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쿠스 유니우스 브루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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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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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쿠스 유니우스 브루투스

고대 로마의 인물로, 가이우스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암살을 사실상 주동한 인물이다.

그의 가문은 당대 공화정 말기에 최고의 명문이라 인정받은[1] 유니우스 가문인데. 폭군을 몰아낸 인물의 이름은 루키우스 유니우스 브루투스. 그래서 후대의 이 인물을 젊은 브루투스라고 부르기도 한다.

시오노 나나미는 카이사르에 대한 애정이 도가 지나쳐서인지 브루투스를 꽤 싫어하는 것 같으며 때문에 로마인 이야기에서의 서술도 우호적이지가 못하다. 카이사르가 그를 그다지 높게 평가하지 않았다는 운운의 얘기[2]를 하는데, 이건 그냥 그녀 특유의 독자 연구에 가깝지 사료가 뒷받침된 얘기는 아니다.카이사르빠의 흔한 반달

물론 브루투스는 본인 스스로 군사적 면에서 경력을 쌓으려는 노력을 하질 않아 군사적인 능력은 동년배의 다른 귀족 청년들보다는 많이 부족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지적 능력과 강직함으로 유명했기에 어디에서든 우습게 취급되는 위인은 아니었다. 군사적 능력이 숭상되는 당대 분위기에서 그것만으로도 높이 대우 받았다면 그 분야에서의 인정은 남들보다 훨씬 웃돌았던 건 확실하다.

당연히 이건 본인의 인품과 기본적인 지적 능력 그리고 그 분야에서의 노력이 어느 정도 뒷받침되지 않았다면 불가능한 얘기며, 카이사르가 일부러 그를 수도 법무관까지 시켜주고 여러 차례 사면해주면서 자기 편으로 끌어들이려 했던 건, 그를 끌어들일 경우 로마 여론에서 자기 평가를 제고할 수 있다는 정치적 이유가 있었다.[3]

2 카이사르와의 관계

윌리엄 셰익스피어에 의해서 카이사르와 매우 돈독한 관계였다거나, 심지어는 양아들로 묘사되었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다만, 카이사르의 오랜 연인 세르빌리아의 아들이었고 카이사르가 주변이들이 이상하게 생각할 정도로 유별나게 브루투스한테만 너그럽고 잘해줬으며, 관심을 기울이고 있었던 건 사실이었다. 셰익스피어의 묘사는 주로 이 부분에 기반을 둬서 창작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작 브루투스는 카이사르의 호의를 그저 고맙게만 생각할 수 있는 처지는 아니었다. 어머니의 씨 다른 오빠, 즉 외삼촌인 카토에게 깊은 영향을 받아 골수까지 공화정주의자였던 것도 이유였지만, 그가 카이사르의 사생아가 아니냐는 소문이 늘 돌았기에 그것이 사실이든 아니든 카이사르에게 반감을 품는 원인이 되었다.

브루투스의 어머니 세르빌리아가 카이사르와 처음 연애를 한 건 카이사르가 겨우 15살이었던 시절이었는데, 당시의 세르빌리아는 카이사르보다 어렸는데도 이미 미망인이었다. 그리고 세르빌리아는 직후에 유니우스 브루투스 가문의 남성에게 시집가서 브루투스를 낳았는데, 물론 플루타르코스가 확언하는 마냥 브루투스가 카이사르의 사생아란 게 확실한 건 아니지만 적어도 당대인들이 그렇게 오해할 여지는 있었다. 로마인 남성은 성생활을 상당히 일찍 시작했다.[4]

브루투스 자신의 이에 대한 언급은 다음과 같다. "설령 아버지라 할지언정, 폭군 밑에서 참고 견디어서는 안 된다고 옛 사람들은 가르쳤다네."[5]

때문에 브루투스는 내전 때 아버지를 죽인 폼페이우스의 편에 섰고, 카이사르도 이 뜻밖의 사태에 상당히 실망했다. 하지만 폼페이우스가 패했고 세르빌리아가 한 간청도 있어서 브루투스는 카이사르에게 투항했다. 하지만 이후 카토의 자살 사건 이후로는 상당히 죄책감에 시달렸던 것 같으며, 카이사르의 언행을 보고 흔들리던 차에 매제인 카시우스의 설득을 받고 카이사르 암살을 주도하는 인물이 된다.

