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 포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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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y Poppins

1 원작 소설

오스트레일리아 출신 영국 여성 작가 P.트래버스(1899~1996)의 동화. 조지 5세 시절 영국 런던을 배경으로 우산을 타고 날아온 유모 메리 포핀스가 뱅크스 씨 집의 남매들을 양육하면서 벌어지는 소동들에 대해 다루고 있다. 꽤 히트해서 8권짜리 시리즈가 되었다. 미디어믹스가 제법 이루어졌는데 가장 유명한 것은 아래 항목에 서술되는 디즈니 뮤지컬 영화,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만든 뮤지컬. 이 작품의 성공으로 '메리 포핀스'라는 단어는 영국에서 훌륭한 유모의 대명사처럼 쓰이게 되었다.[1]

메리 포핀스라는 캐릭터의 모티브는 작가 트래버스를 어릴 때 돌보아준 유모인데, 이 유모는 외출을 했다가 돌아온 후 아이들에게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주다가 항상 중요한 순간에 '아이들은 들어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라는 이유로 이야기를 중간에 그만두었다고 한다. 메리 포핀스와 뱅크스 집안 아이들 사이의 밀당은 여기에서 비롯된 듯하다.

한국에서는 시공사에서 딱 두 권이 나와있는데[2] 문제는 이게 각각 시리즈의 1권과 4권에 해당하는 내용이라 그 두 권 사이의 내용을 모르는 독자들 입장에서는 4권을 읽을 때 당황하는 일이 생긴다. 그도 그럴 것이 1권 마지막 부분에서 뱅크스 가를 떠났던 메리 포핀스가 다음 권 첫 부분에서 아이들과 공원에 앉아 차를 마시고 있으니.

남의 집 고용인으로 일하고 있음에도 매우 도도하고 자존심이 강하다. 자기가 있는 집의 안주인에게 늘 말대답을 꼬박꼬박 하는데다[3] 마음에 안 드는 사람은 가차없이 마법으로 발라버릴 정도로 당차다. 예를 들어 메리 포핀스 시리즈 두 번째 작인 Mary poppins comes back 에서는 자신에게 핀잔을 준 거만한 여성을 여자가 키우던 새장안에 갇혀 있던 새를 풀어주고 대신 여자를 새장 안에 가두어 하늘로 날려버린다. 늘 아이들이 겪는 신비한 일에 대해 절대 자신의 입으로 그것을 인정하지는 않으며 오히려 아이들이 헛소리를 하고 있다고 잡아떼기 일쑤이다. 우리에게 익숙한 영화 속의 예쁘고 성격 좋은 줄리 앤드루스와 달리, 원작에서는 나무 인형을 연상하게 하는 마른 몸매에 큰 손발, 작고 파란 눈을 가지고 있다고 묘사된다. 원판 삽화로 보면 그런대로 예쁜 얼굴이기는 하다. 코가 뾰족하긴 해도... 원작 이미지

사실 원작을 보면 좋은 유모의 대명사로까지 쓰이는 캐릭터치고는 흔히 생각하는 이상적인 유모의 덕목과 다소 거리가 먼 성격을 가진 인물. 도도한 것은 그렇다쳐도 툭하면 아이들을 면박주고 불친절하며 자기 기분에 따라 대하는 경향이 있다.[4] 그리고 공주병이 심각한 수준이어서 자신을 완벽한 여성이라고 칭할 정도로 대단한 미인이라고 스스로 생각하고 있으며 조금이라도 자신 특히 자신의 외모에 대해 비하하는 말을 들으면 매우 화를 낸다.[5]취미는 가게 진열장 유리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감상하는 것인 듯하다. 평소에는 독설가처럼 보일 정도로 아이들이나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에게 가차없는 돌직구를 날리지만 친한 사람을 만나면 아주 상냥하게 말해 평소와의 갭이 아주 크다. 그래도 계속 읽다 보면 기본적으로 아이들을 잘 챙겨주며 마음씨가 선하고 따뜻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사실 전형적인 여왕님형 츤데레다. 버트라는 이름의 남자친구가 있다. 직업은 굴뚝 청소부. 이 외에도 본인이 요술을 부릴 뿐만 아니라 신비한 일을 벌이는 다른 등장인물들과 알고 지내며 아이들에게 소개해주기도 한다.


런던올림픽 영상. 가운데 크고 검은 것은 볼드모트다.사진 이미지

유모 캐릭터로서는 굉장히 유명한 인물로 패러디가 되기도 하며 런던 올림픽 개막식에서 메리 포핀스 캐릭터를 이용한 퍼포먼스가 등장하기도 했다. 창작물에서 우산 타고 날아다니는 보모가 나오면 100% 이 캐릭터의 패러디라 해도 무방. (심슨셰리 보빈스라던가.)

