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츠에 소요 사건

松江騒擾事件

폭도들이 시마네 현청사에 불을 질렀다.

극우 폭도: 폭동으로 인한 일본인들의 봉기를 유도하기 위해, 도시 하나를 결딴내 보겠습니다!

1945년 8월 24일, 일본 제국이 패망한 1945년, 덴노가 옥음방송으로 "우린 졌다…" 이라고 선언한 지 거의 열흘만에 시마네 현 현청사 소재지인 마츠에에서 발생한 극우 세력들의 항복반대 폭동.

1 배경

마츠에시를 비롯한 시마네 지방은 예로부터 상당히 보수적이었다. 17세기에는 대규모 은광으로 크게 발전했으나 은광 폐업으로 망했어요가 되면서 아무도 이 혼슈 서부 촌동네 벽지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자연스레 시마네의 발전은 매우 느렸고 자연스레 보수적인 지역 사회 분위기가 조성되었다.

심지어 대전의 와중에도 시마네 현 일대는 원폭은 고사하고 직접적인 전쟁 피해를 입은 적이 없다! 일본 본토 공습으로 도쿄나 오사카같은 대도시는 물론, 지방의 여러 소도시들까지 석기시대로 돌아가는 와중에도 시마네 현에는 제대로 된 공습 한 번 없었다. 그도 그럴것이 폭격할 가치가 없으니까 공격받지 않은 것이다. 제대로 된 산업시설도 없지, 교통요충지도 아니지, 주요 전략자원의 산출지도 아니지, 그렇다고 인구가 많아서 전략폭격으로 심리적인 영향을 끼칠만한 곳도 아니지…. 같은 이유로 홋카이도도 B-29의 폭격을 피했는데 대신 여기는 전쟁 막바지 미 항모기동부대의 공습을 받았다. 그런데 시마네 현은 일본 서해안이어서 미 항모기동부대가 폭격할만한 곳도 아니었다. 심지어 일본 서해안까지 올라온 미 해군 잠수함들도 시마네 현은 건드릴 가치가 없어서 건드리지 않았다.

덕분에 바로 아래 히로시마 현에서 구레가 개작살나고 히로시마에 원폭이 떨어져도 시마네 주민들은 직접적인 전쟁 피해를 받지 않았고 기껏해야 징병된 친지들의 전사통지서 정도가 고작이었다. 이런 상황이었기에 시마네 주민들 상당수는 아니 아직 본격적으로 전쟁 시작도 안했는데 왜 항복하나?라는 반응을 보인 것이다. 안그래도 벽지인데다 대전 말기 개판난 통신망 덕에 절망적인 전황조차 시마네 현에는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으니 패전을 체감할 수 없는게 당연했다.

그렇기에 종전 직후에 궁성사건이 터지고, 카스미가우라 호수와 아츠기에 있던 항공대가 항전 어쩌고 하면서 발악을 하자 시마네 옆동네인 돗토리에서 온 항공대가 마츠에 시내에 "결사 항전하자능!" 같은 포스터를 뿌리고, 마츠에 시내에는 "소련, 귀축영미 타도!" "성전 완수!" 따위의 포스터가 버젓이 돌아다녔을 정도. 시마네의 어떤 마을에서는 일본이 항복한지 5일이나 지난 시점에서 새 촌장을 중심으로 본토 결전의 분위기가 솔솔 올라왔다고 한다.

2 전개

주동자 오카자키 이사오(岡崎允佐夫)는 제국주의 단체 활동을 하다 사상범, 요주의인물로 낙인찍힌 인물이었는데, 좌익활동이 아니라 극우활동으로 낙인찍힌 거다. 미쳐가던 제국주의 일본마저 극우 사상범으로 취급하던 인물인 것. 패전 당시에는 근로동원 관련 부서에서 활동했는데, 진심으로 1억 총옥쇄를 떠받들던 오카자키는 유력가의 자제들이 뒷돈을 주고 동원에서 제외되는 모습이나 자기가 알고 지내던 군부의 장교들이 '틀렸어 꿈도 희망도 없어' 하면서 본토결전에 회의적인 모습 등을 보며 격분하고 있었다.

항복 직후 오카자키는 도쿄로 상경하려 했으나, 사상범이어서 경찰로부터 상경을 저지당했다. 대신 그의 동료가 상경하였는데 그 동료는 석기시대가 된 도쿄를 보고도 우린 아직 싸울 여력이 있는데 도쿄 애들이 겁쟁이다!라는 결론을 내렸다(…). 동료가 그런 결론을 내린 것은 궁성사건 등 일부 극우세력의 발악을 보고 아직도 뜻있는 제국 신민들이 이렇게 많구나! 하고 느꼈기 때문.

오카자키는 동료로부터 전해들은 도쿄의 정국과, 미군이 8월 26일에 상륙한다는 신문 기사를 접하고 미군 상륙 이전에 거사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8월 24일 새벽에 궐기한다. 이들 폭도들은 총수 40여 명에 그마저도 일부 여성이 섞여 있었고, 무기도 일본도 몇 자루 빼면 아리사카 소총 38식 10여정인데 총만 있고 탄약은 없었다. 오카자키는 자신과 협력하던 군 장교들이 무기를 내어줄 거라 믿었지만 정작 봉기를 하니 장교들은 다 비협조로 일관하였다.