단, 그가 카이사르를 살해하려 했을 때 카이사르가 외친 브루투스 너마저(Et tu, Brute?)라는 말은 원래는 없었던 말이며 이것은 셰익스피어에 의한 후세의 창작이다. 대신 수에토니우스의 황제열전에 '아이야 너마저'(καὶ σὺ, τέκνον)[6] 라고 외쳤다고 하는 사료가 수록되어 있다. 수에토니우스는 이로부터 한참 이후인 제정 중기의 역사가며 자기 창작을 넣는 경우가 많다. 황제열전 외의 사료에는 이와 같은 이야기가 전혀 나오지 않기 때문에 이런 대사도 없었을 가능성이 크지만...아주 부정하기에도 애매하다.[7]

3 카이사르 암살 이후

카이사르 암살은 너무나도 낙관적인 장래 예측에 바탕을 두고 있었다. 즉 애시당초 주도면밀한 계획 하에 결행된 일이 아니었다. 브루투스가 딱히 뭔가 할려고 한 게 아니었고 카시우스가 주동이 된 일에 찬동했을 뿐이라고 로마인 이야기에서는 주장하면서 그를 비난하는 근거로 사용하는데, 사실 카이사르만 죽이면 사람들이 독재자의 죽음에 환호하여 공화정이 자연스레 돌아올거라고 안일하게 생각한 건 모든 암살자들의 공통된 견해였다. 딱히 브루투스가 시오노 나나미가 말하는 것 마냥 철저하게 피동적인 무능한 지식인이어서는 아니라는 말이다. 그리고 카시우스도 이런 면에선 별반 브루투스와 다를 바 없었다. 그러나 브루투스를 포함한 암살자 무리가 당시 정세를 너무 낙관적으로 보고 제대로 된 후속조치를 준비하지 않았던 것, 카이사르의 측근과 후계자들, 그리고 정치상황을 경시[8]했다는 점은 분명하며 이러한 사실들로 미뤄볼 때, 사상과 인격은 어쨌든 그들에게 정치적 능력이 결여되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하여간 암살 후, 브루투스는 그들의 정당성에 대해 연설했지만 시민들의 반응은 매우 냉랭했고,[9] 더 나아가 분노한 사람들과 군인들을 피해다니게 되며 간신히 마케도니아 총독 자격으로 로마를 떴다. 이후에는 안토니우스를 견제하기 위해 옥타비아누스를 지원하는 키케로에게 강력하게 반발했고, 그런 조치는 자승자박에 불과하며 결국 그건 안토니우스 대신 옥타비아누스를 군주로 섬기는 짓이라고 비판했다. 그리고 이 예측은 맞아 떨어졌다. 그는 가이우스 카시우스와 함께 그리스에서 병력을 모으게 되지만, 2차 삼두정치의 연합 공세에 패배하고 자살로서 역사에서 사라진다. 한편 모친인 세르빌리아도 비록 아들과 연을 끊지는 않았지만 카이사르측 인사들에게 암살위협을 받는 아들을 자기 집에 들이지는 않았다고 한다.[10]

나름대로 세운 원칙에 충실하고자 했지만 주변 정세를 파악하는 능력이 좀 모자랐던 건 사실이며, 또한 속주에서 속주민들 상대로 비상식적인 고리대금[11]을 해서 등쳐먹은 예로 볼 때 속주민들 따위는 동급으로 보질 않은 전형적인 보수 로마 청년의 틀에서 예외는 아니었다. 하지만 공화정을 위한 충성은 진심이었고 브루투스의 정치적 반대파들도 그가 단순히 사익을 위해 그런 짓을 저지른 건 아니었다고 생각했다. 이는 카시우스에 대한 비난과 비교해볼 때 더욱 두드러지는 점이다. 안토니우스가 브루투스를 정식으로 로마식 장례를 치러주어 그 유해를 세르빌리아에게 보내줬는데, 안토니우스의 군대에는 카이사르의 충신이 많았고 그 곁에는 다름아닌 옥타비아누스가 있었는 데도 이 조치에 반대하는 자는 없었다. 물론 안토니우스의 위상이 당시에 워낙 강하긴 했으나, 카이사르의 충신들도 브루투스의 고결함과 애국심은 존중했다는 나름의 증거로 볼 수 있다.

4 매체에서의 등장

이원복 교수의 먼나라 이웃나라 이탈리아 편에서 등장. 다만 이 책에서는 카이사르가 죽기 직전 대사가 조금 다르다. 바로 "브루투스, 너도냐..."

