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최순실 게이트/재판/장시호·김종·최순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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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심 서울중앙지방법원

검찰은 2016년 12월 8일 장시호를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강요·업무상 횡령·사기·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재판부는 '관련 사건 배당 원칙'에 따라 최순실과 똑같이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에 배당됐다. 원래는 단독판사 관할 사건이지만, 사안의 중요성 및 최순실과의 관련성 등을 감안해 형사합의22부로 재배당한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장시호가 김종과 공모해 2015년 10월 삼성전자에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후원금 명목으로 5억 5천만 원의 지급을 강요했고, 그랜드코리아레저에도 후원금 2억 원 지급을 강요했다고 보고 있다. 아울러 2015년 9월에는 문화체육관광부에 허위 사업계획서를 제출해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기원 제1회 동계스포츠 영재캠프' 추진 명목으로 공익사업적립금 4천만 원 지원을 받는 등 3회에 걸쳐 총 7억 원을 받아 이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죄가 적용되기도 했다. 업무상 횡령은 영재센터 자금 3억 원을 횡령함에 따라 성립된 것이다. 5억 원을 넘기지 않았기 때문에 일반 형법의 업무상 횡령 조항이 적용된다.

검찰은 2016년 12월 11일 김종에게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강요·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를 적용해 구속 기소했다. 최순실도 같은 혐의가 적용돼 추가 기소됐다. 박근혜도 공범으로 명시됐다.

김종은 장시호와 공모해 제일기획에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총 16억 2,800만 원의 후원을 강요한 혐의와 그랜드코리아레저에 압력을 행사해 영재센터에 2억 원을 후원하게 했고, 박근혜·최순실·안종범과 공모해 장애인 펜싱팀 창단을 요구한 뒤 최순실의 더블루K가 에이전트를 맡도록 강요한 혐의가 있다. 아울러, 문화체육관광부의 비공개 문건을 최순실에게 전달함에 따라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도 적용됐다.

2016년 12월 28일, 재판부는 3명의 재판을 병합했다. 혐의의 상당부분이 같은 사실관계로부터 비롯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2016년 12월 29일 공판준비기일에서 장시호 측은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강요·업무상 횡령 혐의는 모두 인정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횡령 혐의에 대해 "삼성으로부터 돈을 받기는 했지만 인재 육성에 돈을 썼다"고 밝히는 등 고의성을 부정하는 방향으로 무죄 취지 변론을 할 가능성을 열어놨다. 아울러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에 대해서는 부인하는 입장을 밝혔다.

최순실은 "동계스포츠 육성 프로그램 제안자는 김종"이라며, "김종의 말에 공감해서 설립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종에게 책임이 있다"고 강조한 것이다. 그러면서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에 대해서는 "김종·장시호와 공모한 적도 없다"며, 공무원이 아닌 자신의 신분을 강조해 무죄 취지를 주장했다. 비신분범이 신분범에 가공할 때 필요한 것은 범행에 대한 인식이다. 최순실은 그 인식 가능성을 부인한 것이다.

한편, 검찰은 이날 "외교사절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준 선물과 카드가 최순실의 집에서 발견됐다"며, "증거로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장시호가 운전하는 차를 한강 둔치나 서울 강남구 대치동 노상으로 몰고 간 뒤 근처에서 대기하던 김종을 차에 태워 차 안에서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최순실의 공모 부정에 대한 반박이다. "최순실의 영향력은 그만큼 막강했기 때문에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공모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취지로 해석이 가능하다.

김종은 "최순실·장시호와의 친분은 인정한다"면서도,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 핵심은 "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삼성이 준 후원금은, 안종범의 메모로 볼 때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자신은 무관하다고 하면서, "박근혜와 안종범에게 책임이 있다"고 강조한 것이다. 그러면서 "대통령의 지시사항이었기 때문에 거부할 수 없었다"고 말했고, "김재열 제일기획 사장과 이야기한 적도 없다"고 밝혔다.