2 영화

2.1 메리 포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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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percalifragilisticexpialidocious!"

1을 바탕으로 디즈니에서 제작한 뮤지컬 영화. 1964년 개봉했다. 감독은 로버트 스티븐슨(1905~1986). 주연은 줄리 앤드루스와 딕 반 다이크(1925~ ) .

월트 디즈니가 이 소설 팬이여서 적극적으로 제작을 추진했다고 한다. 당연히 제작사는 월트 디즈니 컴퍼니.

원작자인 트래버스는 자신의 작품이 영화로 만들어지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기 때문에, 디즈니에서 제안 이후에도 꽤 오랜 시간 설득해야 했다고 한다. 덕분에 영화화 제안은 1938년 시작되었지만 이것이 받아들여진 것은 1961년이었다. 영화가 크랭크인 한 이후에도 트래버스는 캐스팅이며 각색에 대해 이런 저런 불만을 표시해서 감독인 스티븐슨이 꽤 애를 먹었다고. 그리고 나온 결과물도 마음에 들지 않아 싫어했다고 한다. 트래버스가 싫어했던 부분은 원작에서 매리가 보여주는 못된 성격이 없어지는 것, 뮤지컬 씬의 삽입, 애니메이션 씬의 삽입이었다. 특히 애니메이션 씬이 들어가는 것 자체를 아주 싫어했으며, 영화가 제작이 완료되고 나서도 애니메이션의 씬의 삭제를 계속해서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6] 결국 디즈니가 속편 제작을 계획하고도, 원작자 트래버스가 속편 제작을 절대 허락하지 않았기에, 결국 영화는 64년의 영화 단 한편만이 만들어졌다. 영화 제작과정의 감수 경험이 워낙 좋지 않은 경험이었던지, 뮤지컬화가 되면서 그 조건으로 영화 제작에 참여했던 사람이라면 누구도 뮤지컬 제작에 개입하지 못하도록 하기도.

이 때의 에피소드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가 세이빙 미스터 뱅크스 (Saving Mr. Banks). 톰 행크스월트 디즈니를, 엠마 톰슨이 P.트래버스를 연기했다. 영화가 끝나고 스탭롤 부분에서 실제로 트래버스와 제작진이 메리 포핀스의 대본을 수정하면서 녹음한 음성을 들려주는데, 영화 본편에서 묘사된 트래버스의 깐깐함이 결코 과장이 아님을 알게 된다.[7] 미스터 뱅크스 영화 평은 무난한 편. 다만 제작사가 디즈니인지라 회장님을 까기엔 뭣했는지 윤색이 많이 된게 아쉽다라는 평이 많다. 실제로 영화는 사실을 기반으로 만들어졌지만, 영화적 허구가 군데군데 들어가 있다. 대표적으로 극이 진행되며 갈등이 봉합되는 과정 자체가 영화적 허구이다. 위에서 적듯, 원작자 트레버스는 영화의 애니메이션 씬, 뮤지컬 씬 자체를 좋아했던 적이 없었다. 세이빙 미스터 뱅크스는 말 그대로 메리 포핀스의 제작 과정을 바탕으로 만들어낸, 실화에서 영감을 받은 영화 정도라고 보면 된다. 일반적인 실화 기반의 영화라고 하기엔 윤색이나 허구가 많이 들어가 있기 때문.

제작 당시의 최신식 특수효과들을 도입했는데, 디즈니는 이 영화를 위해 페트로 블라호스라는 과학자에게 새로운 영상 합성 방식을 주문했다. 페트로 블라호스가 발명한 방식이 나트륨 기법이다. 나트륨등 조명을 사용한 방식으로, 나트륨등만이 가지고 있는 독자적인 589.3nm의 파장을 카메라에 장착한 특수 분광기로 분리시키는 방식이다. 이전에 블루스크린이 가지고 있던 문제점들을 한방에 해결한 혁신적인 기법이지만 비용 문제 때문에 많이 사용되지는 못한다. 여기에 셔먼 형제의 재치있는 음악으로 인해 화려하고 볼거리 넘치는 작품이 되어 제작비 8백만 달러를 훨씬 뛰어넘는 1억 2백만 달러라는 대박으로 흥행에도 성공했다.

그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13개 부문에 후보지명되었으며, 메리 포핀스 역을 맡은 줄리 앤드루스에게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8] 안기는 등 5개 부문에서 수상에 성공했다. 버트 역을 맡은 딕 반 다이크 역시 특유의 재치발랄함과 명랑한 캐릭터 연기 그리고 훌륭한 노래와 춤 솜씨로 호평을 받았다. 그의 다소 어설픈 코크니 사투리로 조롱을 받기도 했지만, 배우 자신은 버트를 꼭 런던 태생이 아닌 출생지가 분명하지 않은 캐릭터로 보았기 때문에 그러한 비판에 신경을 별로 쓰지 않는다고. 그리고 자신의 억양이 이상했다면 주변 영국 배우들이 고쳐줬을 텐데 촬영 때는 문제없다는 분위기였다는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배우 톰 히들스턴이 이 영화를 매우 좋아한다고 한다.