생명의 은인혹은 어쩌면 생부??인 카이사르를 배신한 건 사실이라, 이후로 두고두고 후세 작가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게 된다. 단테의 신곡에선 가롯 유다와 같이 사이좋게 배신자 소리를 듣는다거나...[12] 반면 조너선 스위프트걸리버 여행기에서는 영매국 왕이 불러온 브루투스와 카이사르는 서로 사이도 좋고, 심지어 카이사르는 암살을 용서해버렸다. 브루투스를 역사상 가장 훌륭한 인물이라는 투로 묘사했다.[13]

셰익스피어의 희곡 <줄리어스 시저>는 그 유명한 "브루투스, 너마저"가 등장한다. 기본적으로 고결한 인격의 소유자지만 군사적 재능은 없는 것으로 묘사된다. 시저가 신 대접을 받으며 로마에 군림하려 한다는 카시우스의 충동질에 동의하여 시저 암살을 결행하며, 시저의 장례식에서 시저를 추종하던 안토니의 추모연설을 암살을 결의한 쪽을 공격해서는 안된다는 조건을 달고 허락한다. 시저의 장례식에서 "내가 시저를 사랑하지 않아서 시저를 죽인 것이 아니다. 시저를 사랑하는 것보다 로마를 더 사랑했기 때문에 시저를 죽인 것이다"라는 연설로 자신에게 덧씌워진 배신자의 낙인을 거의 완벽하게 벗을 뻔 한다. 그러나 그 직후 안토니의 추모연설에서 안토니는 암살자들은 한마디도 공격하지 않는 대신 암살의 순간과 칼날에 찔린 시저의 시신의 참혹한 상태를 극적으로 묘사한다. 여기에 시저가 전재산을 로마 시민 앞으로 남긴다는 내용이 담긴 유언장[14]을 공개해버려 상황을 완벽하게 뒤집고 브루투스에게 암살자, 배신자의 낙인을 찍는다.[15] 결국 브루투스는 카시우스와 함께 거병하는데 카시우스와 군자금 문제로 투닥거리며, 결국 필리피 평원에서 안토니우스와 옥타비아누스에 패해 최후를 맞는다. 사실상 자살에 가까운 죽음을 맞으며 끝까지 자존을 지킨 것으로 묘사된다. 2014년 명동예술극장 공연에서는 동아연극상 등을 수상한 명배우 윤상화가 연기했다.

HBOROME에서는 나름대로 개인적인 갈등도 하고 인간성도 그리 나쁘지 않은 것으로 묘사되었다. 삼두정치의 연합군에 패퇴한 직후 부하들에게 지휘를 더 잘하지 못해서 미안하니 목숨을 내다버리지 말고 잘살라고 당부한 후, 갑옷을 벗은 채 연합군 진형에 일부러 들어가 칼에 찔려 죽는다. 죽는 장면은 카이사르의 암살 장면과 대비를 이루기 위해서 각색한 창작이다.

어쌔신 크리드 2에서 카이사르를 암살한 암살단 멤버로 전해지고 있으며, 어쌔신 크리드: 브라더후드에서는 로물루스의 추종자 소굴의 클리어 보상인 6개의 로물루스의 열쇠에 달린 편지를 통해 그 내용을 알 수 있다.[16] 편지에 자신의 갑옷과 카이사르 암살에 사용한 단검에 대한 묘사가 있는데 로물루스의 열쇠를 모아서 로물루스 보물의 방에서 얻을 수 있다. 2에서 알테어의 갑옷과 같은 최고성능 갑옷이며 내구도도 줄어들지 않지만, 유저들의 반응은 갑옷에 달린 털장식이 별로라며 로물루스 추종자 두목옷, 거지옷, 이순신 장군복같다고 하며 심지어는 플레이(일부 리플레이 포함)할 때 브루투스 갑옷을 입고 나오는 게 짜증난다고(...) 스킨을 바꿔서 다니거나 아예 안 입는다. 사실 대장간 퀘스트로 얻을 수 있는 마지막 세트 방어구와 성능 차이가 거의 없기 때문에[17] 내구도가 없다는 것 외엔 딱히 장점이 없다. 어차피 후반부엔 돈이 넘쳐나니 수리비 걱정 안해도 되고...단 브루투스의 단검은 성능이 좋아서 호평. 이렇게 생겼다

