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두칠성

한자: 北斗七星
라틴어 및 중세 영어: Septentrions[1]
미국 영어: The Big Dipper
영국 영어: The Plough

1 북두칠성


북반구에서 볼수 있는 북쪽 하늘에 떠있는 성군(星群, asterism).

한국과 중국에서는 국자 머리부터 천추(天樞)·천선(天璇)·천기(天璣)·천권(天權)·옥형(玉衡)·개양(開陽)·요광(搖光)이라고 부른다. 머리에 해당되는 앞의 4개를 묶어 괴(魁), 손잡이 부분에 해당하는 뒤의 3개를 묶어 표(杓)라고 하고, 다 합쳐 두(斗)라 한다.

영어로는 국자 머리부터 순서대로 두베(Dubhe), 메라크(Merak), 페크다(Phecda), 메그레즈(Megrez), 알리오츠(Alioth), 미자르(Mizar), 국자 손잡이 끝부분인 알카이드(Alkaid).

가장 찾기 쉽고 유명한 별자리로, 밝은 7개의 별이 국자 모양으로 늘어서 있는 모양을 하고 있다. 또한 북두칠성은 서양 별자리인 큰곰자리에 점령되었음에 불구하고 동양적 명칭 때문에 북두칠성으로 알려있는 별자리이기도 하다.[2] 별자리 보기 즉, 천문 관측에 취미를 들이기 위해 처음 도전하는 3대 별자리중 하나이다.[3] 이것만 찾으면 북쪽을 찾을 수 있기에 나침반 없을 때 매우 유용하다. 국자의 머리 부분의 두 별인 메라크와 두베, 사진의 탐랑성과 거문성을 이어서 국자의 윗방향으로 5배 정도 연장하면 북극성이 있다.

밝은 별이 어쩌다 우연히 7개가 모여 있는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지만 북두칠성은 사실 천문학적으로도 의미있는 천체이다. 북두칠성의 양 끝별, 즉 알파성과 에타성을 제외한 나머지 별들은 모두 비슷한 방향으로 운동하는 큰곰자리 운동성단의 구성원이기 때문. 큰곰자리에 위치한 13개의 별들을 중심으로 하늘 여기저기에 퍼져 있는 별들의 그룹인데[4], 이들은 과거에 동일한 성운에서 탄생한 산개성단의 구성원들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는 별의 밀도가 너무 느슨해졌기 때문에 성단으로 보기에는 좀 무리가 있지만 태양에서 가장 가까운 항성 그룹인 것은 확실하다. 한때 태양과 시리우스도 이 그룹의 일원이라는 주장이 있었으나 현재는 나이 차이로 인해 기각된 상태.

북두칠성의 옆에는 작은 별이 있으며, 시력이 좋은 사람은 맑은 날에 볼 수 있기 때문에 고대 로마에서는 병사의 시력 테스트에 사용했다. 찾아보고 싶다면 손잡이 끝에서 두번째 별인 미자르 옆을 어두운 밤하늘에서 잘 바라보자. 그러나 요즘에 보려면 빛이 전혀 없는 시골로 나가야만 할 것이다. 미자르 옆에 있는 이 별을 영어로는 알코르(Alcor), 시험성(試驗星)이라고 한다. 미자르와 거의 겹쳐 보이기 때문에 이중성으로 분류된다. 과거에는 알코르와 미자르는 안시쌍성, 즉 겉보기에만 쌍성으로 알려졌지만 2009년 연구에서 실제로 좀 멀리 떨어진 편이지만 분광쌍성임이 확인되었고, 미자르 자체도 사실은 이중성이기 때문에 망원경으로 보면 알코르와 미자르 A, B의 세 별을 동시에 볼 수 있다.

정확히는 미자르 자체는 4중쌍성 (미자르 Aa, Ab, Ba, Bb)인지라 미자르-알코르는 6중쌍성이다(....)[5]

동양에서는 국자를 이루는 별 4개를 관으로 보고 손잡이를 이루는 세 별을 관을 끌고가는 사람으로 보기도 했다고 한다. 중동에서도 마찬가지로 별 4개를 관으로 보고 뒤의 세 별을 관을 따라가는 행렬이라 보았다.[6] 특히 손잡이 맨 끝의 별인 알카이드(Alkaid)는 그런 의미에서 가장 불길한 별로 여겨지기도 했다.[7] 제갈량이 자신의 죽음을 점칠때 본 파군성 역시 이 별이라는 설이 있다.

