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통감

東國通鑑

1 개요

조선 성종 6년, 1485년에 서거정(徐居正) 등이 왕의 명을 받아 편찬한 관찬 역사서. 단군조선에서 고려 말까지의 역사를 편년체로 기록했으며 총 56권 28책이다. 서울대학교 규장각국립중앙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다.

2 편찬 역사

맨 처음 동국통감의 편찬을 생각한 것은 조선의 7대 왕 세조였다. 기존 김부식삼국사기권근동국사략을 공부하던 세조는 과거 우리나라의 고대 역사서들이 몇개 남아있지 않은데다 그나마 남아있는 책들도 서술이 탈락된 것이 많고 체계적이지 못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무엇보다 아직 우리나라엔 편년체의 고대 통사가 없다는 사실을 절감한 세조가 세조 4년, 1458년에 신하들에게 우리나라도 상고 이래의 역사를 체계적으로 정리해 중국의 자치통감에 준하는 사서를 편찬해내는 것이 어떻겠냐고 언급한 것이 시초다.

이후 세조 9년, 1463년 9월 5일 서현정(序賢亭)에서 다시 신하들에게 빈약한 고대 역사기록에 대한 한탄과 편년체 통감에 대한 언급을 하였고 결국 양성지를 중심으로 동국통감청(東國通鑑廳)을 만들게 된다. 그러나 세조시대에는 끝내 완성되지 못했다. 예종 대에도 완성되지 못하다가 성종 대에야 서거정에 의해 완성된다.

3 내용의 특징

내용은 크게 단군조선에서 삼한까지를 외기(外紀), 삼국시대에서부터 신라 문무왕 때까지를 삼국기(三國紀), 문무왕부터 고려의 건국 까지를 신라기(新羅紀), 이후 고려말까지를 고려기(高麗紀)로 나누었다.

외기의 경우 단군단군조선을 건국했다고 전해지는 기원전 2333년, 즉 단군기원이 최초로 제시된 역사서이다. 삼국시대 이전의 역사를 외기로 처리해버린 것은 15세기 당대에 이미 우리나라에서는 조선 이전 왕조들이 남긴 자료가 매우 부족하여 삼국시대 이전의 내용은 체계적인 왕조사 서술이 불가능하다는 객관적인 판단에 의한 것이다.

삼국기의 경우 기존 역사서들과 얼마전 만들어진 권근의 동국사략 등과는 달리, 신라 중심 서술을 뒤집고 처음으로 삼국이 대등하다는 균적론(均敵論)을 내세웠다. 연대 표기 또한 동국사략과는 달리 당대에 쓰이던 대로 즉위년칭원법(卽位年稱元法)을 사용하여 그 당시 썼던 것들을 사실 그대로 온전히 보전했다. 대신 신라기를 따로 독립시켜 신라 통일의 중요성과 그 의미는 확실히 부각시켰다.

1484년 서거정과 훈구파들이 중심이 되어 만든 최초의 동국통감은 엄격한 유교적 명분론을 깔지 않았고 사실을 온전히 보전하자는 목적으로 찬자 자신들의 사론을 적어넣지 않았다. 이후 1485년에 신진사림이 중심이 되어 개찬한 신찬동국통감은 유교적 명분론에 입각한 서술이 주를 이루며 약 400여편의 사론이 추가되었다. 초창기 동국통감과 신찬동국통감의 차이는 다음과 같다.

  • 초창기 동국통감은 단군기원을 제시하고 단군조선을 띄웠으며 삼국의 경우 자치통감의 예를 따라 무통(無統) 즉 정통이라 쳐줄 왕조가 없다고 주장하며 균적론(均敵論)을 폈다. 신찬동국통감에서는 이전의 내용들을 크게 부정하진 않되 좀 더 기자조선 -> 마한 -> 신라를 주류로 정립하였다.
  • 초창기 동국통감은 고려 태조 왕건의 숭불정책에 대해 크게 비난하는 내용이 없었으나 신찬동국통감에서는 고려 태조의 팔관회(八關會) 실시, 신라의 삼보(三寶), 훈요십조(訓要十條) 등을 모두 비난한다.
  • 초창기 동국통감은 사론이 아예 적혀있지 않았지만 신찬동국통감의 경우 중국에 사대한 행적이 있으면 찬자들이 사론으로 칭송하는 반면에, 중국에 대항하거나 사대를 소홀히 한 행적은 사론에 의해 철저히 비판되고 있다.

이와는 별개로 1476년에 동국통감의 단군조선부터 삼국멸망까지의 내용을 따로 증보, 개수하여 삼국사절요(三國史節要)를 편찬했다.

이후 현종 13년, 1672년에 홍여하(洪汝河)가 동국통감제강(東國通鑑提綱)을 편찬했다. 동국통감제강은 기존 동국통감을 주자의 존화양이(尊華壤夷)적 역사서술 방법으로 새로 구성한 것으로 1644년 새롭게 중원의 지배자가 된 청나라를 오랑캐로 격하하고 몰락한 중국 대신 조선의 문화적 우월성과 국가 권위를 드높이려 한 것이다. 명나라에서 끝난 중국 제왕(帝王)의 정통을 신라 -> 조선으로 연결하고 기타 다른 국가들을 신하나 찬탈자 형식으로 서술했다.

4 기타

2015년 3월에 동국통감(東國通鑑) 일본 판목본 56권 완질본을 일본 교수가 한국에 기증하였다.관련 기사 임진왜란 때 동국통감이 일본에 전해진 후 에도 시대에 일본 전역에서 필독서가 되어 널리 읽히며 일본에서 따로 판목본까지 만들었다고 한다.

한글로 번역된 버전을 네이버에서 무료로 볼수있다. 국역 동국통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