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오기

樊於期

생몰년도 미상

사기 음주에서는 '於' 자를 까마귀 오(烏)로 읽도록 되어 있기 때문에 '번어기'가 아닌 번오기가 올바른 이름이다.

전국시대의 장군. 진시황에게 죄를 얻고 연나라에 망명했다가 훗날 형가가 진시황 암살을 위해 찾아와서 구체적으로 진시황 암살계획에 대해 설명한 후 "진시황을 죽이려면 당신의 목이 필요합니다"라고 말하자 기뻐하면서 자결했다. 또는 형가가 목을 베도록 저항없이 그냥 내밀었다고도 한다.

사서에서는 도대체 무엇 때문에 죄를 얻고 연나라로 망명한 것인지 나와있지 않으며, 역사학자 양관(楊寬)은 자신의 저서 전국사에서 환의가 이목에게 패배하고 죄를 얻자 연나라로 도망친 것이 번오기라는 설을 제시했다.

요코야마 미츠테루 만화 사기에서는 개혁을 늦추자는 건의를 하면서 진시황과 갈등을 빚은 걸로 나왔다.
고우영의 중국 역사 만화에서는 진시황장기를 두다 수세에 몰린 진시황이 한수만 물러달라는걸 끝까지 거부하다가 화를 불러 일가가 몰살하고 혼자 도망간 것으로 나오는등 매우 어이가 없다.

1 열국지

소설 열국지에도 등장한다. 나라 사람으로 강직하고 남에게 해가 되는 일을 하지 않은 장점이 있었지만 고집이 엄청나서 이게 화근이 된다. 어느 날, 진시황과 사소한 일로 언쟁이 붙었는데 한 발짝도 지려고 하지 않았고 그것이 제왕의 역린을 건드리고 말았다.

이에 그의 3족이 진시황에게 몰살당했고 기원전 239년에는 진나라 왕자 성교와 함께 진시황이 선왕의 아들이 아니며[1] 왕자 성교만이 진나라 영씨의 정통후손이라며 반란을 일으켰으나 진시황이 보낸 토벌군에게 패했다.[2] 번오기는 가까스로 나라로 도주. 번오기는 그 뒤로 진시황에 대한 증오를 불태우게 된다.

그를 받아들이는 것 자체가 진나라에 대한 도전이었기 때문에 사방에서 반대의견이 들끓었지만, 당시 연나라의 태자였던 단은 진시황의 인격에 대해 잘 파악하고 있었기 때문에 (받아들이든 안 받아들이든 어차피 쳐들어온다) 그를 받아들여 후하게 인간적으로 대접해 주었다. 그 후에는 실제 역사와 마찬가지로 진시황 암살을 위해 찾아온 형가에게 목을 내준다.

이렇게 되어 진시황 암살의 배경 조건을 채우게 되지만......결국 실패하니 헛죽음?

이렇게 목적을 위해 주저없이 목숨을 버렸던 일화 때문에 대의를 위해선 사소한 것을 아껴선 안된다는 비유로 종종 쓰이기도 하며 허생전에서도 번오기는 복수를 위해 자기 목을 아끼지 않았는데 너흰 대의를 위한다면서 상투 하나도 아까워하냐고 나무라는 장면이 있다.

2 킹덤(만화)

작가가 진시황 빠인지라 악역으로 등장

조희가 태원에서 독립한 애국의 대신으로 등장해 아들과 함께 아침에 연병이라는 명목으로 부근의 부락들을 공격해 사람들을 죽였으며, 이로 인해 호력으로부터 숨어있어야 할 시기라면서 조금의 관심을 일으키는 행위는 조심해야 한다는 말을 듣는다.

그 후 노애와 함께 함양으로 진격할 때는 가짜 옥새로 징발한 잡병과 나라가 합병당한 원한에 사로잡힌 융적의 군대를 앞세워 본대를 온존시키는가 하면, 잡병들을 정신적으로 몰아세우기 위해 도중에 진격을 막다 포로가 된 진나라 정규군들을 모조리 참수하게 하는 등 잔혹한 모습을 잇달아 보여준다. 아들인 번육기는 함양의 백성과 궁중관리들을 학살하며 날뛰다가 이신에게 한팔을 잘리고 얻어맞은후 붙잡히고, 결국 번오기는 반란이 실패했다는걸 알고 잔당들과 함께 도주한다.

반란이 평정되고 전범들이 처형되는 현장에 숨어들어 아들 번육기가 죽는 모습을 증오에 찬 눈으로 쳐다본다. 역사대로 복수귀가 될듯하고 훗날 주인공 이신이 역사책에 등장하게 해주는 인물인지라 중요하게 등장할 예정이다.
  1. 진시황인 영정의 생물학적 아버지는 여불위라 카더라는 당시에도 널리 알려진 떡밥이었던 것 같다.
  2. 정확하게는 진시황의 협박과 회유에 왕자 성교가 항복해버렸다. 이에 번오기는 '저런 아이놈과 함께 일을 하는게 아니었다!'라고 한탄하며 도망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