2.2 메리 포핀스 리턴즈

수십년이 지난 2016년 디즈니에서 공식적으로 후속작을 발표했다. 원작 소설의 후속작들을 바탕으로 한 영화로 에밀리 블런트뮤지컬 해밀턴으로 스타에 자리매김한 린 마누엘 미란다, 제인 뱅크스 역으로 캐스팅된 에밀리 모티머가 주연을 맡을 예정이다. 시놉시스는 전편의 25년 후 배경으로 성장한 뱅크스가의 아이들과 메리 포핀스의 이야기를 그려지며, 버트(린 마누엘 미란다)의 도제로 이번에 메리 포핀스와 함께 행복을 나누어주게 될 예정으로 알려져있다. 캐리비안 베이 4편의 감독이었던 롭 마셜이 연출을 맡으며, 존 드루카와 공동으로 제작도 맡게 된다. 각본은 라이프 오브 파이의 데이빗 매기와 마크 플랫가 맡는다. 음악은 마크 샤이먼이 맡고 스콧 위트먼이 삽입곡을 작곡한다. 이후 7월 제목은 '메리 포핀스 리턴즈', 개봉 일자는 2018년 12월 25일로 확정되었다.

3 뮤지컬

2를 바탕으로 제작한 무대용 뮤지컬. 2004년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초연 했으며 이후 브로드웨이와 오스트레일리아 등 여러 국가에서 공연되고 있다. 원작이 된 뮤지컬 영화의 줄거리와 음악을 상당 부분 차용했으나 무대용이기 때문에 이런저런 각색이 이루어진 것 같다. 1막에서 한번 떠났다가 다시 돌아온다던가, 메리와 버트 사이에 로맨스 비슷한 게 있다던가…….

한국에서는 본작에서 모티브를 따와 스릴러로 어레인지한 창작 뮤지컬 블랙 메리 포핀스가 상연하기도 했다. 재미있는 사실은, 정작 본작은 아직 한국에 들어오지 않았다는 점.

4 기타

젠틀맨 리그 3권에서 등장. 저작권 문제로 이름은 안 나왔다. 올랜도가 엑스칼리버로 하늘에 빛을 쏘아대는 것을 보고 나타났다. 적그리스도를 바닥에 그려진 분필그림으로 만들고 볼드모트를 데리고 날아간다. 아마 앨런 무어가 위의 런던 올림픽 개막식을 참고한 듯 싶다.

  1. 영국 신문에 '메리 포핀스를 찾습니다.'라는 광고가 실린 적이 있는데 동화 속의 실제 메리 포핀스를 찾는 것이 아니라 좋은 유모를 찾는다는 뜻의 광고 내용이었다.
  2. '우산 타고 날아온 메리 포핀스'와 '뒤죽박죽 공원의 메리 포핀스'라는 제목이다.
  3. 처음에 일자리를 구하러 찾아갔을 때 아이들의 어머니가 소개장을 보여달라고 하자 그런 관례를 따지다니 구식이라고 핀잔을 준다. 이후에 뱅크스 부인의 행동이 더 재미있는데 소개장 따위를 무시할 정도로 현대적인 유모를 두었다고 주변에 자랑하고 다닌다.그 유모에 그 고용주
  4. 그래서인지 심술궂은 원작 속의 메리 포핀스와 달리 친절하고 얼굴도 예쁜 영화 속 메리 포핀스는 매력이 없다는 평을 듣기도 한다.
  5. 아이들이 이런 메리 포핀스의 성격을 알고 메리 포핀스가 화를 내려고 할 때 메리 포핀스를 칭찬하는 것으로 위기를 모면하기도 하는데 그렇게 하면 성질을 바로 누그러뜨린다.
  6. 그런데 이 영화에서 가장 호평을 받은 장면이 바로 그 애니메이션 씬이다. 실사 인물이 애니메이션 속으로 들어간다는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기술을 선보였기 때문. 만약 트래버스의 요청대로 애니메이션을 삭제했다면 이 영화는 지금쯤 잊혀진 영화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7. 얼마나 발톱을 세우고 싸웠는지 엠마 톰슨은 차마 다 듣지 못하고 중간에 포기했다고 한다(...)
  8. 여담으로 이 때 앤드루스도 전혀 의도하지 않았지만, 오드리 햅번에게 굴욕을 안겨주게 되었다. 앤드루스가 뮤지컬판에서 주연을 맡았던 마이 페어 레이디 때문. 자세한 이야기는 해당 항목을 읽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