폴아웃 뉴베가스에 보면 시저의 군단 미션으로 위의 브루투스 너마저(Et tu, Brute?)가 미션 이름으로 나온다. 내용은 막사 안의 수술 장치를 조작하여 뇌종양이 있는 시저를 살릴 것인지, 아니면 반대로 조작해 죽일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 결과에 따라 이후 진행 과정이 달라진다.
  1. 로마 7왕중 마지막 왕이자 폭군인 타르퀴니우스 수페르부스를 제거하고 로마를 공화정으로 재건국한 가문.
  2. 카이사르가 브루투스를 일러 "그가 뭘 원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뭔가를 강렬히 원하는 건 알 수 있었다."라고 말하는데, 이 말은 그 뜻이 아니라 "그는 무엇을 원하든 강렬하게 원한다."라는 발언이었다.
  3. 브루투스가 평생 연인인 세르빌리아의 아들이라는 점이 더욱 컸겠지만...
  4. 현대 역사가나 역사 소설가 중에도 브루투스가 카이사르의 사생아였을 가능성을 완전히 부인하지 않는 이들이 몇 있을 정도다. 적어도 카이사르가 이런 풍문을 정면으로 부정한 적 없었다는 건 사실이다. 상대할 가치가 없어서 아예 말을 하지 않았거나 어쩌면 본인도 자기 아들인지 아닌지 확신할 수 없었던 건지도 모른다만. 영문위키같은 곳에서는 카이사르가 아예 브루투스를 자기의 사생아로 믿었다는 걸 정설로 여긴다.
  5. 이탈리아 전직 기자 겸 역사가인 몬타넬리의 로마사에서 발췌. 친구한테 보내는 편지에서 한 말이었다.
  6. 라틴어로는 흔히 Tu quoque, fili mi. 즉, Yoo too, my son?로 해석되었다.
  7. 여담으로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에서는 카이사르가 외친 "브루투스 너마저"는 마르쿠스가 아니라 데키무스 브루투스라는 말이 있긴 한데, 상술했듯이 일단 이 대사부터 없었을 가능성이 큰 상황이니 이건 아예 성립 자체가 불가능한 독자연구다.우리 카이사르상이 브루투스를 좋아했을 리 없어!
  8. 당시 공화정을 지킨다는 소리의 정당성은 매우 떨어져 있었다.
  9. 공화정을 지키기 위했다는 명분이었지만 다수 시민들에게는 기득권을 지킨답시고 이전의 사례와 동일하게 그들의 입장을 대편하는 민중파를 죽인것으로밖에 안보였다.
  10. 세르빌리아가 살던 집은 카이사르가 선물한 집이었다.
  11. 연이율 48%(...)였다고 한다. 브루투스를 높게 평가했던 키케로마저도 이걸 알고는 어이없어 했다고.
  12. 유다, 카시우스와 함께 지옥 밑바닥에 있는 사탄의 입에 물려 있다. 참고로 카이사르는 지옥 최상급 지구인 림보에 있다. 다만 억울한 게 유다는 돈을 받고 예수를 팔아넘긴 천하의 개쌍놈이고, 카시우스는 그냥 기득권 지키려고 일을 저지른 것에 불과하지만 브루투스는 오히려 그 기득권을 공화정을 위해 포기했기 때문이다. 단테가 편견을 갖고 글을 썼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 이유다.
  13. 카이사르가 살아 생전 행한 모든 위업이 브루투스가 저지른 한번의 암살만도 못하다는 소리를 대놓고 써놨다. 그것도 카이사르 본인의 입을 빌려서. 사실 걸리버 여행기는 스위프트 시절의 영국을 까는 이야기이긴 하다. 항목 참고.
  14. 이는 사실 극중에서 한 번 바꿔치기 당해 가짜인 유언장이었다. 안토니는 로마 시민들을 광분의 상태로 몰아가 유언장의 진위 여부에 대한 논점이 제시되지 않게 했다.
  15. 이 두 차례의 연설은 오늘날까지도 정치연설의 교범으로 꼽힌다.
  16. 그런데 편지상에 카이사르가 체자레라고 표기되어 있어서 체자레 보르지아와 헷갈린다. 라틴어 '카이사르'를 이탈리아어로 '체사레'로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체자레와 카이사르의 이름이 같고 둘 다 암살단의 타깃이란 점은 애초에 노린 것 같지만.
  17. 방어력은 브루투스의 것이 더 낮지만 체력은 하나 더 높다. 매우 미묘한 차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