호 전차의 차체를 이용한 4호 돌격포를 만들어 운용하기까지 했다. 비슷한 시기에 4호 전차의 차체를 이용한 4호 구축전차의 초기 버전이 한참 실전배치되고 있었는데, 4호 구축전차의 초기형은 4호 돌격포와 같은 75mm 48구경장이었다. 결국 비슷한 전투력의 장비를 몇종류씩 병행 생산해야 하는(...) 눈물나는 상황이었다.
물론 핑계없는 무덤은 없다고, 구축전차와 돌격포는 기본적인 임무가 서로 다른 관계로 요구되는 성능, 특히 주포 조준장비 및 포가의 구조, 격발방식 등이 서로 다르다. 실제로 돌격포는 조준경이 부실하고 포의 명중률 요구도 대전차포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었다. 이런 이유로 인해 돌격포가 부족한하다고 해도, 그보다 더 손이 많이 가는 구축전차를 증산한다든가 하는 것이 쉽지 않아서 벌어진 일이지만, 이미 이것 자체가 너무 잡다한 장비 분류로 인해 생겨난 난맥상을 상징하는 사례다(…).
어쨌든 대전 말기에 이르러 독일군은 돌격포 생산을 계속 진행하고 있으면서 구축전차와 돌격포, 여기에 대전차 자주포까지 통합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그러나 연합군이 계속 공장지대를 폭격한 탓에 실행조차 하지 못했다.(…)
소련 역시 자주포들을 돌격포 목적에 투입할 수 있었으나 똑같이 중장갑에 대구경포를 장착한 모델이 있음에도 독일의 돌격포와는 설계사상이 완전히 달랐다. 소련은 자주포들의 다목적성을 추구했으며 돌격포 역할은 자주포로 할 수 있는 여러가지 역할 중 하나로 더해진것 뿐이다. 소련의 자주포는 전부 장거리 포격 능력을 가지고 있었으며 이와 동시에 직사 사격 능력도 함께 가지고 있었다. 이는 심지어 간접사격 조준경이 없는 SU-85나 SU-100도 마찬가지다.
1960년대 들어 소련군에서 본격적인 포병 자주화가 실현되던 무렵에는 자주포의 역할 중 돌격포 역할이 거의 사라졌다. 대전차 미사일과 대구경 전차포를 탑재한 주력전차 때문에 그 의미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다만 예외적으로 살아남은 것이 공수부대용 대전차 자주포 ASU-57과 ASU-85였으나, 그나마도 BMD의 대량배치와 함께 이내 도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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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사진에는 오류가 있는데, MG34의 구경은 7.92mm이다.
3 구축전차와의 차이점
애초에 돌격포는 보병을 직접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만들어진 병기이기 때문에 탄종 및 운용 방법이나 세부 장비가 다르다. 한마디로 말해 자주포와 전차가 외양이 비슷하다고 똑같은게 아닌 것처럼
구축전차의 경우 적전차를 상대하니 만큼 기동성도 어느정도 뛰어나야 하며 포탄 또한 대전차전에 맞는 포탄을 사용해야 한다. 이에 반해 돌격포의 경우에는 포병과 같은 고폭탄을 사용하며 보병의 행군속도에 맞춰 진군해야 하는 등 운용법 면에서 상당히 다르다.
그리고 돌격포도 장갑을 중시한다. 다만 장갑을 중시하는 이유가 다른데 구축전차가 적 전차의 전차포에 견딜 장갑이 필요한 반면, 돌격포는 적 참호선과 벙커에 설치된 대전차포등의 대전차 병기에 견딜 장갑이 필요한 것이다. 만일 이 장갑을 갖추지 못하면 통상 자주포와 운용 교리가 같아져서 근접지원을 해줄 수 없으므로 운용하기가 매우 난감해진다.
화력의 경우도 강해야 하는 것은 맞으나, 구축전차가 대전차능력이 강한 것을 제1원칙으로 삼는데 반해 돌격포는 적의 강력한 구조물에 타격을 입힐 능력을 제1원칙으로 삼는데서 차이가 난다. 그래서 고폭탄을 비롯한 고폭탄 능력을 상대적으로 더 중시하기 때문에 구경이 커지는 경향이 있다. 물론 전쟁이 진행될수록 적 전차를 막아낼 수단이 부족하기 때문에 대전차전 능력을 더 중시하는 상황이 벌어져서 보병들이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