그와 관련되어 우리나라의 칠성신이 밝은 표정을 짓고 있는 7명의 신들이거나 부처의 모습을 한 것과는 다르게, 중국 점성술에서는 북두칠성을 '인간의 죽음을 결정하는 별'로 보았다. 중국 도교의 북두칠성신은 혼자서 검은 얼굴에 무서운 표정을 짓고 있다. 북두칠성과 관계있는 다른 신인 현천상제도 무서운 표정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북두칠성과 관련된 전설이 있다. 어떤 목수가 의뢰를 받아 집을 지었는데 집을 비뚤게 지어버렸다. 화가 난 아들이 항의했지만 목수는 오히려 비뚤어진 집에서 비뚤어진 채로 살라고 당당하게 나왔다. 이 말을 들은 아들은 비뚤어질테다 망치를 들고 목수를 쫓아갔고, 아버지는 아들이 무슨 사고를 칠까 두려워 아들을 말리려 쫓아갔다. 그 모습이 하늘로 올라간 게 북두칠성. 국자 모양이 비뚤어진 집이고 손잡이 부분이 차례로 목수, 아들, 아버지. 그리고 손잡이에서 두번째 별(아들) 옆에 있는 작은 별이 망치라고 한다.

고대 이집트에서는 황소다리 한짝(...)으로 표현되는데, 이는 제사에 황소다리를 바치는 관습에서 유래한 것으로 추정된다. 덴데라 신전의 천문도를 보면 한 가운데에 우주를 떠다니는(...) 스페이스 데브리황소다리를 발견할 수 있다. 덴데라 천문도

러시아 전설에서는 말 그대로 국자로 보았다. 초여름 가을에 가뭄이 들어 다 죽게 생겼을 때 어떤 아이가 신령님께 엄마가 물을 마시게 해달라고 빌었다. 그때 아이가 들고 있는 국자가 은국자로 변하고 물이 가득 찼다. 아이는 이 사실을 엄마에게 알리고 엄마에게 먼저 물을 먹이려고 하자 엄마는 아이에게 물을 먼저 먹이려 들었다. 이렇게 실랑이를 하는 도중 은국자가 금국자로 변하면서 안에 다이아몬드가 생기고 물이 더 많이 흘러나왔다. 둘은 신께 감사하며 물을 마신 다음 다른 사람들에게도 물을 나눠주었다. 이때 단비가 내리기 시작하더니 국자 속에서 반짝이던 다이아몬드가 하늘로 승천해 아이가 가지고 있던 국자와 비슷한 모양의 별이 되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워낙 잘 보이는 별들이 모여서 만들어진 별자리다 보니 웬만한 북반구 문화엔 이 별자리에 관한 이야기가 다 있는 편이다. 신대륙에도 북두칠성에 관한 전설이 있는데, 중앙아메리카에선 이 별자리를 테스카틀리포카라고 여겼다. 고위도에 위치한 우리나라와 달리 멕시코 고원의 저위도 지역에선 맨 끝의 별 하나가 지평선 아래로 사라지는 시기가 있는데, 테스카틀리포카의 설화엔 그가 세상을 만들 때 괴물에게 자기 다리 하나를 미끼로 던졌다는 내용이 있다.

비슷한 것으로 남두육성이 있으며 남두육성은 사수자리(Sagittarius)의 일부이다.

2 북두칠성의 여러 이름들

북두칠성은 도교, 밀교, 유교, 점성술에서 매우 중요시되고 별마다 각각 다른 이름이 붙는다.

도교에서는 북두칠성을 자미대제라고 부르며 별들의 지배자로 봤다.

밀교에서는 북두칠성에 9개의 별이 있다고 하며, 국자를 만드는 국자부분 끝에서 순서대로 탐랑성, 거문성, 녹존성, 문곡성, 염정성, 무곡성, 외보성[8], 내필성[9], 파군성이라고 하여 이들이 인간의 수명과 길흉을 쥐고 있다고 여겼다.

저 중 문곡성은 글자 그대로 '문(文)'과 재물을 상징하는 별인데 고려강감찬포청천이 이 별의 화신으로 여겨진 것으로 유명하다. 또한 조선의 퇴계 이황에게도 이 별의 화신이 내려와서 촉나라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일화도 전하고 있다. 단 강감찬의 경우 일부 기록에서는 문곡성의 바로 다음인 염정성의 화신으로 여겨졌다는 기록도 전해진다.

또한 포청천과 동시대에 살았던 인물 중 무곡성의 화신으로 여겨진 인물이 있는데 바로 서하를 정벌한 것으로 알려진 적청(狄靑)이라는 장군이다. 오늘날에도 중국 역사에서 무용담이나 설화의 주인공으로 인기가 높은 무인.