2017년 1월 17일 공판기일에서, 비선실세' 최순실(61)씨 등과 공모해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삼성 후원금을 강요한 혐의로 기소된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이 "삼성 후원금은 청와대와 삼성이 직접 소통해 처리한 일"이라고 이미 했던 진술을 되풀이했다. 이는 특검팀이 전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해 430억 원대 뇌물공여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을 발판으로 삼아 삼성 후원금을 강요한 자신의 혐의에 대한 처벌 수위를 낮추려는 의도라고 볼 수 있다. "삼성에서 뇌물로 준 것이 인정되면, 자신이 삼성그룹의 영재센터 후원을 강요한 혐의가 퇴색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

실제로 삼성과 김종 전 차관의 차후 행방은 "삼성이 뇌물을 준 것으로 봐야 하느냐"에 달렸다고 볼 수 있다. 삼성의 이재용 부회장이 주장한대로 "박근혜 대통령의 강압에 의해 후원했으니 삼성 또한 피해자가 된다"는 주장이 정당성을 얻으면, 김종 전 차관은 연관된 후원금 강요 혐의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낮아진다. 하지만 그 반대로 삼성이 뇌물을 준 것이 된다면 후원금을 강요한 혐의로 구속된 김종의 혐의는 자연히 약해질 수 밖에 없다. 김종의 변호인 측은 "안종범 전 수석의 메모 등 관련 증거에 의하면, 이 후원금은 청와대와 삼성 수뇌부가 직접 소통해 지원된 것임이 이미 드러났다"고 하며, "삼성에서 자발적으로 준 것이지 피고인 김종과는 거의 관련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결국 특검측에서도 이미 삼성 측을 '강요의 피해자'가 아닌 '뇌물공여자'로 판단한 만큼, 강요 혐의가 적용되어 구속기소된 김 전 차관은 무죄라는 취지이다.

실제로 김종과 삼성의 설전이 벌어질 조짐이 벌어지고 있다. 검찰이 공개한 서류 증거에 따르면, 삼성 임원은 검찰 조사에서 "김종이 VIP 혹은 BH 등 대통령을 의미하는 말을 쓰면서 '영재센터'를 거론했고, '그분이 (영재센터에) 관심을 가지고 계신다'는 말을 했다"는 진술을 했다. 또한, 안종범의 수첩에는 영재센터에 관한 내용이 적혀 있었다. 검찰은 "대통령이 영재센터의 춘천꿈나무캠프 일정을 자세히 알고 있었고, 부가가치세를 제외한 삼성의 후원금 액수까지 정확히 알고 있었다"고 밝혔다.

반면, 김종은 "김재열이 영재센터에 대한 후원 대가로 평창올림픽 조직위의 부위원장 자리를 요구했다"는 취지의 신문기사를 증거로 제출했다. 삼성의 뇌물공여 의도를 입증하겠다는 취지일 것이다.

한편, 최순실과 장시호는 서로를 외면하며 재판을 받았다. 실제로 최순실 측은 "영재센터는 장시호가 실제로 지배하고 운영한 곳"이라는 취지로 변론을 했다. 검찰의 서증에 따르면, 장시호는 김종을 '미스터 팬다' 혹은 '미스터'라고 불렀고, 최순실은 '대빵'이라고 불렀다. 검찰은 "영재센터에 대한 후원 제안을 최초로 지시한 사람은 최순실"이라고 추궁했으며, 그 근거 중 하나로 '대빵'을 제시하기도 했다. 즉, "최순실이 실질 오너"라고 주장한 것이다.

장시호는 이따금씩 웃음을 띈 얼굴로 재판을 받았으며, 최순실은 사진·영상 촬영 기자들이 재판 초반 촬영을 할 때에는 고개를 숙이고 눈물짓는 듯한 모습을 보이다가, 변호인과 재판에 대해 긴밀히 논의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2017년 2월 10일 공판기일에는 이덕주 GKL 사회공헌재단 이사장·이기우 GKL 사장·한동안 영재센터 회장이기도 했던 스키 국가대표 선수 출신 허승욱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덕주는 검찰의 질의에는 장시호와 김종에게 유리한 증언을 하고, 최순실 측 질의에는 검찰에 유리한 증언을 하는 등 양측을 당황시키기도 했다. 검찰은 그동안 "영재센터에 2억 원을 후원하기 위해 GKL 사회공헌재단 내 프리스타일 스키캠프를 취소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덕주는 "프리스타일 스키캠프는 GKL 소속 스키 선수들의 재능 기부로 아동을 가르치는 점에 의미가 있었지만, 선수들의 일정이 맞지 않아 진행되지 못했다"며, "때마침 문체부에서 영재센터에 대한 후원을 요청한 것"이라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오비이락 격으로 때마침 들어온 좋은 사업이라고 판단해 지원했다"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금액이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여서 우리 재단의 자체 사업에서 편성·지원했다"고 덧붙였다.

