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다 큐브

リンダキューブ[1]
Linda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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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멀쩡해보이는 타이틀도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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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다큐브를 상징하는 것이라면 역시 이것.

1995년 PCE로 발매된 일본 RPG 게임. 이후 잔혹한 장면을 규제하고 영상을 추가한 '린다 큐브 어게인'이 PS1로 발매되었고, 거기에 규제를 해제한 '린다 큐브 완전판'이 SS로 발매되었다. 게임 디자이너는 내 시체를 넘어서 가라를 디자인한 마스다 쇼지. 캐릭터 디자이너는 신비한 바다의 나디아아키라 등에서 원화로 참여한 타나카 타츠유키 (카나비스라는 필명으로 참여했다... 과연 약빨고 만든 게임이 분명한 듯).

인류가 외우주로 진출해 연방을 이룬 상황에서 행성 네오 케냐를 배경으로 주인공 켄 챌린저는 연인이자 소꿉친구히로인 린다 버닝과 함께 네오 케냐 괴멸까지 남은 8년 동안에 가능한 한 동물을 암수 한 쌍의 "짝짓기"에서 수집하고 방주[2]라는 우주 선박과 함께 이 별에서 탈출[3]하는게 목표다. 전반적으로 이야기의 모티브를 노아방주에서 많이 따온 편.[4].

오레시카때도 그랬지만 린다 큐브 역시 파격적인 디자인으로 가득하다. 기본적인 틀은 전형적인 톱뷰 형식의 일본 RPG. 일단 8년이란 제한 시간 안에 모든 120 종류에 달하는 동물 (실제 동물과는 다른, 소위 몬스터)을 붙잡는 것이 게임의 목적.

동물은 기본적으로 전투에서 이기면 붙잡을 수 있지만, 적의 남은 HP를 크게 웃도는 데미지를 주면 포획할 수 없기 때문에 힘의 균형을 고려할 필요가있다. 이외에도, 동물은 종류에 따라 출현 조건이나 포획 방법도 다종 다양하며, 플레이어는 시행 착오를 거듭해야 한다....여기까지 들으면 굉장히 유명한 한 게임이 생각날 것이다.

그렇다. 포켓몬스터다. 포켓몬스터가 1996년에 나왔던 걸 생각해보면 꽤나 시대를 앞서나간 물건[5].

첨언해 마스다 쇼지가 공식 홈페이지에서 밝히길 "린다 큐브"는

  • 주인공은 용사가 아님
  • 마왕이나 이와 유사한 세계의 위협이 될 '적'이 존재하지 않음
  • 행성의 멸망을 막을 수가 없다.

라는 철칙으로 만들어진 게임이라고 한다.

참고로 이 게임을 제작하던 당시의 마스다 쇼지는 이전 PC엔진으로 발매된 천외마경 만지마루를 제작하면서 몇년간 시달린 끝에 드래곤 퀘스트로 대표되는 일본식 외길 진행 대작 RPG에는 완전히 진력이 나버린 상태였다. 저 철칙들도 전부 용사가 나타나서 마왕을 무찌르고 세계의 위기를 구하는 RPG들을 겨냥한 발언이다.[6] 그래서 린다 큐브에는 일부러 당시의 일제 RPG에서 보기 힘든 시스템과 디자인 그리고 설정을 잔뜩 집어 넣었다고.

이렇듯 게임 제작 근간부터 드래곤 퀘스트식 게임들의 안티 테제적인 사상을 가지고 만들어진 게임이라, 세부적인 디자인에 파격적인 부분이 많았다. 대략 실시간 진행과 거기서 파생되는 아이템의 변화, 달리면 체력 감소, 시작부터 어디든지 갈 수 있는 오픈월드, 시간이 지날수록 줄어드는 NPC[7], 엔딩 이벤트를 방치해도 엔딩을 볼 수 있는 비선형적 구조 등 당시 일제 RPG치고는 파격적인 시도가 많았다.

아무튼 게임 디자인이나 시스템만으로도 당시 일제 RPG치고는 파격적인데 내용은 더 막나가서 약빨고 만들었다라는 말이 이상하지 않을 정도다.

오레시카는 성인 향취가 나긴 했지만 그래도 나름 왕도적인 RPG 이야기와 전개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린다 큐브는 그딴거 없다. 플레이 할 수 있는 세 개의 시나리오[8] 모두 근친살해, 사이코패스, 인체개조, 광기, 의처증, 고어 등 온갖 금기를 깨부수는 스토리가 난무한다.

참고로 게임 제작은 건퍼레이드 마치로 유명했던 알파시스템.