이들은 스스로를 황국의용대라 칭하고 24일 새벽 2시에 거사했으나 현청사 습격조가 경찰에 발각되자 현청사 방화를 예정보다 앞당기는 바람에 실패하고 말았다. 현청사 건물은 목조라서 방화 직후 전소되었으나, 방화가 앞당겨진 걸 모른 요인 암살조들이 예정대로 움직이다가 요인 암살에 실패하고 말았기 때문. 이들이 목표로 한 요인들은 현청사가 불탄다는 급보를 듣고 다들 진화작업을 위해 뛰쳐나갔기 때문이다. 당연히 진화 현장엔 무장한 경찰들이 빠방하게 있었으니 암살을 시도할 수 없었다.

그 외에도 전신국 습격조는 다이너마이트 설치에는 성공했으나 다이너마이트가 안 터져서(…) 습격에 실패했고 화약탈취조는 화약점 위치를 몰라(…) 길을 헤매다 그냥 집에 돌아가서 잤다(…). 별...

요인암살 및 화약탈취에 실패하자 오카자키는 잠자러 간 화약탈취조를 뺀 나머지 대원들을 방송국에 결집시켜 방송국 장악에 나섰으나 방송국장이 문을 걸어잠그고 농성하니 무기가 없는 이들이 방송국에 진입할 도리가 없었다. 결국 소식을 듣고 달려온 군경에 의해 포위되자 자신을 제외한 나머지 대원들의 죄를 묻지 않는 조건으로 투항했다. 이후 약속이 지켜지지 않자 자결을 시도했으나 미수에 그친다.

최종적으로는 당국의 빠른 대처와 주동자들 중에 마츠에 지역에 어두웠던 사람들이 많았던 점 때문에 원래 목표로 했던 현지사와 검사정의 암살은 실패했을 뿐만 아니라 전원이 하루만에 붙잡히고 말았다. 게다가 이들 "황국의용군"은 이들을 암살하고 방송국을 점령해 자신들의 존재를 알려, 미군이 이미 일본을 점령하고 있다는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일본인들의 봉기를 유도하려고 했는데, 방송국은 방송국장이 문을 걸어잠그고 지키고 있었던 데다, 사건이 발생한 후에도 거의 한달 동안이나 높으신 분들의 검열로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다고.

이후 재판에서 오카자키는 사형, 나머지 주모자들도 징역 10년 이상의 중형을 받았는데, 이들은 1946년 덴노가 내린 종전 기념 은사령 및 1952년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 체결 기념 사면을 받고 모조리 석방되었다(…). 어차피 죄 묻지 말라고 했으니 석방해줘도 딱히

3 기타

• 위키백과 일본어판과 그것을 번역한 한국어판에서는 알찬글로 등록되어 있다. 일본에서는 대체적으로 "의도는 병맛이지만 저돌적인 자세는 본받아야" 같은 식으로 두둔하는 편. 반면 꽤 비중있는 반동 운동임에도 한국에서는 상대적으로 잘 알려져있지는 않은듯. 국내에서 일본사를 연구하는 사람들도 잘 다루지 않는 사건이다.

• 2013년 10월 6일, 한국의 독도 관련 시민단체에서 시마네 현에 가서 독도 편입 문서에 대한 정보를 요구했다. 그런데 여기서 아무도 생각 못 한 일이 터졌는데 "68년 전에 일어난 화재로 인해서, 시마네 현의 독도편입 행정 문서 원본이 소실되었다"는 답변을 들었다는 것이다(…). 현재 존재하는 문서는 필기체 기록으로 남아있는 동년의 다른 기록들과는 다르게, 이후에 인쇄기로 뽑아낸 사본이라고 한다. 자세한 사항은 시민단체에서만 주장하고 있는 것이므로 불명. 아직 정확한 것은 없으니 너무 좋아하진 말자. 워낙 중대한 안건이라 관계자들은 이게 사실인지 재차 확인할 예정이라고 한다. 관련 기사

현 단계에서는 아무래도 좋은 일이지만, 시민단체 독도련의 주장(그들이 직원에게서 들었다는)에 의하면, 화재가 발생한 날짜는 1945년 8월24일이었다고 한다. 이게 정말 사실이라면, 시마네 현의 독도 편입 관련 문서의 원본을 소실시킨 화재는 마츠에 소요 사건과 시기적으로 일치한다(…). 진짜로 68년 전 일본 극우파의 자살골인가? 물론 아직은 모를 일이다.

그러나 그 해 12월 7일. 시마네현 고시 제40호는 원본과 사본 둘 다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또한 관보에도 게시되지 않은 것을 동일 단체에서 확인했다.기사

• 주범인 오카자키가 폭동 이전에 사상범으로 몰려 투옥된 이유는 도조 히데키 암살 모의다. 오카자키는 도조가 기껏 개전해놓고 전황이 불리해지니 총리 자리 던져놓고 도망친다고 생각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