반면, "문체부가 요청하면 다 강제성이 있는 것이냐"는 최순실 측 질의에는 "이기우 사장이 강요를 당했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보통 '위'에서 요청이 왔다고 하면 부담을 가진다"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이 사장이 얼마나 무게감과 굉장한 부담을 느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영재센터가 제출한 사업계획서에 대해서도 "아주 미달했고, 아주 부실했다"며, "도저히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영재센터 관계자를 불러 협의를 했다"고 중요했다.

이기우는 행정고시 출신으로 다수의 해외공관에서 홍보관으로 근무한 경력이 있다. 그래서인지 대단히 신중한 증언을 했다. 더블루K와 체결한 장애인 펜싱 선수들의 에이전트 계약을 해지하는 과정에서 김종이 말한 "위에 말씀드리기는 했다"의 '위'에 대해, 뻔히 대통령이 짐작되는 상황에서도 "청와대 수석의 전화를 받았고, 문체부 차관이 '위'라고 말했으니, 그 이상의 기관이 아닌가 한다"라며, 대통령 언급을 회피했다. 그런 가운데에도 이기우가 확고한 입장을 드러냈던 사안은 더블루K가 최초에 제안한 남녀 배드민턴·펜싱 팀 창단과 80억 원대의 용역 제안이었다. 이에 대해 이기우는 "정말로 하기 싫었다"며, "장애인 펜싱팀 에이전트도 처음엔 도움을 기대했지만, 2개월이 지나 필요성에 의문을 느꼈다"고 덧붙였다.

허승욱은 "명의상 회장이었을 뿐"이라며, "교육과 전지훈련 외에는 알려고 한 적도 없고, 보고받은 적도 없다"고 강경하게 증언했다. 장시호 측은 "전지훈련 물품 비용을 허승욱이 실제로 지출했고, 가족도 뉴질랜드 전지훈련에 동행했다"고 추궁했다. "장시호가 쓰라고 하니 마음대로 쓴 것 아니냐"는 장시호 측의 추궁이 있었을 정도였다. 하지만 허승욱도 "절대로 개입하지 않았고, 장시호는 '예산에 맞춰 쓰라'고만 말했다"고 완강히 부인했다.

2017년 2월 17일 공판기일에는 이규혁과 영재센터 회장을 맡았던 적이 있는 스키 선수 출신 박재혁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규혁은 영재센터 설립 및 참여 과정에 대해 "장시호와 김동성이 남녀 관계로 만나면서 김동성이 아이디어를 냈고, 이후 김동성이 장시호와 사이가 안 좋아져 이탈하면서 장시호가 내게 도와달라고 제안했다"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영재센터 후원금을 받기 위해 김종김재열 등을 만난 과정에 대해서도 "장시호가 시키는대로 했다"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장시호에게 '김종을 어떻게 아느냐'고 물었더니, 장시호는 자세히 말하지 않으면서 '미스터를 만나러 간다'고 몇 번 말한 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김종을 '미스터'라고 부른 이유에 대해서는 박재혁에 대한 증인신문에서 관련 증언이 나왔다. 검찰의 주장과 박재혁의 증언에 따르면, 장시호는 김종에 대해 아래와 같이 말했다고 한다.

"문체부에서 우리를 도와줄 것이다. 김종이 왜 이렇게 차관을 오래하는 줄 아느냐. 원래 청와대에 직권남용 관련 보고가 올라가서 물러날 뻔한 적도 있었는데, 내가 도와줘서 오래한 것이다. 문체부와 연결된 것 아니냐고 누가 물으면 절대 그런 말 하지 말라."

