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나충

Guinea worm, Dracunculus medinensis

유생성충

1 개요

선형동물문에 속하는 기생충. 다른 이름으로 기니벌레, 기니아충이라고도 한다. 연가시와 비슷해 보이지만 전혀 다른 동물이다. 애초에 문 단위부터 다르다. 연가시는 유선형동물문이고 메디나충은 선형동물문.

이름의 유래는 사우디아라비아메디나로 주로 오아시스에서 기승을 부려 이름이 그렇게 붙었다. 서식지는 서남아시아, 아프리카, 남아메리카, 중앙아메리카 등이다.

2 숙주와 생활사

생활사

인간과 개만이 숙주로 주로 인간의 발에 기생한다. 기생 방식은 수생생활을 하는 유생이 소형 갑각류의 체내로 들어감으로써 시작되는데, 이후 사람이 매개체가 되는 갑각류가 함유된 물을 마시면 갑각류가 숙주의 위에서 소화되고 유생이 빠져나온다. 빠져나온 유생은 소화관 벽에서부터 숙주의 발까지 굴을 파고 이동한다. 발에 다다른 유생은 변태하여 성체가 되고 이후 번식을 위해 인간의 피부를 뚫고 나와 피부표면에 뜨거움을 느끼게 해서 사람이 그 열을 식히기 위해 오아시스나 연못 등의 물에 들어가면 그 물 속에 몸에 품고 있던 유충을 낳고선 죽는다.

3 제거

이 녀석을 제거하려면 우선 성충이 유충을 전부 배출하도록 물통에 환부를 담그어야 한다. 성충은 제 뜻을 이뤄 힘이 빠지고 증상이 완화되면 막대기로 머리를 빼내 조심스레 감아가며 벌레를 빼낸다. 이 과정 몇 시간에서 몇 달까지 걸리기도 하는데 매우 조심스럽게 해야 한다. 자칫하면 벌레가 끊어져버리고 그럼 재 제거는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 게다가 벌레가 끊어지면 죽은 벌레를 중심으로 2차감염이 일어나거나 석회화되어 관절장애가 생길 수도 있고, 단백질 쇼크로 숙주가 사망할 수 있어서 조심해야 한다고 한다. 그런데 이런 치료법은 기원전 1550년, 이집트 파피루스에도 기록된 치료법이다. 즉 3500년동안 물리적인 제거 외에 새로운 치료법이 개발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4 현재

오아시스에서 기승을 부렸으나 오늘날에는 기생충학자들의 성과로 거의 박멸되었으며 천연두 다음으로 박멸되는 인간의 질병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감염된 환자수는 고작 500명. 인간 이외의 숙주도 없으니 어떻게 생각하면 기니벌레 역시 멸종위기. 이 점을 패러디해서 누군가는 기니벌레 구호재단 사이트까지 만들었을 정도다. 환경운동가들의 주장을 적절히 풍자하는 한편 AIDS 부정 음모론을 연상케 하는 내용까지 집어넣은 것이 백미.

칼 짐머가 저술한 기생충 대중서의 바이블 "기생충 제국"에 의하면 에일리언 시리즈의 에일리언의 생태 설정에 영향을 준 놈이라고 한다.이 녀석이 주로 발목을 뚫고 나오는 것처럼 체스트 버스터도 숙주의 흉부를 뚫고 튀어나오기 때문이다.

그러나 흠좀무한 것은 원래 수천년동안 인간만이 유일한 숙주로 판단됐었는데 2010년대에 들어서 개에도 기생하는 현상이 확인되고 있다. 개라는 다른 숙주의 등장으로 자칫 박멸이 무산될 수도 있다.

5 기타

의학의 상징인 아스클레피오스의 지팡이를 감은 한 마리의 뱀도 이 기생충을 의미한다는 설도 있다. 메디나충을 치료하는 방법인 막대기에 기생충을 감는 방법이 뱀으로 변했다는 것.[1] 또한 성경출애굽기에 나와 유대인들을 괴롭히는 불뱀이 이것이라는 학설이 있다.
  1. 두 마리의 뱀이라고 알고 있는 사람들도 있으나, 두 마리의 뱀은 헤르메스의 지팡이인 카두케우스다. 자세한 것은 해당 항목 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