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승운 화백이 가톨릭계열 만화잡지 '내친구들'(지금은 폐간되었음)에 연재한 만화. 잡지 초기인 90년대 초부터 시작해서 90년대 중반까지 연재하였다.
공소는 가톨릭계열 종교시설로, 말 그대로 평상시에는 비어있는 곳이라 주임신부가 없다. 해당 지역을 관할하는 신부가 직접 방문해서 미사를 드리거나, 신부가 방문하지 못하는 경우는 공소예절이라는 미사 대체 예절을 하는 공간으로, 도심에서는 찾아보기 힘들고, 주로 지방에 위치한다. 작중 배경이 바로 이 시골 공소로, 어느지역에 위치해 있는지는 불명이나 등장인물들이 동남 방언을 쓰는 걸로 보아서 영남지방으로 추정되고 있다.[1]
잡지가 잡지다보니 공소를 관리하는 노인을 화자로 조선 말기의 가톨릭 수난사 전래사를 이야기하는 만화로 윤승운 화백의 만화치고는 독특한 시도였다. 각화별 플롯전개는 공소 주변에 모여든 주일학교 아이들 및 공소 관리인의 에피소드 → 아이들이 모인 공소에서 공소 관리인이 이야기를 전개 식으로 맹꽁이 서당과 비슷한다.
플롯전개가 맹꽁이 서당과 비슷하지만, 맹꽁이 서당에 비하면 말썽 및 그로 인한 개그의 빈도가 상대적으로 훨씬 얌전한 편. 말썽과는 살짝 핀트가 빗나지만, 공소회장 할아버지가 한 여름에 아이들 목을 축이려고 오렌지 주스를 만들려다가 설탕을 넣는다는것을 실수로 소금을 넣어서 아이들이 짠 주스(...)를 먹고 곤욕을 치르는 에피소드도 있었긴 하지만... (사실 할배의 실수는 작가 윤승운이 작중 바깥에서 의도했다. 자신을 순악질, 꾀병환자라고 매도한 아이들에게 골탕을 먹이기 위해서이다.)
살짝 아쉬운 점은 이 분이 원래 불교와 관련된 만화를 많이 그리셔서 그런지는 몰라도 가톨릭 전례 부분의 삽화나 그외 여러 부분에서 불교적인 색채가 많이 보인다는 점이다. 또 성인들의 세례명이 옛날식(이 만화 연재당시의 표기)과 현대 표기가 많이 혼합되어 있다는 점이지만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현재 절판되었고 출판사에도 재고가 없으나 토렌트나 웹하드에 스캔본이 많이 업로드되어 있다.
등장인물 목록
- 공소 할배 - 공소회장 할아버지이다. 한 에피소드에서 판명된 이름은 성구이다. 아내와 단둘이 살고 있다. 상냥하고 온화하고 신앙심이 깊은 성격이지만 가끔 덤벙거리는 면이 있다. 다른 자식들은 거의 도시에 독립한 것으로 추정된다. 어떤 에피소드에서 막내(이름은 복태)가 군 복무 중인 것으로 판정되었다.
- 할머니 - 공소 할배의 아내. 이름은 김간난이며, 남편과 금슬이 좋다. 문맹이라는 콤플렉스가 있다.
- 멜라깡 신부 - 외국에서 온 선교사 신부. 이름으로 본다면 프랑스 출신의 선교사로 추정된다. 한국어가 유창하지만 외국인 특유의 억양이 섞인 전형적인 외국인이 말하는 한국어다.
- 범골 아이들 - 공소에 모이는 시골 동네 아이들. 몇몇 인물은 외모나 이름이 고정적이다.
- 달구 할배 - 공소 할배와 대적하는 인물. 작중에서 트러블 메이커를 담당한다. 악역이라기보다는 평소 아니꼬운 말을 잘 하는 캐릭터. 따개비 한문숙어의 능글 첨지와 비슷한 포지션이다. 신앙에 회의적인 입장이었지만 작중 마지막에서는 드디어 회개하고 신앙인의 길로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