한편, 박재혁은 회장에서 물러난 이유에 대해서는 "문체부의 요구"라고 증언했다. 박재혁은 검찰에서 "장시호가 '김종 차관이 영재센터의 회장을 바꾸라고 말했다'며, '시끄러우니까 회장을 바꿔야 한다'고 말해 물러났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법정에서는 "김종이라기보다 문체부라고 들었다"며, "문체부에서 제가 아는 사람이 김종 밖에 없어서 검찰에는 김종이라고 말했고, 장시호는 문체부라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검찰은 "문체부가 사단법인의 회장 교체 문제까지 관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2017년 2월 24일 공판기일에는 영재센터로부터 2억 2천만 원을 송금받은 스포츠마케팅업체 더스포츠엠의 명의상 대표이사였던 한 모 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한 씨는 검찰 조사에서 "나는 바지사장이었다"고 진술한 바 있다. 한 씨는 법정에서 "영재센터와 더스포츠엠의 업무분장은 완전히 이루어지지 않은 채 같은 사무실에서 사실상 같은 업무를 했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그러면서 "KT스포츠단에 동계스포츠단 창단을 제안할 때, 김성현 미르재단 사무부총장도 동행해서 함께 이야기를 했다"는 증언도 남겼다. 또한 "장시호가 아파서 입원했을 때, 병문안을 가서 최순실을 만난 적이 있는데 '문체부로부터 보조금을 타오라'는 등의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기억한다"는 증언도 했다.

참고로, 이날 재판정에는 다수의 초등학생들이 재판을 방청하러 왔다. 이모와 조카는 초등학생들 앞에서 서로를 향해 "당신이 더스포츠엠의 실소유주"라고 추궁하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일부 초등학생들은 최순실이 법정에 모습을 드러내자 웃음을 참느라 애를 쓰기도 했다.

오후에는 영재센터에서 회계 업무를 맡았던 김 모 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김 씨는 "영재센터와 더스포츠엠은 사실상 같은 회사"라며, "장시호의 지시를 받아 영재센터의 돈을 더스포츠엠·누림기획에 돈을 송금했다고 증언했다. 하지만 "최순실로부터 테스타로싸·모스코스에서 근무해보라는 제안을 받았고, 모스코스에서 3개월 간 근무한 적도 있다"는 증언도 남겼다. 그러면서 "장시호는 '차은택·김경태가 뭘 하고 다니는지 알아보라'는 지시도 했다"고 덧붙였다.

참고로 김 씨 소유의 외장하드에서는 '경찰청장 이력서'가 발견됐고, 이를 특검이 확보한 적이 있다. 김 씨는 이에 대해 "장시호의 지시로 출력했다"며, "출력하는 과정에서 외장하드에 저장했다가 필요없는 문서라 삭제한 것을 특검이 복원한 것"이라고 말했다. "출력한 문서에는 '민정수석실 제출'이라는 메모가 적힌 포스트잇이 붙어 있었다"고 한다. 한편, 김 씨는 "'최순실의 집에 에어컨을 못 달았다'는 이유로 최순실의 개인비서 엄 모 씨와 함께 혼난 적이 있다"는 증언도 남겼으며, "최순실의 집에서 2015년 7월 24일 영재센터 사업소개서를 작성했다"는 증언도 남겼다. 김 씨의 증언에 따르면, "최순실은 아침에 누군가와 통화하며 문서를 가지고 외출했다"고 한다. 참고로, 2015년 7월 25일은 박근혜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청와대 안가에서 독대를 한 날이다.