시나리오들을 간단히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 시나리오 A "MERRY CHRISTMAS"

주인공 켄의 쌍둥이 동생 네크라는 놈을 중심으로 움직이는데 이 놈은 린다에게 반해서 혼자 차지하려고 양모를 찔러죽이고 켄도 죽이려고 한다 (거기다 린다는 정신적으로 충격을 받아서 제정신이 아닌 상태). 거기도 자그마치 산타복 차림으로 나이프로 사람 죽이고 다니는 사이코 패스.

  • 시나리오 B "HAPPY CHILD"

이 시나리오에선 에모리 부녀를 중심으로 움직이는데 사치코가 켄을 짝사랑하는 걸 안 딸바보 아버지 에모리 박사의 광기어린 폭주는 필견. 이 시나리오에서의 린다는 시작부터 인체개조를 받은 상태가 되었다.

  • 시나리오 C "ASTRO ARK"

네크가 주인공 켄과 린다를 도와주는 맘씨 좋은 부자로 사치코와 서로 사랑하는 사이라는 것 등 앞의 두 시나리오와는 달리 나름 훈훈 & 개그적인 상황이 전개된다. 스토리 그 자체보다 동물수집을 주로 삼은 시나리오로 처음부터 플레이 할 수 있긴 하지만 앞의 두 시나리오에서 손상받은 멘탈을 회복하길 원한다면 나중에 플레이하는 게 좋을 듯?


...이런 내용인데다가 동물을 포획했을때 나오는 연출[9]이나 애니메이션 이벤트 씬은 그에 못지않게 과격해서 일본 쪽 게이머들 사이에서는 모두의 트라우마라고 불릴 정도. 덕분에 발매 당시 컨슈머 오리지널 작품으로서는 드물게 18세 이상 추천 등급을 받았다.

이런 파격적인 시도가 많은 건 마스다 쇼지가 이 작품 직전에 만든 왕도적 RPG인 천외마경II 卍MARU를 3년간 제작하면서 쌓인 스트레스를 풀려는 거였다고 한다.(...)

너무 과격하고 파격적이였기 때문에 대중적인 인기를 얻지 못하고 비운의 컬트 게임으로 남았지만, 아직도 아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전설로 남겨진 게임이다. PCE판, PS1판, SS판 중고 모두 꽤 비싼 값에 거래되는 편.