삼국유사에 의하면 김유신도 몸에 북두칠성 모양의 반점이 있었다고 하며 조선시대의 한명회는 등과 배에 북두칠성 모양의 반점이 있었다는 기록이 있다. 안중근 의사도 배와 가슴에 북두칠성 모양의 반점이 있어 어린 시절 이름부터 북두칠성의 정기에 응해 태어났다는 의미인 '안응칠(安應七)'. 어쨌든 뭔가 비범한 인물을 상징하는 요소로 쓰인 별이다.

유교에서는 천추성, 천선성, 천기성, 천권성, 옥형성, 개양성, 요광성이라고 하여 하늘의 별자리의 위치와 궤도를 바로잡는다고 여겼다.

점성술에서는 정성, 법성, 영성, 벌성, 살성, 위성, 응성으로 부르고 각자 오행과 중국 전국 7웅에 대응하는 것으로 해석한다.

이 외에 고대 동양인들의 관념에서 가장 높은 북쪽 하늘의 중심에 위치한다는 점 때문에 태일성(태을성)[10]과 동일하게 여겨지기도 했다.

물론 정확히 말하자면 태을성과 북두칠성은 다르다. 북두칠성은 태을성보다 하위의 별자리로 여겨졌기 때문. 그러나 지구의 세차운동 탓에, 초기 동양 천문학에서 태을성으로 칭했던 북극성이 지구에서 보기에 북극에 있지 않고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 밝혀지면서 이에 대한 논쟁이 벌어졌는데, 결국에는 그냥 북두칠성을 그러놓고 태을성은 관념적인 별로 대충 넘어가는 식으로 천문학이 흘러가기 시작하면서부터 종교에도 영향을 주게 되었다.
하지만 부처나 신선을 그린 종교화에서 굳이 천문학의 이론을 전부 따를 필요가 없었기에, 치성광여래 불화에서는 태을성을 상징하는 치성광여래가 주역으로 존재하면서 옆에 북두칠성을 작게 그리거나, 치성광여래 주변에 북두칠성을 상징하는 일곱 명을 그려놓는 식으로 표현한다.

adbcbf26cf2c57f71d25fc8dc2419b65.jpg
국내외에 보관된 치성광여래 불화들. 가운데 불화를 자세히 보면 치성광여래 뒤쪽에 검은 장발에 포를 입은 일곱 명이 구름을 타고 있는데, 이 일곱 신선이 북두칠성을 상징하는 칠성신이다. 맨 오른쪽 불화에서는 치성광여래 위의 일곱 부처가 칠성신.

3 창작물에서의 북두칠성

북두의 권에서는 북두칠성 옆에는 사조성이란 자그마한 별이 있으며, 이것을 본 사람은 곧 사망한다고 한다.

엑셀월드에서도 등장. 세븐 아크스라고 불리는 북두칠성의 이름을 모티브로 한 7개의 강화 외장으로 나타난다.

유희왕에서는 염성의 서포트 마함 카드인 7장의 염무 카드로 등장한다.
그리고 칠황의 모티브이자 이름의 어원이기도 하다

그 외에도 셉텐트리온 항목을 참조할 것.

  1. 라틴어 septentriones에서 온 말로, 현대 영어권에서는 폐어가 된 단어다. 복수로 쓰일 때만 북두칠성의 의미가 되며, 단수로 쓰일 경우 현대영어로 북쪽 지방, 북부, 북쪽을 뜻하는 단어가 된다.
  2. 서양식으로 하면 큰곰자리(Ursa Major)의 일부분이지만 큰곰자리라는 이름보다는 그냥 북두칠성으로 알려져 있다.
  3. 나머지는 카시오페이아자리, 그리고 달?!은 아니고, 오리온자리.
  4. 워낙 거리가 가까워서 구성 별들을 하늘에 모두 찍어보면 크고 아름다운 스케일을 자랑한다.
  5. 미자르 A는 1889년에 최초로 분광학을 이용해 이중성임을 확인한 별이지만 워낙 가까이 붙어 있어서 겨우 제대로 된 이미지를 얻은건 1997년이다....
  6. 그래서 이 지역에서 붙여놓은 북두칠성의 별명이 '관을 끌고 가는 처녀들'.
  7. 맨 끝에 위치한 별이니만큼 관을 인도하는 사람으로 봤기 때문이다.
  8. 로마에서 군인들의 시력검사에 이용한 알콜(Alcor)을 말한다
  9. 미자르 옆에 붙은 쌍성이다.
  10. 동양 천문학에서 우주의 중심에 위치한다고 본 별. 이를 신격화기도 했으며, 우주에서 가장 높고 존귀하다고 생각하였다.