2017년 3월 3일 공판기일에는 최순실의 자금 담당 엄슬기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엄슬기는 존앤룩씨앤씨·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플레이그라운드에서 각각 근무했던 바 있다. 엄슬기에 대해서는 "영재센터의 실소유주가 누구냐"는 취지의 질문이 연이어 이어졌지만, 엄슬기는 확실한 취지의 증언은 하지 않았다. 종합 정리하면, "전반적인 운영은 장시호가 했지만, 최순실·장시호는 비즈니스적 상하·주종 관계라고 볼 수 있고, 장시호는 최순실의 가장 가까운 비서처럼 보였다"로 정리할 수 있다. 엄슬기는 "이모·조카 사이라는 것은 나중에 알았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검찰은 "김동성·김종·장시호 등은 2015년 2월 테스타로싸에서 최순실과 회의를 하며, 영재센터 관련 논의를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공개한 김동성의 진술조서에는 "최순실은 A4 용지에 뭔가 메모를 하며 '이건 이렇게 하면 되잖아' 등의 지시를 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에 따르면, 김동성은 "최순실은 저희에게 '빨리 사단 법인을 만들고 메달리스트로 이사진을 구성하라'고 지시했고, 김종과는 법인 허가 및 지원 문제를 논의했다. 김종은 '빨리 정관이나 만들어보세요'라고 말했다"고 한다.

장시호 측은 "누림기획의 전신 라임프로덕션은 '박근혜 대통령의 삼성동 사저 경호원들'의 사무실이 있는 삼성동 소재 모 빌딩에 있었다"고 주장했으며, "이규혁 등이 모여 진행된 빙상캠프 관련 회의는 테스타로싸에서 진행됐다"는 주장도 덧붙였다.

오후에는 김종에 대한 서류 증거 조사를 진행한 뒤, 정준희 문체부 서기관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종은 K스포츠재단더블루K의 영리사업 진행이 원활하도록 문체부의 대외비 문건을 유출했으며, 이 과정에서 대통령에게 보고되는 문건도 청와대에서 유출된 정황이 있다. 고영태는 "김종은 최순실의 하수인 같았다"고 검찰에 진술했으며, 차은택은 "김종덕 장관이 김종을 비난하는 것을 보고 이를 최순실에게 전했더니, 최순실은 김종덕을 욕하며 '김종을 놔두고 도와주라'고 말했다"며, "김종덕에게 '김종 차관과 부딪치지 말라'고 조언했다"고 검찰에 진술했다.

김종 측은 정준희에 대한 증인신문에서, 자신의 공소사실 대부분에 대해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고, 청와대의 개입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준희에 대해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며 "미안하다"는 감정을 표현했고, 정준희는 "감사드린다"고 반응했다.

2017년 3월 10일 공판기일에는 안종범과 장시호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안종범은 오전 일정의 증인으로 출석해, 자신의 수첩 속 영재센터나 더블루K 관련 내용에 대한 검찰과 변호인들의 질문에 대해 "대통령의 말씀을 그대로 받아 적었을 뿐 내용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알지 못한다"는 증언을 남겼다. 그러면서 의미심장한 증언을 남겼다.

"(경제수석이라 스포츠 관련 사안의) 담당이 아닌데도 내게 모든 분야에 대해 말씀하신다. 담당 수석에게도 반복적으로 말씀하시는 편이다. 그래서 듣고 메모하는 것을 계속한 것이다. 제 소관 업무가 아닌 사항은 담당 수석에게도 똑같이 말씀하신 것으로 기억한다."
"제가 몰라도 될 사항이라도 항상 이야기하셨다. '몰라도 되는 것이지만'이라고 말씀하시면서도, 그렇게 말씀하신 경우가 많았다."

재판 진행중이던 오전 11시 30분 경 검찰은 안종범에 대한 질문 형식으로 "방금 헌재가 만장일치로 대통령에 대한 파면을 인용했다"며, "이제부터 대통령을 '전 대통령'이라고 표현하겠다"며 탄핵 인용 결정 소식을 알렸다. 그 순간, 안종범은 차분하게 자신의 증언을 이어갔으며, 최순실은 정면을 응시했고, 장시호는 변호인들과 긴밀히 뭔가를 논의하고 있었다. 오전 재판 일정 종료 후, 장시호는 최순실을 차갑게 외면하며 자리를 나섰으며, 최순실은 장시호를 정면으로 응시한 채 노려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오후 증인신문에서는 장시호가 증인으로 나서, 5시간 동안 '증언 폭격'을 펼쳤다. 장시호는 이규혁이 증언했던 김동성과의 교제를 인정했고, "최순실도 대학 재학 시절부터 김동성과 알고 지냈다"면서 "최순실이 김동성의 개인 트레이너에게 운동 지도도 받는 등 잘 지냈던 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가장 큰 논란이 될 만한 증언은 "2015년 1월, 김동성이 '이혼을 하고 싶다'며 연락을 해서 다시 만났다"면서, "김동성이 '오갈 데가 없다'면서 최순실의 집에 머무르고 약 한 달 간 최순실의 집에서 살았다"는 것이었다. 아울러 "김동성은 같이 사는 것을 너무 부담스러워 했다"며, "최순실이 집을 얻어주고 이혼을 할 변호인 비용을 주면서 나갈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또한, 영재센터의 설립에 참여했던 김동성이 이탈한 이유도, "김동성이 최순실에 '강릉시청 빙상팀 감독으로 가고 싶다'고 요구했지만, 최순실이 들어주지 않아서"라고 증언했다.