등장 인물

순찰대원으로 일하던 도중 방주계획에 참가. 소꿉친구인 린다를 좋아하나 그녀의 우격다짐에 항상 끌려다닌 탓인지 그녀가 관련된 일에는 소극적이다. 순찰대 본부 바로 뒷집에 살면서 매번 지각하는 바람에 동료들 사이에서 지각왕으로 불린다. 사실은 챌린저 부부의 친아들이 아닌 양자다.(정확히는 시나리오 A 한정)
녹발[10]의 미소녀. 켄을 좋아하며 적극적으로 댓쉬중이나 성격이 왈가닥에 입이 험해 그리 잘 되지는 않는 모양이다. 인류와 비스티안[11][12]의 혼혈인 덕분인지 동물사냥과 조교에 능하다. 더불어 약 빤 게임의 히로인 보정으로 시나리오 A에서는 정신적으로 B에서는 육체적으로 하드하게 구른다.(...)
네오 케냐 순찰대[13]의 현 대장. 밈과는 오래전부터 아는 사이로 그녀에게 살짝 마음이 있는 듯?
  • 밈 챌린저 - 성우 : 오오키 카즈요
켄의 어머니로 순찰대의 전 대장이었던 남편 진이 죽고 난 후 홀로 켄을 키워낸 호탕한 성격의 억척 아줌마.
  • 흄 버닝 - 성우 : 카미야 아키라(PCE 판) / 후타마타 잇세이(PS, SS 판)
린다의 아버지로 호탕한 성격에 체격이 큰 대머리 흑형이다. 뛰어난 실력의 헌터[14]로 아내인 안이나 딸인 린다를 모두 사랑하나 다른 한편으로는 딸인 린다가 자신과 달리 흰 피부란 것과 켄의 죽은 아버지와 안이 처녀총각시절 사귄 적이 있었던 것 때문에 의처증이 심해져 현재는 이혼해 파라사이드에서 따로 살고 있다. 시나리오 B에선 의처증을 극복하고 재결합에 성공해 행복하게 살았으나...
  • 안 버닝 - 성우 : 마스야마 에이코(PCE 판) / 에모리 히로코(PS, SS 판)
린다의 어머니로 결혼 이전의 성은 아우레아. 순혈 비스티안으로 린다와는 달리 성격은 온화&상냥하다. 원래는 챌린저 일가의 옆집에 살았으나 남편과 이혼한 후에는 딸과 함께 미나고에서 살고 있다.
  • 엘리자베스 그린 - 성우 : 쿠레바야시 타쿠미
그린 제약의 여사장. 40대 여성의 외모를 갖고 있으나 실제 나이는 불명. 거만한 성격으로 크리스마스를 좋아해 자기 집과 그 주변을 온통 크리스마스 관련으로 꾸며놓았으며 회사 사원들의 제복도 산타복장(...)이다.
  • 미카 판하임 - 성우 : 츠지 신파치
엘리자베스의 측근으로 일하는 과학자.
  • 야타로우 에모리 - 성우 : 오오노 타케시
호스피코의 병원에서 근무하는 의사. 생체공학 분야에서 손꼽히는 실력자로 인공자궁을 개발했다. 딸인 사치코에 대해선 그야말로 팔불출 아버지인 면모도 있다. 사실 시나리오 A에선 재난사고에 휘말려 사망한 상태로 사치코만 등장한다.
에모리 박사의 딸로 견습 간호사. 온화&상냥한 성격의 미소녀로 켄에게 어느 정도 호감을 품고 있다.
어떤 사건을 기점으로 켄 앞에 나타난 남자로 켄을 거의 쏙 빼닮았다. 스스로를 켄의 쌍둥이 동생이라 주장하는데...
  1. 시큐브처럼 제목의 큐브는 삼진승을 말한다.
  2. 장로 할아버지의 말로는 신이 네오 케냐의 동물들을 구하기 위해 보낸 것으로 할아버지가 예언한 시간에 갑자기 하늘에서 내려왔다. 여담으로 방주강림 후 할아버지 曰 "으흐흑, 처음으로 내 예언이 맞았어!" 오프닝 동영상부터 약 빨았다
  3. 방주에 타는 인간은 지원자를 받았는데 주인공 켄이 남자대표로 자원했고 여자대표는 린다가 자원했다.
  4. 방주의 모양부터가 구약성경의 그것과 비슷한 우주비행이 가능한 목선이다.
  5. 뭐 완전히 선구자는 아니다. 몬스터의 체력을 적당히 갉아서 포획한다는 개념은 드래곤 퀘스트5에서 비롯된 마물사에서 기원한다. 참고로 드래곤 퀘스트5 발매가 1992년.
  6. 허나 만지마루도 일반적인 RPG에 비해 상당히 충격적인 장면이 꽤 있다. 인육을 먹는 다거나, 인체 개조도 꽤나, 너무나도 쉽게 죽는 사람들. 은근히 트라우마가 되는 장면이 많다. 그런데 그걸로도 부족했단 소리
  7. 작중 설정으로 네오 케냐의 사람들은 다른 행성으로 이주할 준비를 거의 다 해 놓은 상태다. 즉 시간이 지나면서 하나둘 다른 별로 이주해 간 것.
  8. PS, SS 판의 경우 숨겨진 시나리오 D "LAST YEAR"가 존재한다. 이 시나리오는 시나리오 C "ASTRO ARK"와 거의 똑같으나 제한시간이 단 1년이란 점이 다르다.
  9. 제대로 포획했을 때보다 주인공 일행이 너무 강해 동물을 죽였을 때가 더 과격...
  10. PS, SS판의 경우. PCE판에선 핑크에 가까운 적발이다.
  11. 네오 케냐의 선주민들로 인류와는 유래가 전혀 다르나 혼혈이 가능할 정도로 생물학적으로 유사한 종족이며 문화적으로도 인류와 닮은 점이 많아 함께 사는데 큰 지장은 없는 편. 외견상의 차이점은 녹발이란 점 하나뿐이며 네오 케냐의 동물들의 일부능력들을 자신들의 육체로 구현할 수 있는 특성이 있기에 (종교적인 관점에서) 동물들을 자신들의 조상으로 숭배하고 있다. 그 조상들을 사냥하거나 가축으로 길들여 잡아먹고 이용하는 건 넘어가자 사실 켄을 포함한 네오 케냐의 사람들 상당수는 비스티안의 혈통이 조금씩 섞여 있어서 어느 정도 그 특성을 발휘할 수 있다.
  12. 설정상 비스티안의 유전자는 인류보다 우성형질로 두 종족 사이에 태어나는 하프는 100% 녹발이다. 물론 비스티안의 혈통을 적게 이어받은 경우엔 꼭 녹발은 아니며 또한 작중의 인류가 네오 케냐에 이주해 온 이유 중에는 종족차원의 생명력이 약해진 상태라 비스티안과의 혼혈을 통해 생명력을 강화하려는 목적도 있다.
  13. 주로 하는 일은 네오 케냐의 야생동물 밀렵을 막는 것이나 경찰 역할도 겸한다. 최근에는 방주계획도 관할하고 있으며 일거리가 많은 것에 일부 대원들은 불만이 많은 듯 하다.
  14. 파라사이드의 헌터부대 대장과 쌍벽을 이룰 정도의 실력자로 파라사이드에선 나름 유명인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