장시호는 중간중간 흐느껴 울면서도, "최순실이 영재센터의 실소유주"라는 취지의 주장은 정확하게 전개했다. 평소 큰 움직임 없이 냉정하게 재판에 임하던 최순실은 장시호의 연이은 증언에 냉정을 유지하지 못하고 자세를 수시로 움직이는 편이었다. 장시호는 최순실의 입장과 다른 증언을 하는 이유에 대해 "촛불집회가 열린다는 이야기를 듣고,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도리가 아닌 것 같아서 세 번째 검찰 조사부터 사실대로 이야기하기로 마음먹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최순실은 재판정에서 탄핵 소식을 들었을 때에는 냉정을 유지한 편이었지만, 그럴 수만은 없는 상황이었다는 것도 장시호의 증언으로 드러났다. 장시호가 "오후 재판 시작 전, 최순실은 대통령이 탄핵된 사실을 알고 대성통곡했다"면서, "저도 가슴이 아팠다"고 증언한 것이다. 그러면서 마지막으로 매우 중요한 증언을 남겼다. 2015년 2월 모스코스 설립 후 포레카 인수를 꿈꾼 것으로부터 시작해 미르재단K스포츠재단·더블루K 등으로 이어진 최순실의 숨가쁜 '사익 추구 행렬'의 근원을 짐작할 만한 증언을 한 것이다.

"2014년 12월 경, 최순실은 박 대통령에게 유연이(정유라)의 임신 사실을 말씀드렸다. 박 대통령은 임신 사실에 대한 최순실의 요구사항(정유라의 전 남편 신주평의 군 입대)을 들어주시지 않았다. 그래서 최순실은 굉장히 화가 나서 저에게 '나도 이제 뭔가 만들어서 이익을 추구해야겠다'고 말했다. 특검에도 진술했지만, 조서에 남기지 말아달라고 요청해서 남지 않았다. 하지만 변호인으로부터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인용됐다는 소식을 듣고, 사실대로 밝히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해서 말한다."

그러자 최순실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제가 조카와 이모 사이에 이런 일로 서게 된 것 자체가 죄를 많이 진 것 같다. 탄핵을 당해 심경이 복잡해 말하지 않으려다가, 자식 이야기가 나오니 말해야겠다. 정유라는 제대로 생활을 못할 정도로, 정치적으로 너무 아픔과 상처를 겪고 있다. 선수로서 생활하지 못할 정도이다. 임신 사실은 저도 몰랐고, 대통령도 정말 몰랐다. (대통령에게) 이야기할 상황도 아니고, 부모가 어떻게 그런 이야기를 하겠나? (장시호는) 진실이 아닌 이야기를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2017년 3월 10일은 박근혜·최순실·장시호는 물론, 최순실·장시호와 피고인석에 함께 앉으며 이들의 증언을 지켜본 김종에게도 잊을 수 없는 하루가 될 것으로 보인다.

2017년 3월 17일 공판기일에는 최순실이 증인으로 나섰다. 최순실은 "김종을 문체부 제2차관에 추천한 것은 사실이지만, 복수 추천이었고 콕 집어서 추천한 것은 아니"라며, "문체부 문건도 김종에게 받은 것인지, 고영태가 최철 전 문체부 장관 보좌관에게 받은 것인지 기억나지 않는다"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영재센터를 운영한 사실이 없다"고 했고, "김동성의 말을 듣고 도왔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김동성이 자신의 집에 살았다"는 장시호의 주장은 인정했다.

이어 "삼성 관련 증언은 일체 거부하겠다"고 말했고, 실제로 일체 거부했다. 그러면서 "저는 자유 자체를 전부 압수당했다"며, "독일에서 귀국한 뒤, 하루 외에는 가족과 지인을 만나지도 못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주어나 수식어를 빼고 이야기하면 대통령이 'K스포츠재단을 키워주라'는 이야기를 한 것 같아 보이지만, 좋은 취지를 다 빼고 그렇게 몰고 가니 납득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오후에는 장시호 측과 최순실의 전쟁을 방불케 하는 증인신문이 약 1시간 동안 진행됐다. 장시호 측은 김동성과 박근혜 전 대통령을 수시로 거론했고, 최순실은 그때마다 날카롭게 반응하며 반박에 나섰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일체의 증언을 거부했다. 이 과정에서 김동성은 저번 기일에 이어 또 난타당했다. 장시호 측은 김동성에 대해 ▲김동성은 최순실과 밥을 먹다가 "강릉시청 빙상팀 감독으로 가고 싶다"고 요구했고 ▲장시호가 김동성과의 결별 후 "영재센터 일을 못 하겠다"고 반응하자, 최순실이 김동성에 전화해 "한국에서 더 이상 못 살게 하겠다"며, "눈에 띄지 말라"고 전화했으며 ▲최순실이 김동성을 집에서 내보낸 뒤 누림기획 명의로 김동성이 살 집을 마련해줬다고 한다. 최순실은 일체 부인하면서 "김동성에게 이혼 의사를 추궁한 것일 뿐"이라며, "무책임하게 갔다"고 김동성을 비난했다.

최순실은 증인신문이 끝난 후 장시호에 대한 선처를 호소하면서, 장시호의 사생활을 거론했다.

"국가적으로 불행한 사태와 대통령이 파면되는 원죄에 대해 국민들께 사죄드린다. 재판장님께 얼굴을 들 낯도 없다. 제가 살아가야 할 이유를 모르겠지만, 저에게 쓰인 누명을 벗고자 충실하게 법정에 나온다. 조카와 이렇게 (피고인석에) 앉아 있는 것도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장시호의) 남편이 어린 애를 두고 도망을 갔다. 선처해주시기를 부탁드린다. 5개월 동안 외부접견이 금지돼 집안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딸이 덴마크에서 잡혀 어떤 상황인지 모른다. 외부 소통통로 중 한 군데라도 열어주시길 바란다. 말씀드릴 기회를 항상 주셔서 감사드린다."

2017년 3월 24일 공판기일에는 김종이 증인 자격으로 출석했다. 김종은 "GKL과 삼성의 영재센터 후원을 강요했다"는 자신의 공소사실과 관련된 증언에 대해서는 완강하게 부인했다. 다만 "최순실이 후원에 대한 도움을 요청한 사실이 있다"고 인정하면서, "최순실 특유의 기분 나쁜 말투로 쏟아 붙이듯이 요구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15년 10월 23일 김상률 당시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을 거쳐 밤늦게 '영재센터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다"며, "스포츠뉴스를 보다가 삼성이 영재센터의 빙상캠프 행사를 후원한 사실을 알게 되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어 "박 대통령은 TV를 보다가 밤에 연락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다"고 말했다. 아울러 "'김동성과 장시호가 교제한다'는 이야기는 최순실에게 들었다"면서, "'김동성이 본처에게 간다'는 이야기도 최순실과 장시호 둘 중 1명에게 들었다"고 덧붙였다. 영재센터 설립 경위에 대한 증언을 하다가 나온 이야기였다.

한편, 최순실은 김종을 직접 신문하면서 ▲대통령에게 정유라 이야기를 한 적이 없고 ▲기획안 중에는 '고영태 같은 애들'이 많이 했던 것 중 타당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을 올리긴 했는데 그게 잘못이었고, '고영태 일당들'이 뒤에서 한 이야기가 안 나와서 유감이며 ▲K스표츠재단 관련 쟁점은 검찰이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한 것이라 나중에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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